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감춰진 왕국

2014/09/07 23:39

감춰진 왕국(Hidden Kingdom)

 

 

 

 

동남아시아 말레이제도 열대밀림 보르네오섬에

긴 여름이 지나가고 마침내 가을이 왔다

 

 

 

도토리가 있어야 겨울을 나고 내년까지 살아남는

어린 줄무늬 다람쥐는 비축한 도토리가 반밖에 되지 않았다

 

 

 

어린 다람쥐는 할 수 없이 주변에 대낮에는 쉬는 수리부엉이

영역에 들어가 몰래 도토리를 훔쳐 오려고 했다

 

 

 

그러나 청각이 예민한 수리부엉이는 침입 사실을 알고

커다란 날개짓으로 날카로운 발톱을 앞세워 다람쥐를 몰아냈다

 

 

 

겨울을 날 식량이 부족한 작은 줄무늬 다람쥐는 어쩔 수 없이

바로 이웃 다람쥐네 영역에 들어가 또 도토리를 훔치려다 들켜 쫓겨났다

 

 

 

겨울 식량을 모으기 위해서 다른 곳으로 나간 다람쥐가 도토리 채집에 열중할 때

이번에는 거꾸로 옆 영역 다람쥐가 자신의 식량창고를 털어가려 침입하였다

 

 

 

아사 위기에다 궁지에 몰려서 침입자 소동에 화가 난 어린 줄무늬 다람쥐는

이 동족 침입자에 맞서 치열한 난투극을 벌여가며 자기 노동으로 모은 겨울 도토리를  겨우 지켜냈다.

 

 

 

 

 

 

 

2014.9.7.<민들레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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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겨울, 다람쥐, 도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