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적 문학운동을 시작하자!

2014/08/04 21:07

손을 내밀어 우리님의 [[펌] 노동자 시인 박영근 추모글] 에 관련된 글.

 

 

[comment]

 

노동자시인(혁명적 문학인)이 생겨나지 않는 이유

 

 

노동자시인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경제적 문학환경과 함께 사회적 문학환경이 그 태동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적 원인>

 

녹색평론의 주장에 따르면 계급적으로는 노동자계급 출신보다도 소농(자영농) 세대가 사상가 태동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고 하는데 봉건제에서 자본주의로 넘어가는 격변기에 사상적으로(이는 물질적인 독립을 뜻하기도한다) 조금 더 독립된 계층에서 나온다고 한다. 물론 혁명문학인은 어느 계층에서든 나올 수 있지만 정서상 노동문학에 가장 근접한, 즉 소부르주아적 생활 영향권이 미치는 농민계급(시골노동계급)에서, 도시보다 산골과 시골에서 태동하는 역사성을 가지며 어려서 시골생활(자립적 노동생활)을 경험한 계층에서 나온다. 혁명적 문학가는 어려서 풍부한 농촌생활의 경험속에서 문학적 정서를 확장하며 사상적 기초를 닦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어려서부터 농사꾼으로 자라서 성장한 이후 사회혁명을 경험한 세대나 계층에서 혁명적 노동문학가가 나온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학문의 세계화와 문화예술의 세계화에도 불구하고 혁명적 노동문학가가 나오지 않는 뚜렷한 이유는 교육체계의 문제점(1994년 대입시험이 학력고사 시대에서 수능 시대로 바뀌어 미국식 고등 교육의 영향력이 강한 학출세대의 등장)에도 있다.

 경제적 원인이 소농출신인 이유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어려서 쪼들리기 보다 다복한 생활이 성장하면서 정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문학작품에 접근을 쉽게 할 수 있고, 현실에 얽매이지 않는 보다 자유로운 사색 생활이 문학적 정서를 자극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것은 사회주의가 원래 소부르주아 공상사상에서 태동한 것과 마찬가지로 경제적 기반(안정적 생계활동)이 뒷받침되어 낭만적 상상력이나 자유로운 인문 상상력이 한 시대의 문학적 진보를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즉 노동해방의 현실적 종착역이 주30시간노동제나 귀농운동으로 결론지어지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사회적 원인>

 

사회적 원인으로는 사회민주주의 운동이 기나긴 패배의 터널을 겪는 시기보다 작열하는 대중투쟁으로 정세가 고양되어 대중운동이 승리한 시기에 문학성이 더 발현되고 문학적 혁명 사상이 작품으로 완성되어진다.

그러나, 한국 근현대사에서 대중적 민중운동이 승리한 경우는 손에 꼽는다.

굳이 손으로 꼽는다면 4.19혁명기와 87민주화투쟁(시민항쟁) 그리고 96노개투투쟁(노동자항쟁) 그리고 최근의 철도총파업과 국민파업(국민항쟁) 등이 그것이다. 4.19 혁명투쟁으로 전교조와 통일운동이 태동하였고 87민주화대투쟁으로 노동운동과 박노해시인이 등장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2013 겨울 총파업이 국민항쟁임에도 민중문학운동가와 문학운동이 태동하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인가?

 

먼저 96노개투(노동자항쟁)이후 자본가들이 노동자항쟁을 무너뜨리고 승리를 가져감으로써 18년동안 민중운동은 암흑기였기 때문이다. 경쟁적 산업화와 함께 고도의 자본주의화가 급격히 진행되어 농촌의 생산기반이 많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농지는 잘려나가 고속도로나 산업단지와 그리고 레저휴양촌과 도시주거단지로 전용되어 농민층의 사회적 생산기반이 무너졌고 새만금사업과 같은 대형 국책 토건사업으로 개발이데올로기가 민중속에서 지배적인 생활 이데올로기가 되어, 사회일부에서 노동을 경시하는 풍조와 함께 돈을 중시하는 풍조가 만연하게 된 것이 그 원인 중의 하나이다. 사회운동에서 집단주의가 승리를 경험하지 못하였는데 어떻게 서사적인 인간문학이 나올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농촌에서도 과잉개발이 진행된 결과 천민자본주의가 상식적 발전으로 여겨지게되고 역사적 진보라고 본질과 정반대로 받아들여서 이를 당연시(불가피론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면서 사회운동이나 대중투쟁보다도 자본가와 타협을 통한 출세주의가 선택되어져 이런 타협이 어려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정치수단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물론, 이외에 활동가들의 역사학습 방기와 일상투쟁(과학적문학투쟁)에 대한 무의식적인 기피 등이 다른 요소임으로 풀이된다. 진척된 배움이 없는데 어떻게 과학과 문학이 발전할 수 있단 말인가?


 

다른 이유로는 우리 사회가 과잉자본주의화로 신식민성을 탈각하고 국가독점자본주의가 확고히 뿌리 내린 결과, 우리 사회에서 국가독점자본주의 경제체제에 질식한 문화적 생매장이 일어나 상대적으로 민중문학의 역사가 퇴보하였고 문학적 혁명이 태동하지 못하였다. 곧 인문학적 사회혁명이 번번히 좌절되어서이기도 하다. 현재도 혁명적 문학작업에 대한 이렇다할 시도가 없이 문학적 진보가 곳곳에서 좌절되고 있음을 직시하고 의식적으로 친농촌적 생활과 과거 (일제하이후) 노동운동의 인문학적 저변을 확장하고 근로계급의 문학작품을 공부하여 습득하려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없는 한 21세기 세계화시대에 노동해방 문학혁명은 물건너가게 된다.

 

1990년대 전후 독일통일과 소련소비에트 붕괴이후 전지구적 신자유주의가 현실적 대세를 굳혀가는 지금, 고단한 현실을 문학으로 노래할 사상가를 길러내지 못한다면 노동자계급이 맞고 있는 저임금·장시간·고강도 노동이라는 인간성 말살의 대악몽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시지프스의 노동처럼 영원히 현실 굴레에 갇힐 수 있다. 우리운동이 미래사회를 깨울 단초를 문학적으로 각성시켜 안으로 혁명적 문학가를 키우고 있지 않는데 어떻게 문학혁명가가 나오고 농촌공동체를 노래할 수 있단 말인가?

 

당면 정치투쟁을 힘있게 벌여내는 선전선동에 박차를 가하는 작업이 우리가 할 수 있는 혁명문학의 길임을 잊지 말고 앞으로의 귀농운동과 대중문학운동을 힘차게 벌여나가자!

 

 

 

 

2014.8.4<민들레홀씨>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Tags

국가독점자본주의, 국민항쟁, 녹색평론, 박노해, 시민항쟁, 시지프스, 혁명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