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 민족/민중은 모두 인식론적 범주이다. 따라서 역사로의 우회 역시 인식론적 기획에 근거한 시도이다. 이러한 인식론적 기획은 인식론적 공백에 의해 추동된다. 이러한 우연/공백 자체는 '역사적으로' 필연적으로 발생한다고 전제된다. 따라서 이 공백은 '문학적'이지 않다. '문학'이라는 타자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문학이라는 범주가 박현채 안에서 등장하는 것은 윤리학적인 범주로서인 듯 하다. 여기서 이데올로기는 인식론적 범주와 윤리학적 범주로 쪼개지는 것 같다. 구조로서의 이데올로기가 전자라면, 정치화/주체화의 공간으로서의 이데올로기가 후자인 듯 하다. 문학/문화/예술은 아마도 후자와 관련되는 것 같다. 이러한 맥락에서 박현채 선생의 '경제평론'은 사실상 문화적 실천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