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음은 입국을 거절당한 디아스포라처럼 막막하고 허허롭지만,
그러나 어쩌랴
그것이 내 운명이라면...
2.
오늘은 나의 연례행사 중 가장 힘든 일을 마쳤다.
벌/초/
오르내리는 것만으로 충분히 유격훈련이 되는 곳,
그 길고 긴 산길을 지나기만 해도
거미를 비롯한 무수한 곤충들이 몸 속에서 스멀거리는 곳...
한 때 나의 소유(10살에 상속을 받았으니까)였던 산,
내 유년의 추억이 온전히 배여있는 동네...
그러나 그 기억에 대한 미련이나 애뜻함이 마치 사막처럼 말라버린 나의 마음처럼
지금은 그곳에 발붙일 땅 한평 없는 곳...
아버지 산소 위 능선에서 바라본 내 고향 인다락(人多樂)
3.
그러나 허허로운 술잔이 오히려 나를 채워주고 있다.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하라...
미워한다면 미워한다고 하라...
기억이 소중하면 소중하다고 하라...
사진 속으로 되짚어본 고향마을이 새롭게 보인다.
뭣 때문에 애써 외면하려 하는가...
소유가 아니라도 기억은 온전히 내것인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