泰山鳴動鼠一匹

2019/10/14 14:30

조국 법무부장관이 사임을 표했다. 취임 35일만이다. 사임을 표하기 직전 검찰개혁안을 발표했다. 오늘 발표된 검찰개혁안은 새로운 것이 없었다. 그리고 그 식상한 개혁안을 발표한 후 법무부장관은 '불소시개'의 역할을 다했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무슨 불쏘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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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수석 자리를 떠나기도 전부터 차기 법무부장관으로 내정되었다고 설왕설래가 계속되었었다. 그리고 8월 9일 공식적으로 장관내정된 후부터 남한 전체가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자녀들의 입시문제에서부터 사모펀드, 사학재단의 운영 등 전방위에 걸쳐 한국 입진보 내지 강남좌파의 '위선이 드러났다'는 비판이 난무했다. 

글쎄, 그게 '위선'일까? 그가 속한 계급에서 노상 향유되는 특권을 특권이라 인식하지 않은 채 공기를 흡입하듯 한 그것이 '위선'인지, 아니면 그 계급 구성원의 본질적 속성인지는 두고 봐야겠다. 본질적 속성을 감춘 채 마치 아닌 듯 행사했다는 것을 꼬집는다면 '위선'도 맞겠지만, 이것은 위선이라기보다는 인지부조화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마치 오늘 피죽 한 그릇도 챙기기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이 이재용을 사법처리하면 나라가 무너질 듯 걱정하는 것과 비슷한.

어쨌든 항간에 떠돌던 정권의 출구전략은 이렇게 현실이 되었다. 이러니 떠도는 말이라고 가볍게 흘려들을 수가 없는 거다. 아무튼 그렇다면, 다음으로 출구전략을 고심해야 할 주체는 검찰인데 이들은 어떤 수순을 준비하고 있을까? 대충 이 정도에서 마무리 되면 조국 일가에 대한 수사는 대충 수습하고, 예를 들면 정 교수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리 하든가, 조국 동생에 대해서는 제일 가벼운 범죄만을 대상으로 기소하든가 하는 정도로 정리하고, 이에 책임을 지는 형태로 윤석열이 퇴임하고 그러면서 청와대와 검찰이 서로 윈윈(?)하는 훈훈한 마무리, 뭐 그런 수순?

결국 '조국수호'의 빌미가 된 '검찰개혁'은 뚜껑 열어보니 그냥 별 거 없더라는 것으로 끝났다. 지금 발표된 내용들, 어차피 뭣같은 정권 들어서서 검찰을 수족으로 부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원상회복된다. 아니 까놓고 지금 개혁안만으로도 그다지 큰 변화는 없을 터이니. 세상이 뒤집어질 것처럼 검찰개혁 운운했는데 기껏 그 난리를 쳐놓고 나온 결과가 고작 이거라면, 이거야 말로 泰山鳴動鼠一匹 딱 그짝이 아닌가?

이 경우, 조국수호 검찰개혁 운운하면서 개난장판을 벌인 자들은 어떤 식으로든 자신들의 입장에 대해 변명을 하든 사과를 하든 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뭐 안 하겠지... 그래, 까이꺼 안 해도 그만이고. 다만, 향후 문재인 정권을 살리고 자한당을 죽여야 한국이 산다는 둥의 기괴한 논리로 조국 같은 케이스를 꺼내들지는 않았으면 한다.

이제와 하는 이야기지만, 난 조국을 비판했지만 그들처럼 조국을 이용해 정치적 이해관계를 지향하는 짓은 하지 않았다. 저들이 지금까지 한 짓은 조국수호=검찰개혁을 빙자해 내년 선거에서 더민당 싹쓸이 하자는 것일 뿐이었다. 조국은 결과적으로 저들의 정치적 목적에 필요한 장기판의 졸이었을 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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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 난장판, 더민당, 문재인, 사퇴, 시나리오, 윤석열, 조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