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따리

2008/03/22 12:57

간혹 민주노동당이 왜 자꾸 헛발질을 해서 제 무덤을 파는지 모르겠다. 가만 있음 되는데 자기 살 깎아먹는 일을 하는 데는 아무래도 도가 튼 사람들이 모여있나보다.

 

예컨대 20일, 민주노동당 대변인인 박승흡이 진보신당을 가리켜 "한나라당, 보수언론, 진보신당을 중심으로 하는 반북 삼각정치동맹"을 생존전략으로 설정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포문을 열었다. 진보신당이 북한인권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삐진 듯 하다.

 

여기에 대해 대응을 하느냐 마느냐 하면서 진보신당 안에서 갑론을박이 있었다. 결국 걸어온 싸움을 마다할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 있었고, 해서 진보신당은 21일날 "자신의 이마에 '종북'딱지를 붙이는 민주노동당"이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발끈한 민주노동당, 가만 있을리가 없다. 진보신당의 논평이 나간 후 얼마 안 돼 "진보신당이 민주노동당 정책을 보따리째 가져갔다"고 화를 냈다. 이 논평이 나온 배경에는 20일 밤 새도록 총선정책을 진보신당 게시판에 정리해서 올려놓은 행인의 노고가 있었다.(^^V);;;

 

정책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참인데 걸린 이 민주노동당의 논평을 보면서, 배꼽을 잡고 웃다가 하마터면 의자에서 굴러 떨어질 뻔 했다. 우째 밖에서 일할 때는 꽤나 똑똑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이 동네만 들어가면 이렇게 닭이 되어버리는지 미스테리다. 정책을 보따리째 가져갔단다. 그래서 뭐, 지금 저작권 싸움이라도 하겠다는 건가?

 

박승흡이 이야기하는 지난 8년 간의 민주노동당 정책들. 미안하게도 그 정책 만들었던 사람들이 지금 진보신당에 다 와있다. 2004년 총선 전에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의 구성원들, 지금 다 탈당하고 진보신당 정책 만드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2004년 총선 후 만들어졌던 정책위원회의 정책연구원들, 지금 죄다 나와서 진보신당에서 활동하거나 직간접적으로 정책수립에 참여하고 있다.

 

2004년 이전 민주노동당에서 정책만들던 사람 중 남은 사람을 꼽아보면 최규엽 정도? 2004년 이후 정책위원회 정책연구원들 중 남은 사람은 이용대 전 정책위 의장이 데려왔던 3명이 다다. 쉽게 말해서 민주노동당이 저작권을 주장하는 거의 대부분의 정책의 원저자는 지금 진보신당에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코리아 연방'을 이야기했던 사람은 진보신당에 합류하지 않았다.

 

재미있는 것은 민주노동당이 내놓은 총선정책자료집에는 '코리아 연방' 이야기가 쏙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건 거의 한나라당이 총선정책에서 '대운하'를 빼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야기다. 현재 남아있는 민주노동당 정책역량에서 유일하게 내세울 수 있는 창작물이 '코리아 연방'인데 우째 그건 쏙 빼놓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하긴 그렇게 따져보면 도봉갑에서 출마하는 김승교 같은 경우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이 친구는 평양이나 개성 쪽에서 지역구를 출마해야 하는 거 아닌지 모르겠다. 하여간 정체성을 숨기는 데는 탁월한 재주들을 가진 인류들이다.

 

주제 파악을 못하고 소유권을 주장하는 이 친구들에게 박노자가 한 마디 했다. 하긴 뭐 이렇게 이야길 해줘봐야 뭔 소린지 알아먹지도 못할 사람들이라 좀 아쉽긴 하다만, 제 무덤 파는 짓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그건 좀 궁금하다.

 

 

<보충>

갑자기 왜 김승교 이야기를 하느냐 하면, 이 친구가 공동대표로 있는 실천연대나 이 친구가 대빵 먹고 있는 민권연구손가 뭔가 하는 곳에서 나오는 주장들을 보면 얘들은 왜 자기들을 주사파라고 자부하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승교가 공동대표로 있는 실천연대가 오늘 논평 하나를 냈다. 역시 진보신당을 까는 글이다. 읽던 도중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오는데, 보시는 블로거 여러분들이 이게 어느 나라에서 어느 시대에 나올 수 있는 이야긴지 알아서 판단해보시기 바란다.

 

"과거 이 당에는 독재정권의 탄압과 극도의 빈곤을 이기지 못해 자진 월북한 사람들이 상당수 있었다. 그런데 가족들이 이를 알면서도 피해를 입을까 두려워 숨기고 있는 현실을 악용해 수구냉전세력들이 월북자들과 한국 전쟁 당시 행방불명자들을 이른바 '납북자'니 '국군포로'로 둔갑시켜 반북공세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구냉전세력들은 남북관계를 훼손하기 위해 기회만 있으면 북한에게 이 문제를 제기해왔다. 그런데 진보신당은 이런 내막은 무시하고 수구냉전세력들의 주장에 맹목적으로 동조해 나서고 있다."

 

틈만 나면 탈북자들을 북한에서 범죄행위를 한 자들로 몰아부치던 이들이 납북자들에 대해서는 죄다 자진월북자, 그것도 남한 독재정권의 탄압과 극도의 빈곤을 피해 자진월북한 사람들로 이야기한다. 김승교를 비롯한 이쪽 동네 애들, 박노자가 이야기한 바, 딸딸이 치고 있다가 이젠 그것도 넘어서서 상상임신까지 하고 있다. 주접은 있는 대로 다 싸고 앉았는데, 아무튼 가끔 심심할 때마다 한 번씩 껌처럼 씹어주기에는 딱 좋은 부류들인 듯 싶다.

 

사상과 신념을 지키는 것에 대해 존중해야 한다고 하면서 얘네들 씹는 것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시는 분들 있던데, 좀 신경질 난다. 오공뽄드 쳐마시고 딸치다가 지 혼자 오르가즘에 올라 씨끈벌떡하던 애들이 급기야 남들에게까지 그 급조된 오르가즘을 함께 만끽하자고 강요하면서, 이를 거부하는 사람들을 반민족주의자니 종파주의자니 숭미주의자니 하고 딱지를 붙이고 있는데 얘들을 뭔 수로 존경해주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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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무덤에 삽질, 민주노동당, 박노자, 보따리, 진보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