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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의 위기와 카피레프트 운동

2002년 8월 이대 대학원 신문에 기고. ----------------- 저작권의 위기와 카피레프트 운동 오병일 카피라이트(Copyright), 즉 '저작권'은 문화, 예술의 창작물에 대해서 일정 기간동안 배타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지적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은 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발명의 보호를 위한 특허, 문화, 예술의 창작물의 보호를 위한 저작권, 상표 등을 보호하는 상표권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에 반해 카피레프트(Copyleft)에 대해서는 좀 설명이 필요할 듯 하다. 카피레프트라는 개념을 처음 고안한 것은 자유소프트웨어재단(Free Software Foundation)의 리차드 스톨만이다. 프로그래머이자 해커인 그는 프로그램이 저작권의 보호를 받게 됨에 따라서, 개발자들 사이에 자유롭게 프로그램을 공유하고, 이용하던 초창기 문화로부터 서로 배타적인 문화로 변화해가는 것에 회의하여,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했다. 그 출발로써, 그는 자유소프트웨어재단을 설립하고, 공개 컴퓨터 운영체제를 개발는 그누(GNU) 프로젝트를 시작하였다. (FSF의 GNU 운영체제가 1991년 Linux라는 커널-운영체제의 핵심부분-과 결합함으로써,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리눅스, 정확하게 말하자면 GNU/Linux 가 탄생한 것이다. GNU 프로젝트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http://www.gnu.org 혹은 http://korea.gnu.org 를 참고.) 그는 이 소프트웨어를 배포하기 위한 라이센스를 고안하였는데, 먼저 자신들의 창작물에 저작권을 부여하고, 이에 GPL(General Public License)을 덧붙였다. GPL은 누구나 자유롭게 이 프로그램을 복사, 이용할 수 있고, 수정할 수도 있지만, 수정해서 배포할 경우 그 수정된 프로그램 역시 GPL을 따라야 함을 명시한 것이다. 이를 카피레프트라고 하며,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자유 소프트웨어'라고 한다. 굳이 이런 방식을 택한 것은 자유 소프트웨어가 누군가에게 악용되어 독점 소프트웨어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즉, 카피레프트는 현행 법체제인 저작권을 이용하면서도, 궁극적인 지향은 저작권과 반대로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것이다. 저작권은 현실 법체제이지만, 카피레프트는 일종의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의 대립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현 사회에서 저작권이 갖고 있는 모순에 대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전술한 것처럼, '저작권'은 문화, 예술의 창작물에 대해서 일정 기간동안 배타적인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이다. 하지만, 저작권은 '제한적'인 권리이다. 즉, 우선 보호기간이 제한되며(우리나라 저작권법은 저작권 보호기간을 저작자 사후 5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보호기간 내 일지라도 교육, 보도, 비평, 사적 이용 등 특정 경우에는 저작권의 행사가 제한된다. 우리나라 저작권법에서는 '제6절 저작재산권의 제한'에서 저작권이 제한되는 경우를 나열하고 있으며, 해외 저작권법에서는 '공정이용(Fair Use)' 조항을 통해 이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지적창작물은 일반 유체물과는 다르다는 점에 기인한다. 어떠한 지적창작물도 역사적으로 축적된 인류의 지적 자산의 성과 없이는 탄생할 수 없을 뿐더러, 그것은 쉽게 복제, 전파된다. 특히, 인터넷이 발전한 정보 사회에서는 원본과 질적 차이가 없는 복제본을 복제, 전송하는 비용은 거의 0에 수렴하게 된다. 또한, 제퍼슨이 쓴 글귀에 나와있듯이, 마치 내 촛불로 다른 사람의 초에 불을 붙여주었다고 해서, 내 초의 불빛이 흐려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체의 밝기가 밝아지는 것처럼, 지식은 확산될 수록 그 가치가 증가한다. 따라서, 지적창작물의 공유는 또 다른 창작을 위한 기반이 된다. 이것이 저작권이 창작자의 배타적 권리의 보호와 지식의 확산이라는 공공성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이유이다. 때문에, 사회적 조건들이 변화될 때마다 저작권의 균형은 끊임없이 흔들려왔다. 특히, 복제기술의 발전은 저작권자들에게는 큰 위협으로 느껴져 왔다. VCR이 등장했을 때, MP3 플레이어가 등장했을 때 역시 저작권자들은 이 기술의 채택 막기 위해 법적 소송 등 갖은 수단을 동원하였다. 현대 사회에서 저작권이 차지하는 지위를 제대로 인식하기 위해서는 다음 두 가지 점에 대해 고찰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저작권자들이 우리가 통상 생각하듯이 소설가, 작곡가 등의 개인 창작자가 아니라, 문화 기업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 소프트웨어 등 새로운 지적창작물 영역에서 특히 그러하며, 음악, 영화 등 기존의 영역에서도 실제 창작자들은 음반사나 제작사 등에 종속적인 지위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저작권이 부여하는 배타적인 권리가 개인이 아닌 기업에 부여되었을 때, 기업의 독점을 보장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독점이 가장 대표적인 경우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 거대 지식, 문화기업들은 이렇게 강화된 권력을 바탕으로 저작권이 강화되도록 로비를 벌인다. 미국에서 저작권 보호기간이 미키 마우스의 저작권 만료기간 때마다 연장되었다는 것이 단지 농담으로 들리지 않으며, 또한 우리나라에서 저작권의 개정이 문화 산업에 경쟁력을 갖고 있는 미국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둘째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의 확산이라는 새로운 사회적 환경이 저작권 체제와 모순을 빚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핫 이슈가 되고 있는 소리바다라든가 디지털 도서관을 둘러싼 문제는 이러한 모순을 잘 드러내 준다. 저작권자들은 디지털 환경에서도 저작권이 인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먼저, 어떠한 정보에 접근(access)하기 위해서 복제(copy)가 필수적인 인터넷에서, 저작권자에게 지나친 복제권(copy-right)을 부여하는 것은 접근 자체를 통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도서관이 그러한 경우인데, 현재 이미 중앙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 등을 중심으로 디지털 도서관의 구축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집에서 원격으로 도서관에 접속하여 열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저작권법에 가로막혀 도서관에 '직접 가서' 열람해야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한, 저작권에 근거하여 인터넷을 통제한다면,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를 크게 침해하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들이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을 규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음, 프리챌 등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ISP)들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다. ISP들은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하여, 이용자들이 메일이나 메신저 등을 통해 저작권 위반 행위를 하지 않는지 모니터링을 하거나, 혹은 필터링 등의 조치를 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결국 이용자들의 프라이버시에 대한 침해임과 동시에, 일상적인 인터넷 이용행위 자체를 통제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은 네트워크가 기존의 현실 세계보다 더 통제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저작권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제대로 기능하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카피레프트는 지식의 창작, 유통을 위한 대안적인 모델로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카피레프트는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시작되었지만, 이와 유사한 정보공유운동, 혹은 저작권 기증(포기) 운동은 학술, 음악 등 여타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카피레프트는 운동이다. 그것은 우리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기여 속에서만 커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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