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를 별로 안 타는 행인인지라 길가에 서 있는 사람들이나 학교의 학생들이 덜덜 떨고 있는 것을 보면서도 겨울이 왔다는 것을 그닥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데.
그런 행인이 겨울이 왔음을 느끼는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비염이고 하나는 정전기다.
몸은 별로 추위를 타지 않는데 코는 유난히 계절변화에 민감하다. 만성비염을 앓고 있는 행인의 코는 귤 썩는 냄새를 풍김으로써 겨울이 왔음을 알려준다. 봄에도 마찬가지다. 한 겨울동안에는 오히려 냄새가 나지 않다가 봄이 될 때쯤이면 또다시 귤 썩는 냄세가 난다. 신기하다. 엊그제부터 코에서 귤 썩는 냄새가 난다. 즉, 겨울이 온 게다.
겨울에 행인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바로 정전기. 손 끄트머리에서 빠직 하고 일어나는 정전기때문에 이건 뭐 거의 노이로제 수준이다. 손잡이를 잡을 때마다 한 차례씩 때려주어야만 안심이 되는데, 손잡이를 때려준다고 해서 안전한 것만은 아니다. 전에는 택시를 타려다가 정전기가 일었는데, 나도 모르게 뒤로 픽 날려서 엉덩방아를 찧은 적도 있다.
코 속에서 냄새는 나지, 쇠붙이에 손만 갖다 대면 정전기가 발생하지, 겨울이 오긴 왔나보다. 에... 월동준비 해야하는데... 인형 눈깔이라도 어디 준다면 갖다가 붙여야 하나... 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