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 대해 실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터이다. 그런 사람 중 대표적인 케이스는 개념을 어디다 정리해뒀는지 모르는 사람. 개인에 대한 실망이야 둘이 만나 쐬주 한 잔 빨던지, 차 한 잔 하던지, 정 안 되면 원터치로 쪼든지 해서 풀 수는 있지만, 집단적 개념상실의 사태에 직면하면 이걸 피하기도 뭐하고 맞짱을 뜨자니 뒈지겠고...
정신 못차린 두 부류의 집단이 눈에 띄는 데 그 중의 하나가 어떤 IT업체들, 그리고 또 하나는 이름만 들어도 상심이 절로 이루어지는 행정안전부.
대규모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하여 난리가 났는데, 이게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지라 오히려 갑자기 여론이 들썩거리는 모양새에 내가 놀라는 중이다. 이미 주민등록번호와 실명이 대한민국 국민 1인 당 평균 1회 이상 유출된 것은 통계상으로도 벌써 근 십년이 되었고, 그 이후 일어난 개인정보유출사태는 아닌 말로 똥덩어리 위에 한 똥 더 얹어 놓은 것 이상의 의미가 없다.
따라서 더 큰 피해를 막으려면 근본적으로 전 국민 단위로 부여되는 등록번호를 없애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근본적으로 축산물 가공품 이력추적을 위한 번호체계를 사람에게 붙여놓고 아무 일도 없길 바라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내가 소고기냐?
그런데 이런 상황이 도래했음에도 뇌를 낭심에 넣고 다니는 이 두 부류의 입놀림은 사람들 염장을 지르는 건지, 아니면 걍 거품물고 기절하라는 건지...
먼저 어떤 IT업계의 입장. 기사 제목을 누가 뽑았는지, 뽑은 넘은 지 재치에 만족하며 입을 귀밑까지 찢었는지 모르겠다만, - 네티즌 '귀차니즘' 여전... "비밀번호 제발 좀 바꾸세요" - 이게 지금 말이라고 지껄이냐...
이름도 소속도 알 수 없는 한 "업계 관계자"께서는 "정부와 기업의 노력과 함께 이용자들의 보안 의식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씩이나 했다는데, 이거 업체가 어딘지라도 알면 일간지 광고라도 내서 "그 업체 이용말고 제발 좀 딴 업체로 바꾸세요"라고 호소라도 할 판이다. 이것들이 고객님 알기를 호구로 알고... 귀차니이이이이즈으으으으으음????
행정안전부는 더 가관. 이것들은 정줄을 놓은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는데, 위기가 기회냐? 이틈에 전자주민증 쑤셔볼라고 아주 쑈를 하고 있다. - 주민등록번호 변경 대신 '증 발행번호 체계로' - 라는데, 이건 어차피 얘들이 2010년도에 다시 짠~! 하고 전자주민증 내놓을 때 이미 한 소리다.
행정관료들의 뇌가 공구리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이미 애저녁에 알고 있었던 사실이다만, 지금 주민등록번호가 문제가 되서 이걸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아예 전자칩에다가 새겨 넣겠다고 하는 건 뭔 경운가? 밥 먹고 체한 넘에게 고기먹여주겠다고 하면 고맙단 소리 듣는 게 아니라 주먹이 날라간다는 걸 모르는 건가?
무식해서 행복한 업체와 정부 덕분에 국민들은 환장을 한다. 그래도 니들 덕에 내가 뿔받아서 관뚜껑 열고 블로그 다시 가동한다. 고맙다, 이넘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