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체감하기엔 언론이 이번 사태를 규정하고 다루는 틀과 분위기는 2012년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사건과 2013년 이석기 사건 당시와 동일합니다. 요컨대 시대착오적이고 비의적인 '종북주의자', '오방낭 아줌마', '팔선녀'들 때문에 망했다는 것이죠.
그때나 지금이나 '질병'을 진단하고 '주술'을 추방하라는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주체들의 목소리가 드높습니다. 지난번엔 박근혜 편에서, 지금은 박근혜를 향해 서 있지만 딛고 선 허공은 동일해 보입니다. 포항제철과 국가보안법 위에 어른거리는 이른바 '국민국가'죠. 손에 든 '사상의 자유'를 들여다보면 비참하게도 텅 빈 깡통이지만.
흑백과 상하를 뒤집는 언어로 사람들의 관념을 주조하고 시선마저 위조하는 것이 주술이라면, 희생양을 만들어 제단 위에 올리는 건 그것의 최고봉이겠죠. 그런 점에서 어떤 당의 작명 이상 가는 주술 행위를 적어도 동시대엔 본 적이 없습니다. 맥락을 상실한 채 남한의 인터넷을 떠도는 북조선 찬양글들이 현대적 주술사들의 '자유' '민주' '평등'보다야 무해하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