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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상영회 후기 -by 디디

 

지난 화요일, 연구공간 수유+너머에서

브레이크 쓰루 후원을 위한 [21세기]상영회가 있었습니다. 

좀 망설이며 제안했는데,

뜻밖에 이진경샘에게 카메라 선물까지 받아 아주 행복했지요. ㅋ

 

이진경샘은,

연구실에서 '헝그리대마왕' 뭐 그런 류의 별명을 대여섯개쯤 얻으셨을 만큼-_-

평소 쫀쫀한 경제생활을 하시는 분이어서 감동 두배였다는. -ㅅ-)

"보람있게 쓸려고 아끼는 거야!"라는 한마디.

 

아시다시피
아이들에 대한 비디오랑 방글라데시 여성들에 관한 비디오가
방글라데시-한국 사이의 어딘가로 소멸해버린 탓에 -_-
16분짜리 [21세기]한편만 상영했습니다.

음..

영화는 짧지만, 아주 인상깊었어요.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세계가 어떤 식으로 자신의 몸을 부풀려 왔는지를
1700년의 유럽과 70년대의 한국,
그리고 현재의 방글라데시를 경유하며 선명하게 비추어 주었죠.

아무리 긴 역사적 고찰과 학술적 연구를 동원해도
다 말하지 못할 거대한 컨텍스트를 간결하게 응축해내면서요.

영화에선 방글라데시의 끔찍함을 단 1%밖에 담지 못했다.

라는 감독의 회한어린 말에도 불구하고

그 1%의 처절함과,
카메라도, 그것을 편집할 컴퓨터도, 프로젝터도 없는 상황에서
아니 -_- 끝없이 닥쳐오는 생명과 자존의 위협 속에서도

(거긴 경찰이 사람을 쏴죽이는 게 딱히 별일이 아니래요.
그냥 깡패였다고, 보도자료 내면 그만이라는 ㅠㅠ)

이 모든 작업을 해내고 상영하기 위해 분투한
브레이크 쓰루 팀의 절박함과, 고단함이
그냥 마구 가슴을 파고드는 강렬한 체험이었습니다. 

방글라데시는, 인터넷 상황이 아주 열악하고
(인터넷은 고사하고 전기부터가 엉망이래요.
하루에도 몇번씩 퍽퍽 나가서 몇시간씩 안들어오기 일쑤라는 -_-;;)

그런 상황이니 아마도,
우리가 방글라데시의 미디어 전사
브레이크 쓰루와 계속 연락하고, 연대하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디서 태어나는가가 운명을 결정하기도 하는 이 세상에서

우리는 얼마나 운 좋은 존재이며 많은 선물을 받고 있는지,

그의 영화를 보면서 다시 느끼고

 

심지어, 가장 고단한 상황에서 싸움을 계속하는 그들이

존재만으로도 우리에게 크나큰 선물이라는 생각에 화들짝 놀라게 됩니다.

 

이 인연을 놓지 않기 위해,

무얼 할 수 있을지 계속 고민해보아용. >_<)

 

(그 머시냐..

상영회 할때마다 프로젝터를 빌리는데

한번 빌리는데 드는 돈이 왠만한 방글라데시 노동자 한달 월급을 훌쩍 넘더라고요.

그게 한국돈으로는 얼마나 될까?

정기 후원모임이 있어서, 조금씩 송금해도 좋을텐데..라는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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