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 만에 유도를 간 듯하다. 사범이 바뀌었다. 이전 사범은 군대를 간다고 한다.
언제나처럼 준비운동을 하고 익히기를 하고.
자유연습을 하라고 한다. 자유연습은 실제 시합을 하는 것처럼 겨루는 거다. 시작하기 전에 사범은 몸 다치지 않게 하라고 주의를 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상대가 기술을 잘 걸어오면 낙법을 잘 해서 떨어지세요. 떨어지지 않으려는 것이야말로 미련한 유도죠."
떨어지지 않으려는.
내가 그 미련한 유도를 하고 있었구나.
자유연습을 할 때는 익히기할 때의 느낌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 몇몇 기술은 나름 쓸만하게 익힌 것 같은데도 막상 자유연습을 할 때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상대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잡히더라도 힘을 줘서 어떻게든 안 떨어져보려고 몸을 단단하게 굳혔던 것 같다. 부드러움으로 능히 강함을 제압한다더니, 이거 결국 힘 싸움 아냐? 이런 생각만 했더랬다. 상대가 늘 남성이니 어차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고 어떻게든 떨어지지 않으려고만 애썼던 것 같다. 간혹 기술을 걸 때도 익혔던 동작이나 느낌들은 모두 사라지고 어설픈 기울이기, 끝까지 넘기지 않고 알아서 물러나는 게 내 연습이었더라는 거지.
떨어지는 건 무서운 일이긴 하다. 그래서 낙법이 중요하다는 것이겠지만 낙법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두려움은 남는다. 무서울 뿐더러 싫은 일이다. 떨어지는 건.
하지만 떨어지는 것, 그걸 익힐 수 있다면, 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고 몸을 움직이는 걸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면, 아마 유도를 배운 게 정말 소중한 경험이 될 듯하다.
부드럽게, 몸에 힘을 빼고, 그래서 강하게. 내가 두려워했던 수많은 것들이 머릿속을 스친다. 음, 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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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떨어지는 건 무서워요.ㅋ
멋지다.
스캔, 맞어요. 아직도 전 쫌 무서워요. 무서울 수록 몸에 힘을 빼는 연습을 해야겠어요. ^^;;
슈아, 요 몇 달 사이엔 완전 게으르게 유도관 다녔는데, 다시 쫌 매력이 느껴져. ^^
자연스레.. 익숙하게 떨어지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
힘주는 말 고맙수~
일단은 고양이 낙법을 몸에 베게한다음 구르는게 두렵지 않아지면 낙법이 즐거워 집니다. 그런다음에는 측방낙법으로 떨어져도 중요 장기와 허리등이 안다치는 연습을 마구한다음. 회전낙법을 연습하시면 좋습니다. 근데 회전낙법을 넘어 공중회전하다 다치면 그 다음부터 또 무서워지긴 하더군요.
달팽, 고맙긴~ 계단에서 떨어지진 마셈~ ^^
배트, 고양이 낙법이 뭐여요? 회전 낙법이 구르는 거 아닌가요? 음, 뭔가 즐거워질 것 같은 힌트를 얻은 것 같은데 고양이 낙법을 모르겠다는 거~ ㅜ,ㅜ
고양이 낙법은 일종의 앞구리기를 약간 변형시킨 구르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낙법을 합기도에서 배웠는데 전에 유도 배우러 다닐때 보니까 유도랑은 용어가 약간 다르더라구요. 언제 함 제가 사진을직어서 시범을...그리고 자연스레 떨어지는 법은 측방 낙법을 몸에 베도록 익혀야 합니다. 매일 매트 위에서 좌우측방 낙법을 연습하시는게(이것도 합기도 용어긴하지만...) 합기도도 엎어치기, 메치기 등등을 배우거든요.
와!!! 시범 기대하겠슴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