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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부

바리님의 [밭은 걸음] 에 관련된 글.

어린이집 첫주. 울지 않는다고 내심 뿌듯해했는데,
역시 이것이 정해진 수순이었던 것이야.
대충 상황 파악이 된 둘째주부터 어린이집 거부하는거.
(누가 미리 얘기 좀 해주지..ㅠ.ㅠ)

월요일에는 평소와 같이 나섰는데 어린이집에서 울었다고 하고,

화요일에는 어린이집 문 앞에서 안들어간다고 울고 불고...
선생님이 우는 아이를 과감하게 안고 들어가버리고...

수요일부터는 집에서부터 어린이집을 안가겠다고
이것저것 바쁘게 움직이며 버티다가
결국 오늘은 선생님 손을 잡고 훌쩍이며 걸어들어갔다.

처음에는 낯선 환경과 낯선 사람들 때문에
당연히 겪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단지 낯선 환경이 아니라,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조직적 생활방식에 적응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더 많이 측은해진다.

근대화이후 농촌적 생활방식에 익숙한 농민들이
규칙적인 공장의 조직생활을 해야하는 노동자가 되는 과정에서 겪는
고통을 상상했다면 너무 많이 오버한건가?

어쨌든 1살 위인 예진이는 어린이집을 즐겁게 다니고 있는데,
진경이나 동규는 어린이집을 거부하는 것을 보면,
너무 이른 나이에 내보내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만 세살까지는 집에서 돌보는게 좋다고 한게 이제 이해가 가는군.)
그렇지만 어쩔 수 없잖아..ㅠ.ㅠ

그래도 오늘 어린이집을 나오면서는
어린이집에서 갖고 놀던 풍선을 쥐어 주었더니 좋아라 했다.

"진경아,
풀로 색종이도 붙이고, 놀이터에서 미끄럼틀도 타고, 태권도장도 가고, 노래도 부르고, 요거트도 주고...
어린이집 좋지? 내일은 울지 않고 어린이집 갈꺼지?"
그러니까, "응!" 하고 씩씩하게 대답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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