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위해서

2012/03/05 16:43

1.

본색이 '서생'인 분이 자임하여 당대표를 맡게 된 것이 당의 위기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임은 부언의 여지가 없을 것이고.

 

2. 

위기가 엄중한 만큼 말을 아끼지 않을 수 없지만 향후의 평가를 위해서라도 생각나는 대로 몇 가지 정리는 해 두어야 겠다는 생각.

 

3. 

언제나 같은 생각이지만, '통합'이니 '연대'니 하는 언술에 흔들리는 것은 우리의 뿌리가 그만큼 얕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 뿐

 

4.

'좌파'의 정체성이라는 것이 단지 사회 제 세력 중 '좌파'로 분류될 수 있는 조직들의 통합을 통해서 유지될 수 있다면 본말이 전도된 것.

 

5. 

그런 의미에서 사회당과의 통합은 한편으로는 좌파의 연합이라는 의미가 있겠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각개 약진하면서 발전해야 할 또 다른 좌파의 축이 소멸했다는 문제도 존재.

 

6.

이 통합이 장래 남한 좌파세력의 발전을 위한 시너지를 낳을 수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 예를 들어 사회당이 간직해왔던 어떤 원칙적 태도라는 것을 합당 후 진보신당에서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7.

민주노총과의 관계를 재정립하지 못한 채 계속 그 입김에 휘둘린다는 것은 좌파정치의 미래를 위해서 매우 좋지 않은 현상.

 

8. 

노동의 정치가 좌파정치의 한 축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강조되기 위해선 오히려 지금의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할 때.

 

9. 

'기본소득'이 되었든 '사회급여'가 되었든 솔직히 그 명칭에 대해선 별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음. 다만, 현재 주장되는 '기본소득' 논의를 마치 좌파의 기본이라거나 사회주의의 본질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부정적.

 

10.

따라서 '기본소득'을 주장하면 좌파고 그렇지 않으면 우파 내지 개량이라고 몰아부치는 것은 솔까 웃김. 누구 엉덩이가 더 빨간가를 두고 싸우는 건 원숭이 코스프레에 지나지 않음.

 

11. 

진보신당이 좌파정치의 본류로 자임하고자 한다면 당 내의 깍두기 내지 양아치 세력들부터 숙청해야 할 것임.

 

12. 

진보신당은 대중의 언어를 습득할 필요가 있음. 여전히 번역이 필요한 용어가 난무하는 과정에서 대중정당임을 강변해봐야 소용 없음

 

13.

대중에게 상상력을 요구하면서 정작 대중의 상상력을 소거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문. 그들에게 무엇을 제시하면서 우리는 관습적으로 각주를 달고 해설을 하려하지 않는지 반성.

 

14.

우리의 전망이 백년을 앞에 두고 있다면, 오늘의 발자욱은 1년 앞을 어림해서 내디뎌야 함. 1~2년 앞을 내다보면 '잡스'가 되지만 10년 넘어 앞을 내다보면 '잡놈'취급 받음

 

15.

그럼으로써, 내가 진짜 빨갱이 운운하기 전에 개량이라는 욕을 먹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 됨. 전망을 이야기하는 것과 현실을 개선하는 것을 혼돈해서 백년 후의 전망을 내일 아침의 현실로 호도해봐야 비웃음밖에 살 일 없음.

 

16.

정당정치를 하고자 하면 어쩔 수 없음. 그게 싫으면 혁명전위를 하던가 한국은행을 털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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