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2008/02/02 15:50

혹시 당사에 와 보셨던 분은 아시겠지만, 당사건물 5층은 무슨 교회 비스무리 한 곳에 임대되어 있다. 전엔 몰랐는데, 비대위 이후 업무재편을 하면서 원래 있던 2층을 떠나 6층으로 올라오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행인이 일하는 사무실 바로 아래층 일대가 이 교회 비스무리한 곳에서 주로 찬송가를 불러대는 공간인 듯 하다.

 

피아노 소리 뚱땅뚱당 올라오고 거기에 맞춰 사람들(남성들로 이루어진)의 찬송가 소리 함께 묻어서 올라온다. 그동안은 노래만 불러제꼈는데, 오늘은 좀 색다르게 노래 중간 중간 통성기도를 하는지 "뭐 해줍셔~! 기도하옵니~다!" 같은 소리도 우렁차게 들려온다.

 

마음이 우라지게 심란한 하루다. 내일이면 뭔가 양단 간에 결정이 나겠지만서두 그동안 보아왔던 꼬라지들을 반추할 때, 과연 혁신안이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저 중생들과 21세기를 같이 고민할 수 있겠는가 하는 의구심이 계속해서 온 몸을 돌아다닌다.

 

이 상황에서 귓가를 간지르는 저 찬송가 합창소리를 들으며, 나도 누군가에게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라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기도할 대상도 없다. 하느님 부처님 찾아봐야 그분들 심사만 뒤틀리게 할 뿐인지라 예의상 바람직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이 상황에서 국방위원장님이나 이메가에게 기원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잖는가?

 

결국 진인사대천명하고 앉아서 줄창 회의나 할 밖에. 회의회의회의회의회의회의... 이러다가 진짜 회의주의자가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행인은 참 명랑발랄한 낙천주의자인데...

 

그놈의 찬송가소리 끊이질 않는다. 뭘 먹었길래 저리 정력들이 좋은지. 누군 노래방에서 한 시간만 노랠 불러제껴도 탈진 직전까지 가는데. 성령을 입어 저리 출중한 힘을 가지게 된 걸까?

 

나도 노래나 불렀으면 싶다. 즐겁게 큰 소리로. 처절한 기타맨님이 명랑좌파당 당가를 만들어주신다고 했으니 그거 나오면 신나게 불러제껴야 겠다. 지금은... 걍 오늘 회의 좀 안 들어갔으면 싶은데, 또 가야된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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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소린지..., 찬송가, 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