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만인가?
학교 연구실을 떠난 것이 2003년 여름이었다. 8년 간 한 자리에 머문다는 것이 사람을 얼마나 정체시킬 수 있었는지 실감하면서 그 혹서의 햇살을 머리에 이고 학교를 떠났었다.
그리고 지금, 만 4년의 시간이 흐른 뒤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할 일을 쌓아놓은 채, 누군가의 노랫말처럼, "할일이 쌓였을 때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다 버려놓고 왔다. 너무 오랜만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일까, 모든 것이 낯설다.
건물 귀퉁이, 원래 청소장비를 넣어두던 창고는 내 또다른 출발점이 되었다.
그렇게 또 다른 내일은 시작되고 있다.
항상 두려운 시작이지만, 그렇게 또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다.
저 경계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으되
시작은 언제나 설레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