남한에는 물론 하나의 가능성으로 남아 있는 부분이 있다. 물론 이는 나의 무지탓이지만, 대략 박현채가 적절하게 제기했던 '사상'이 있었다면 그 '사상'을 둘러싸고 진행되었으나 묻혀버린 발굴 대상으로서의 '무엇'이 있지 않은가 하는 부분이다. 거기에 '문학'이나 '문화'의 측면이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단절된 역사와 사상을 현실의 언어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이 단순히 박현채의 사상으로만 존재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선 박현채의 복권이 큰 의미를 가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박현채 뿐만은 아니며, 박현채를 둘러싼 그 묻혀진 것들을 포함할 것이고, 거슬러 올라가 그것들이 표현하는 역사들이 연결될 것이며, 동시에 그 '사상' 없이도 '사상'을 추구했던 8-90년대 이후의 노력들(예를 들어 최원식 등)도 다시 정합적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