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이나 '반MB' 따위와 구별되는 '새로운 진보'가 뭔지, 물론 안에서 죽어라 노력해야겠지만 그 노력의 결과가 나오면 밖으로 보여 주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종자돈이 되기를 바랄 뿐이죠. 최소한 이제 노/심도 마음대로 다룰 수 없는 사람이 하나 생겼구나 하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있다고 생각하구요.
430 야그를 꺼내시니 생각나는 건데.. 민주노총 홈피 갔다가 메이데이에 '촛불정신계승 범국민대회'인지 뭔지를 한다는 광고를 보고 이게 먼 개소리여 하고 있슴다.
어느새 "윗세대"가 되어버린 저 자신도 참담하기 이를 데가 없긴 하죠. 그건 동의 하구요. 그런데 이번 사건을 나름대로 확인하고 검토한 바에 따르면, "애들의 생각 없음"이 여실하더군요. "호도"라는 것은 뭣도 모르면서 아는 척 할 때 적절한 말인 것 같네요. "현실"의 존부와 "생각"의 유무가 각기 따로 놀기 때문에 오늘날 이 사태가 발생한 것이겠죠.
민노당과 관련해서 말씀하신 장흥 광주의 케이스는 민노당 뿐만이 아니라 소위 '진보'를 이야기하면서 정치세력화를 꾀하는 모든 집단-당연히 진보신당 포함이죠-에게 중요한 함의를 가집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누누히 강조하던 일이기도 하구요.
기본적으로 현재 진보신당-제가 있을 때까지의 민노당도 마찬가집니다만-은 과도하게 중앙정치에 목매는 경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기층의 구조가 매우 취약하기때문이기도 합니다만, 이건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예컨대 과거 선거전술과 관련되어 생각해보면, 공약집의 두께가 대선-> 총선-> 지자체 이런 식으로 얇아지죠.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이 경향은 오히려 반대로 가야한다는 겁니다. 지자체 선거를 위한 공약집은 말 그대로 백과사전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각 지역마다 받을 수 있는 내용으로 알차게 꾸려져야 하죠. 그런데 지금 상황은 이 원칙이 역전되어 있고, 그것은 말 그대로 지역의 풀뿌리 단위에 당력을 쏟아붓고 있는 비중이 현저히 약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상태가 개선되지 않고는 한국 사회에서 진보정치라는 것은 중앙의 고공정치에 함몰될 수밖에 없겠죠. 하늘아이님이 민노당에 남아계시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씀이 아니라 생활의 정치를 이야기하는 모든 사람들이 분명히 중요하게 바라봐야 할 일입니다. (그것이 인물중심의 전술일지라도 말이죠.)
내부의 시각으로 볼 때도 많이 우습습니다. ㅜㅜ
아무리 정치적 산술(정치공학적이라고들 하지만 저는 역시 이건 걍 숫자놀음이라고 생각합니다)이 중요하다고는 하나, 갈등과 분열이라는 것이 이런 식으로 봉합될 수 있다는 것은 향후 매번 이러한 구조속으로 매몰될 여지를 남겨놓는다는 점에서 아주 안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단일화를 계리고 향후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합당할 수 있는 여지를 보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해요. 오히려 저는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진보신당마저도 녹색당(혹은 생태관련 정당), 무지개당(소수자 중심의 당) 등으로 분화되기를 원합니다. 그렇게 될 때만 사민주의가 되었든 사회주의가 되었든 간에 이데올로기의 지형을 분명히 제시하는 정당도 나올 수 있겠구요.
진보신당이 1석을 가지고 "걍 하던 거에서 한 발짝 정도 더 나간 정도로 만족하"면...아주 대단한 변수, 혹은 (빤한) 몇몇 사람의 이능력자 수준의 '막후' 활약이라도 없는 한, 향후의 더 큰 판에서는 바보되기 딱 좋습니다. 솔직히...울산이 진보신당의 기사회생 무대가 된 거...그건 '당력'탓이 아니라, 이번 재보선이 전국적인 정치적 의미를 가졌으되, 실제 판은 몇몇 사람의 개인기가 작동하는 국지전이었으니 가능했던 거 아닌가요? 국회에서 마이크 잡을 기회를 얻은 진보신당이 지금 그 마이크로 뭔 짓을 하느냐는 진보신당에게는 다른 거 다 제쳐놓고 '당력'이라는 게 발휘 가능한 멀쩡한 정당으로 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될 겁니다. 그럴려면...'이대로 그냥 조금 더'는 선택가능성이 무지 높으나, 가장 나쁜패인거죠. 물론...아마도 노, 심에 이젠 조 의원 까지 그거와는 좀 다른 계산을 돌릴지 모릅니다만... 가속이 붙었을 때, 그걸 더 큰 판을 향한 판짜기로 연계플레이 해내지 못하면, 2010년까지 사실상 당은 여전히 손가락빨며 '명사'들이 뭔가 하는 걸, 한편으로는 기대하고 한편으로는 염려하는 신세를 못 면할 겁니다.
말씀하신 그 "나쁜 패"를 빨리 버릴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명사'에 대한 기대로 정치를 구성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겠지만, 당은 반드시 그 '명사'라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번 선거가 사실상 그 의미를 보여준 계기가 되었죠. 조승수는 진보신당의 후보이기 때문이 아니라 조승수이기 때문에 당선될 수 있었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드는 생각이,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한나라당 지도부는 '어마 뜨거라' 하고 걱정하고 있겠지만, 이미 작년 4월 총선 때 한나라당이 다수당이 되었기 때문에 내부 단속만 잘 하면 법안 통과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 게 뻔한 청와대 측은 아마 별 관심도 없을 듯합니다.
만약에 청와대 측에서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걱정할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이명박이 정치가라고 판단하기 때문일 텐데, 이명박은 정치가라기보다는 경영인, 아니 노가다 십장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 그런 걱정을 하지 않겠죠.
당장 올해 6월에 미디어법안 국회처리가 있을 것인데, 주인장님 말씀처럼 미디어위원회인지 뭔지 몰라도 아무런 소용도 없는 위원회만 만들어서 시간만 떼우는 결과를 낳고 있더군요. 어쩌면 이렇게 시간만 떼우는 소모전이야말로 청와대 측을 돕는 것인지도 모르지요(일종의 힘빼기 전술이라고 할까요?).
미디어 위원회는 애초부터 만들어져서는 안 될 조직이었습니다. 제가 언젠가 글에 올렸는데, 국회가 지들 할 일은 하지 않고 있다가 무슨 위원회 하나 만들어 '국민의 총의'를 모은다고 하는 것은 지들 받아먹는 세비 다 토해낼 일이죠. 일이 이렇게까지 된 것은 결국 정치적 합의구조 안에서 합의주체로 나설 수 있을만한 힘을 가진 조직이 기껏해야 한나라당과 민주당 정도인데, 이들 모두 미디어법안과 관련해서는 그다지 상반된 이해관계를 가지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겉으로야 민주당이 결사반대 운운하고 있습니다만, 어찌되었든 지금 한나라당이 하고 있는 21세기판 언론통폐합의 구조는 이미 열우당 집권기에 그 기조가 마련되었던 것이니까요.
아무튼 올 한해가 벌써 3분의 1이 지났는데, 여전히 사회혼란의 해소를 위한 정치적 돌파구는 보이지 않는군요. 답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