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의 매립과 개발에 반대하는 이유

2015/02/23 19:08

새만금갯벌의 매립과 개발에 반대하는 이유

 

 

 

하나, 새만금은 어머니의 땅이다.

새만금은 어머니의 땅이다. 어머니들이 일하는 공장이다. 어머니들 당신들의 갯밭이다. 백합을 캐고 망둥어를 잡고 동죽을 잡아올리는 연안갯밭이다. 어머니들만의 생산일터이다. 암탉을 죽이고 달걀을 얻을 수 없듯이 연안갯벌을 죽이고 고깃국(조갯국)을 바랄 수는 없다. 새만금 조개는 고향의 푸줏간에 든 살코기이다. 소를 키워서 쇠고기를 얻듯이 바다를 바라보며 노동을 통하여 조개(백합,동죽)을 채취하여 흰살을 섭취하게 만드는 연안목장이다.

 

 

둘, 새만금은 생물학 교과서이다.

새만금은 갯벌이다. 생명이 살아숨쉬는 바닷가땅이다. 수십 수백억년전 지구가 생겨나고 생물이 바다에서 발생해서 진화를 통하여 물밖 뭍으로 올라왔다고 한다. 그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곳이 새만금 갯벌이다. 새만금은 세계 5대갯벌이라는 서해안 갯벌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강줄기가 2~3개(만경강, 동진강, 금강)로 둘러싸여 있다. 바닷속 생명이 어떻게 뭍으로 올라올 수 있었는지 그 중간의 진화단계를 보여주는 생물학과 진화발생학의 산 증인이다. 생물은 아마존강 기수역에서 진화했다고 하지만, 진화하는 모습이 우리나라는 또 다르다. 각각의 강삼각주와 강하구 갯벌에서 어떻에 뭍으로 이동하면서 어떤 고유종이 바다-강-육지로 옮겨가는 지, 어떻게 중간생태계를 점유하고 있는지, 두고두고 연구할 대상으로 자손만대로 전해져야 할 생물학 교과서이다.

 

 

셋, 새만금은 지질학 교과서이다.

새만금은 연안퇴적층이다. 서해안 지질학 현장이다. 동진강과 만경강, 그리고 금강이 한반도가 융기하여 침식작용을 거쳐 퇴적되어 온 퇴적지층으로서 갯벌삼각주를 이룬다. 그러한 지리상의 형성과정을 담고 있으며 한반도가 언제 형성되어 어떤 암석과 지층이 깎이고 쌓였는지 알려주는 열쇠를 가지고 있다. 서해바다가 생긴이후 서해안이 어떻게 만들어져서 변화하고 있는지 그 바닷속에는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서해안 강은 얼마나 긴 역사를 통해 만들어지고 흐르고 있는지를 알려면 손쉬운 갯벌간척보다 학문적인 연구의 대상으로서 보존되어야 한다.

 

 

넷, 새만금은 서해어장이다.

서해안 새만금은 물고기가 살아가는 어장이다. 물고기와 패류를 잡아올리는 연안어장이다. 서해안(황해안)은 중국과 해상경계를 나누어 접하고 있는 우리나라 황금어장이다. 조기, 오징어, 갈치, 멸치, 장어 등 서해안 연안회유성? 어류들이 동중국해와 황해를 오가며 산란하고 성장하는 금싸라기 어장이다. 주변에 황해 칠산어장이 있고 황해 조류(潮流)와 해류를 타고 이동한다. 이러한 황해안 물고기들이 강기수역을 거쳐 강하류에서 강중류나 강상류로 오르락 내리락하며 억겹의 시간을 이어간다. 예로부터 중국 동쪽 바닷가 원주민인 한민족, 즉 동이족(東夷族)이 바다에서 물고기 낚시를 하고 소금을 얻고 젖갈을 염장하는 등의 바다식량을 얻는 전답이었다. 그래서 바닷가 갯벌은 동이민족 공동의 생산 터전이고 작업장이다. 갯것을 잡아서 식구(食口)를 연명하는 경제활동의 영토이다. 이러한 한민족 생태경제학을 무시하고 바다를 매립한다는 것은 자연에 대한 무모한 도전이고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는 개발 망동이다.

돈 몇푼 벌려고 수억년 이어온 갯벌을 망가뜨리고 어린 물고기 생겨나는 앞으로도 수백억년을 이어갈 물고기 산란장 갯벌을 없애 버린다면 서해안 어장은 황폐화가 되고 말 것이다. 당장 수산업의 중심지가 경제활동이 중단되어 전라북도 연안 경제가 얼어붙고 연안 마을이 사라져가고 있다. 주민들이 떠난 자리에 검은 공장과 산업도시가 들어오려고 하고 있다. 회사, 집없이는 살 수 있어도 식량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전북사람들의 바다, 서해안 식량의 보고, 새만금은 주민들에게 되돌려주어야 한다.

 

 

 

 

 

 

2015.2.21

민들레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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