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 sera serahttp://blog.jinbo.net/kimpoo88/침착하고, 차분하게2018-02-22T05:45:29+09:00Textcube 1.8.3.1 : Secondary Dominant성격차지수에 대한 몇 가지 오해푸우http://blog.jinbo.net/kimpoo88/1182016-06-01T15:05:57+09:002015-11-20T10:57:07+09:00<p>1년 사이 여성주의 관련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WEF의 GGI(성격차지수) 관련 오해는 여전한 것 같다.</p>
<p> </p>
<p><u><strong>첫째,</strong></u> 역불평등, 즉 남성이 여성보다 열악한 환경에 놓이는 경우에, 성평등이 이루어진 경우보다 GGI가 더 높게 나온다는 오해가 대표적이다. 지난 글[<a href="http://blog.jinbo.net/kimpoo88/114" rel="bookmark" title="성평등 관련 국제지수 분석 - 성격차보고서를 중심으로"><span style="color: rgb(0, 0, 255);"><span class="entry-title">성평등 관련 국제지수 분석 - 성격차보고서를 중심으로</span></span></a>]에서도 이미 밝혔듯이 GGI는 역불평등이 일어나는 경우 값을 조정해서 역불평등이 GGI에 유리하게 반영되지 않도록 한다. 한 번 자료를 직접 들여다 보자. 모든 인용은 2014년 성격차 보고서에 근거한다.</p>
<p> </p>
<p>우선 WEF의 설명이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81" src="/attach/4252/1161595475.jpg" width="500" /></p>
<p> </p>
<p>마지막 두 문장을 번역해보자. "그러므로, 성격차지수는 여성의 결과 지표가 남성의 결과 지표와 동등한 국가에게 높은 점수를 주지만, 어떤 국가의 몇몇 부분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좋은 결과를 보인다고 해서 이를 유리하게도, 불리하게도 다루지 않는다. 따라서 여성의 중등교육 취학률이 남성의 취학률보다 높은 나라나, 여성과 남성의 중등교육 취학률이 동일한 나라나 같은 점수를 받게 된다."</p>
<p> </p>
<p>이것만으로도 GGI가 역불평등을 유리하게 다룬다는 주장이 단순한 오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혹시 모르니 자료를 직접 보도록 하자.</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590" src="/attach/4252/1256660195.jpg" width="255" /></p>
<p> </p>
<p>2014년 교육 성취도 1위 국가들이다. 보다시피 모두 만점인 1.0000을 받은 국가들이다. GGI는 남성의 교육 성취도를 1.0000으로 놓고, 여기에 여성의 교육 성취도를 대비하여 남성 교육 성취도 대비 몇 점인지를 산출하므로, 교육 성취도에서 1.0000이 나왔다는 것은 이들 국가에서는 교육 성취도 부문에서 여성과 남성 사이 격차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p>
<p> </p>
<p>만약 GGI가 역불평등에 더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면, 남성의 성취도인 1.0000보다 여성이 더 높은 수준의 성취도를 보이는 경우, 교육 성취도 부문의 값이 1.0000을 초과하는 사례도 나와야 한다. 그런데 위 표에서 알 수 있듯이 1.0000을 초과하는 국가는 단 하나도 없다. 우연히도 교육 성취도 부문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나은 성취도를 보인 국가가 단 하나도 없어서일까? 공동 1위를 한 25개 국가에서는 정말 우연히도 남성 대비 여성의 교육성취도가 딱 1.0000에 떨어지게 나왔을까?</p>
<p> </p>
<p>오스트레일리아의 수치를 자세히 들여다 보자.</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46" src="/attach/4252/1021234352.jpg" width="500" /></p>
<p> </p>
<p>교육 성취도 부문을 보자. 문명률은 여성 대비 남성이 똑같지만, 초등교육 취학률, 중등교육 취학률, 고등교육 취학률 모두 남성보다 여성이 높다. 특히 고등교육의 경우 여성이 남성의 1.38배에 달하는 취학률을 보인다. 하지만 점수는 모두 1.00이고 1.0000을 초과하지 않는다. 만약 GGI가 역불평등을 유리하게 다루었다면 오스트레일리아의 고등교육 취학률 점수는 1.00이 아닌 1.38이 나왔어야 한다.</p>
<p> </p>
<p>그러므로 WEF가 밝히듯이 GGI는 역불평등에 점수를 더 주지 않으며, 실제로 검토해본 결과도 그렇다.</p>
<p> </p>
<p><u><strong>둘째,</strong></u> 고등교육 취학률 계산시 휴학생이 포함되는데, 한국 남성들은 병역의무를 지기 때문에 이 수치가 왜곡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글[<a href="http://blog.jinbo.net/kimpoo88/114" rel="bookmark" title="성평등 관련 국제지수 분석 - 성격차보고서를 중심으로"><span class="entry-title">성평등 관련 국제지수 분석 - 성격차보고서를 중심으로]</span></a>에서 이미 다룬 적이 있다. 미리 말하지만 이는 오해는 아니다. 실제로 GGI는 대학생에 휴학생을 포함시키는 바람에 한국 남성의 111%가 대학에 다닌다는 이상한 통계가 나오게 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43" src="/attach/4252/1344332291.jpg" width="500" /></p>
<p> </p>
<p>이는 분명 시정되어야 한다. 다만 위의 지난 글에서 말했듯이 이 수치의 왜곡으로 인해 한국의 순위가 크게 올라가지는 않는다. 142개국 중 117위에서 111위로 올라가는 정도다.</p>
<p> </p>
<p>다만 이를 들어 GGI가 엉터리로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얼토당토 않는 지수라는 식의 비판을 접하게 된다. 이 부분은 오해다. 우선 GGI가 고등교육 취학률, 즉 고등교육 취학률 관련 자료를 어디서 가져오는지 알아보자. 어려울 것 없다. WEF가 스스로 어디서 가져오는지 공개해주고 있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31" src="/attach/4252/1306004508.jpg" width="500" /></p>
<p> </p>
<p>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에서 내는 Education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료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에서 저런 이상한 통계를 내고 있다는 것인가? 한번 UNESCO에서 제공하는 대한민국 프로필을 보도록 한다. [<a href="http://www.uis.unesco.org/DataCentre/Pages/country-profile.aspx?regioncode=40515&code=KOR"><span style="color: rgb(0, 0, 255);">Country Profiles</span></a>]</p>
<p> </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86" src="/attach/4252/1028985744.jpg" width="500" /></p>
<p> </p>
<p>2013년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남성의 고등교육 취학률은 111.5%다. 그렇다면 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는 어디서 자료를 얻길래 이런 이상한 통계를 내는 것일까? 놀랍게도 대한민국 정부가 보내는 자료를 근거로 한다. 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는 각 국가에 교육통계 관련 설문지[<a href="http://www.uis.unesco.org/UISQuestionnaires/Documents/UIS_EDATTAIN_2013_EN.pdf"><span style="color: rgb(0, 0, 255);">Education Attainment Statistics Questionnaire</span></a>]를 제출하도록 요청한다. 그리고 이 설문지에 바로 성별 고등교육 취학률 등에 관한 지표를 작성하도록 되어 있다.</p>
<p> </p>
<p>다시 말하면 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가 독자적으로 모든 국가의 성별 고등교육 취학률을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국가가 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에 각종 교육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가 이를 바탕으로 통계를 도출해내는 것이다.</p>
<p> </p>
<p>이는 여성가족부와 교육부의 입장을 소개한 기사 자료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a href="http://go.seoul.co.kr/news/newsView.php?id=20140507027011"><span style="color: rgb(0, 0, 255);">군복무 휴학생도 대학생? 통계처리 고민</span></a>]</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73" src="/attach/4252/1061998151.jpg" width="500" /></p>
<p> </p>
<p>앞서 본 바와 같이 WEF는 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의 자료를 그대로 쓴다 .즉 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 자료만 수정되면 WEF의 GGI도 자동적으로 수정이 된다. WEF가 특별히 대한민국에 악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한, 잘못된 자료의 수정을 거부할 이유는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부에서 국가경쟁력지수가 잘 나오기 위해 이 왜곡된 통계를 쉽게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적어도 기사 자료를 통해 보면 그렇다.)</p>
<p> </p>
<p>지금도 여전히 UNESCO Institute for Statistics에선 한국 남성의 고등교육 취학률이 100%를 넘기고 있다. 여전히 이상한 자료이고 여전히 이를 인용한 WEF의 GGI는 다소 부정확할 수밖에 없다. 다만 한국 정부가 제공한 자료 때문에 다소 부정확한 지수가 나온 걸 들어 GGI의 공신력을 부정해버리는 것, 그래서 WEF는 자료를 엉터리로 수집하는 기관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WEF가 GGI를 산정하는 방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데서 발생하는 오해라고 할 수 있다. WEF는 여전히 가장 공신력 있는 자료들을 기준으로 GGI를 산정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 자국 정부의 잘못으로 인해 다소 부정확한 자료가 들어가 있다면 단순히 그 자료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만 보면 될 일이다.</p>
<p> </p>
<p>참고로 예전에 UNDP에 별도로 문의하기로 했던 문제[<a href="http://blog.jinbo.net/kimpoo88/116" rel="bookmark" title="성불평등지수의 오류"><span style="color: rgb(0, 0, 255);"><span class="entry-title">성불평등지수의 오류</span></span></a><span class="entry-title">]에 대해서는 1년 넘도록 UNDP의 대답이 없는 상태다. 그러려니 한다.</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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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불평등지수는 여성과 남성의 '의원 비율',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인구 비율', '경제활동참가율'을 비교하면서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비율을 달성한 경우도 격차가 있는 것으로 계산한다. 이는 성격차지수와 다른 점이기도 하다.</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그것까지는 나름 합리성을 갖고 있겠지만, 성불평등지수가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비율을 달성한 경우도 격차로 계산하면서도 기하평균과 조화평균을 사용하는 탓에 저 세 항목에서 나타나는 격차가 서로 영향을 주게 된다.</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무슨 말인지 예시를 들어보겠다.</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모성 사망률이 10, 청소년 출산률이 1, 여성 의원 비율이 50%, 남성 의원 비율이 50%, 여성의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비율이 100%, 남성의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비율이 100%,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00%,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00%인 국가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아마 성불평등지수에 관해서는 가장 이상적인 국가일 것이다. 이 국가의 값들을 성불평등지수 산정 방식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자세한 공식은 지난 글들을 참고 바란다).</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GII=1-[({((10/10*1/1)^(1/2)*(0.5*1)^(1/2)*1)^(1/3) }^(-1)+{(1*(0.5*1)^(1/2)*1)^(1/3) }^(-1))/2]^(-1)/[((10/10*1/1)^(1/2)+1)/2*((0.5*1)^(1/2)+(0.5*1)^(1/2))/2*(1+1)/2]^(1/3)</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계산해보면 성불평등지수는 0이 나온다.</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그럼 이런 국가는 어떨까?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모성 사망률이 10, 청소년 출산률이 1, 여성 의원 비율이 1%, 남성 의원 비율이 99%, 여성의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비율이 99%, 남성의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비율이 1%,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0%,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10%인 국가 말이다. 정치 권력은 남성에게 완전히 쏠려 있는 반면, 남성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여성과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역시 매우 저조하다. 한 마디로 '막장'인 국가다. 이 국가의 값들을 성불평등지수 산정 방식에 대입해보자. 다음이 나온다.</span></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GII=1-[({((10/10*1/1)^(1/2)*(0.01*0.99)^(1/2)*0.1)^(1/3) }^(-1)+{(1*(0.99*0.01)^(1/2)*0.1)^(1/3) }^(-1))/2]^(-1)/[((10/10*1/1)^(1/2)+1)/2*((0.01*0.99)^(1/2)+(0.99*0.01)^(1/2))/2*(0.1+0.1)/2]^(1/3)</span></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계산해보면 성불평등지수가 어떻게 나올까? <u><strong>0이 나온다.</strong></u> 여성의 남성에 대한 권한 상실이 전혀 없는 완벽한 국가다.</span></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의원 비율의 극심한 불균형과 중등교육 이상 비율의 극심한 불균형이 서로를 상쇄해줘서 격차가 없는 것으로 나오게 된다!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값이 나온다. 성불평등지수는 의원 비율에서 남성 비율이 더 높고, 동시에 중등교육 이상 비율에서 여성 비율이 더 높은 국가(반대도 마찬가지다)의 성불평등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는 셈이다. 따라서 성불평등지수의 산정 방식은 조속히 수정되어야 한다.</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이 문제는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해 UNDP에 별도로 문의를 해볼 예정이다.</p>
<div class="buttons-bottom center jinboblog-i-like-this-buttons"><a class="button-jinboblog" href="javascript:void(0);" title="스크랩으로 글 링크를 저장하세요" onclick="recommend('4252',116,'/kimpoo88','');"><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mini_chuchon.png" alt="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a><a class="button-twitter" href="http://twitter.com/home?status=http%3A%2F%2Fblog.jinbo.net%2Fkimpoo88%2F116+%22%EC%84%B1%EB%B6%88%ED%8F%89%EB%93%B1%EC%A7%80%EC%88%98%EC%9D%98%20%EC%98%A4%EB%A5%98%22" target="_blank" title="트위터로 리트윗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twitter.png" alt="트위터로 리트윗하기" /></a><a class="button-facebook" href="http://www.facebook.com/sharer.php?u=http%3A%2F%2Fblog.jinbo.net%2Fkimpoo88%2F116&t=%EC%84%B1%EB%B6%88%ED%8F%89%EB%93%B1%EC%A7%80%EC%88%98%EC%9D%98%20%EC%98%A4%EB%A5%98" target="_blank" title="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facebook.png" alt="페이스북에 공유하기" /></a><a class="button-delicious" href="http://delicious.com/save" onclick="window.open('http://delicious.com/save?v=5&noui&jump=close&url=http%3A%2F%2Fblog.jinbo.net%2Fkimpoo88%2F116&title=%EC%84%B1%EB%B6%88%ED%8F%89%EB%93%B1%EC%A7%80%EC%88%98%EC%9D%98%20%EC%98%A4%EB%A5%98','delicious','toolbar=no,width=550,height=550'); return false;" title="딜리셔스에 북마크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delicious.png" alt="딜리셔스에 북마크" /></a></div><p><strong><a href="http://blog.jinbo.net/kimpoo88/116?commentInput=true#entry116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성불평등지수에 대한 비판적 분석푸우http://blog.jinbo.net/kimpoo88/1152014-11-03T19:02:50+09:002014-11-01T15:58:04+09:00<p>지난 글[<a href="http://blog.jinbo.net/kimpoo88/114"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성평등 관련 국제지수 분석 - 성격차보고서를 중심으로</span></a>]에서 잠깐 UNDP(유엔개발계획)의 성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 GII)에 대해 다뤘는데, 이번 글에서는 본격적으로 성불평등지수를 비판적으로 분석해보고자 한다. 이번 글은 비판적 분석이 주된 목표이니, 개요 등은 지난 글을 참고하기 바란다.</p>
<p> </p>
<p>성불평등지수는 5개 항목을 통해서 각 국가별 성불평등지수를 산출해낸다. UNDP는 기술보고[<a href="http://hdr.undp.org/sites/default/files/hdr_2013_en_technotes.pdf"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CD;">Technical notes</span></a>]에서 앳킨슨 지수(Atkinson index)에 근거해 불평등 조정 인간개발지수(Inequality-adjusted Human Development Index)를 산출한다고 밝히지만, 성불평등지수 역시 앳킨슨 지수에 근거했는지는 명시해주지 않는다. 다만 기술보고를 통해 UNDP가 공개한 성불평등지수의 산정 방식을 보면, 성불평등지수 역시 앳킨슨 지수에 근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p>
<p> </p>
<p>UNDP가 총 3단계를 거쳐 성불평등지수를 산출한다고 분석해볼 수 있다. 1) 항목 선정 단계, 2) 산정 방식 확정 단계, 3) 구체적 계산 단계. 그렇다면 이 글은 각 단계에 따라 다음의 문제를 제기해보고자 한다.</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첫째, UNDP가 고른 5가지 항목은 성불평등을 드러내기에 적절하거나 충분한가?</span></p>
<p>둘째, UNDP가 제시한 산정 방식은 분야별 지수를 적절하게 합산하는가?</p>
<p>셋째, UNDP는 자기들이 제시한 산정 방식에 따라 정확하게 성불평등지수를 계산했는가?</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첫째 문제제기는 1) 단계, 둘째 문제제기는 2) 단계, 마지막 문제제기는 3) 단계에 대한 비판을 수행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되겠다.</span></p>
<p> </p>
<p> </p>
<p><strong><span style="color:#800000;"><span style="line-height: 1.6em;">1. UNDP가 고른 5가지 항목은 성불평등을 드러내기에 적절하거나 충분한가?</span></span></strong></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UNDP가 선정한 5가지 항목은 '모성 사망률', '청소년 출산률', '여성의원 비율',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인구 비율', '경제활동참가율'이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UNDP가 선정한 항목들이 적절하거나 충분한지 개별적으로 검토해본다.</span></p>
<p> </p>
<p><strong><span style="line-height: 1.6em;">(1) '모성 사망률'은 성불평등을 드러내는 적절한 지표인가?</span></strong></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모성 사망률'은 출산 과정에서 사망하는 임산부의 비율을 의미한다. 10,000명 당 사망률을 따지며, 한국은 10,000명 당 16명이 사망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UNDP는 출산 도중 사망하는 여성이 여성 권한에 손실을 가져오므로 '모성 사망률'이 유의미하다고 분석한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모성 사망률'을 낮춰야 한다는 데에는 어떤 이의도 없다. 낮은 '모성 사망률'이 건강한 여성의 삶을 보장한다는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모성 사망률'이 성불평등의 지표로 활용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볼 수 있다. 첫째, '모성 사망률'이 성불평등의 결과인가? 둘째, '모성 사망률'이 성불평등의 원인이 되는가?</span></p>
<p> </p>
<p>한 번 WHO(세계보건기구)의 '모성 사망률' 부분[<a href="http://www.who.int/mediacentre/factsheets/fs348/en/"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Maternal mortality</span></a>]을 참고해보자.</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02" src="/attach/4252/1370439138.png" width="497" /></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WHO는 99%의 모성 사망이 저개발 국가에서 일어나며, 시골이나 가난한 사회에서의 '모성 사망률'이 높게 나온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span></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98" src="/attach/4252/1303643473.png" width="496" /></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38" src="/attach/4252/1378274398.png" width="498" /></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그리고 '모성 사망률'은 빈부격차, 의료 접근권에 따라 현저한 차이를 드러낸다고 분석한다. 특히 '모성 사망률'을 낮추는 데 전문 의료인의 조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피력한다.</span></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45" src="/attach/4252/1137764764.png" width="485" /></p>
<p> </p>
<p>'모성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는 여타 요소들 어디에도 성불평등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p>
<p> </p>
<p>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 미국 지부의 자료[<a href="http://www.amnestyusa.org/our-work/campaigns/demand-dignity/maternal-health-is-a-human-right/maternal-health-in-the-us"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Maternal Health in the U.S.</span></a>]도 이런 점을 여실히 드러낸다.</p>
<p> </p>
<p><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87" src="/attach/4252/1314978072.png"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text-align: center;" width="500" /></p>
<p> </p>
<p>미국내 '모성 사망률'은 인종에 따라, 소득 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모성 사망률'이 성불평등보다 인종간 불평등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시사한다. <span style="line-height: 1.6em; text-align: center;">따라서 '모성 사망률'이 성불평등의 결과라는 접근은 받아들일 수 없다.</span></p>
<p> </p>
<p>'모성 사망률'이 성불평등을 야기한다는 주장은 어떠한가? 앞서 보았듯이 UNDP 또한 '모성 사망률'로 인한 여성의 권한 상실을 강조한다. 일단 출산 도중 사망하지 않아야 권한이 보존이라도 된다는 뜻으로 이해된다.</p>
<p> </p>
<p>그러나 WHO와 국제앰네스티의 자료가 지적하듯이 '모성 사망률'은 전반적인 사회 수준과 의료 접근권에 따라 달라진다. '모성 사망률'이 높은 사회에서는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도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기 힘들다는 의미다. 따라서 그로 인한 남성의 권한 상실도 커지기 마련이므로 '모성 사망률'이 여성 권한의 상실만을 나타낸다고 보기 힘들다. 성불평등의 지표가 아니라는 말이다. 그럼에도 UNDP는 성불평등지수를 산출하는 과정에서 의료 접근권으로 인한 남성의 권한 상실이 전혀 없다고 가정한다(관련된 남성의 수치가 '1'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성불평등과 직접적인 관련을 맺지 않는 항목이 최종 지수를 왜곡시킬 여지가 있는 셈이다.</p>
<p> </p>
<p><strong><span style="line-height: 1.6em;">(2) '청소년 출산률'은 성불평등을 드러내는 적절한 지표인가?</span></strong></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청소년 출산률'은 15세에서 19세 사이에 출산한 청소년의 비율을 의미한다. 1,000명 당 출산률을 따지며, 한국은 1,000명 당 2.2명이 출산한다는 결과가 나왔다.</span></p>
<p> </p>
<p>높은 '청소년 출산률'이 긍정적이지 않다는 건 분명하다. 청소년의 출산은 교육 기회의 감소를 가져오기 쉬우며, 출산한 청소년은 여러 사회적이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마주하게 된다. 물론 출산한 성년 여성도 그런 어려움과 마주하지만 청소년이 더욱 불리해지는 경향이 있다.</p>
<p> </p>
<p>하지만 '청소년 출산률'이 과연 성불평등의 결과인지, 혹은 성불평등을 야기하는지는 불분명하다. 다시 한 번 WHO의 자료[<a href="http://www.who.int/maternal_child_adolescent/documents/mpsnnotes_2_lr.pdf?ua=1"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MPS Notes: </span></a><a href="http://www.who.int/maternal_child_adolescent/documents/mpsnnotes_2_lr.pdf?ua=1"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Adolescent pregnancy</span></a>]를 보자.</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64" src="/attach/4252/1227045815.png" width="351" /></p>
<p> </p>
<p>저개발 국가에서 95%의 청소년 출산이 이루어진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국가의 소득 수준에 따라 '청소년 출산률'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청소년 출산률'은 각 국가의 문화나 관습에 상당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매우 주의해서 접근해야 할 통계자료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92" src="/attach/4252/1180350297.png" width="347" /></p>
<p> </p>
<p>WHO는 저개발 국가에서는 90%의 청소년이 혼인 중 출산을 하며, 75%의 청소년 출산이 의도되었고, 거기에는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규범이 관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즉 이른 혼인을 '장려'하는 국가에서는 '청소년 출산률'이 반드시 성불평등의 결과가 아닐 수도 있다. 실제로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는 이른 출산을 축복으로 여긴다(Thérèse Locoh, Early Marriage and Motherhood in Sub-Saharan Africa, 1999, 참조). 만약 이를 성불평등의 결과라고 본다면, 남성에 비해 여성 청소년만 유독 결혼을 하는 비율이 높다는 자료도 같이 제시하는 등 보다 충실한 조사가 요청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08" src="/attach/4252/1088972079.png" width="336" /></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무엇보다 WHO가 '모성 사망률'의 감소를 위한 정책을 권장했던 것과는 달리 '청소년 출산률'에 대해서는 비율의 감소보다는 출산한 청소년과 자녀를 보호하는 정책을 요청한다. '모성 사망률'이 의료 접근권이라는 뚜렷한 요인에 따라 결정되는 것과는 달리 '청소년 출산률'에 개입하는 요인을 특정하기 위한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span><span style="line-height: 1.6em;">. WHO 역시 '청소년 출산률'을 감소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를 알기 위해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힌다.</span></p>
<p> </p>
<p>그럼에도 높은 '청소년 출산률'이 교육 기회 감소 등으로 여성 권한 상실을 야기하는 것은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span style="line-height: 1.6em;">낮은 '청소년 출산률'이 성불평등의 해소를 의미한다는 것은 아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들의 '청소년 출산률'을 분석한 UNICEF(국제연합 아동기금)의 자료[<a href="http://www.unicef-irc.org/publications/pdf/repcard3e.pdf"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A league table of teenage births in rich nations</span></a>]를 보자.</span></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628" src="/attach/4252/1146404951.png" width="259" /></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UNICEF는 한국, 일본, 이탈리아, 스페인의 '청소년 출산률'이 낮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그것이 (개선된) 성교육 덕분이 아니라 아직 전통적 가치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즉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이른 출산이 축복으로 여겨져 '청소년 출산률'이 높았다면, 이들 국가에서는 그 반대의 문화 때문에 도리어 '청소년 출산률'이 낮다는 것이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UNICEF는 특히 한국의 사례를 별도로 언급한다. 한국에서는 혼전 성관계와 임신이 강력한 사회적 불승인에 직면하게 되고, 임신한 청소년들이 상당한 사회적,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런 요소가 한국의 매우 낮은 '청소년 출산률'에 일부분 영향을 준다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임신한 청소년들은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까? 지난 번에 보았듯이 한국 임신 청소년의 임신중절 비율이 81.6%에 이른다는 자료</span><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pan><a href="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soc&arcid=0007589120&cp=nv"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target="_blank"><span style="color: rgb(0, 0, 205);">성관계 유경험 청소년 평균 15세 시작… 4명 중 1명 임신</span></a><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pan><span style="line-height: 1.6em;">가 있다. WHO는 매년 임신하는 16,000,000명의 청소년 중 3,000,000명 정도가 임신중절을 한다고 본다([<a href="http://www.who.int/mediacentre/factsheets/fs364/en/"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Adolescent pregnacy</span></a>] 참조). 한국의 임신중절 비율이 월등히 높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높은 '청소년 출산률'이 여성 권한의 손실로 이어지는 반면, 낮은 '청소년 출산률' 역시 여성에 대한 불충분한 사회적 보장의 결과일 수 있다. 그러므로 '청소년 출산률'이 성불평등과 일관된 관계를 가진다고 보기 어려우며, 문화적 요인이 크게 반영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span></p>
<p> </p>
<p><strong><span style="line-height: 1.6em;">(3) '모성 사망률'과 '청소년 출산률'은 여성의 재생산권 문제를 판단하기에 충분한가?</span></strong></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모성 사망률'과 '청소년 출산률'은 성불평등을 따지기에 적절한 항목들이 아닐 여지가 다분하다. 그럼에도 이 항목들이 여성의 재생산권 문제를 다룬다는 의의를 지닐 수는 있겠다. 하지만 이 두 항목만으로 재생산권 문제를 충분히 다뤘다고 하기는 힘들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UNDP는 '모성 사망률'과 '청소년 출산률'이 여성의 권한 상실을 판단하는 데 유의미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성년 여성이 출산 과정에서 사망하지 않는 것은 매우 기초적인 단계의 생존을 보장해줄 뿐, 여성의 경력이나 추후 경제활동참여까지 보장해주지는 않는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출산한 여성이 지속적으로 사회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출산전후 휴가, 육아 휴가, 육아 수당, 육아 시설 확보, 교육 제도 완비 등 여성의 삶을 희생시키지 않고도 육아를 해나갈 수 있는 제도적이고 정책적인 장비들이 요청된다. 안타깝게도 UNDP는 출산 후 육아 단계는 전혀 판단하지 않았다. 성불평등지수가 매우 기초적이고 형식적인 재생산권 문제를 다뤘을 수는 있어도 실질적으로 여성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까지 고려해서 재생산권 문제를 다뤘다고 볼 수는 없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또한 UNDP는 임신중절에 대한 여성의 권리를 전혀 조사하지 않았다. 앞서 '청소년 출산률'에서 보았듯이 임신중절 문제는 각 항목과 밀접한 관계를 가질 뿐더러 재생산권과 관련한 여성의 권한 상실을 드러내주는 중요한 지표일 수 있다. 여성이 안전한 시설에서 합법적으로 임신중절을 할 수 있는지, 여성이 왜 임신중절을 하는지 조사하지 않고서는 재생산권 문제를 제대로 다뤘다고 할 수 없다.</span></p>
<p> </p>
<p><strong><span style="line-height: 1.6em;">(4) '여성의원 비율'과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인구 비율'은 사회 내 여성의 권한을 반영하기에 충분한가?</span></strong></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여성의원 비율'과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인구 비율'은 성불평등에 관한 중요한 지표다. 따라서 이 항목들이 포함된 것이 타당한지 굳이 길게 검토할 필요는 없다. 다만 사회 내 여성 권한을 두 개 지표로만 반영한 것은 아쉽다. 여성 권한이란 얼마나 여성이 얼마나 사회에 자기 의견을 반영하고 관철시킬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데, 여성의 교수 임용 비율이나, 고위직, 관리직 비율, 각료 비율 등을 아울러 검토해 보았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인구 비율'은 일종의 기초적인 자격 요건을 갖추었는지에 더 가깝고, '여성의원 비율'은 정치 분야에서의 의사 결정만 반영하고 있다. 보다 폭넓은 분야에서의 권한 문제를 포섭했으면 지수가 더욱 정교해졌을 것이다.</span></p>
<p> </p>
<p><strong><span style="line-height: 1.6em;">(5) '경제활동참가율'만으로 경제 영역에서의 성불평등을 충분히 반영했다고 할 수 있는가?</span></strong></p>
<p> </p>
<p>'경제활동참가율'이 중요한 지표인 것은 맞지만, 경제 영역에서의 성불평등을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여성과 남성이 각각 얼마나 소득을 얻는지도 같이 조사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여성과 남성 모두 '경제활동참가율'이 높더라도 여성은 불안정 비정규직, 남성은 고소득 정규직에 몰린다면 이는 성불평등이 존재하는 상황이다.</p>
<p> </p>
<p>한 번 OECD 가입국 간의 2013년도 성별 임금 격차를 비교한 OECD 자료[<a href="http://www.oecd.org/gender/data/genderwagegap.htm"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Gender wage gap</span></a>, 시간이 지남에 따라 'Latest' 항목이 갱신되니, 아래의 표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연도를 2013년으로 맞추면 된다]를 보자.</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93" src="/attach/4252/1123766996.png" width="500" /></p>
<p> </p>
<p>OECD 가입국 간에도 성별 임금 비율에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여성이 동일노동에 대해 남성보다 적은 임금을 받거나, 애초에 남성보다 임금이 적은 직업을 선택하게 되거나, 두 가지 모두 복합적으로 나타날 수 있겠지만 어떤 경우든 성불평등의 결과이자 원인이다. 따라서 임금이나 소득 차이도 경제 영역에서 같이 고려해줘야 '경제활동참가율'이 유의미해진다.</p>
<p> </p>
<p><strong>(6) 소결: '모성 사망률'과 '청소년 출산률' 항목은 성불평등지수에서 빠져야 한다</strong></p>
<p> </p>
<p>'여성의원 비율',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인구 비율', '경제활동참가율'이 부족하나마 성불평등을 반영하고 있는 반면, '모성 사망률'과 '청소년 출산률'이 성불평등을 드러낸다고 보기는 힘들다. 특히 '청소년 출산률'은 해당 국가의 문화나 관습이 그 높고 낮음에 큰 영향을 미치며, 비율이 낮다고 반드시 출산한 청소년이 제대로 보호되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모성 사망률'과 '청소년 출산률'을 제외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나마 '모성 사망률'이 그 국가의 수준을 반영해주는 반면, '청소년 출산률'은 그조차 적절하게 반영해주지 못하므로(높을수록 국가의 수준이 낮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낮을수록 국가의 수준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되기 때문) 계산에서 반드시 빼야 한다.</p>
<p> </p>
<p> </p>
<p><strong><span style="color:#800000;"><span style="line-height: 1.6em;">2. UNDP가 제시한 산정 방식은 분야별 지수를 적절하게 합산하는가?</span></span></strong></p>
<p> </p>
<p><strong>(1) UNDP 산정 방식 개관</strong></p>
<p> </p>
<p>UNDP가 성불평등지수를 산정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p>
<p> </p>
<p>MMR은 '모성 사망률', AFR은 '청소년 출산률'(UNDP는 2014년부터 AFR(Adolescent Fertility Rate) 대신에 ABR(Adolescent Birth Rate)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이 글에서는 편의상 2010년부터 사용되어 왔던 AFR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여하간 UNDP의 2014년 이후 자료에서의 ABR과 AFR은 동의어다), PR은 '성별 의원 비율', SE는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인구 비율', LFPR은 '경제활동참가율'이다. f는 여성의 지표, m은 남성의 지표를 나타낸다. 2. 목차에서는 편의상 저 축약들을 대신 사용하겠다.</p>
<p> </p>
<p>우선 성별 별로 분야별 수치의 기하평균을 구한다.</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59" src="/attach/4252/1004054945.png" width="473" /></p>
<p> </p>
<p>그 다음, 여성과 남성의 수치의 조화평균을 구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76" src="/attach/4252/1307508704.png" width="368" /></p>
<p> </p>
<p>그 다음, 분야별 산술평균의 기하평균을 구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12" src="/attach/4252/1187089356.png" width="491" /></p>
<p> </p>
<p>마지막으로 1에서 조화평균을 분야별 산술평균의 기하평균으로 나눈 값을 빼서 성불평등지수를 구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88" src="/attach/4252/1019384589.png" width="229" /></p>
<p> </p>
<p><strong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2) 격차와 수준은 성불평등지수에 각각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strong></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공식이 매우 복잡해서 어떤 수치가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수준과 격차가 언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가 불투명하다. 만약 수준이 영향을 미친다면 두 국가 간의 남성 대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같더라도 전반적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국가의 성불평등지수가 더 낮게(즉 순위가 더 높게) 나올 것이다.</span></p>
<p> </p>
<p>한 번 수준과 격차가 어떻게 성불평등지수에 영향을 주는지 분석해보도록 하겠다. 분석은 다음의 과정으로 이루어진다.</p>
<p> </p>
<p><u>첫째</u>, MMR과 AFR은 여성 대비 남성 비율이라는 수치가 없으므로 여기에는 각각 p와 q를 부여한다.</p>
<p> </p>
<p><u>둘째</u>, PRf는 r, PRm은 (1-r)로 놓는다. PR은 성질상 수준을 반영할 수 없다(여성과 남성 비율의 합이 1이기 때문. 성소수자 의원 여부는 성평등 관련 국제지수에서 따로 계산하지 않는 것으로 보여 일단 논외로 한다).</p>
<p> </p>
<p>예를 들어 여성의원이 20명, 남성의원이 80명인 국가나, 여성의원이 80명, 남성의원이 320명인 국가아 모두 2:8의 비율이라서 PRf는 0.2, PRm은 0.8, 즉 1-0.2가 나올 수밖에 없다.</p>
<p> </p>
<p><u>셋째</u>, SEf, LFPRf에 각각 x와 y라는 변수를 놓는다. x, y가 클수록 격차와 상관없이 수준이 올라가므로 x, y는 수준을 나타낸다.</p>
<p> </p>
<p><u>넷째</u>, SEm, LFPRm에 각각 ax와 by라는 변수를 놓는다. 아까 보았듯이 x와 y는 수준을 나타낸다. 따라서 a, b는 격차를 나타낸다.</p>
<p> </p>
<p>예를 들어 A국가에서 SEf와 SEm은 0.1, LFPRf와 LFPRm은 0.2라고 가정하자. A국가는 x가 0.1, y가 0.2로 수준은 낮지만, a와 b는 1로 격차는 없는 국가이다.</p>
<p> </p>
<p>반면 B국가에서 SEf, LFPRf가 0.8, SEm, LFPRm이 0.9라면, x와 y는 0.8로 수준은 높지만, a와 b가 1.125로 A국가보다 격차가 벌어지게 된다.</p>
<p> </p>
<p>따라서 UNDP의 성불평등지수를 정리해서 남은 최종 식에서 x, y가 소거된 경우 해당 국가의 SE와 LFPR 수준이 성불평등지수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a, b가 소거된 경우 SE와 LFPR 격차가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이며, 넷 모두 남은 경우 SE와 LFPR 수준과 격차가 모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p>
<p> </p>
<p>이제 정리를 시작한다.</p>
<p> </p>
<p>먼저 여성의 분야별 수치의 기하평균을 정리해보자.</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532" src="/attach/4252/1225563721.png" width="460" /></p>
<p> </p>
<p>다음은 남성의 분야별 수치의 기하평균이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434" src="/attach/4252/1253529405.png" width="380" /></p>
<p> </p>
<p>다음은 조화평균이다. 계산의 편의를 위해 조화평균의 식의 모양을 약간 변형했는데, 같은 식이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38" src="/attach/4252/1368192282.png" width="500" /></p>
<p> </p>
<p>다음은 분야별 산술평균의 기하평균이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541" src="/attach/4252/1159236909.png" width="500" /></p>
<p> </p>
<p>마침내 성불평등지수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435" src="/attach/4252/1273108965.png" width="500" /></p>
<p> </p>
<p>보다시피 다 정리를 하고 나면 식에서 p, q, r, a, b와 몇 가지 상수만 남고 x, y는 소거되었다. 그러므로 PR, SE, LFPR의 수준 모두 성불평등지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어차피 이들 항목의 수준이 영향을 주지 않는데 뭣하러 이렇게 복잡한 공식을 쓰는지 의아해지는 부분이다.)</p>
<p> </p>
<p>참고로, (당연한 말이지만) a, b에 1을 대입할 때 (즉 격차가 없을 때) 성불평등지수가 최소화된다.</p>
<p> </p>
<p><strong>(3) MMF와 AFR은 성불평등지수에 어떻게 영향을 주며, 그 수준은 적절한가?</strong></p>
<p> </p>
<p>그럼 이제 MMF와 AFR이 성불평등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보겠다. 이 두 항목이 수준에 관한 지표로서 성불평등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는데,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주는가? 성불평등지수의 산정 방식 중에서 남성의 분야별 수치의 기하평균 식을 보면 알 수 있다. 남성의 수치 중에서 맨 왼쪽에 '1'이 들어가 있는데, 이것이 여성의 '10/MMF*1/AFR'에 대응하는 남성의 수치이다. 따라서 여성의 '10/MMF*1/AFR' 값 역시 다른 항목과 마찬가지로 '1'과의 격차를 구하는 데 사용된다.</p>
<p> </p>
<p>한편, 격차를 구하는 데 쓰이는 남성 측 지표인 PRm, SEm, LFPRm가 변수인 것과 달리, '1'은 상수이기 때문에, 모든 국가에서 '10/MMR*1/AFR'에 대응하는 남성의 수치가 '1'로 고정되는 결과가 발생한다. 한 성별의 값이 모든 국가에서 동일하다 보니까 MMR과 AFR의 국가별 수준에 따라 '1'과의 격차가 달라지게 되며, 이로써 국가별 수준이 성불평등지수에 영향을 주게 된다.</p>
<p> </p>
<p>여기서 MMF와 AFR의 두 번째 특징이 생긴다. 앞서 보았듯이 격차가 없을 때 성불평등지수가 향상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SE와 LFPR은 물론이고 PR도 f와 m의 수치가 비슷할수록 성불평등지수가 낮아진다. MMF와 AFR 역시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임에도 격차를 구하는 방식으로 수치화되기 때문에, 남성의 지표인 '1'과 비슷할수록 성불평등지수를 낮추게 되는 결과를 가져온다.</p>
<p> </p>
<p>다시 말하면 '10/MMR*1/AFR'이 남성 측 고정 수치인 '1'과 같을 때 격차가 최소화되므로, MMF를 10으로, AFR을 1로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높은 수준을 의미하게 된다. 왜 하필이면 10과 1인가? 그건 UNCP가 정하기 나름이다. 이것이 이들 항목의 두 번째 특징이다. UNCP가 임의로 최대값을 정해줄 수 있고, 그것이 MMF에게는 10, AFR에게는 1인 것이다.</p>
<p> </p>
<p>이제 성불평등지수의 진정한 문제가 드러난다. 이 10과 1을 정한 기준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지난 글에서 성불평등지수가 무엇을 최대치로 놓았는지 알 수 없다는 비판을 소개했는데 그 비판이 바로 이 지점을 지적하는 것이다. 10과 1이 어떻게 생긴 값인지 알 수 없다.</p>
<p> </p>
<p>혹자는 AFR에서 1은 가장 작은 수니까 최대치로 잡을 수 있지 않느냐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AFR은 1 미만으로도 나올 수 있고, 실제로도 슬로베니아는 2013년도에 0.6을 기록했다(참고로 이 경우 0.6을 1로 재조정해줘야 함에도 UNDP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재조정을 해주지 않으면 0.001처럼 극단적으로 낮은 AFR이 나오는 국가가 도리어 성불평등지수가 높아지는 이상한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그러므로 최대치를 1로 삼아도, 0.1로 삼아도 된다. 1로 삼을 당위는 없다. 또한 <span style="line-height: 1.6em;">혹자는 최대치를 어떻게 잡든 어차피 거기에 따라 수준차가 드러날 테니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대치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AFR이 성불평등지수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가 달라진다.</span></p>
<p> </p>
<p>예를 들어 AFR의 최대치를 MMF처럼 10으로 잡는다면 MMF처럼 AFR도 10미만의 수치들은 조정된다. 그러면 AFR이 덜 민감하게 바뀌게 되고, AFR 등수 최상위 국가와 최하위 국가 사이의 차이가 현저히 줄어들게 되어 AFR이 성불평등지수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진다.</p>
<p> </p>
<p>한 번 간단한 예시를 들어보자. A국가는 AFR가 1인 반면, B국가는 AFR가 20이다. 이 상황에서 AFR의 최대치가 1이면 A국가의 '1/AFR'은 '1'이 나오는 반면, B국가의 '1/AFR'은 '0.05'가 나온다. 20배 차이가 나는 셈이다. 한편, AFR의 최대치를 10으로 잡으면 A국가의 AFR이 10으로 재조정되며, 따라서 A국가의 '10/AFR'은 그대로 '1'이 나오는 반면, B국가의 '10/AFR'은 '0.5'가 나와 두 국가 사이에는 2배의 차이만 나게 된다.</p>
<p> </p>
<p>그렇다면 AFR의 최대치를 어느 정도로 잡아야 합리적일까? 적어도 1은 아니다. AFR이 2~4만 해도 세계적으로 가장 좋은 수치(아래 성불평등지수 20위권 국가 표 참조)인데도, 최대치를 1로 잡으면 AFR 2~4가 최대치에서 무려 2~4배나 벌어진다는 결과가 나와버리기 때문이다. 정말 AFR이 1인 국가보다 AFR이 4인 국가가 청소년 출산에 관해 4배나 더 열악한가? 어디에도 이를 증명할 자료가 없다.</p>
<p> </p>
<p>조금 더 쉬운 이해를 위해 연간 살인 발생 건수(미수와 교사 포함)를 예시로 들어보자. 살인 발생 건수는 인구 100,000명 당 건수로 따지는데, 2013년 UNODC(유엔마약범죄사무소)에 의해 공개된 자료를 기준으로 1명 미만으로 나오면 218개 국가 중 30위권 안에 들게 된다[<a href="http://www.unodc.org/documents/gsh/pdfs/2014_GLOBAL_HOMICIDE_BOOK_web.pdf"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Global study on homicide</span></a>]. 즉 살인 발생 건수가 100,000명 당 1명 미만이면 살인이 잘 발생하지 않는 국가의 축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살인 발생 건수가 1명 미만이면 적어도 살인에 관한 한 치안 상태가 양호한 국가라는 판단이 가능하다.</p>
<p> </p>
<p>한편 살인 발생 비율이 매우 낮은 리히텐슈타인이나 모나코의 경우 아예 100,000명 당 0명이 살해된다는 통계가 나오며, 싱가포르도 0.2명 살해된다는 통계가 나온다. 그렇다고 치안에 관한 자료를 작성하면서 살인 비율의 표준을 1명이 아니라 0.1명으로 잡으면, 리히텐슈타인이나 모나코가 프랑스나 영국과 같이 100,000명 당 1명이 살해되는 국가보다 치안 상태가 무려 10배가 좋다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 또한 일본은 0.3명, 한국은 0.9명이므로 일본이 한국보다 3배 안전한 국가가 된다. 물론 일본이 한국보다 살인 발생율이 1/3 수준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곧 일본이 한국보다 3배나 안전하다는 이야기가 되지는 않는다. 실상은 한국과 일본 모두 살인에 관해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국가에 속한다는 것이다. UNDP처럼 AFR의 최대치를 1로 설정하면, 살인과 관련해 표준을 0.1로 설정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즉 가장 높은 수준의 국가끼리도 수치로 몇 배의 차이가 나버리는 지수를 내놓게 된다.</p>
<p> </p>
<p>여하간 AFR의 최대치를 1로 설정하는 것이 곤란하다면, AFR에 관한 발전된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UNDP에 따르면[<a href="http://hdr.undp.org/en/content/table-4-gender-inequality-index"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Table 4: Gender Inequality Index</span></a>, 2013년도 기준] 매우 높은 인간 개발(very high human developments)을 보이는 국가들의 평균 AFR이 19.2다. 아래 표의 순서대로 성불평등지수, MMF, AFR, PR, SE, LFPR이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2" src="/attach/4252/1252162250.png" width="500" /></p>
<p> </p>
<p>AFR에서 19.2 정도가 나오면 발전 수준이 상당히 만족스럽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므로 만약 최대치를 설정한다면 19.2 부근으로 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참고로 MMR의 경우 매우 높은 인간 개발을 보이는 국가들의 평균이 16으로, UNDP가 잡은 최대치인 10과 2배 이상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반면 AFR은 실제의 높은 기준과 UNDP의 최대치 사이에서 무려 19.2배 차이가 나게 된다.</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이렇게 AFR이 필요 이상으로 예민하다 보니, AFR이 다른 항목보다 성불평등지수에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 번 뉴질랜드와 한국의 수치들을 비교해보자.</span></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55" src="/attach/4252/1074829224.png" width="500" /></p>
<p> </p>
<p>뉴질랜드는 문자 그대로 AFR을 제외하곤 전 분야에서 한국보다 수준과 격차가 좋다. 단 하나, AFR에서만 떨어지며, 이마저도 매우 높은 인간 개발 기준인 19.2에 비하면 그렇게 문제가 될 수치는 아니다. 한편 한국은 MMF와 AFR을 제외한 나머지 분야에서 매우 높은 인간 개발 기준에 모두 못 미치는 수치를 보인다. 그럼에도 뉴질랜드의 성불평등지수는 한국의 1.8배다.</p>
<p> </p>
<p>성불평등지수 상위 20개 국가의 AFR 평균 등수와 PR 평균 등수를 내보아도 차이는 여실히 드러난다.</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15" src="/attach/4252/1261713292.png" width="500" /></p>
<p> </p>
<p>AFR의 평균 등수는 15.6등인데, PR의 평균 등수는 33.75등으로, 아예 평균 등수 자체가 20위 밖이다. 아울러 20위 안에 드는 국가 중 어느 국가도 AFR의 등수가 40위 밖으로 밀려나지 않는 반면, PR 등수는 40위권 밖에 해당하는 국가가 7개 있다.</p>
<p> </p>
<p>지난 번에 살펴보았던 성격차지수의 경우 건강 분야와 교육 분야가 전세계적으로 상향 평준화 되어 있어서 전체 순위에 영향을 별로 주지 못했다면, 성불평등지수의 PR은 전세계적으로 상향 평준화가 없음에도 AFR보다 영향력이 적고, AFR은 실제의 높은 발전 수준보다 최대치가 너무 까다롭게 설정되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다. 결과적으로 격차 지표인 PR보다, 수준 지표인 AFR의 영향력이 더 크다.</p>
<p> </p>
<p><strong><span style="line-height: 1.6em;">(4) 소결: AFR는 산정 방식에서 빠지거나, 최대치가 재조정되어야 한다</span></strong></p>
<p> </p>
<p>AFR은 수준을 드러내는 지표인데, 그 수준조차 정확히 드러내지 못한다는 점에서 산정 방식에서 빠지는 것이 맞다. 그럼에도 UNDP가 굳이 AFR을 포함해서 계산하고 싶다면, 그 최대치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반영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은 현재의 성불평등지수는 성불평등과 관련성이 가장 적은 AFR이 도리어 지수 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치명적인 한계를 안고 있다.</p>
<p> </p>
<p> </p>
<p><strong><span style="color:#800000;">3. UNDP는 자기들이 제시한 산정 방식에 따라 정확하게 성불평등지수를 계산했는가?</span></strong></p>
<p> </p>
<p>결론부터 말하자면 순위를 바꿀 정도의 치명적인 계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산정 방식이 지나치게 복잡한 관계로 끊임없이 오차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p>
<p> </p>
<p>성불평등지수 산정 방식을 하나의 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76" src="/attach/4252/1184161679.png" width="500" /></p>
<p> </p>
<p>이를 풀어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p>
<p> </p>
<p>GII=1-[({((10/MMR*1/AFR)^(1/2)*(PRf*SEf)^(1/2)*LFPRf)^(1/3) }^(-1)+{(1*(PRm*SEm)^(1/2)*LFPRm)^(1/3) }^(-1))/2]^(-1)/[((10/MMR*1/AFR)^(1/2)+1)/2*((PRf*SEf)^(1/2)+(PRm*SEm)^(1/2))/2*(LFPRf+LFPRm)/2]^(1/3)</p>
<p> </p>
<p>식을 입력할 수 있는 온라인 계산기[<a href="http://web2.0calc.com/"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Web 2.0 scientific calculator</span></a>]를 통해 한국의 성불평등지수를 검증해보자.</p>
<p> </p>
<p>UNDP가 공개하는 최대한의 소수점 아래 자리까지 포함하면 한국의 식은 다음과 같다.</p>
<p> </p>
<p>1-[({((10/16*1/2.242)^(1/2)*(0.1566666667*0.7704713)^(1/2)*0.4990000153)^(1/3) }^(-1)+{(1*(0.8433333333*0.8911087)^(1/2)*0.72)^(1/3) }^(-1))/2]^(-1)/[((10/16*1/2.242)^(1/2)+1)/2*((0.1566666667*0.7704713)^(1/2)+(0.8433333333*0.8911087)^(1/2))/2*(0.4990000153+0.72)/2]^(1/3)</p>
<p> </p>
<p>이를 위의 사이트에 대입해보면 다음과 같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75" src="/attach/4252/1161411639.png" width="500" /></p>
<p> </p>
<p>계산하면 다음의 값이 나온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93" src="/attach/4252/1037095961.png" width="500" /></p>
<p> </p>
<p>UNDP가 제공하는 한국 성불평등지수의 가장 정확한 값은 '0.100797053447479'이다. 따라서 약간의 오차가 발생하며, 이 오차가 어디서 유래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다른 국가를 가지고 검증해보아도 약간의 오차가 발견된다). 비록 치명적인 오차는 아니지만 UNDP가 중간 단계의 값들을 공개하면 보다 투명한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p>
<p> </p>
<p> </p>
<p><strong><span style="color:#800000;">4. 결론 - 한국의 순위에 대해</span></strong></p>
<p> </p>
<p>앞서 성불평등지수를 세 가지 차원에서 비판적으로 분석해본다고 했고, 그 결과 항목 선정, 산정 방식, 계산 모두에서 문제가 발견되었다. 물론 계산 단계에서의 문제는 무시해도 될 수준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성 사망률'과 '청소년 출산률'을 항목으로 선정했다는 점, 그리고 산정 방식이 불필요하기 복잡하다는 점, '청소년 출산률'이 필요 이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p>
<p> </p>
<p>이런 문제점은 한국의 순위(152개국 중에서 17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더욱 논란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앞선 표에서 보았듯이 '모성 사망률', '여성의원 비율',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인구 비율', '경제활동참가율' 중 특별히 뛰어난 것이 없음에도 '청소년 출산률' 항목은 2.2명이라는 수치로 3위에 올라가 있다. '청소년 출산률'이 필요 이상으로 민감하게 순위를 조정하기 때문에 한국은 상당한 이득을 보게 된다(앞선 뉴질랜드의 사례가 그렇다). 더구나 한국의 낮은 '청소년 출산률'은 높은 개발 수준이나 피임 위주의 성교육으로 인한 결과물이 아니라, 높은 청소년 임신중절 비율과, 열악한 사회적 보장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따라서 2.2명이라는 수치가 결코 긍정적이지 않음에도 성불평등지수가 산정되는 과정에서 한국에게 지나치게 유리하게 작용한다.</p>
<p> </p>
<p>따라서 성불평등지수가 전반적으로 문제를 안고 있는 성평등 관련 지수임은 물론, 특히 한국의 성불평등지수나 그 순위의 신뢰도는 낮다고 결론내릴 수 있다.</p>
<p> </p>
<p> </p>
<p>참고자료</p>
<p> </p>
<p>Thérèse Locoh, Early Marriage and Motherhood in Sub-Saharan Africa, 1999.</p>
<p> </p>
<p> </p>
<p>-------------</p>
<p>2014. 11. 2. 1:17</p>
<p>싱가포르의 AFR 순위가 16위인데, 4위로 잘못 계산해 관련 항목을 수정했고, AFR에 대한 설명을 보강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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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href="#2."><span style="color:#0000FF;">2. 성격차보고서에 대해</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2.1"><span style="color:#0000FF;">2.1. 성격차보고서 개요</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2.2"><span style="color:#0000FF;">2.2. 성격차보고서의 각 항목</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2.3"><span style="color:#0000FF;">2.3. 성격차보고서의 지수 산정 방법</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2.4"><span style="color:#0000FF;">2.4. 성격차보고서에 대한 비판 및 재비판</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2.5"><span style="color:#0000FF;">2.5. 성격차보고서에 대한 개인적 평가</span></a></p>
<p><a href="#3."><span style="color:#0000FF;">3. 기타 성평등 관련 국제 순위</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3.1"><span style="color:#0000FF;">3.1. 관련 논의</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3.2"><span style="color:#0000FF;">3.2. 여성권한척도와 성별개발지수</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3.3"><span style="color:#0000FF;">3.3. 성·제도·개발지수</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3.3.1"><span style="color:#0000FF;">3.3.1. 성·제도·개발지수 개요 및 항목</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3.3.2"><span style="color:#0000FF;">3.3.2. 성·제도·개발지수에 대한 오해</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3.4"><span style="color:#0000FF;">3.4. 성불평등지수</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3.4.1"><span style="color:#0000FF;">3.4.1. 성불평등지수 개요</span></a></p>
<p><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3.4.2"><span style="color:#0000FF;">3.4.2. 성불평등지수의 각 항목</span></a></span></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3.4.3"><span style="color:#0000FF;">3.4.3. 성불평등지수의 산정 방법</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3.4.4"><span style="color:#0000FF;">3.4.4. 성불평등지수에 대한 비판</span></a></p>
<p><span style="color:#0000FF;"> </span><a href="#3.4.5"><span style="color:#0000FF;">3.4.5. 성불평등지수에 대한 개인적 평가</span></a></p>
<p><a href="#4."><span style="color:#0000FF;">4. 결론</span></a></p>
<p> </p>
<p><br />
</p>
<h2><a id="1." name="1."><strong><span style="color:#800000;">1. 들어가며: 성평등의 국가별 순위, 과연 의미있는가?</span></strong></a></h2>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src="/attach/4252/1063253934.png" style="width: 500px; height: 298px;" /></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WEF(세계경제포럼)에서 2014년도 성격차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 GGGR)를 발표했다. 한국은 조사대상 142개국 중에서 117위를 했다. 순위가 낮을수록 성격차가 많이 벌어진 것이니, 한국에서 여성과 남성 사이의 격차가 꽤 크다는 잠정적 결론을 내볼 수 있다. 이로 인해 당분간 인터넷이 또 시끌시끌해지지 않을까 싶다. 4년 전 WEF의 성격차지수와 관련된 글을 하나 쓴 것이 있는데[<a href="http://blog.jinbo.net/kimpoo88/32"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여성 관련 각종 국제지수</span></a>] 새로 자료가 나온 김에 성격차보고서를 중심으로 성평등과 관련된 국제지수를 비교하는 글을 한 편 더 써보고자 한다.</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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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우선 나는 성격차나 성평등의 국가별 순위를 매기는 것에 부정적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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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trong>첫째, 지난 번 글에서도 말했다시피 국가별 순위만 가지고는 그 나라에서 실질적 성평등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 알기 힘들다.</strong> 전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성평등이 달성되었다면, 순위가 낮든 높든 큰 상관이 없을 것이다. 반대로 전세계적으로 성차별과 여성 억압이 몰아치고 있다면, 순위가 높다고 한들 크게 좋아할 일이 아닐 것이다. 예를 들어 19세기 중반의 국가별 성격차를 비교한다고 해보자. 거기서 1위를 해봤자 여성의 보통선거권조차 보장되지 않은 국가일텐데 과연 1위를 했다고 성격차가 없는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현재 전지구적으로 여성 억압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완전한 성평등이란 무엇인지, 그 완전한 성평등에 비교해 볼 때 현재 여성의 전지구적인 지위는 어느 정도인지를 먼저 확정하지 않는다면, 국가 순위는 생각만큼 유의미하지 않을 것이다.</p>
<p> </p>
<p><strong>둘째, 각 나라 별로 성차별이 일어나는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그 중에서 어떤 양상들을 어떻게 수치화해서 비교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strong> 자료에 따라 한국의 성평등 순위가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도 바로 이 요인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여성의 평균 소득은 남성과 비슷하지만, 여성 고위 관료의 비율은 매우 낮은 국가 A와, 여성의 평균 소득은 남성에 비해 현저히 낮지만, 여성 고위 관료의 비율은 50%에 이르는 국가 B가 있다고 하자. A와 B 사이에 순위를 매기기 위해서는 평균 소득과 고위 관료 비율에 각각 가중치를 부여해서 이들을 수치화한 후 A와 B의 최종 수치를 비교해야 한다. 이 가중치는 어떻게 정해야 할까? 그에 대한 표준을 마련하는 것은 가능할까? 평균 소득이나 고위 관료 비율은 원 자료가 이미 수치화되어 있어서 그나마 낫다. 여성 할례나 상속에서의 제도적 성차별, 성과 본의 부여 등은 어떻게 수치화할 수 있는가? 기관마다 지표들을 처리하는 방식이 다르기에 국가별 순위도 국제지수 별로 달라진다. 어떤 방식이 더 정확하며 표준적인지 확답할 수는 없겠지만,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방식은 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p>
<p> </p>
<p>이토록 국제지수에 부정적인데 왜 글을 쓰는가? 과도한 의미 부여만큼 성평등 관련 지수들의 의미를 필요 이상으로 평가절하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 최근 들어 집중적인 공격을 받는 성격차보고서를 중심으로 각종 국제지수들을 분석해보고자 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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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2><a id="2." name="2."><strong><span style="color:#800000;">2. 성격차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에 대해</span></strong></a></h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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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3><a id="2.1" name="2.1"><span style="color:#800000;"><strong>2.1. 성격차보고서 개요</strong></span></a></h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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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49" src="/attach/4252/1154075562.png" width="500"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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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성격차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 GGGR)는 WEF(세계경제포럼)에서 2006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성평등 관련 국제지수이다. 간혹 성격차지수(Global Gender Gap Index, GGI)라는 표현도 사용하는데, 성격차보고서 안에 담긴 것이 WEF가 조사한 성격차지수다. 즉 성격차보고서는 성격차지수를 소개하는 보고서이므로 이 둘을 동의어처럼 사용해도 큰 무리는 없다. 아래부터는 2014년도 성격차보고서(<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World Economic Forum, The Global Gender Gap Report, 2014)</span>에 근거한 것이다.</p>
<p> </p>
<p>성격차보고서는 국가 별로 여성과 남성의 격차가 어느 정도 규모인지를 도출해낸다. 이를 위하여 성격차보고서는 세 가지 기초 원칙을 정립하고, 그 원칙에 입각해 연구 분야를 설정하고 성격차지수를 산출한다. 다음이 그 세 가지 기초 원칙이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37" src="/attach/4252/1084110533.png" width="500" /></p>
<p> </p>
<p><strong>첫째, 성격차보고서는 수준보다는 격차를 측정한다.</strong> 여성이 남성에 비해 사회적 자원과 기회에 얼마나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며, 실제로 여성이 누리는 사회적 자원과 기회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반영되지 않는다. 국가별 수준에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된 지수를 산출해내기 위해서다. <span style="line-height: 1.6em;">성격차보고서에 따르면 선진국일</span><span style="line-height: 1.6em;">수록 평등의 정도와 무관하게 여성이 더 높은 수준의 교육과 의료를 누릴 것이므로, 그 수준의 차이 자체를 알아내는 것은 성평등</span><span style="line-height: 1.6em;">의 정도를 제대로 반영해주지 못한다. 따라서</span><span style="line-height: 1.6em;"> 설령 전체적인 삶의 수준이 높더라도, 그 안에서 여성과 남성 사이의 격차가 벌어지는지</span><span style="line-height: 1.6em;"> 알아내는 것이 성평등의 정도를 측정하는 데 더 유의미하다.</span></p>
<p> </p>
<p><strong>둘째, 성격차보고서는 투입 지표보다는 성과 지표를 포착한다.</strong> 여성과 남성의 격차가 결과적으로 얼만큼 벌어졌는지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마다 다를 수 있는 고유한 정책이나 권리, 문화, 관습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할례나 임신중지, 가족제도 등은 반영되지 않는다는 의미다.</p>
<p> </p>
<p><strong>셋째, 성격차보고서는 여성 권한보다는 성평등에 따라 국가 순위를 산정한다.</strong> 바꿔 말하면 남성 대비 여성의 비율이 '1'을 초과하는 경우, 더 이상 성별 격차가 없다고 보고 이를 '1'로 계산한다.</p>
<p> </p>
<p> </p>
<h3><a id="2.2" name="2.2"><strong><span style="color:#800000;">2.2. 성격차보고서의 각 항목</span></strong></a></h3>
<p> </p>
<p>성격차보고서는 4개 분야, 14개 항목을 바탕으로 성격차지수를 산출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409" src="/attach/4252/1407375176.png" width="500" /></p>
<p> </p>
<p><strong>첫째, 경제참여와 기회.</strong> 하부 항목은 '남성 대비 여성 경제활동 참여비', '유사업무의 성별임금형평성', '남성 대비 여성 추정 소득비', '남성 대비 여성 행정직, 관리직 비율', '남성 대비 여성 전문직, 기술직 비율'이다.</p>
<p> </p>
<p><strong>둘째, 교육 성취도.</strong> 하부 항목은 '남성 대비 여성 식자율', '남성 대비 여성 초등교육 취학률', '남성 대비 여성 중등교육 취학률', '남성 대비 여성 고등교육 취학률(총합)'이다.</p>
<p> </p>
<p><strong>셋째, 건강과 생존.</strong> 하부 항목은 '출생성비', '남성 대비 여성 건강 기대수명'이다.</p>
<p> </p>
<p><strong>넷째, 정치권한 부여.</strong> 하부 항목은 '남성 대비 여성 국회의원 비율', '남성 대비 여성 장·차관 비율', '남성 대비 여성 국가원수 재임기간(최근 50년간)'이다.</p>
<p> </p>
<p> </p>
<h3><a id="2.3" name="2.3"><strong><span style="color:#800000;">2.3. 성격차보고서의 지수 산정 방법</span></strong></a></h3>
<p> </p>
<p>성격차보고서는 각 14개 항목에 대한 남성 대비 여성의 비율을 구한 다음, 남성을 '1'로 놓고 그와 비교한 여성의 수치를 산출한다. 예를 들어 남성 국회의원이 100명이고, 여성 국회의원이 50명이라면, 남성을 '1'로 놓았을 때 여성은 '0.5'이므로, '0.5'가 해당 항목의 수치가 된다. 이렇게 성격차보고서는 14개 항목에 대하여 '1'을 만점으로 한 지수를 산정한다(출생성비 등은 비율이 약간 조정된다).</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그 다음, 성격차보고서는 14개 항목에서 산정한 지수들에 각각 가중치를 두어 분야별 항목을 합산해서, 분야별 총합을 '1'로 만든다. 국가들의 표준편차가 작은 항목에 큰 가중치를 주고, 표준편차가 큰 항목에 낮은 가중치를 주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예를 들어, '교육 성취도' 분야의 4개 항목 중에서 '초등교육 취학률'은 표준편차가 작은 반면, '고등교육 취학률'은 표준편차가 크다. 그런 경우 '초등교육 취학률'에 더 큰 가중치를 두어, '초등교육 취학률'의 격차가 큰 국가가 '고등교육 취학률'의 격차가 큰 국가보다 불이익을 많이 받게 만든다. 즉 세계적으로 격차의 수준이 비슷한 항목에서 홀로 격차가 심할 경우 불리해지는 반면, 세계적으로 격차의 수준이 제각각인 항목에서는 특정 국가의 격차가 심하든 적든 최종적인 지수상의 차이가 덜 하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국제적인 표준화가 이루어진 항목과 그렇지 않은 항목을 보정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span></p>
<p> </p>
<p>그래서 다음과 같은 표가 완성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33" src="/attach/4252/1375255384.png" width="500" /></p>
<p> </p>
<p>이렇게 분야 별로 '1'을 만점으로 한 지수를 산정한 다음, 각 분야별 수치를 더한 후 4로 나누면 국가별 성격차지수가 나온다. 즉 분야별 가중치는 없다.</p>
<p> </p>
<p>한국을 예로 들어보자.</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97" src="/attach/4252/1063706617.png" width="500" /></p>
<p> </p>
<p>우선 14개 항목을 구한다. 다음에 '1'이 넘는 수치, 예를 들어 기대수명을 '1'로 계산한다. 다음에 각 분야별 지수를 '1'을 만들어준다. 그래서 경제는 '0.512', 교육은 '0.965', 건강은 '0.973', 정치는 '0.112'가 나온다. 이 넷을 더하면 '2.562'가 나오고, 4로 나누면 맨 처음 본 '0.640'이 나온다.</p>
<p> </p>
<p> </p>
<h3><a id="2.4" name="2.4"><strong><span style="color:#800000;">2.4. 성격차보고서에 대한 비판 및 재비판</span></strong></a></h3>
<p> </p>
<p>한국의 성격차보고서 순위가 낮게 나와서 그런지는 몰라도 유독 성격차보고서에 대한 비판이 많이 제기된다. 각 비판을 살펴보고 그 비판이 타당한지 검토해본다. <span style="line-height: 1.6em;">우선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설명[</span><a href="http://www.korea.kr/policy/pressReleaseView.do?newsId=155923825" style="line-height: 1.6em;"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2013년 세계 성 격차 보고서(GGI) 관련 설명자료</span></a><span style="line-height: 1.6em;">]</span><span style="line-height: 1.6em;">이다.</span></p>
<p> </p>
<p><strong>(1) '유사업무' 항목 문제</strong></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71" src="/attach/4252/1279384003.png" width="500" /></p>
<p> </p>
<p>유사업무를 설문지를 통해 측정했기 때문에 '유사업무' 항목이 다소 주관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비판 자체는 유효하지만, OECD에서 발표한 2013년도 정규직 간 임금격차를 보아도 한국은 OECD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국가이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93" src="/attach/4252/1167606473.png" width="500" /></p>
<p> </p>
<p>물론 OECD에서 조사한 기준대로 성격차지수를 다시 내보면 유사업무와 관련한 한국의 순위가 조금 올라갈 수는 있겠지만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더구나 OECD 자료에 비정규직 간의 성별 임금 격차를 포함하는 것이 반드시 한국에 유리하리라는 보장도 없다.</p>
<p> </p>
<p><strong>(2) '고등교육 취학률' 항목 문제</strong></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40" src="/attach/4252/1370410936.png" width="500" /></p>
<p> </p>
<p>고등교육 취학률 계산시 휴학생이 포함되는데, 한국 남성들은 병역의무를 지기 때문에 이 수치가 왜곡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위에서 한국의 '고등교육 취학률' 항목을 보면 남성의 취학률이 100%를 초과한다. 명백히 문제가 있는 산정 방식이며, WEF도 이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p>
<p> </p>
<p>다만 이 항목에서 왜곡이 일어나는 것과, 이 왜곡이 한국의 전체 순위에 영향을 주는지는 다른 문제이다. 앞서 가중치에서 보았듯이, '고등교육 취학률' 항목은 '교육 성취도' 분야에서 가장 낮은 가중치를 받는다. '0.75'라는 해당 항목의 지수는 조정이 된다.</p>
<p> </p>
<p>다음으로, 이러한 부당한 불이익을 받았음에도 한국의 '교육 성취도' 분야 지수는 '0.965'로 높은 편이다. 교육 분야 순위가 103위로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교육 성취도'와 '건강과 생존' 분야의 세계적인 성별 격차가 적어서 조금만 지수가 떨어져도 순위가 매우 크게 밀려난다는 데서 기인한다. </span>글 서두에 적어놓은 국가별 순위의 첫째 문제점에 해당한다. 순위 자체에 신경쓸 필요가 적다는 것이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26" src="/attach/4252/1245949224.png" width="500" /></p>
<p> </p>
<p>위의 그래프는 전세계의 분야별 성격차를 나타내준다. 건강과 교육은 지수가 '1'에 근접해 있는 반면, 경제와 정치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한국의 교육 순위가 103위이든, 건강 분야가 74위이든 크게 문제될 점은 없다는 것이다. 한국의 교육 분야 지수가 '0.965', 건강 분야 지수가 '0.973'으로 만점과 차이가 별로 안 난다는 점이 중요하다.</p>
<p> </p>
<p>그래도 교육 분야의 지수가 낮아진 것이 전체 순위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 않은가? 악영향을 주긴 했겠지만 결정적인 영향을 줬을 가능성은 낮다. 한 번 한국의 교육 분야 지수를 '0.965'가 아닌 '1'로 계산해보자. 그러면 전체 지수가 '0.6403'에서 '0.6491'로 조정된다. '0.6491'은 몇 위일까? 111위이다. 6계단 상승했다. 그러므로 '고등교육 취학률' 항목이 정 못마땅하다면 한국이 111위라고 생각하면 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99" src="/attach/4252/1135657095.png" width="500" /></p>
<p> </p>
<p>정리하자면 '고등교육 취학률' 항목의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한국의 전체 순위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또한, 한국의 교육 항목 순위가 낮다는 이유로 성격차보고서의 신뢰도를 공격하는 비판도 같은 이유로 무의미하다. <strong>한국의 순위가 낮게 나온 진짜 이유는 교육 분야의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 아니라, 한국의 정치 분야 및 경제 분야 순위가 낮기 때문이다. </strong><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한국은 교육 분야에서 만점 기준으로 '0.035'가 모자랐다. 한편 정치 분야는 1위인 아이슬란드와 '0.553' 차이가 났다.</span></p>
<p> </p>
<p>한 번 상위권에 포진된 20개국의 지수를 보자.</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31" src="/attach/4252/1384048476.png" width="500" /></p>
<p> </p>
<p>교육 분야나 건강 분야는 100위권 밖으로 밀려나더라도 경제 분야와 정치 분야는 비교적 안정되어 있다. 물론 니카라과처럼 경제 분야는 낮지만 정치 분야가 매우 높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p>
<p> </p>
<p>반대로 하위권에 포진된 20개국의 지수를 보자.</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01" src="/attach/4252/1338577457.png" width="500" /></p>
<p> </p>
<p>터키는 건강 분야에서 1위를 했음에도 전체 순위는 125위에 그쳤다. 정치와 경제 분야가 낮은 까닭이다. 그만큼 성격차보고서의 전체 순위에 영향을 주는 분야는 교육이나 건강이 아니라 정치와 경제 분야라는 점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따라서 교육 관련 항목 하나가 잘못되었다고 성격차보고서 전체 순위가 완전 허황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명백히 과잉된 비판이다.</p>
<p> </p>
<p>다음은 그 외 자주 등장하는 비판이다.</p>
<p> </p>
<p><strong>(3) 수준이 아니라 격차를 기준으로 삼은 점</strong></p>
<p> </p>
<p>앞서 살펴봤듯이 성격차보고서는 수준이 아닌 격차를 기준으로 지수를 만든다. 이것이 문제라는 지적이 인터넷에 꽤 퍼져 있다. 남성의 99%가 초등학교에 진학하고, 여성의 98%가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국가보다, 남성의 21%가 초등학교에 진학하고, 여성의 22%가 초등학교에 진학하는 국가의 순위가 더 잘 나오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다. 이 논리에 따르면 '98/99'와 '22/21'을 비교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98'과 '22'를 비교해야 하는 것이다.</p>
<p> </p>
<p>하지만 평등이란 비교대상을 통해서 산출해내는 수밖에 없다. 남성 대비 비율이 아닌, 단순 진학률을 비교하는 것은 해당 국가의 자원이 성별에 따라 어떻게 배분되는지를 알려주지 못하고, 그저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개발이 덜 된 국가</span>보다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개발이 잘 된 국가에게</span> 높은 점수를 주게 된다. 이럴 경우 사회적 자원을 여성에게 얼마나 배분하느냐가 아니라, 사회적 자원이 얼마나 많은지가 지수를 좌지우지하게 되어 남성과 여성의 지위 차이를 보여주지 못한다. 따라서 평등에 관한 지수라는 점에서는 국가별 수준을 배제하고 격차만 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다.</p>
<p> </p>
<p><strong>(4) 한국 순위가 일부 '이슬람 국가'들보다 낮게 나온 점</strong></p>
<p> </p>
<p>한국보다 순위가 높은 국가들 중에서는 일부다처제 등이 허용되는 이슬람 국가나 명예 살인이 벌어지는 국가들이 있다. 따라서 성격차보고서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이런 결과가 발생하는 까닭은 앞서 보았듯이 성격차보고서가 각 국가별 고유한 제도나 문화를 지수에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격차보고서가 그러한 선택을 했다는 점에 대해 비판적으로 볼 수 있겠으며, 이를 부당한 비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의 경제 분야 지수와 정치 분야 지수가 매우 낮아서 한국의 전체 순위가 이들 국가보다 낮게 나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 일부다처제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한국 정치 분야 지수가 이토록 낮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 점을 들어 성격차보고서 전부를 배격하는 것은 부당하다.</span></p>
<p> </p>
<p>사실 제도와 문화 지수 반영 문제는 글 서두에서 제기한 국가별 순위의 두 번째 문제점과 관련된다. 각 국가별 고유한 제도나 문화를 지수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긴 한데, 가중치는 어떻게 부여할 것이며, 어떤 표준을 만들어 수치화를 할 것인가? 아래의 개인적 평가 부분에서 더 자세히 논하겠지만, 일부다처제나 여성 할례, 임신중절 등의 문제를 포함한 국제 성평등 지수가 나오길 바라면서도 그 수치화가 대단히 어렵다는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p>
<p> </p>
<p> </p>
<h3><a id="2.5" name="2.5"><strong><span style="color:#800000;">2.5. 성격차보고서에 대한 개인적 평가</span></strong></a></h3>
<p> </p>
<p><strong>성격차보고서는 수치화할 수 있는 자료들을 선별하고, 투명하고 비교적 간단한 방식으로 이 자료들을 분석했다.</strong> 이것이 성격차보고서의 의의이자 동시에 한계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p>
<p> </p>
<p>즉 성격차보고서는 여성 할례, 성 상품화, 가족의 성본 제도, 임신중절, 일부다처제, 부르카 착용 등의 문제를 포괄하지 못한다. 성격차보고서에 나온 국가별 순위가 곧 그 국가의 실질적 성평등 정도를 충분히 반영해준다고 보기는 어렵다.</p>
<p> </p>
<p>한편, 성격차보고서가 성과 지표만 포착한 것도 나름의 제한적 합리성을 가진다고 본다. 예를 들어 서구나 한국의 통념상 부르카 착용은 여성 억압으로 여겨지는 반면, 여성에게 기형적으로 마른 몸매를 권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여성 억압으로 잘 포착되지 않는다. 각 국가나 문화권이 여성의 신체나 삶에 개입하는 양상은 제각각이다. 그러한 양상들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도 문제가 되거니와, 결국 남는 것은 그 억압의 양상들로 인한 최종적인 결과물, 즉 성과 지표 아니냐는 생각에 이를 수도 있겠다.</p>
<p> </p>
<p>예를 들어 한국의 정치 분야 순위는 93위다. 한국보다 정치 분야 순위가 높은 국가 중에는 파키스탄(85위)도 있다. 파키스탄은 히잡의 착용이 일상화되어 있으며(법으로 강제되어 있지는 않다), 여성의 발언권이 적으며, 여성에게 교육의 기회가 잘 돌아가지 않는다. 파키스탄의 2014년 성격차지수는 141위로, 뒤에서 두 번째다. 외관으로만 보기에는 한국의 여성이 파키스탄 여성보다 자유로우며, 실제로도 그럴 것이다. <span style="line-height: 1.6em;">한국 여성은 남성과 거의 대등한 수준의 교육을 받고, 히잡을 두를 필요도 없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그럼에도 왜 한국 국회의 성비는 파키스탄보다도 편향되어 있는가? 제도적으로,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여성의 정치 참여를 주저하게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나 압력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가? 이 <strong>보이지 않는 천장을 가장 정직하게 드러내주는 것이 바로 성과 지표는 아닌가?</strong></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정리해보자. 성격차보고서가 나름의 합리성을 지녔음에도 고등교육 취학률이나 유사업무 임금격차와 관련해 다소 부정확한 산정 방식을 지니는 것은 맞고, 임신중절 등 제도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는 것도 맞다(다만 국가별 분석 자료마다 몇 가지 수치화된 제도적 장치들을 소개해준다). 그리고 분야별 지수에 가중치를 두지 않고 산술평균을 내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 남을 수 있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이런 이유로 성격차보고서에 따른 국가별 순위를 그대로 가져다가 인용하며 한국의 성평등이 이 정도 수준이라고 단정짓는 것은 위험하다. 하지만 <strong>경제 분야와 정치 분야에 대한 지수 및 순위는 상대적으로 유의미하다</strong>고 본다. 이들은 수치화할 수 있는 지수이며, 그 비교 방식도 간단하고 투명하다. 분야별 지수를 합산하지 않고 따로 보는 한 가중치 적용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운 편이다. 따라서 만약 성격차보고서를 인용하고 싶다면, 정치 분야나 경제 분야를 떼어내서 인용할 것을 추천한다. (교육 분야와 건강 분야는 상향 평준화로 그 순위가 다소 무의미해졌다고 앞서 설명했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다음은 지난 9년간 한국의 각 분야별 지수다.</span></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64" src="/attach/4252/1327028810.png" width="500" /></p>
<p> </p>
<p> </p>
<h2><a id="3." name="3."><strong><span style="color:#800000;">3. 기타 성평등 관련 국제 순위</span></strong></a></h2>
<p> </p>
<h3><a id="3.1" name="3.1"><strong><span style="color:#800000;">3.1. 관련 논의</span></strong></a></h3>
<p> </p>
<p>굳이 다른 성평등 관련 국제 순위를 소개하는 까닭은, 각종 기사들이 여러 성평등 관련 국제지수를 비교하면서 성격차보고서의 의의를 깎아내리기 때문이다.</p>
<p> </p>
<p>대표적으로 헤럴드경제의 다음 기사[<a href="http://biz.heraldcorp.com/view.php?ud=20121115000384"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대한민국 여성불평등지수가 나이지리아, 수단과 같은 정도? 국제성평등 지수 현황 분석해보니…</span></a>]가 그렇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84" src="/attach/4252/1160401465.png" width="500" /></p>
<p> </p>
<p>우선 성격차보고서는 "4가지 기준에 대해 남성에 비교한 단순 격차만 보여"주지 않는다. 4가지 분야 14가지 항목에 걸쳐 보여준다. 그런데 이 부분을 차치하더라도 UNDP(유엔개발계획)의 자료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다. 자료 별로 순위의 차이가 발생하는 까닭은 글 서두에서 말한 두 번째 문제점 때문인데, 한 번 구체적으로 왜 그런 차이가 나타나게 되는지, 각 국제지수 별로 알아보자는 것이다.</p>
<p> </p>
<p> </p>
<h3><a id="3.2" name="3.2"><strong><span style="color:#800000;">3.2. 여성권한척도와 성별개발지수</span></strong></a></h3>
<p> </p>
<p>UNDP(유엔개발계획)에서 발표하는 여성권한척도(Gender Empowerment Measure, GEM)와 성별개발지수(Gender-Related Development Index, GDI)부터 짚고 넘어간다. 여성권한척도는 의회내 여성비율, 여성 고위관료 비율, 여성 전문인력 비율, 평균기대소득 비율, 정치참여가능연령 등을 기준으로 지수를 산출하는 반면, 성별개발지수는 평균기대수명, 평균 교육 성취도, 기대 교육 성취도, 기대 소득 등을 기준으로 지수를 산출(2013년도 기준)한다.</p>
<p> </p>
<p>UNDP는 2010년을 기점으로 이 두 가지 지수를 앞선 헤럴드경제 기사에서 인용된 성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 GII)로 보완했다. 그러므로 여성권한척도와 성별개발지수를 따로 검토할 필요는 없고, 뒤에 가서 성불평등지수만 보도록 한다. (다만 UNDP에서 아직 성별개발지수를 따로 산출하므로, 관련 자료에 접근할 수는 있다.)</p>
<p> </p>
<p> </p>
<h3><a id="3.3" name="3.3"><span style="color:#800000;"><strong>3.3. 성·제도·개발지수</strong></span></a></h3>
<p> </p>
<p><a id="3.3.1" name="3.3.1"><strong><span style="color:#800000;">3.3.1. 성·제도·개발지수 개요 및 항목</span></strong></a></p>
<p> </p>
<p>성·제도·개발지수(Gender, Institutions, and Development Index, GID)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서 2006년부터 발표하기 시작한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제도·개발 데이터 베이스(Gender, Institutions, and Development Database, GID-DB)에 포함된 지수이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제도·개발지수는 UNDP의 여성권한척도와 성별개발지수 등 각종 성평등 관련 국제지수를 포괄함과 동시에, 독자적인 변수를 추가해 보다 충실한 성평등 관련 지수를 산정하려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 특히 여성의 경제 참여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들을 분석하려고 한다. 다음은 OECD가 2006년에 발간한 보고서(OECD Development Centre, Measuring Gender (In)equality: Introducing the Gender, Institutions and Development Data Base (GID), Working Paper No. 247, 2006)에 포함된 관계도다.</span></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95" src="/attach/4252/1140397874.png" width="500" /></p>
<p> </p>
<p>여성의 경제적 역할이 산출 변수인데, 이 산출 변수는 경제 발전, 자원 접근, 사회 제도라는 세 가지 투입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되어 있다.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제도·개발지수는 </span>그 중에서도 사회 지표의 중요성에 주목한<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다. 다음은 OECD의 설명이다.</span></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85" src="/attach/4252/1172423311.png" width="500" /></p>
<p> </p>
<p>제도적 변수가 여성의 경제적 역할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제도·개발지수의 핵심에 자리잡는다. 정리하자면 성·제도·개발지수는 경제 발전, 자원 접근, 사회 제도, 여성의 경제적 역할에 대한 모든 지표를 모으는 것을 목표로 하되, 그 중에서 제도적 변수에 특히 주목한다. 그래서인지 보고서에서도 내내 특히 제도적 변수를 강조한다. 아래에서 보다시피 보고서 결론에서도 제도가 산출 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한 번 강조해준다.</span></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76" src="/attach/4252/1318910306.png" width="500" /></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여하간 성·제도·개발지수는 제도적 변수를 새롭게 찾아내고 분류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서, 제도적 변수를 4가지 분야, 13개 항목으로 나눈다.</span></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77" src="/attach/4252/1352362965.png" width="500" /></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52" src="/attach/4252/1283241404.png" width="500" /></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trong>첫째, 신체 관련 제도.</strong> 하부 항목은 '여성에 대한 폭력 관련 입법', '여성 성기 절단 비율 추정치'이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trong>둘째, 가족 관련 제도.</strong> 하부 항목은 '평균 혼인 연령', '여성 조혼(15-19) 비율', '일부다처제의 허용 여부', '부모권한의 성별 형평성', '상속의 성평등', '이혼의 자유'이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trong>셋째, 소유권 관련 제도.</strong> 하부 항목은 '여성의 토지 소유', '여성의 은행 융자 권리', '여성의 토지를 제외한 기타 물건 소유'이다.</span></p>
<p> </p>
<p><strong>넷째, 시민권 관련 제도.</strong> 하부 항목은 '여성이 밖에서 얼굴을 가려야 하는지 여부', '여성의 밖으로 이동할 자유'이다.</p>
<p> </p>
<p>여성에게 불리한 제도가 많을수록 수치는 '1'에 가까우며, 적을수록 '0'에 가깝다. 여하간 주의할 것은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제도·개발지수가 제도 관련 변수만 모으지 않는다. <strong>성·제도·개발지수는 최대한 많은 변수를 모으되, 제도 관련 변수에 특히 주목하는 것일 뿐이다.</strong></span></p>
<p> </p>
<p> </p>
<p><a id="3.3.2" name="3.3.2"><strong><span style="color:#800000;">3.3.2. 성·제도·개발지수에 대한 오해</span></strong></a></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제도·개발지수가 한국에서 '특별히' 유명한 이유는 한국이 2006년도 조사에서 4위를 기록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래와 같은 표가 인터넷에서 많이 돌아다닌다. 이 표는 OECD가 공식적으로 배포한 표이다.</span></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88" src="/attach/4252/1298513541.png" width="500" /></p>
<p> </p>
<p>한국이 공동 4위로 올라와 있다. 이 표와 함께 네이버 지식백과의 설명[<a href="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2060520&cid=47331&categoryId=47331"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FF;">여성의 사회적 역할</span></a>]도 같이 소개되곤 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06" src="/attach/4252/1382072433.png" width="500" /></p>
<p> </p>
<p>이 설명만 읽으면 마치 한국이 50여개 항목으로 이루어진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제도·개발지수에서 4위를 한 것 같다. 그렇다면 <strong>방금 소개한 표는 과연 저 50여개의 항목을 포괄한 성·제도·개발지수인가? 아니다.</strong>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주재선 씨의 보고서(주재선, "통계, 지식과 정책"에 관한 제2차 OECD 세계 포럼 참여 결과 보고, 2007)를 보면 저 표의 정체가 드러난다.</span></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12" src="/attach/4252/1231303530.png" width="500" /></p>
<p> </p>
<p>한국의 순위나 지수에서 볼 수 있듯이 이 표는 위에서 본 표(한국이 4위라고 나온 표)를 세분화한 것이다. 그런데 평가 항목은 50여개가 아니라 13개이며, 이 평가 항목들은 전체 항목이 아니라 제도 관련 항목에 불과하다. 즉 <strong>한국은 2006년도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제도·개발지수</span> 종합 4위를 한 적이 없으며, 사회 제도 지수에서 4위를 한 것에 불과하다.</strong> 2006년도 종합 순위는 공개되어 있지 않다.</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제도·개발지수의 2006년도 자료는 많지 않다(부분적인 보고서 몇 개만 존재한다). OECD 홈페이지 데이터 베이스는 2009년도 자료와 2012년도 자료만 공개한다. 그런데 2009년도 자료 이후에는 OECD 가입국들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어, 한국에 대한 지수나 순위는 찾을 수 없다. 그러므로 2006년도 지수는 정확한 자료가 많지 않아서, 2009년도와 2012년도 지수는 OECD 가입국들을 제외해서 각각 한계를 지닌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그래도 성·제도·개발지수의 2006년도 사회 제도 관련 한국 지수는 좋은 편이며, 순위도 높지 않으냐고 말할 수도 있다. 물론 성·제도·개발지수의 사회 제도 관련 한국 지수가 좋은 것은 보다시피 사실이다. 하지만 OECD가 산정한 저 항목들은 다소 부실하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예를 들어 판례 법리를 조사하지 않고 법령 위주로 조사한 까닭에 한국의 상속제도가 완전 평등인 '0'으로 나왔다. 그렇지 않다. 한국 민법 제1008조의3은 분묘 등 제사용 재산은 제사주재자가 승계한다고 정하지만, 대법원은 상속인들 사이에서 합의가 되지 않는 이상 망인의 장남을 제사주재자로 본다(</span>대법원 2008.11.20, 선고 2007다27670 전원합의체 판결)<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또한 한국 민법 제781조 제1항은 자녀가 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고, 예외적으로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른다고 정해 놓아, 명백한 CEDAW(유엔여성차별철폐협약) 위반임에도 (한국은 현재 CEDAW 관련 조항을 유보해놓은 상태이다) 관련 항목이 없어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더구나 한국의 여성 폭력 관련 입법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며, 가정폭력과 관련해서는 즉각적인 구조 조치가 미비한 편이다. 조사 당시 한국에는 아직 친고죄가 있었으며, 부부강간이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던 때인데, 이런 부분이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도 미지수이다. 조금 더 자세히 보자. '여성에 대한 폭력 관련 입법' 항목에서 한국은 '0.17'을 받았다. 해당 항목은 (1) 가정폭력에 대한 법률, (2) 성폭력에 대한 법률, (3) 성희롱에 대한 법률을 토대로 산정된다. '0'은 완전한 입법이 되어 있는 상태, '0.25'는 입법은 되어 있지만 일반적 특성을 지닌 상태, '0.5'는 입법 계획이 있는 상태, '0.75'는 해당 입법 계획이 일반적 특성을 예정하는 상태, '1'은 관련 입법이 전무한 상태이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세 가지 세부항목 별로 0을 만점으로 한 점수를 도출한 다음에, 거기에 1/3을 곱한 뒤, 합산한다(이는 2006년의 방법론</span><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으로, 2012년의 계산 방법은 다소 다르다. 다만 한국의 유일한 수치는 2006년도 것이므로 2006년도 방법론을 기준으로 한다). 한국이 이 항목에서 '0.17'을 받았다는 것은 세 가지 세부항목의 총합이 '0.5'였다는 의미이다. 세부항목에 따라 정확히 몇 점이 나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어차피 OECD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입법이 되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일반적 특성(general nature)의 의미가 정확히 무엇인지, 일반적 특성이 어느 정도가 있어야 된다는 것인지 알기가 어렵다. 한국의 가정폭력 특별법이 여성을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한다는 비판을 꾸준히 받아왔다는 현실(가정폭력 피해자의 반 이상은 경찰로부터 적절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한다. 여성가족부, 2010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1부, 2010 참조)이 얼마나 적절하게 반영되었는지 파악할 수 없다.</span></p>
<p> </p>
<p>각 항목별 수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측정되었는지, 어떤 가중치가 적용되었는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셈이다(2012년도 방법론은 공개되었는데 2006년도 자료의 방법론은 완전히는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항목별 수치도 그렇고, 수치의 합산에 관해서도 그렇다. 한국은 조혼이 '0.01'임에도 가족관련점수는 '0.00'인데, 어떤 수식을 사용하면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자료나 설명을 찾기 힘들다.</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따라서 <strong>한국은 성·제도·개발지수 종합지수에서 4위를 한 것이 아닐 뿐더러, 4위를 한 사회 제도 지수는 다소 허술한 면이 있다.</strong></span></p>
<p> </p>
<p> </p>
<h3><a id="3.4" name="3.4"><strong><span style="color:#800000;">3.4. 성불평등지수</span></strong></a></h3>
<p> </p>
<p><a id="3.4.1" name="3.4.1"><strong><span style="color:#800000;">3.4.1. 성불평등지수 개요</span></strong></a></p>
<p> </p>
<p>성불평등지수(Gender Inequality Index, GII)는 UNDP(유엔개발계획)에서 2010년 새로 개발한 지수로서 과거의 여성권한척도와 성별개발지수를 보완한다. 한국은 2013년 기준으로 152개국 중에서 17위를 했다. 아래는 UNDP의 설명이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78" src="/attach/4252/1175495800.png" width="500" /></p>
<p> </p>
<p>성불평등지수는 여성과 남성 사이에서 성과가 어떻게 분배되었는지를 설표보고, 성불평등으로 인한 인간개발비용을 측정한다. 정확히는 성불평등으로 인해 어떻게 성별 개발 가능성이 손실되었는지를 측정한다. 따라서 '1'을 최고점으로, 성불평등지수가 높을수록 성별 개발 가능성의 손실이 많다는 의미이다. 성불평등지수는 격차와 수준을 모두 반영한다. 구체척인 내용은 항목 별로 보도록 한다.</p>
<p> </p>
<p><br />
<br />
<a id="3.4.2" name="3.4.2"><strong><span style="color:#800000;">3.4.2. 성불평등지수의 각 항목</span></strong></a></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19" src="/attach/4252/1387169190.png" width="500" /></p>
<p> </p>
<p>성불평등지수는 3개 분야, 5개 항목으로 이루어져 있다.</p>
<p> </p>
<p><strong>첫째, 생식건강.</strong> 하부 항목은 '모성 사망률', '청소년 출산률'이다.</p>
<p> </p>
<p><strong>둘째, 여성권한.</strong> 하부 항목은 '여성의원 비율',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인구 비율'이다.</p>
<p> </p>
<p><strong>셋째, 경제참여.</strong> 하부 항목은 '경제활동참가율'이다.</p>
<p> </p>
<p>성격차지수와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제도·개발지수하고 비교했을 때 가장 적은 항목 수를 보여준다. 따라서 성격차지수가 성불평등지수에 비해 항목 면에서 세밀하지 않다는 비판은 타당하지 않다. 다음으로, 생식건강 관련 항목은 필연적으로 격차보다는 수준을 반영할 수밖에 없으며, 여성권한과 경제참여는 격차도 반영하게 된다. 성불평등지수는 수준과 격차를 모두 포함하다 보니 복잡한 공식을 통해 이들 항목을 수치화한다.</span></p>
<p> </p>
<p> </p>
<p><a id="3.4.3" name="3.4.3"><strong><span style="color:#800000;">3.4.3. 성불평등지수의 산정 방법</span></strong></a></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이 항목은 UNDP의 기술보고(</span><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UNDP, Technical notes, Human Development Report, 2013)</span><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에 근거한다.</span></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43" src="/attach/4252/1188198003.png" width="500" /></p>
<p> </p>
<p>성불평등지수는 다섯 단계에 걸쳐 산정된다. 우선 극단적인 수치나 원 자료가 '0'인 경우를 조정한다. '모성 사망률' 항목은 100,000명 대비 최소 10에서 최대 1,000으로 조정되며, 여성의원 수가 0명인 국가들에게는 '0.1'이라는 비율을 부여한다. 항목별 수치에서 '0'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p>
<p> </p>
<p>다음으로,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별 별로</span><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span>분야별 수치들의 기하평균을 구한다. 여성은 5개 항목, 남성은 3개 항목의 수치들 간 평균값을 낸다. 공식은 다음과 같다.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MMR은 '모성 사망률', ABR은 '청소년 출산률'(UNDP는 2013년까지 ABR(Adolescent Birth Rate)라는 단어 대신 AFR(Adolescent Fertility Rate)라는 단어를 사용해 왔다. 따라서 2014년 이전에 나온 자료들에서 나오는 AFR가 곧 ABR이다), PR은 '성별 의원 비율', SE는 '중등교육 이상을 이수한 인구 비율', LFPR은 '경제활동참가율'이다.</span></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183" src="/attach/4252/1132587183.png" width="368" /></p>
<p> </p>
<p>다음으로, 각 성별 수치들의 조화평균을 구한다.</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68" src="/attach/4252/1232807744.png" width="277" /></p>
<p> </p>
<p>다음으로, 각 분야별 산술평균의 기하평균을 구한다.</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33" src="/attach/4252/1012493491.png" width="391" /></p>
<p> </p>
<p>마지막으로 성불평등지수를 구한다.</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71" src="/attach/4252/1039729672.png" width="157" /></p>
<p> </p>
<p><a id="3.4.4" name="3.4.4"><strong><span style="color:#800000;">3.4.4. 성불평등지수에 대한 비판</span></strong></a></p>
<p> </p>
<p>비판 항목은 두 개의 논문(<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tephan Klasen and Dana Schüler, Reforming the Gender-Related Development Index and the Gender Empowerment Measure : Implementing Some Specific Proposals, 2011; </span><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Iñaki Permanyer, Are UNDP Indices Appropriate to Capture Gender Inequalities in Europe?, 2011)을 참고해서</span><span style="line-height: 1.6em;"> 작성되었다.</span></p>
<p> </p>
<p><strong><span style="line-height: 1.6em;">(1) 복잡한 산정 방식에 따른 문제</span></strong></p>
<p> </p>
<p>산정 방식이 복잡한 탓에 일반 대중은 물론 정책 입안자도 성별불평등지수의 정확한 의미를 파악하기가 힘들다. 성격차지수의 경우, 4개 분야별 지수의 산술평균이라는 직관적 이해가 가능한 반면, 성불평등지수의 경우는 그러한 직관적 이해가 불가능하다. 인터넷에서도 성격차지수의 세부 항목을 나름 분석하는 글은 있어도, 성불평등지수의 세부 항목을 분석하는 글은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수치 자료가 공개되어 있음에도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이다.</p>
<p> </p>
<p>복잡한 산정 방식이 장점은 아니겠지만, 성불평등지수가 동일한 기준으로 정량화하기 힘든 여러 항목을 합산하는 이상, 다소 복잡한 산정 방식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산정 방식이 정확하고 합리적이라면 복잡함은 어느 정도 감수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산정 방식이 무엇을 최대치로 놓고 성취도의 손실을 측정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산정 방식에 내재한 결함이거나, 적어도 산정 방식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p>
<p> </p>
<p><strong>(2) UNDP에 의한 부정확한 계산의 가능성</strong></p>
<p> </p>
<p>더 큰 문제는 UNDP의 기술보고가 들어주고 있는 예시조차 정확한 계산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아래는 기술보고에 들어가 있는 예시이다.</p>
<p style="text-align: center;">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67" src="/attach/4252/1069597135.png" width="453" /></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23" src="/attach/4252/1115637430.png" width="411" /></p>
<p> </p>
<p>차근차근 검증해보자. 아래의 검증 과정은 개인적인 계산의 결과물이다. 계산을 위해 Web 2.0 scientific calculator를 사용했다. 우선 맨 위에 있는 (F+M)/2 항목부터 구해보자.</p>
<p> </p>
<p>건강에서는 [{(10/200)*(1/47)}^(1/2)+1]/2를 구하면 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40" src="/attach/4252/1114661331.png" width="500" /></p>
<p> </p>
<p>0.516308...이 나오므로 반올림하면 UNDP의 값이 정확하다.</p>
<p> </p>
<p>권한에서는 {(0.007*0.076)^(1/2)+(0.993*0.244)^(1/2)}/2를 구하면 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38" src="/attach/4252/1041412844.png" width="500" /></p>
<p> </p>
<p>0.257648...이 나오므로 반올림을 하면 0.258로 UNDP의 값이 정확하다.</p>
<p> </p>
<p>경제에서는 (0.252+0.718)/2를 해야 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07" src="/attach/4252/1088527349.png" width="500" /></p>
<p> </p>
<p>0.485이 나오므로 UNDP의 값이 정확하다.</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다음은 분야별 수치들의 기하평균이다. 우선 여성부터 해본다.</span></p>
<p> </p>
<p>[{(10/200)*(1/47)}^(1/2)*(0.007*0.076)^(1/2)*0.252]^(1/3)을 구하면 된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74" src="/attach/4252/1345671572.png" width="500" /></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0.0574465...이므로 반올림하면 0.057인데, UNDP는 0.058라는 값을 내놓는다. 0.001의 차이가 어디서 발생하는지 알 수 없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다음은 남성의 분야별 수치들의 기하평균이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1*(0.993*0.244)^(1/2)*0.718}^(1/3)을 구하면 된다.</span></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15" src="/attach/4252/1191192711.png" width="500" /></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0.7070193...이 나오므로 반올림을 하면 0.707로, UNDP의 값이 정확하다.</span></p>
<p> </p>
<p>다음으로, 기술보고에 따르면 조화평균을 구하기 위해서 [1/2*(1/0.058+1/0.707)]^(-1)을 계산하면 되는데, 방금 검증한 대로 한다면 [1/2*(1/0.057+1/0.707)]^(-1)을 계산해야 한다.</p>
<p> </p>
<p>기술보고의 수치대로 계산한다면 다음과 같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01" src="/attach/4252/1010488433.png" width="500" /></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0.107205228...이 나오므로 반올림하면 UNDP의 값이 정확하다.</span></p>
<p> </p>
<p>앞서 검증한 값을 입력해서 조화평균을 구하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96" src="/attach/4252/1240595222.png" width="500" /></p>
<p> </p>
<p>0.1054947...로 반올림해도 0.105라서, UNDP의 값과 0.002의 오차가 발생한다.</p>
<p> </p>
<p>다음으로 분야별 산술평균의 기하평균은 (0.516*0.258*0.485)^(1/3)이다.</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09" src="/attach/4252/1370540972.png" width="500" /></p>
<p> </p>
<p>0.4011779...이므로 반올림하면 0.401로, UNDP의 값이 정확하다.</p>
<p> </p>
<p>마지막으로 성불평등지수를 구하기 위해서, 기술보고의 수치대로 하면 1-(0.107/0.401)을 구해야 하고, 검증한 자료대로 하면 1-(0.105/0.401)를 구해야 한다.</p>
<p> </p>
<p>기술보고의 수치대로 계산해보자.</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300" src="/attach/4252/1191170864.png" width="500" /></p>
<p> </p>
<p>0.7331670...이므로 반올림하면 0.733으로, UNDP의 성불평등지수가 정확하다.</p>
<p> </p>
<p>검증한 대로 계산해보자.</p>
<p> </p>
<p style="text-align: center;"><img alt="사용자 삽입 이미지" height="297" src="/attach/4252/1069248705.png" width="500" /></p>
<p> </p>
<p>0.738154613....이므로 반올림을 하면 0.738이 나와, UNDP의 수치와 0.05의 차이가 발생한다. 여성의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분야별 수치들의 기하평균에서 최초의 차이가 발생했는데, UNDP가 이 값을 올림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지만, 다른 수치들에서는 반올림을 했으므로 그랬을 가능성은 적다. 결국 여성의 분야별 수치들의 기하평균에서 왜 이런 차이가 발생했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사용한 프로그램이 계산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UNDP 측의 계산 착오가 있었던 것이 된다.</span></p>
<p> </p>
<p>한 번 천천히 여성의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분야별 수치들의 기하평균만 다시 구해보자. 앞서 보았듯이 [{(10/200)*(1/47</span><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pan><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1/2)</span><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0.007</span><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0.076</span><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1/2)*0.252</span><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1/3)를 계산하면 된다.</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10/200은 0.05다. 1/47은 </span>0.0212765957446809이다. 이 둘을 곱하면 0.001063829787234045이다. 이 수치의 제곱근을 구하면 0.032616403652672147416이다.</p>
<p> </p>
<p>0.007*0.076은 0.032616403652672147416이다. 이 수치의 제곱근은 0.0230651251893416이다.</p>
<p> </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0.032616403652672147416*0.0230651251893416*0.252는 </span>0.0001895799612356953929388364281296890112이다.</p>
<p> </p>
<p>0.0001895799612356953929388364281296890112의 세제곱근은 0.0574465753284891351013624273511393362270959이다. 그러므로 일단 내 계산에 실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UNDP의 계산이 맞고, 내 계산이 틀렸다는 반증이 나오지 않는다면, UNDP에 의한 성불평등지수 계산의 신뢰도가 다소 낮아질 수 있다고 하겠다.</span></p>
<p> </p>
<p><strong><span style="line-height: 1.6em;">(3) 수준 반영에 따른 문제</span></strong></p>
<p> </p>
<p>'생식건강' 분야의 하위 항목은 '모성 사망률'과 '청소년 출산률'이다. 그런데 앞서 지적했듯이 '모성 사망률'이나 '청소년 출산률'은 격차가 아닌 수준을 반영하는 지표이며, UNDP 역시 이 항목들이 여성과 남성 사이의 격차를 드러내지 못한다는 점을 인정한다. 이 두 항목이 단순한 성불평등의 결과물이 아니라 개발 수준의 정도와도 관련이 있으며, 한 국가 내에서도 사회 인프라가 갖추어진 지역이냐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과연 적절한 지표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무엇보다 임신중절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재생산권 문제가 충분히 다뤄졌다고 보기 힘들다. 한국은 청소년 출산률이 1,000명당 2.2명으로 최상위권인데, 임신 청소년의 임신중절 비율이 81.6%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어[<a href="http://news.kukinews.com/article/view.asp?page=1&gCode=soc&arcid=0007589120&cp=nv" target="_blank"><span style="color:#0000CD;">성관계 유경험 청소년 평균 15세 시작… 4명 중 1명 임신</span></a>] 출산을 한 2.2명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한지 문제된다.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다만 재생산과 관련된 지표를 포함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span></p>
<p> </p>
<p>여하간 UNDP는 성불평등지수 산정 방식을 통해 수준 문제를 조정하려고 시도하지만, 원 자료가 수준을 반영하고 있는 이상, 성불평등지수 자체도 영향을 받게 된다. 성불평등지수가 수준과 격차를 다 반영한 결과, 여성 지위 지수(절대적 지위)나 성평등 지수(상대적 지위)의 중간 어디쯤에 위치하는 애매한 지수가 되었으며,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불투명해졌다.</p>
<p> </p>
<p><strong><span style="line-height: 1.6em;">(4) 변수 선택 문제</span></strong></p>
<p> </p>
<p>'경제참여' 분야의 하위 항목이 다소 부실하다. 오로지 '경제활동참가율' 하나만 가지고 수치를 산정하는데, 추정 소득이나 임금 형평성 등이 반영되어 있지 않아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UNDP는 성평등 관련 지수를 산출하면서 소득 항목을 반영했던 적이 있었으나, 격차보다는 수준을 반영하는 형식이어서 제대로 성평등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번에는 소득 항목을 아예 제외해서 또다른 문제점을 만들어낸 것이다.</p>
<p> </p>
<p> </p>
<p><a id="3.4.5" name="3.4.5"><strong><span style="color:#800000;">3.4.5. 성불평등지수에 대한 개인적 평가</span></strong></a></p>
<p> </p>
<p>성불평등지수는 수준과 격차를 모두 반영하려고 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하지만 수준을 반영하는 것에 개인적으로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목표가 산정 방식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었을 뿐, 정확한 성평등을 드러내주지 못한다고 본다.</p>
<p> </p>
<p>또한 항목 자체가 적고, 경제 분야는 직업의 질을 묻지 않고 경제활동에 참가하기만 하면 모두 같은 값으로 따지는 '경제활동참가율' 하나만 가지고 모든 것이 측정되었다는 점에서 성취도의 손실조차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다는 인상을 준다. 예를 들어 여성들이 저임금, 불안정 노동으로 몰리는 반면, 남성이 정규직에 편중되어 있어도 그런 차이가 드러나기 힘들게 된다.</p>
<p> </p>
<p>산정 방식이 너무 복잡한 탓에, 개별 분야에 따른 자료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도 문제가 된다. 성격차지수는 개별 분야를 떼어내서 지수와 순위를 알아볼 수 있었는데, 성불평등지수는 어떤 방식을 도입해야 분야별 지수나 순위가 나오는지 알기 어렵다.</p>
<p> </p>
<p> </p>
<h2><a id="4." name="4."><strong><span style="color:#800000;">4. 결론</span></strong></a></h2>
<p> </p>
<p>개인적으로는 수준을 반영하지 않는 성격차보고서를 더 선호한다. 주재선 씨는 국제지수 비교글(<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주재선,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와 국제성평등지수 비교, 젠더리뷰, 2013)에서 격차만 반영하는 성격차보고서가 "체감적 평등과 거리가 있다는 문제"를 지적한 반면, 성불평등지수는 "국가의 발달수준에 영향을 받는 단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전자가 체감상의 문제라면 후자는 지수 자체의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므로 차라리 전자가 낫다고 본다. (주재선 씨도 성격차지수를 선호한다는 뜻이 아니다.)</span></p>
<p> </p>
<p>많은 국제단체나 국제지수들은 보다 포괄적으로, 정확하게 성평등 지수를 산출해내길 바라는 것 같다. 하지만 관련된 지표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지표들을 어떻게 합산하고 정리해야 할지 복잡해지며, 표준을 정하기도 힘들어진다. 성격차보고서가 표준편차와 산술평균을 사용하는 반면, 성불평등지수가 산술평균, 기하평균, 조화평균을 사용했다는 점에서도 이런 관점의 차이가 현격히 드러난다. 더구나 이들 중에서 무엇을 표준적인 산정 방식으로 삼을 것인지 정하기는 대단히 까다로운 관계로 하나의 종합적인 성평등 지수를 도출해내는 것은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p>
<p> </p>
<p>그래서 전체 순위라든가, 전체 지수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앞서 말했다시피 항목 별로 수치를 따져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p>
<p> </p>
<p>마무리를 해보자. 여성보다 남성이 리더십을 지닌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여성 고위직 비율이 낮은 것이 차별의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들을 종종 마주하게 된다. 실제로 여성과 남성이 각각 어느 분야에서 더 두각을 드러내는지 비교해주는 자료들이 존재한다. 그런데 그 자료들은 차별의 결과인가, 차이를 발생시키는 원인인가? 생물학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리더십이 뛰어나서 관리직에 진출하기 수월한가, 남성 관리직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가 남성의 리더십을 경험적으로 더 뛰어나게 만들었는가?</p>
<p> </p>
<p>만약 생물학적 원인이 컸다면,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세계적으로 편차가 </span>이렇게 크게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편차가 발생한다는 건 인간이 국가 정책과 사회 분위기에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점을 반증해주지 않나 싶다. 바로 그 반증으로서 국제지수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p>
<p> </p>
<p> </p>
<p> </p>
<p>참고자료</p>
<p> </p>
<p>OECD Development Centre, Measuring Gender (In)equality: Introducing the Gender, Institutions and Development Data Base (GID), Working Paper No. 247, 2006.</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OECD, Gender, Institutions and Development Database (GID-DB), 2009.</span></p>
<p>OECD, Gender, Institutions and Development Database <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GID-DB)</span>, 2012.</p>
<p>UNDP, Table 4: Gender Inequality Index, 2014 Human Development Statistical Tables, 2014.</p>
<p>UNDP, Technical notes, Human Development Report, 2014.</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World Economic Forum, The Global Gender Gap Report, 2014.</span></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여성가족부, 2010년 가정폭력 실태조사 1부, 2010.</span></p>
<p>주재선, "통계, 지식과 정책"에 관한 제2차 OECD 세계 포럼 참여 결과 보고, 2007.</p>
<p>주재선, 우리나라의 성평등지수와 국제성평등지수 비교, 젠더리뷰, 2013.</p>
<p><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tephan Klasen and Dana Schüler, Reforming the Gender-Related Development Index and the Gender Empowerment Measure : Implementing Some Specific Proposals, 2011.</span></p>
<p>Iñaki Permanyer, Are UNDP Indices Appropriate to Capture Gender Inequalities in Europe?, 2011.</p>
<p> </p>
<p> </p>
<p>-------------</p>
<p>2014. 10. 29. 20:04</p>
<p>한국의 2013년도 성불평등지수 순위를 187개국 중 15위에서 152개국 중 17위로 수정한다. 15위는 UNDP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순위다.</p>
<p>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2014. 10. 29. 22:15</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UNDP가 계산을 부정확하게 했을 수도 있다는 비판을 추가했다.</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2014. 11. 2. 1:49</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성·제도·개발지수 관련 부분에 내용을 추가했다.</span></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2014. 11. 3. 18:39</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pan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UNDP의 기술보고를 2013년 자료에서 2014년 자료로 업데이트했다. 달라진 것은 색상과, AFR이 ABR로 변경됐다는 점과, 예시가 브라질에서 예멘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수정된 점은 본문에 모두 반영했다. 아울러 계산을 그래픽화했다.</span></p>
<div class="buttons-bottom center jinboblog-i-like-this-buttons"><a class="button-jinboblog" href="javascript:void(0);" title="스크랩으로 글 링크를 저장하세요" onclick="recommend('4252',114,'/kimpoo88','');"><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mini_chuchon.png" alt="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a><a class="button-twitter" href="http://twitter.com/home?status=http%3A%2F%2Fblog.jinbo.net%2Fkimpoo88%2F114+%22%EC%84%B1%ED%8F%89%EB%93%B1%20%EA%B4%80%EB%A0%A8%20%EA%B5%AD%EC%A0%9C%EC%A7%80%EC%88%98%20%EB%B6%84%EC%84%9D%20-%20%EC%84%B1%EA%B2%A9%EC%B0%A8%EB%B3%B4%EA%B3%A0%EC%84%9C%EB%A5%BC%20%EC%A4%91%EC%8B%AC%EC%9C%BC%EB%A1%9C%22" target="_blank" title="트위터로 리트윗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twitter.png" alt="트위터로 리트윗하기" /></a><a class="button-facebook" href="http://www.facebook.com/sharer.php?u=http%3A%2F%2Fblog.jinbo.net%2Fkimpoo88%2F114&t=%EC%84%B1%ED%8F%89%EB%93%B1%20%EA%B4%80%EB%A0%A8%20%EA%B5%AD%EC%A0%9C%EC%A7%80%EC%88%98%20%EB%B6%84%EC%84%9D%20-%20%EC%84%B1%EA%B2%A9%EC%B0%A8%EB%B3%B4%EA%B3%A0%EC%84%9C%EB%A5%BC%20%EC%A4%91%EC%8B%AC%EC%9C%BC%EB%A1%9C" target="_blank" title="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facebook.png" alt="페이스북에 공유하기" /></a><a class="button-delicious" href="http://delicious.com/save" onclick="window.open('http://delicious.com/save?v=5&noui&jump=close&url=http%3A%2F%2Fblog.jinbo.net%2Fkimpoo88%2F114&title=%EC%84%B1%ED%8F%89%EB%93%B1%20%EA%B4%80%EB%A0%A8%20%EA%B5%AD%EC%A0%9C%EC%A7%80%EC%88%98%20%EB%B6%84%EC%84%9D%20-%20%EC%84%B1%EA%B2%A9%EC%B0%A8%EB%B3%B4%EA%B3%A0%EC%84%9C%EB%A5%BC%20%EC%A4%91%EC%8B%AC%EC%9C%BC%EB%A1%9C','delicious','toolbar=no,width=550,height=550'); return false;" title="딜리셔스에 북마크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delicious.png" alt="딜리셔스에 북마크" /></a></div><p><strong><a href="http://blog.jinbo.net/kimpoo88/114?commentInput=true#entry114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이방인』의 'charges' 관련 코멘트푸우http://blog.jinbo.net/kimpoo88/1132014-08-25T02:20:55+09:002014-08-24T17:37:21+09:00<p style="text-align: justify;">지난 번 <이방인>의 <a href="http://blog.jinbo.net/kimpoo88/112"><span style="color:#0000FF;">이정서 번역과 관련된 글</span></a>에 대해 Waga Jabal님이 페이스북 상에서 <a href="https://www.facebook.com/waga.jabal/posts/10203558771724309"><span style="color:#0000FF;">비판적 고찰</span></a>을 적었다. <span style="line-height: 1.6em;">페이스북 댓글을 남기는 게 가장 낫겠지만 내가 계정을 비활성화 상태로 해놓은 관계로 따로 글을 남기는 것으로 대신한다.</span></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text-align: justify;">Waga Jabal님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span></p>
<p style="text-align: justify;"> </p>
<blockquote>
<p style="text-align: justify;">그러나 프랑스어 charge에도 기소 혹은 기소이유 등의 뜻이 있다. 일반사전에는 잘 안 나오지만 유럽연합 다언어용어 데이터베이스 IATE 및 Robert Herbst가 펴낸 기념비적 역작 Dictionnaire des Termes Commerciaux, Financiers et Juridiques(프랑스어/영어/독일어 법률/경제 용어 사전)에는 이런 뜻이 나온다. 따라서 '기소'의 뜻이 없다며 이정서가 명백히 틀렸다는 블로거의 반박은 꼭 옳지만은 않은 것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line-height: 1.6em;">예를 들어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 제61조 및 주요 언어의 공식 번역은 다음과 같다.</span></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영어 Confirmation of the charges before trial<br />
프랑스어 Confirmation des charges avant le procès<br />
독일어 Bestätigung der Anklage vor dem Hauptverfahren<br />
이탈리아어 Convalida delle accuse prima del processo<br />
스페인어 Confirmación de los cargos antes del juicio<br />
러시아어 Утверждение обвинений до начала судебного разбирательства<br />
중국어 审判前确认指控<br />
일본어 公判前の犯罪事実確認<br />
영어와 프랑스어가 똑같이 charges로 되어 있고 독일어 Anklage 기소, 고소, 고발 따위를 뜻하며 일본어는 범죄사실이다.</p>
</blockquote>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우선 '기소'와 '기소이유'는 다른 의미이다. 마찬가지로 '기소'와 '공소사실'도 다른 의미다. '기소'는 형사사건에 대하여 법원에 재판을 구하는 행위 자체를 가리키는 반면, '공소사실'은 기소가 된 범죄사실을 가리킨다. ('기소이유'라는 용어는 한국 법체계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 따라서 'charges'에 담긴 '혐의'라는 의미를 '공소사실'로 넓혀서 이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재판을 구하는 행위 자체인 '기소'로도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혹은 그것만으로는 근거 부족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text-align: justify;">Waga Jabal님이 예시로 든 국제형사재판소에 관한 로마 규정 제61조의 경우 국내 번역어는 '기소'가 아닌 '공소사실'이고, 일본어 번역인 '범죄사실'도 세부적 법리나 연혁이 다를 수는 있지만 '공소사실'과 궤를 같이 하는 번역어다. Waga Jabal님이 언급한 IATE에 따르더라도 'charges'는 "</span><span style="text-align: justify;">fait qui pèse sur la situation d'un accusé", 즉 '사실(fait)'에 관한 용어이지 '행위(acte)'에 관한 용어가 아니다.</span></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text-align: justify;">Waga Jabal님은 "기소 혹은 기소이유"라고 포괄적으로 지칭하지 말고, 'charges'가 정확히 '기소'라는 의미로 사용된 예시를 들어줘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나도 내 단정적인 표현을 철회할 것이다.</span></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span style="text-align: justify;">덧. 영어에서는 'charge'가 '기소'라는 의미로도 쓰이고, '공소사실'이라는 의미로도 쓰인다. 따라서 프랑스어의 'charge'가 영어의 'charge'에 대응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프랑스어의 'charge'도 '기소'라는 의미로 쓰였다는 충분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해당 문맥의 영어 'charge'가 '기소'라는 의미로 쓰였는지, '공소사실'이라는 의미로 쓰였는지부터 확정지어야 할 것이다.</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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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하물며 외국 문학에 등장하는 법정 장면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사소한 오류야 거의 필연일 수밖에 없다. 1. 원 텍스트를 작성하는 외국인 작가부터 정확한 법률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2. 외국어 사전들에서 해당 외국어 단어의 뜻을 충분히 알려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아예 대응하는 적절한 한국어 법률 용어가 없을 수도 있다) 3. 설령 그랬더라도 문맥에 따라 다르게 옮겨야 할 필요가 발생하기도 한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카뮈의 <이방인>은 부조리 문학의 대표적인 소설로 알려져 있지만 제2부에 이르러서는 형사 절차를 주된 소재로 삼는다. 그런 이유로 국내에 수종의 <이방인> 번역본이 있음에도 제각각 크고 작은 오류를 담고 있다. 내가 제출한 번역본 역시 오류로부터 자유로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이런 오류가 생기는 까닭은 위에서 말한 세 가지 이유에서 기인한다. <이방인>의 한국어 번역본에서 역시 이 세 가지 문제가 모두 발생한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u>첫째</u>, 카뮈 본인의 부정확한 용어 사용이다. 제2부 제4장 첫째 문단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L'avocat levait les bras et plaidait coupable” 나는 이를 “변호인은 두 팔을 든 채 유죄를 인정하면서도”라고 번역했다. 다른 번역본도 비슷하게 번역했다. 원문 자체가 중의적이거나 복잡하지 않고, 번역에도 별다른 난점이 있진 않다. 문제는 “유죄를 인정”한다는 표현 그 자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미국 형사 절차에서는 법관이 증거조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피고인에게 기소사실에 관하여 유죄로 답할 것인지, 무죄로 답할 것인지 묻는다. 이를 기소사실인부절차(起訴事實認否節次)라고 부른다. 유죄를 인정할 경우에는 증거조사를 생략한 채 곧바로 양형에 들어가게 된다. 반면 무죄라고 대답하는 경우에는 증거조사를 개시하게 된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프랑스와 한국을 비롯한 대륙법계 형사 절차에서는 원칙적으로 기소사실인부절차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프랑스가 몇몇 경죄에 대하여 최근 이 제도를 도입하긴 했지만 살인죄와 같은 중죄에 대해서는 여전히 인정되지 않는다. 설령 피고인이 자기 유죄를 인정하더라도 법관은 증거조사에 의해 독립적으로 피고인의 죄를 인지해야 한다. 이론적으로는 피고인이 스스로 유죄라고 말해도 법관이 무죄 선고를 내릴 수 있다(예컨대 책임조각 등의 사유로). 때문에 법관은 피고인에게 유죄로 답할지 여부를 묻지고 않고, 피고인이나 변호인도 굳이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이방인>의 배경이 프랑스 형사 절차가 적용되던 식민지 알제리인 이상 뫼르소의 변호인은 변론 과정에서 유죄를 인정한다는 취지의 말을 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설령 변호인이 실제로 ‘유죄를 인정한다’는 단어를 사용했더라도 이는 ‘뫼르소가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 자체는 다투지 않겠다’는 취지로만 다뤄질 수 있으며, ‘유죄 인정’이라는 표현이 내포하는 효과를 취할 수는 없다. 따라서 뫼르소가 변호인의 변론을 정리하며 “변호인은 두 팔을 든 채 유죄를 인정하며”라고 서술해서는 안 된다. 소위 말하는 ‘고증 오류’인 셈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마치 이런 식이다. 한국에서 1심 법원이 피고인에게 사형 선고를 한 경우 피고인은 항소를 포기할 수 없다. 그런데 A라는 소설이 한국 법정을 묘사하며 피고인이 1심에서 사형 선고를 받은 후 항소를 포기해서 이내 사형당했다고 서술한다고 치자. 이는 한국 형사 절차상 가능하지 않은 전개인 것이다. <이방인>도 마찬가지로, 변호인이 공판에서 유죄를 인정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는 전개다. 물론 <이방인>의 경우는 무슨 취지로 하는 말인지 이해해줄 여지가 있지만.</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그렇다면 번역자 입장에서는 아무리 원문대로 번역을 하더라도 법리적 오류가 담긴 번역본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 아쉽긴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 정도 오류가 큰 흠이 될 수는 없지 않을까 싶다. 설령 기소사실인부절차의 연혁과 의의를 아는 사람이 저 표현을 보더라도 카뮈의 취지대로 무리없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니 말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u>둘째</u>, 불한사전의 불충분한 용어 안내다. 제1부와 제2부에 등장하는 “témoin”이라는 단어가 그렇다. 불한사전은 ‘증인’이나 ‘목격자’라는 번역어를 소개한다. 법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대다수의 번역본은 이를 일관되게 ‘증인’이라고 번역했다. 하지만 불한사전이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뜻이 하나가 더 있다. ‘참고인’이라는 뜻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경찰에서 조사받는 목격자가 ‘참고인’이라면, 법원에서 조사받는 목격자는 ‘증인’이다. 따라서 경찰이 ‘증인’을 조사한다는 표현은 다소 부적절하다. <이방인>의 경우, 제1부에서 레몽이 뫼르소에게 자기를 위해 경찰에 가서 “témoin” 노릇을 해달라고 한다. 경찰 조사이므로 ‘증인’이 아닌 ‘참고인’이 되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다소 부실한 사전 탓에 대부분의 번역본은 이를 ‘증인’으로 해두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u>셋째</u>, 문맥에 따른 용어 사용의 문제다. 뫼르소에게 “avocat”가 있는데, 사전에 따르면 이는 ‘변호사’라는 의미도 있고, ‘변호인’이라는 의미도 있다. 동의어처럼 보이는 두 단어지만 사실 뜻이 다르다. ‘변호사’란 타인을 소송대리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하나의 직업이라면, ‘변호인’이란 형사소송에서 피고인을 변호하는 지위를 의미한다. (그러므로 민사소송에서는 ‘변호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수 없다.) ‘변호인’의 지위를 가진 사람이 꼭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질 필요는 없는 셈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물론 많은 경우 직업이 ‘변호사’인 사람이 ‘변호인’의 직책을 맡게 되므로 형사소송에서는 두 단어를 구분해서 사용하지 않아도 문제될 것이 없다. 한국 법체계에서 이 둘이 나뉘어서 그렇지 프랑스에서는 둘 다 “avocat”라는 같은 단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다만 제2부 제3장에서 검사가 직접 뫼르소의 변호인을 언급하는 장면이 간접화법 형태로 등장한다. 이때는 명백히 형사소송에 참여하는 지위로서 ‘변호인’을 언급하는 것이므로 맥락상 ‘변호사’ 대신에 ‘변호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맞다. 마찬가지로 형사소송법에 따라 국가가 피고인에게 붙이는 변호인은 ‘국선변호사’가 아니라 ‘국선변호인’이라고 해야 정확하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다행히도 이런 종류의 오류나 오역은 매우 사소한 축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줄거리를 바꿔버릴 정도의 오류도 아니거니와, 작품에 대한 이해와도 큰 관련이 없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이정서의 <이방인> 번역본도 법률 용어와 관련해 이런저런 오류를 안고 있다. 다른 번역본과의 차이점이라면, 이정서 번역본에는 “역자노트”가 붙어 있어 이정서가 그런 오류에 이르게 된 비교적 상세한 과정이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혹은 그가 내놓은 결과물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거기에 이르는 과정에서 남의 번역본을 비판한 그의 서술에 오류가 있는 경우도 다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법체계나 법률 용어와 관련된 그의 주장은 대부분 틀렸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번역가란 법률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법에 대한 사소한 무지를 탓할 건 없지만, 그 무지가 남의 노력과 성과물을 함부로 깎아내리는 데 동원되었다면 마땅히 지적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눈에 띄는 몇 개를 보도록 한다. 보아하니 이정서의 <이방인>은 쇄 별로 내용이 꽤 다른 모양인데 (독자로서 유감이다) 나는 2쇄를 기준으로 검토하겠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1) 이정서의 “역자노트” 29.</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제2부 제1장에서 뫼르소의 변호인과 예심판사가 “charges”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이정서는 김화영이 “charges”를 ‘수임료’로 번역한 것을 두고 “charges”에는 ‘수임료’와 ‘기소’라는 의미가 둘 다 있지만 여기서는 ‘기소’로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정서가 드는 근거는 세 개다. 첫째, 프랑스 저소득층을 변론해주는 국선변호인은 국가로부터 보수를 받으므로 예심판사와 수임료를 논할 필요가 없다. 둘째, 예심판사에게 기소 권한이 있으므로 둘이 기소를 논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세 번째 근거는 법과 상관없으니 따로 적어놓지 않는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우선 프랑스어 사전을 보면 “charges”에 ‘기소’라는 의미는 나오지 않는다. 프랑스어로 ‘기소’는 ‘poursuite’ 내지 ‘accusation’이다. 그러므로 “charges”에 ‘기소’라는 뜻이 있다는 이정서의 주장은 사전에 의해 뒷받침되지는 않는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다음으로 그의 두 가지 ‘법리적’ 근거를 보자. 첫째 근거는 그 자체로 아주 틀리진 않았다. 하지만 국선변호인 제도가 꼭 저소득층을 위한 제도는 아니라서 아주 정확한 설명은 아니다. 그리고 변호인과 예심판사가 수임료에 대해 논할 필요가 없는 것이지, 수임료를 논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 더구나 이정서는 뫼르소의 변호인이 국선변호인이라는 점이 대단한 근거인 것처럼 말하지만, 따지고 보면 사선변호인도 의뢰인으로부터 수임료를 받기 때문에 굳이 예심판사와 수임료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국선변호인은 같이 국가로부터 보수를 받는 입장에서 예심판사와 돈 이야기를 할 이유가 조금이라도 더 있는 셈이다. 여하간 변호인이 굳이 예심판사와 수임료 이야기를 안 할 것이라는 지적 자체에는 어느 정도 공감할 수는 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둘째 근거와 관련해, <이방인>이 쓰였을 당시 적용되었던 프랑스 구 형사소송법(1808)에 의거, 예심판사에게 부분적으로 기소 권한이 있었던 것은 맞다. 하지만 살인죄와 같은 중죄의 경우 예심판사에게 기소권(재판회부 결정권)이 있는 것은 아니었고 고등검찰청 송부 결정권이 있었을 뿐이다. 이 송부 결정권을 이정서는 ‘기소’라고 파악한 모양인데, 중죄의 재판회부 여부를 고등검찰청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고등검찰청 송부 결정을 ‘기소’로 파악하는 것은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단순하게 보아 예심판사가 기소권을 갖는다고 하다라도 그가 변호인과 기소 여부를 논해야 하는 건 아니다. 유죄협상제가 도입되지 않은 프랑스 형사절차를 고려하면 예심판사가 변호인과 기소 여부를 논할 당위는 더더욱 떨어진다. 마치 경찰이 수사를 개시할지 말지를 용의자와 의논해서 결정하는 꼴이다. 그러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둘이 수임료 이야기를 하는 것만큼이나 기소 이야기를 하는 것도 어색하다는 말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기소’라는 번역어는 사전에 잘 나오지도 않을 뿐더러, 이정서가 드는 근거도 빈약하다. 그렇다면 어떤 번역이 가장 적절할까? 프랑스 형사소송법에서 ‘charge’는 증거, 피의자/피고인에게 불리한 사항, 혐의, 비용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현행 프랑스 형사소송법 제81조는 예심판사에 대해 “Il instruit à <u>charge</u> et à décharge.”라고 규정해두고 있으며, 한국 법무부는 이를 “예심판사의 수사대상에는 피의자에게 <u>불리한 사항</u>과 유리한 사항이 포함된다.”라고 번역한다(법무부, 2011). 혹은 제1권 제3편 제1장 제1절 제목인 “De la reprise de l'information sur <u>charges</u> nouvelles”는 “새로운 <u>증거</u>에 기한 예심수사의 재개”라고 번역한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해당 장면이 예심수사 중에 예심판사와 변호인이 대화하는 장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사항’, ‘증거’, ‘혐의’ 정도가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프랑스 형사소송법은 “charges”를 ‘비용’이라는 의미로는 사용해도 ‘기소’라는 의미로는 사용하지 않으므로 이정서의 주장은 명백히 틀렸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2) 이정서의 “역자노트” 38.</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마리는 결과적으로 법정에서 뫼르소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고 만다. 이정서는 왜 마리가 그런 증언을 했을까 탐구하며, 마리가 “예심을 맡았던 ‘차장 검사’”에게 뫼르소에 대한 유리한 증언도 할 수 있을 거라는 약속을 받았기 때문에 불리한 증언도 일단 한 것이라고 단정한다. 과감한 추측인데도 이정서는 단정한다. 그래서 이정서는 마리가 차장 검사에게 이용당한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하지만 프랑스 형사소송법 체계상 차장 검사(avocat général)는 당해 사건의 예심(cours d'instruction)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는다. 예심은 예심판사(juge d'instruction)가 주관할 뿐이며, 차장 검사는 공판 단계에 이르러 공소유지의 임무를 맡을 뿐이다. 실제 소설을 보더라도 차장 검사는 공판 이전에는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차장 검사가 예심과 관련된 서류를 검토할 수야 있겠지만 적어도 예심을 담당하는 당사자는 아니다. 따라서 “예심을 맡았던 ‘차장 검사’”라는 표현 자체가 성립할 수 없으며, 차장 검사가 예심에 관여해 마리와 모종의 대화를 나누었다고 볼 소설 내적, 혹은 법리적 근거 역시 찾을 수 없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3) 이정서의 “역자노트” 40.</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이정서는 김화영이 “se défendre”를 ‘변명’이라고 번역한 것을 비판하며, ‘변호’라고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문이 대명동사로 쓰인 점을 감안하면 ‘자기 변호’ 정도가 될 것이며, 실제로 이정서는 “스스로를 변호”라고 옮겼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그런데 ‘변명하다’와 ‘스스로를 변호하다’ 사이에는 실제로 무슨 차이가 있을까? 이정서는 대단한 뉘앙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법적 관점에서 본다면 ‘변명 = 자기 변호’다. 한국 형사소송법 제72조와 제200조의5 모두 피의자나 피고인에게 “변명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서술한다. ‘변명’은 적확한 용어인 것이다. 이정서의 비판은 과잉되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4) 이정서의 “역자노트” 47.</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카뮈는 뫼르소의 변호인을 두고 “Il a plaidé la provocation très rapidement”라고 묘사한다. 이정서는 이를 “그는 도발에 대해 황급히 변론한 다음”이라고 옮기면서, 이 도발이란 뫼르소에 대해 사형을 청구한 검사의 도발을 가리키며, 변호인은 거기에 변호(항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원문을 분석해보면 “la provocation”은 “a plaidé” 동사의 직접목적보어, 즉 해당 동사의 대상이 된다. 영어의 3형식 문장(S+V+O)과 유사하다. 따라서 한국어 구문에 맞게 원문을 재구성하면 ‘la provocation을 a plaidé하다’가 된다. “la provocation”은 ‘도발’이라는 의미이므로, ‘도발을 a plaidé하다’가 된다. 한편 이정서는 ‘도발을’이라고 번역하지 않고 ‘도발에 대해’라고 번역했는데, 이는 직접목적보어로서 ‘도발’을 제대로 번역하지 않고 원문의 문장 구조를 비튼 것이다. 마치 ‘나는 사과에 대해 먹었다’와 같은 문장이 되어 버렸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a plaidé” 동사는 ‘변론하다’, ‘변호하다’, ‘주장하다’ 등의 의미를 지닌다. ‘변호하다’가 주로 사람을 대상으로 쓰인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변론하다’나 ‘주장하다’가 더 적절하며, ‘변론’이 개별 주장을 모두 포괄한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도발’이라는 구체적 지점 내지 쟁점을 내세운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 ‘주장’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정리해보면 ‘그는 도발을 주장했다’로 옮길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도발’이란 무엇일까? 프랑스 구 형법(1810) 제321조에 의하면 피고인이 자신을 도발(provoqués)한 피해자를 살해한 경우, 양형에서 감경이 이루어진다. 변호인이 ‘도발을 주장했다’는 것은 바로 이 구 형법상 감경 사유인 ‘피해자의 도발에 의한 살인’을 주장했다는 것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이와 달리 이정서가 변호인이 검사의 도발에 항의했다고 파악한 것은 문장 구문에 맞지 않고, 프랑스 법체계를 간과한 처사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5) 이정서의 “역자노트” 51.</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교도소 부속 사제가 뫼르소를 방문한다. 원문은 “recevoir”인데, 김화영은 ‘면회’, 이정서는 ‘접견’이라고 번역했다. 이정서는 ‘접견’이라고 번역해야 한다며 사전에서 두 단어를 비교해보라고 하며 사전을 인용해 놓았다. 사전에서 ‘접견’은 “[법률] 형사 절차에 의하여 신체의 구속을 받고 있는 피고인이나 피의자와 만남. 또는 그런 일.”이라고 나와 있다. 반면 ‘면회’는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는 어떤 기관이나 집단생활을 하는 곳에 찾아가서 사람을 만나 봄.”이라고 나와 있다. ‘면회’가 ‘접견’보다 포괄적이고 넓은 개념이다. 그런 만큼 ‘면회’도 틀렸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정서는 당연히 자기처럼 번역해야 한다고 자신하는 모양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이정서는 ‘접견’이 법률 용어이므로 그게 정확한 번역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법률 용어인 것과 정확한 번역인 것은 다른 문제다. 도리어 법률 용어는 딱 정해진 대로 쓰이지 않는 한 오류가 나기 쉽다. 제각각 매우 한정적인 용법만을 지니고, 그 범위를 함부로 벗어날 수 없다. 위에서 보았듯이 김화영의 ‘변명’이라는 번역은 상황에 알맞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반면, ‘접견’이라는 법률 용어는 이 상황에 딱 알맞는 단어는 아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의아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분명 사전에는 신체가 구속된 피고인을 만나는 걸 ‘접견’이라고 설명하고 있고, 부속 사제도 구속된 피고인인 뫼르소를 만난 것인데 말이다. 한 번 ‘접견’의 의미를 더 자세히 따져보자. 아무리 사전이 정확하다고 해도 법률 용어에 관한 한 법률 자체의 설명보다 정확할 수는 없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재소자의 접견을 규율하는 주된 법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이다. 이 법의 제41조 제1항은 “수용자는 교정시설의 외부에 있는 사람과 접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교정시설의 외부에 있는 사람’이라는 부분이다. ‘접견’이란 외부 사람을 만난다는 맥락을 내포한 것이다. 수용자가 교정시설에 소속된 사람과 만나는 행위를 ‘접견’이라고 부르진 않는다. 예컨대 재소자가 교도관과 만나는 것을 ‘접견’이라고 하진 않는다. 교정시설 내 사람을 만날 때는 접견과 관련된 규정과 절차가 적용되지도 않는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마침 뫼르소가 만나는 사제는 보통 사제가 아니라 교도소 부속 사제다. 교정시설에 속한 종교인이라서 교정시설 외부에 있는 사람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부속 사제가 뫼르소를 만나는 것을 두고 ‘접견’이라고 하는 것은 다소 어폐가 있다. 한국의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역시 ‘접견’과 ‘종교상담’을 전혀 다른 조항에 규정해두고 있으며, 교정본부 홈페이지를 보아도 접견 관련 안내와 종교생활 관련 안내는 구분되어 있다. 이정서의 ‘접견’ 번역이 오역이라고 단정지을 필요는 없겠지만 반드시 그와 같이 번역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면회’가 무난하며, 나는 사제가 직접 뫼르소의 감방으로 찾아온다는 점에 착안해 ‘방문’으로 번역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6) 이정서의 “역자노트” 53.</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뫼르소는 사형 선고를 받고 나서 “pourvoi”를 할지 말지 고민한다. 김화영은 “pourvoi”를 ‘상고’로, 이정서는 ‘항소’로 옮겼다. 이정서는 1심에 대한 상소는 ‘항소’, 2심에 대한 상소는 ‘상고’이므로 1심을 마친 뫼르소로서는 ‘항소’를 고민하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이정서의 설명은 3심제 하에서, 그것도 원칙적으로 볼 때만 타당하다. 엄밀하게 보자면 3심제 하에서도 1심 판결에 불복해 고등법원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법원에 상소할 수도 있으며, 이는 ‘항소’가 아니라 ‘상고’에 해당한다. 실제로 한국 형사소송법은 예외적으로 1심에서 곧바로 대법원으로 상소하는 것을 허용하며, 이를 ‘비약상고’라고 부른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사실 항소심에 하는 상소가 <span style="text-align: justify;">‘항소’, 상고심에 하는 상소가 ‘상고’이다. 말장난 같지만, 상소라는 행위가 먼저 있는 것이 아니라, 그 행위를 받아주는 법원이 먼저 있다는 뜻이다. 현행 한국 법체계에서 대법원은 상고심의 지위를 차지한다(이외에도 몇 가지 지위를 더 점하긴 한다). 그렇기 때문에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상소하는 것은 그것이 몇 심에 대한 불복인지를 불문하고 ‘상고’가 된다. 그런데 보통 2심 판결에 대해 불복해서 대법원에 상소하기 때문에 2심에 대한 상소를 흔히 ‘상고’라고 부를 뿐이다. 또한 2심 형사 판결이 확정된 뒤에도 이에 예외적으로 불복할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가 있는데, 사실관계를 다시 다투는 경우 2심이 다시 심판하기 때문에 ‘재심’이라고 부르는 반면, 법률관계를 다시 다투는 경우 대법원이 심판하기 때문에 ‘비상상고’라고 부른다.</span></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결국 1심에 대한 상소는 항소, 2심에 대한 상소는 상고라고 단순하게 볼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제도의 구체적 운용에 따라 알맞은 용어를 골라야 한다. 뫼르소에게 적용되었던 프랑스 구 형사소송법(1808)은 중죄법원(cour d'assises)이 살인 사건의 1심을 담당하도록 하되, 그 판결에 대해 파기원(Cour de cassation)에 상소하는 것만을 허용했다. 3심제가 아닌 2심제로 운영되었던 것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파기원에 상소하는 것을 바로 “pourvoi”라고 한다. 프랑스 법체계에서 최종심이자 법률심인 파기원에 하는 상소라는 점을 감안할 때 거기에 대응하는 한국 법률 용어는 ‘상고’이다. (절차법상 상고이유가 법률 위반 사유에 한정된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당연하지만 법무부 역시 프랑스 형사소송법의 “pourvoi”를 ‘상고’라고 번역한다. “pourvoi”를 ‘항소’라고 번역하는 것은 오역이거나, 최소한 현재 학계에 의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는 번역이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위에서 지적한 것 외에도 이정서의 번역본에는 ‘피고/피고인’, ‘참고인/증인’, ‘신문/심문’, ‘고소/고발/기소’ 등의 용어가 제대로 구분되지 않은 부분이 다수 있었다. </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style="text-align: justify;">누차 말했지만 법률 용어와 관련해서는 오류가 날 수도 있다. (물론 너무 지나치면 안 되겠지만.) 그런데 “역자노트”를 통해 자기는 옳고 남은 틀렸다고 강하게 주장했다면 그런 오류에 대한 허용 가능성은 매우 낮아질 수밖에 없다. 적어도 법리적인 부분에 관한 이정서의 번역과 주장은 신뢰할 만하지 않다. 이정서한테 그가 “역자노트”에 남긴 말을 되돌려준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blockquote>
<p style="text-align: justify;">“이렇듯 역자는 기본적인 프랑스의 법률 체계조차 들춰 보지 않고, 프랑스어를 남들보다 조금 더 잘한다는 자신감에 (사전을 잘 안 보는 편집자차럼) 자기 상식으로 그 뜻을 옮겨서 소설을 완전히 왜곡해 버린 것이다.”</p>
</blockquote>
<p> </p>
<p> </p>
<p>--------------</p>
<p> </p>
<p>2014. 8. 26. 23:08</p>
<p> </p>
<p>예심판사의 기소 권한과 관련해, 프랑스 구 형사소송법(1808)에 따른 권한이 그렇다는 점을 명시했다. 기존 글과 내용 변화는 없다. 한편, 프랑스 현행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예심판사는 모든 죄에 대하여 고등검찰청을 거치지 않고 재판에 회부할 권한이 있다. 단, 예심판사에 의한 재판 회부를 기소로 보아야 할지, 이송으로 보아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수 있다.</p>
<p> </p>
<p>이외에도 몇 가지 띄어쓰기를 통일했다.</p>
<p> </p>
<p>--------------</p>
<p> </p>
<p>2016. 9. 20. 18:50</p>
<p> </p>
<p>한국의 사형제도와 관련해 잘못된 내용을 적어 수정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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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p>
<p> </p>
<p><a href="/attach/4252/1377342678.pdf"><span style="color:#0000CD;">[이방인 번역(141021).pdf (609.25 KB) 다운받기]</span></a></p>
<p> </p>
<p> </p>
<p>이하는 추후 수정 사항이다. 업로드된 파일과 블로그 연재글에는 모든 수정 사항이 반영되어 있다.</p>
<p> </p>
<p> </p>
<p>2014. 7. 24. 18:15</p>
<p> </p>
<p>3페이지 '차례' 부분에서 쪽수 오기가 있어 '<span style="color: rgb(0, 0, 205);">35</span>'를 '<span style="color: rgb(128, 0, 128);">38</span>'로 수정.</p>
<p> </p>
<p>---------------------</p>
<p> </p>
<p>2014. 7. 27. 00:48</p>
<p> </p>
<p>69페이지 마지막 문단 12번째 줄에서 '<span style="color: rgb(0, 0, 205);">모두 완결되도록</span>'을 '<span style="color: rgb(128, 0, 128);">이제 다 이루기 위해</span>'로 수정.</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원문 'Pour que tout soit consommé'는 요한의 복음서 19장 30절의 'tout est consommé(오늘날은 주로 'tout est accompli'로 번역)'를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한국어 번역 역시 성경에 맞추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 하에, 공동번역 성경의 '이제 다 이루었다'를 인용해서 수정한다.</span></p>
<p> </p>
<p>---------------------</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2014. 7. 27. 12:21</span></p>
<p> </p>
<p>69페이지 마지막 문단 12번째 줄에서 '<span style="color: rgb(0, 0, 205);">이제 다 이루기 위해</span>'를 '<span style="color: rgb(128, 0, 128);">이제 다 이루어지도록</span>'으로 수정.</p>
<div> </div>
<div>
<p>---------------------</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2014. 8. 13. 00:03</span></p>
<p> </p>
<p>36페이지 5번째 문단 2번째 줄에서 '<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0, 0, 205);">등을 기대고 두 손으로 목덜미를 받쳤다.</span>'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등을 기댄 채 두 손으로 목덜미를 받치고 있었다.</span>'로 수정,</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36페이지 마지막 문단 첫째 줄에서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0, 0, 205);">당연히 나도 재킷 주머니에 든 레몽 권총을 쥐었다. 그러자 아랍인은 도로 누웠는데, 주머니에서 손을 빼진 않았다. 나는 그와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span>'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나는 당연히도 재킷 주머니에 든 레몽 권총을 쥐었다. 한편 아랍인은 도로 누웠는데, 주머니에서 손을 빼진 않았다. 그와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span>'로 수정,</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36페이지 마지막 문단 3번째 줄에서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0, 0, 205);">반쯤 잠긴 아랍인의 눈꺼풀 사이로 그의 시선을 잠깐씩 느꼈다. 그보단 아랍인의 모습이 타오르는 대기에 휩싸여 내 눈앞에 어른거리는 경우가 더 많았지만.</span>'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반쯤 감긴 아랍인의 눈꺼풀 사이로 그의 시선이 잠깐씩 느껴졌다. 하지만 대체로 그의 모습은 타오르는 대기에 휩싸여 내 눈앞에 어른거렸다.</span>'로 수정,</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36페이지 마지막 문단 6번째 줄에서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0, 0, 205);">아까와 같은 태양과, 조금 전에 밟았던 모래를 내리치는 아까와 같은 빛이 여기까지 이어졌다.</span>'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여전한 모래를 내리치는 여전한 빛과, 여전한 태양이 여기까지 이어졌다.</span>'로 수정,</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36페이지 마지막 문단 7번째 줄에서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0, 0, 205);">두 시간 째 끓는 쇳물 같은 대양에 닻을 내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span>'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두 시간 째 끓는 금속 대양에 닻을 내린 채 움직이지 않았다.</span>'로 수정.</span></p>
<p> </p>
<p>---------------------</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2014. 8. 27. 01:52</span></p>
<p> </p>
<p>69페이지 1번째 문단 6번째 줄에서 '<font color="#0000cd">진정시키더니</font><span style="line-height: 1.6em;">'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진정시키고</span>'로 수정,</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69페이지 1번째 문단 7번째 줄에서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0, 0, 205);">떠났다.</span>'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가버렸다.</span>'로 수정,</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69페이지 2번째 문단 6번째 줄에서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0, 0, 205);">거기</span>'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거기, 거기서도</span>'로 수정,</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69페이지 2번째 문단 7번째 줄에서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0, 0, 205);">주위</span>'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주변</span>'으로 수정,</span></p>
<p> </p>
<p><span style="line-height: 1.6em;">69페이지 2번째 문단 8번째 줄에서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0, 0, 205);">엄마를</span>'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엄마를 두고</span>'로 수정.</span></p>
<p> </p>
<div>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pan style="line-height: 1.6em;">2014. 10. 21. 02:52</span></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27페이지 마지막 문단 마지막 줄에서 '<font color="#0000cd">집으로</font><span style="line-height: 1.6em;">'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나를</span>'로 수정,</span></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pan style="line-height: 1.6em;">40페이지 마지막 문단 첫째 줄에서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0, 0, 205);">오후 두 시였다. 천 커튼 너머로</span>'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오후 두 시였다. 이번에는 천 커튼 너머로</span>'로 수정,</span></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 </p>
<p style="line-height: 20.7999992370605px;"><span style="line-height: 1.6em;">67페이지 5번째 문단 3번째 줄에서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0, 0, 205);">이 고통에 절은 돌덩이</span>'를 '</span><span style="line-height: 1.6em;"><span style="color: rgb(128, 0, 128);">땀에 전 이 돌덩이</span>'로 수정.</span></p>
</div>
</div>
<div class="buttons-bottom center jinboblog-i-like-this-buttons"><a class="button-jinboblog" href="javascript:void(0);" title="스크랩으로 글 링크를 저장하세요" onclick="recommend('4252',110,'/kimpoo88','');"><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mini_chuchon.png" alt="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a><a class="button-twitter" href="http://twitter.com/home?status=http%3A%2F%2Fblog.jinbo.net%2Fkimpoo88%2F110+%22%EC%9D%B4%EB%B0%A9%EC%9D%B8%20%EB%B2%88%EC%97%AD%20%ED%95%A9%EB%B3%B8%22" target="_blank" title="트위터로 리트윗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twitter.png" alt="트위터로 리트윗하기" /></a><a class="button-facebook" href="http://www.facebook.com/sharer.php?u=http%3A%2F%2Fblog.jinbo.net%2Fkimpoo88%2F110&t=%EC%9D%B4%EB%B0%A9%EC%9D%B8%20%EB%B2%88%EC%97%AD%20%ED%95%A9%EB%B3%B8" target="_blank" title="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facebook.png" alt="페이스북에 공유하기" /></a><a class="button-delicious" href="http://delicious.com/save" onclick="window.open('http://delicious.com/save?v=5&noui&jump=close&url=http%3A%2F%2Fblog.jinbo.net%2Fkimpoo88%2F110&title=%EC%9D%B4%EB%B0%A9%EC%9D%B8%20%EB%B2%88%EC%97%AD%20%ED%95%A9%EB%B3%B8','delicious','toolbar=no,width=550,height=550'); return false;" title="딜리셔스에 북마크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delicious.png" alt="딜리셔스에 북마크" /></a></div><p><strong><a href="http://blog.jinbo.net/kimpoo88/110?commentInput=true#entry110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이방인 번역 2-5 (2) [완결]푸우http://blog.jinbo.net/kimpoo88/1092014-10-21T02:55:09+09:002014-07-18T22:45:44+09:00<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이 번역은 1942년 갈리마르에서 출간된 <em><span style="font-family: arial, helvetica, sans-serif;">L'étranger</span></em>를 원본으로 삼으며, 때로 이휘영, 김화영, 이기언, 김예령, 이정서 번역을 참고한다.</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한국에서 L'étranger 원본의 저작권은 소멸했다. 이 번역본은 무료로 배포 가능하다. 단, 영리 목적 사용은 불가능하며, 일부나 전부를 어떠한 형태로도 가공 내지 수정할 수 없다. 어차피 카뮈의 간결함을 한국어로 살려본답시고 내 멋대로 의역한 부분이 많아서 그렇게까지 신뢰할 만하진 않다.</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제2부</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V (계속)</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p>
<p>그즈음 부속 사제 방문을 또다시 거절했다. 누운 채 금빛 감돌기 시작한 하늘을 보며, 여름 저녁이겠구나 싶었다. 막 상고를 포기한 참이었다. 몸을 규칙적으로 순환하며 일렁이는 피가 느껴졌다. 사제를 만날 필요는 없었다. 정말 오랜만에 처음으로 마리를 생각했다. 편지를 못 받은 지 꽤 오래됐다. 그날 저녁, 곰곰이 생각해봤다. 마리도 사형수의 정부로 살아가기 지쳤겠지. 아프거나 죽은 걸 수도 있고. 모르는 일이지. 이제 갈라진 우리 몸 이외엔 우리를 연결하거나 연상시키는 건 아무것도 없었는데 내가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더구나 그때부턴 마리가 떠올라도 별 감흥이 없었던 것 같다. 마리가 죽었다면 더 이상 내 알 바 아니었다. 당연했다. 내가 죽고 나면 다들 날 잊을 테니까. 죽은 이상 난 그들과 무관했다. 그렇게 생각한들 마음이 아프지조차 않았다.</p>
<p> </p>
<p> </p>
<p>바로 그 순간 부속 사제가 들어왔다. 사제를 보니 몸이 조금 떨렸다. 사제는 눈치를 채곤 겁먹지 말라고 말했다. 나는 보통 다른 시간에 오지 않느냐고 했다. 사제는 그저 우정어린 방문일 뿐이라며 내 상고에 대해선 알지도 못하고 아무 관련도 없다고 대답했다. 침상에 앉더니 가까이 오길 권했다. 나는 거절했다. 그래도 무척 온화해 보였다.</p>
<p> </p>
<p> </p>
<p>부속 사제는 팔뚝을 무릎에 괴고, 고개를 숙여 두 손을 바라보며 한동안 앉아 있었다. 가늘고 근육 잡힌 손이었다. 민첩한 두 마리 짐승 같았다. 사제는 두 손을 천천히 비볐다. 그러고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여전히 고개를 숙인 채. 어찌나 오래 그 자세로 있었는지 순간 사제의 존재를 망각할 뻔했다.</p>
<p> </p>
<p> </p>
<p>그런데 사제는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나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왜 제 방문을 거절하셨나요?”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확실한지 물었다. 굳이 자문해볼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중요하지 않은 질문 같았다. 그러자 사제는 몸을 뒤로 젖히더니 벽에 등을 기대고, 손을 펴서 허벅지 위에 올렸다. 사제는 마치 혼잣말하듯이, 때로 무언가를 확신한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나는 아무 말도 안 했다. 사제는 나를 바라보더니 물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럴 수도 있겠다고 대답했다. 어쨌든 내가 무엇에 진정 관심이 있는지는 확실히 말할 수 없었지만, 무엇에 관심이 없는지는 정말 확실하게 말할 수 있었다. 마침 사제가 말하는 거엔 관심이 없었다.</p>
<p> </p>
<p> </p>
<p>사제는 시선을 돌리고선, 자세를 바꾸지 않은 채 절망에 빠져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닌지 물었다. 절망하지 않았다고 설명해줬다. 겁이 났을 뿐이었다. 당연히 겁이 났다. 사제가 말했다. “주님이 도우실 겁니다. 제가 만난 사형수들은 모두 주님을 받아들였습니다.” 그야 그들 마음이라고 대답했다. 게다가 그들에게 시간이 충분했다는 뜻이기도 했다. 반면 나는 도움의 손길을 바라지 않았고, 관심 없는 일에 관심을 두기엔 시간이 부족했다.</p>
<p> </p>
<p> </p>
<p>그 순간 사제는 짜증이 난다는 듯한 손짓을 했다. 하지만 사제는 몸을 바로 세우고 사제복 주름을 매만졌다. 마치고 나서 나를 ‘동지’라 부르며 말을 걸었다. 내가 사형수라서 그렇게 부르는 게 아니란다. 자기가 보기엔 우리 모두 사형수나 다름없다며. 그런데 나는 사제 말을 끊고 그건 같지 않다고, 더구나 전혀 위로가 돼주지 못한다고 했다. 사제도 인정했다. “물론 그렇죠. 하지만 오늘이 아니어도 언젠간 죽음을 직면하게 되실 겁니다. 그때도 같은 질문이 기다리고 있겠지요. 그 끔찍한 관문을 어떻게 맞이하실 겁니까?” 그때 가서도 딱 지금처럼 맞이할 거라고 대답했다.</p>
<p> </p>
<p> </p>
<p>그 말을 듣더니 사제는 일어서서 내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익숙한 놀이<span style="line-height: 1.6em;">었다. 에마뉘엘과 셀레스트와도 자주 즐겼던 놀이다. 보통 그들이 눈을 돌리고 말았다. 사제도 제법이었다. 금방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의 시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역시나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정녕 희망을 품지 않으십니까? 온 존재가 소멸하리란 생각으로 살아가십니까?” “네.” 나는 대답했다.</span></p>
<p> </p>
<p> </p>
<p>그러자 사제는 고개를 숙이고 도로 앉았다. 나한테 연민을 느낀단다. 사제는 그렇게 버티며 살아가기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나는 그저 사제가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이번엔 내가 몸을 돌려 천창 아래로 갔다. 어깨를 벽에 기댔다. 사제 말을 흘려들었다. 또 질문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다 사제가 다급하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흥분해 보이길래 주의를 기울였다.</p>
<p> </p>
<p> </p>
<p>상고야 받아들여지겠지만, 그럼에도 내가 죄악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단다. 주님께 지은 그 죄악을 떨쳐내야 한다고. 인간의 정의는 하느님의 정의에 비한다면 아무것도 아니란다. 나는 그래도 전자가 내게 형벌을 부과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사제는 그걸로는 죄악을 씻을 수 없다고 대답했다. 나는 죄악이란 게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단지 내가 유죄 판결을 받았을 뿐이다. 나는 유죄였고, 그 대가를 치르면 그만이었다. 내게 뭘 더 요구할 순 없었다. 그러자 사제가 다시 일어났다. 감방이 하도 좁아서 몸을 움직이려면 별다른 대안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앉거나 일어서야 한다.</p>
<p> </p>
<p> </p>
<p>내 시선을 바닥에 고정했다. 사제는 내 쪽으로 한 발짝 다가오고선 멈췄다. 감히 더 가까이 올 수 없다는 듯이. 사제는 창살 너머 하늘을 바라봤다. “그건 오해입니다, 신자님.” 사제가 말했다. “더 많은 걸 요구받으실 수도 있어요. 실제로 요구받으실 겁니다.” “뭘요?” “대면하셔야 합니다.” “뭘 대면해요?”</p>
<p> </p>
<p> </p>
<p>사제는 사방을 둘러보더니 어느덧 몹시 지쳐 보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 돌덩이들은 고통에 절어 있군요. 돌덩이들을 볼 때마다 번민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저는 마음 깊숙이 알고 있어요. 가장 비참한 처지에 놓였던 사형수들조차 어둠 속에서 나타난 신성한 얼굴을 보았답니다. 바로 그 얼굴과 대면하셔야 합니다.”</p>
<p> </p>
<p> </p>
<p>나는 조금 흥분했다. 몇 달째 이 성벽을 보고 있었다. 내겐 세계 누구보다도, 무엇보다도 벽이 더 친숙했다. 오래전, 벽에서 얼굴을 찾아보려고 했었다. 욕망을 불태우는, 태양 빛 얼굴을. 마리 얼굴을 찾으려 했다. 부질없었다. 이젠 그만뒀다. 어쨌든 땀에 전 이 돌덩이에서 무언가 솟아오르는 걸 한 번도 보지 못했다.</p>
<p> </p>
<p> </p>
<p>부속 사제는 슬프다는 듯이 나를 바라봤다. 나는 완전히 벽에 등을 기댔다. 햇빛이 이마를 타고 흘렀다. 사제가 급하게 몇 마디를 했지만 제대로 못 들었다. 그러더니 나를 껴안아도 될지 물었다. “안 됩니다.” 나는 대답했다. 사제는 몸을 돌리더니, 벽 쪽으로 걸어가 손으로 벽을 훑었다. “그토록 지상을 사랑하신단 말씀이십니까?” 사제는 중얼거렸다.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p>
<p> </p>
<p> </p>
<p>사제는 등을 돌린 채 한동안 있었다. 사제를 보고 있자니 괴로웠고 귀찮았다. 인제 그만 나를 놔두고 가라고 말하려던 참에 사제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리며 갑자기 폭발하듯 외쳤다. “차마 못 믿겠습니다. 분명 내세를 바라신 적이 있을 거예요.” 당연히 있지만 그건 부자이길 바라거나, 더 빨리 헤엄치길 바라거나, 더 나은 입 모양새를 바라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사제가 내 말을 끊고는 내세가 어때 보이는지 말해달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소리쳤다. “지금 삶을 회상할 수 있는 삶이겠죠!” 그리고 이제 지긋지긋하다고 바로 덧붙였다. 사제는 다시 하느님 이야기를 하려고 했지만 내가 사제에게 다가가 나한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마지막으로 설명해줬다. 하느님 이야기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사제는 주제를 바꿔보려고 했다. 왜 자기를 ‘신부님’이라고 부르지 않는지 물었다. 듣자하니 화가 났다. 우리가 부자 관계는 아니지 않으냐고, 당신은 다른 사람들 편이라고 대답했다.</p>
<p> </p>
<p> </p>
<p>“아닙니다, 신자님.” 사제가 내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저는 신자님 편입니다. 마음의 눈이 멀어 모르실 뿐입니다. 신자님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p>
<p> </p>
<p> </p>
<p>그러자,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안에서 무언가 터져버렸다. 나는 목청껏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욕을 퍼부었고, 기도하지 말라고 했다. 나는 사제복 깃을 부여잡았다. 기쁨과 분노가 뒤섞인 채 마음에 담았던 말을 전부 쏟아냈다. 사제는 확신에 넘쳐 보였지? 그렇지? 그래 봤자 여성의 머리카락 한 올 값어치조차 없는 확신이었을 뿐이야. 자기가 살아있긴 한지도 확실히 몰랐을걸? 산송장처럼 지냈잖아. 내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보여? 그래도 난 내게 확신했어. 모든 것에 확신했지. 적어도 저 사제보단 말이야. 내 삶을 확신했고, 다가올 죽음도 확신했어. 그래, 그것밖에 없었어. 그래도 적어도 그 진실을 붙들었어. 진실이 나를 붙든 거 못지 않게. 내가 옳았지, 지금도 옳아. 언제나 옳단 말이야. 난 이런 식으로 살았고, 다른 식으로도 살 수 있었어. 이걸 했고 저걸 하지 않았어. 그런 건 하지 않았고 대신 다른 걸 했어. 그다음엔? 마치 내 존재가 증명될 순간을, 그 첫새벽을 평생 기다려왔달까? 무엇도,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았어. 난 왜 그런지 알고 있었지. 사제도 알고 있었어. 내 미래 깊숙이, 내가 겪은 이 부조리한 삶 내내, 아직 도래하지 않은 세월을 가로질러 어두운 숨결이 불어왔어. 그런데 그 숨결이, 내가 살아온 세월만큼이나 현실감 없는 세월 동안 내가 겪은 모든 일을 균등하게 만들었다고. 다른 사람들이 죽은들 어떻고, 어머니의 사랑이 어떤지 알 게 뭐야. 하느님이 나와 무슨 상관인지, 우리가 선택하는 삶도, 간택하는 운명도 다 뭔 상관인지. 어차피 하나의 운명만이 날 간택하잖아. 다른 사람들도 죄다 간택될 특권을 누리겠지. 그러곤 사제가 그러듯이 나를 형제라고 불러대고 말이야. 사제는 이걸 이해할까? 정말? 어차피 누구나 특권을 누릴 뿐이야. 누구든 언젠간 사형 선고를 받게 돼. 사제도 사형 선고받게 될걸? 살인으로 기소됐다가 어머니 장례식에서 울지 않았다고 사형을 선고받은들 무슨 상관이야? 살라마노 개는 그 아내만큼이나 의미 있었어. 자동인형 같은 작은 여성은 마송이 결혼한 파리 여성만큼이나, 나랑 결혼하길 바랐던 마리만큼이나 유죄였고. 셀레스트보다 못난 레몽이 그 못지않은 내 친구라 한들 뭐 어때? 마리가 오늘 다른 뫼르소와 키스한들 뭔 상관이야? 저 사형수가 이걸 이해할까? 그리고 내 미래 깊숙이… 숨 막혀 하면서도 이 모든 걸 말했다. 그런데 벌써 사제를 내 손에서 빼냈다. 교도관들은 내게 경고했다. 한편, 사제는 교도관들을 진정시키고 나를 잠깐 말없이 바라봤다. 사제는 눈물로 가득했다. 뒤돌아서더니 가버렸다.</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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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사제가 떠나고, 나는 평온을 되찾았다. 지쳐서 침상에 몸을 던졌다. 잠이 든 것 같다. 일어나자 별빛이 얼굴을 밝혀줬으니. 들판 소리가 여기까지 올라왔다. 밤 냄새, 흙냄새, 소금 냄새가 관자놀이를 식혔다. 잠든 여름이 선사하는 경이로운 평화가 밀물처럼 내 안에서 차올랐다. 그 순간, 밤이 끝날 무렵, 기적 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와는 이제 영원히 무관한 세계로의 출발을 알렸다. 참 오랜만에 처음으로 엄마를 생각했다. 왜 삶을 마치실 무렵 ‘약혼자’를 두셨는지, 왜 다시 시작해보려고 하셨는지 이해가 갔다. 거기, 거기서도, 생명이 꺼져가는 양로원 주변에서도 저녁은 쓸쓸한 휴식 같았다. 죽음이 임박하자, 엄마는 이제 자유로워졌다고, 모든 걸 다시 살아갈 준비가 됐다고 느끼셨다. 누구도, 그 누구도 엄마를 두고 슬퍼할 권리가 없다. 나도 모든 걸 다시 살아갈 준비가 된 기분이었다. 마치 이 거대한 분노가 내게서 악을 씻겨내고 희망을 비워냈다는 듯, 징조와 별로 가득한 밤 앞에서, 처음으로 세계의 다정한 무관심에 마음을 열었다. 나와 그토록 닮았다니, 형제나 다름없다니, 나는 행복했고, 또 행복하구나. 이제 다 이루어지도록, 덜 외롭도록, 사형 집행일에 많은 관중이 몰려와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이해주길 바랄 뿐.</p>
<div style="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div>
<div style="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span style="font-family: arial, helvetica, sans-serif;">Deuxième partie</span></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span style="font-family: arial, helvetica, sans-serif;">V (continue)</span></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p>
<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C'est à un semblable moment que j'ai refusé une fois de plus de recevoir l'aumônier. J'étais étendu et je devinais l'approche du soir d'été à une certaine blondeur du ciel. Je venais de rejeter mon pourvoi et je pouvais sentir les ondes de mon sang circuler régulièrement en moi. Je n'avais pas besoin de voir l'aumônier. Pour la première fois depuis bien longtemps, j'ai pensé à Marie. Il y avait de longs jours qu'elle ne m'écrivait plus. Ce soir-là, j'ai réfléchi et je me suis dit qu'elle s'était peut-être fatiguée d'être la maîtresse d'un condamné à mort. L'idée m'est venue aussi qu'elle était peut-être malade ou morte. C'était dans l'ordre des choses. Comment l'aurais-je su puisqu'en dehors de nos deux corps maintenant séparés, rien ne nous liait et ne nous rappelait l'un à l'autre. À partir de ce moment, d'ailleurs, le souvenir de Marie m'aurait été indifférent. Morte, elle ne m'intéressait plus. Je trouvais cela normal comme je comprenais très bien que les gens m'oublient après ma mort. Ils n'avaient plus rien à faire avec moi. Je ne pouvais même pas dire que cela était dur à penser.</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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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C'est à ce moment précis que l'aumônier est entré. Quand je l'ai vu, j'ai eu un petit tremblement. Il s'en est aperçu et m'a dit de ne pas avoir peur. Je lui ai dit qu'il venait d'habitude à un autre moment. Il m'a répondu que c'était une visite tout amicale qui n'avait rien à voir avec mon pourvoi dont il ne savait rien. Il s'est assis sur ma couchette et m'a invité à me mettre près de lui. J'ai refusé. Je lui trouvais tout de même un air très doux.</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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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Il est resté un moment assis, les avant-bras sur les genoux, la tête baissée, à regarder ses mains. Elles étaient fines et musclées, elles me faisaient penser à deux bêtes agiles. Il les a frottées lentement l'une contre l'autre. Puis il est resté ainsi, la tête toujours baissée, pendant si longtemps que j'ai eu l'impression, un instant, que je l'avais oublié.</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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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Mais il a relevé brusquement la tête et m'a regardé en face : « Pourquoi, m'a-t-il dit, refusez-vous mes visites ? » J'ai répondu que je ne croyais pas en Dieu. Il a voulu savoir si j'en étais bien sûr et j'ai dit que je n'avais pas à me le demander : cela me paraissait une question sans importance. Il s'est alors renversé en arrière et s'est adossé au mur, les mains à plat sur les cuisses. Presque sans avoir l'air de me parler, il a observé qu'on se croyait sûr, quelquefois, et, en réalité, on ne l'était pas. Je ne disais rien. Il m'a regardé et m'a interrogé : « Qu'en pensez-vous ? » J'ai répondu que c'était possible. En tout cas, je n'étais peut-être pas sûr de ce qui m'intéressait réellement, mais j'étais tout à fait sur de ce qui ne m'intéressait pas. Et justement, ce dont il me parlait ne m'intéressait pas.</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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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Il a détourné les yeux et, toujours sans changer de position, m'a demandé si je ne parlais pas ainsi par excès de désespoir. Je lui ai expliqué que je n'étais pas désespéré. J'avais seulement peur, c'était bien naturel. « Dieu vous aiderait alors, a-t-il remarqué. Tous ceux que j'ai connus dans votre cas se retournaient vers lui. » J'ai reconnu que c'était leur droit. Cela prouvait aussi qu'ils en avaient le temps. Quant à moi, je ne voulais pas qu'on m'aidât et justement le temps me manquait pour m'intéresser à ce qui ne m'intéressait pas.</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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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À ce moment, ses </span><span style="font-family: arial, helvetica, sans-serif;">mains ont eu un geste d'agacement, mais il s'est redressé et a arrangé les plis de sa robe. Quand il a eu fini, il s'est adressé à moi en m'appelant « mon ami » : s'il me parlait ainsi ce n'était pas parce que j'étais condamné à mort ; à son avis, nous étions tous condamnés à mort. Mais je l'ai interrompu en lui disant que ce n'était pas la même chose et que, d'ailleurs, ce ne pouvait être, en aucun cas, une consolation. « Certes, a-t-il approuvé. Mais vous mourrez plus tard si vous ne mourez pas aujourd'hui. La même question se posera alors. Comment aborderez-vous cette terrible épreuve ? » J'ai répondu que je l'aborderais exactement comme je l'abordais en ce moment.</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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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Il s'est levé a ce mot et m'a regardé droit dans les yeux. C'est un jeu que je connaissais bien. Je m'en amusais souvent avec Emmanuel ou Céleste et, en général, ils détournaient leurs yeux. L'aumônier aussi connaissait bien ce jeu, je l'ai tout de suite compris : son regard ne tremblait pas. Et sa voix non plus n'a pas tremblé quand il m'a dit : « N'avez-vous donc aucun espoir et vivez-vous avec la pensée que vous allez mourir tout entier ? - Oui », ai-je répondu.</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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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Alors, il a baissé la tête et s'est rassis. Il m'a dit qu'il me plaignait. Il jugeait cela impossible à supporter pour un homme. Moi, j'ai seulement senti qu'il commençait à m'ennuyer. Je me suis détourné à mon tour et je suis allé sous la lucarne. Je m'appuyais de l'épaule contre le mur. Sans bien le suivre, j'ai entendu qu'il recommençait à m'interroger. Il parlait d'une voix inquiète et pressante. J'ai compris qu'il était ému et je l'ai mieux écouté.</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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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Il me disait sa certitude que mon pourvoi serait accepté, mais je portais le poids d'un péché dont il fallait me débarrasser. Selon lui, la justice des hommes n'était rien et la justice de Dieu tout. J'ai remarqué que c'était la première qui m'avait condamné. Il m'a répondu qu'elle n'avait pas, pour autant, lavé mon pêche. Je lui ai dit que je ne savais pas ce qu'était un péché. On m'avait seulement appris que j'étais un coupable. J'étais coupable, je payais, on ne pouvait rien me demander de plus. À ce moment, il s'est levé à nouveau et j'ai pensé que dans cette cellule si étroite, s'il voulait remuer, il n'avait pas le choix. Il fallait s'asseoir ou se lever.</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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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J'avais les yeux fixés au sol. Il a fait un pas vers moi et s'est arrêté, comme s'il n'osait avancer. Il regardait le ciel à travers les barreaux. « Vous vous trompez, mon fils, m'a-t-il dit, on pourrait vous demander plus. On vous le demandera peut-être. -Et quoi donc ? - On pourrait vous demander de voir. - Voir quoi ? »</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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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Le prêtre a regardé tout autour de lui et il a répondu d'une voix que j'ai trouvée soudain très lasse : « Toutes ces pierres suent la douleur, je le sais. Je ne les ai jamais regardées sans angoisse. Mais, du fond du cœur, je sais que les plus misérables d'entre vous ont vu sortir de leur obscurité un visage divin. C'est ce visage qu'on vous demande de voir. »</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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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Je me suis un peu animé. J'ai dit qu'il y av</span><span style="font-family: arial, helvetica, sans-serif;">ait des mois que je regardais ces murailles. Il n'y avait rien ni personne que je connusse mieux au monde. Peut-être, il y a bien longtemps, y avais-je cherché un visage. Mais ce visage avait la couleur du soleil et la flamme du désir : c'était celui de Marie. Je l'avais cherché en vain. Maintenant, c'était fini. Et dans tous les cas, je n'avais rien vu surgir de cette sueur de pierre.</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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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L'aumônier m'a regardé avec une sorte de tristesse. J'étais maintenant complètement adossé à la muraille et le jour me coulait sur le front. Il a dit quelques mots que je n'ai pas entendus et m'a demandé très vite si je lui permettais de m'embrasser : « Non », ai-je répondu. Il s'est retourné et a marché vers le mur sur lequel il a passé sa main lentement : « Aimez-vous donc cette terre à ce point ? » a-t-il murmuré. Je n'ai rien répondu.</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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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Il est resté assez longtemps détournée. Sa présence me pesait et m'agaçait. J'allais lui dire de partir, de me laisser, quand il s'est écrié tout d'un coup avec une sorte d'éclat, en se retournant vers moi : « Non, je ne peux pas vous croire. Je suis sûr qu'il vous est arrivé de souhaiter une autre vie. » Je lui ai répondu que naturellement, mais cela n'avait pas plus d'importance que de souhaiter d'être riche, de nager très vite ou d'avoir une bouche mieux faite. C'était du même ordre. Mais lui m'a arrêté et il voulait savoir comment je voyais cette autre vie. Alors, je lui ai crié : « Une vie où je pourrais me souvenir de celle-ci », et aussitôt je lui ai dit que j'en avais assez. Il voulait encore me parler de Dieu, mais je me suis avancé vers lui et j'ai tenté de lui expliquer une dernière fois qu'il me restait peu de temps. Je ne voulais pas le perdre avec Dieu. Il a essayé de changer de sujet en me demandant pourquoi je l'appelais « monsieur » et non pas « mon père ». Cela m'a énervée je lui ai répondu qu'il n'était pas mon père : il était avec les autres.</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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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 Non, mon. fils, a-t-il dit en mettant la main sur mon épaule. Je suis avec vous. Mais vous ne pouvez pas le savoir parce que vous avez un cœur aveugle. Je prierai pour vous.</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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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Alors, je ne sais pas pourquoi, il y a quelque chose qui a crevé en moi. Je me suis mis à crier à plein gosier et je l'ai insulté et je lui ai dit de ne pas prier. Je l'avais pris par le collet de sa soutane. Je déversais sur lui tout le fond de mon cœur avec des bondissements mêlés de joie et de colère. Il avait l'air si certain, n'est-ce pas ? Pourtant, aucune de ses certitudes ne valait un cheveu de femme. Il n'était même pas sûr d'être en vie puisqu'il vivait comme un mort. Moi, j'avais l'air d'avoir les mains vides. Mais j'étais sûr de moi, sûr de tout, plus sûr que lui, sur de ma vie et de cette mort qui allait venir. Oui, je n'avais que cela. Mais du moins, je tenais cette vérité autant qu'elle me tenait. J'avais eu raison, j'avais encore raison, j'avais toujours raison. J'avais vécu de telle façon et j'aurais pu vivre de telle autre. J'avais fait ceci et je n'avais pas fait cela. Je n'avais pas fait telle chose alors que j'avais fait cette autre. Et après ? C'était comme si j'avais attendu pendant tout le temps cette minute et cette petite aube où je serais justifié. Rien, rien n'avait d'importance et je savais bien pourquoi. Lui aussi savait pourquoi. Du fond de mon avenir, pendant toute cette vie absurde que j'avais menée, un souffle obscur remontait vers moi à travers des années qui n'étaient pas encore venues et ce souffle égalisait sur son passage tout ce qu'on me proposait alors dans les années pas plus réelles que je vivais. Que m'importaient la mort des autres, l'amour d'une mère, que m'importaient son Dieu, les vies qu'on choisit, les destins qu'on élit, puisqu'un seul destin devait m'élire moi-même et avec moi des milliards de privilégiés qui, comme lui, se disaient mes frères. Comprenait-il, comprenait-il donc ? Tout le monde était privilégié. Il n'y avait que des privilégiés. Les autres aussi, on les condamnerait un jour. Lui aussi, on le condamnerait. Qu'importait si, accusé de meurtre, il était exécuté pour n'avoir pas pleuré à l'enterrement de sa mère ? Le chien de Salamano valait autant que sa femme. La petite femme automatique était aussi coupable que la Parisienne que Masson avait épousée ou que Marie qui avait envie que je l'épouse. Qu'importait que Raymond fût mon copain autant que Céleste qui valait mieux que lui ? Qu'importait que Marie donnât aujourd'hui sa bouche à un nouveau Meursault ? Comprenait-il donc, ce condamné, et que du fond de mon avenir... J'étouffais en criant tout ceci. Mais, déjà, on m'arrachait l'aumônier des mains et les gardiens me menaçaient. Lui, cependant, les a calmés et m'a regardé un moment en silence. Il avait les yeux pleins de larmes. Il s'est détourné et il a disparu.</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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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Lui parti, j'ai retrouvé le calme. J'étais épuisé et je me suis jeté sur ma couchette. Je crois que j'ai dormi parce que je me suis réveillé avec des étoiles sur le visage. Des bruits de campagne montaient jusqu'à moi. Des odeurs de nuit, de terre et de sel rafraîchissaient mes tempes. La merveilleuse paix de cet été endormi entrait en moi comme une marée. À ce moment, et à la limite de la nuit, des sirènes ont hurlé. Elles annonçaient des départs pour un monde qui maintenant m'était à jamais indifférent. Pour la première fois depuis bien longtemps, j'ai pensé à maman. Il m'a semblé que je comprenais pourquoi à la fin d'une vie elle avait pris un « fiancé », pourquoi elle avait joué à recommencer. Là-bas, là-bas aussi, autour de cet asile où des vies s'éteignaient, le soir était comme une trêve mélancolique. Si près de la mort, maman devait s'y sentir libérée et prête à tout revivre. Personne, personne n'avait le droit de pleurer sur elle. Et moi aussi, je me suis senti prêt à tout revivre. Comme si cette grande colère m'avait purgé du mal, vidé d'espoir, devant cette nuit chargée de signes et d'étoiles, je m'ouvrais pour la première fois à la tendre indifférence du monde. De l'éprouver si pareil à moi, si fraternel enfin, j'ai senti que j'avais été heureux, et que je l'étais encore. Pour que tout soit consommé, pour que je me sente moins seul, il me restait à souhaiter qu'il y ait beaucoup de spectateurs le jour de mon exécution et qu'ils m'accueillent avec des cris de haine.</span></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font face="arial, helvetica, sans-serif">* *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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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간단한 노트. 끝났다! 당분간 자체적으로 교정 및 편집을 거친 뒤 합본을 만들 예정이다. 그때까진 여기저기 수정될 수 있으니, 이 번역본을 사용할 경우 참고하기 바란다.</p>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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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1.5em 0px; color: rgb(96, 96, 96);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text-align: justify; line-height: 21px; padding: 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1.5em 0px; color: rgb(96, 96, 96);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text-align: justify; line-height: 21px; padding: 0px !important;">한국에서 L'étranger 원본의 저작권은 소멸했다. 이 번역본은 무료로 배포 가능하다. 단, 영리 목적 사용은 불가능하며, 일부나 전부를 어떠한 형태로도 가공 내지 수정할 수 없다. 어차피 카뮈의 간결함을 한국어로 살려본답시고 내 멋대로 의역한 부분이 많아서 그렇게까지 신뢰할 만하진 않다.</p>
<p style="margin: 1.5em 0px; color: rgb(96, 96, 96);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text-align: justify; line-height: 21px; padding: 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1.5em 0px; color: rgb(96, 96, 96);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text-align: justify; line-height: 21px; padding: 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1.5em 0px; color: rgb(96, 96, 96);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text-align: justify; line-height: 21px; padding: 0px !important;">제2부</p>
<p style="margin: 1.5em 0px; color: rgb(96, 96, 96);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text-align: justify; line-height: 21px; padding: 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1.5em 0px; color: rgb(96, 96, 96);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text-align: justify; line-height: 21px; padding: 0px !important;">V</p>
<p style="margin: 1.5em 0px; color: rgb(96, 96, 96);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text-align: justify; line-height: 21px; padding: 0px !important;"> </p>
<p>부속 사제 방문을 거절했다. 세 번째 거절이었다. 할 말도 없고, 이야기 나누고 싶지도 않고. 어차피 조만간 보게 되리라. 요즘 내 관심은 어떻게 저 기계장치를 모면할지에 쏠려 있다. 불가피한 일에도 빠져나갈 길이 있을지. 감방을 옮겼다. 여기서 누우면 하늘이 보인다. 하늘만 보인다. 매일 같이 하늘의 얼굴빛이 낮에서 밤으로 기울기만 종일 바라본다. 누운 채, 머릿밑에 두 손을 괴고, 기다린다. 사형수 중에 저 냉혹한 장치를 모면한 사람이, 집행 전에 사라진 사람이, 경찰 경계선을 끊어낸 사람이 과연 있을지 얼마나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사형 집행에 관한 이야기에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후회됐다. 그런 문제엔 항상 관심을 가져야 한다. 무엇이 닥쳐올지 결코 알 수 없다. 나도 신문에 실린 관련 기사는 더러 읽었다. 하지만 내가 호기심이 강하지 않아서 그렇지, 분명 전문 서적도 있을 테다. 전문 서적에는 탈출 사례가 소개됐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한 번쯤은 바퀴가 멈춰 서지 않았을까? 이 불가항력의 계획이 진행되던 와중에, 우연과 운이 따라, 딱 한 번이라도 무언가 바뀌었을 지도. 단 한 번! 어쩌면 그 한 번이면 충분했다. 나머지는 내 마음이 알아서 하리라. 신문은 사회에 진 빚을 자주 언급했다. 신문에 따르면 그 빚을 갚아야 했다. 그런데 그건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했다. 중요한 건 탈출 가능성이었다. 냉혹한 의식을 뛰어넘는 도약, 희망할 기회를 활짝 열어주는 광란의 질주. 물론 희망이라고 해봤자, 달려가던 중 대뜸 총을 맞아 골목에서 쓰러지는 것이겠지만.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는 그런 사치를 누릴 수 없었다. 완전히 금지당했다. 기계장치가 나를 도로 붙잡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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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아무리 노력해도, 이 무례한 확신을 차마 받아들일 수 없었다. 확신의 근간이 된 판결과, 판결이 선고된 때부터 흔들리지 않고 계속된 전개 사이에 터무니없는 불균형이 있었던 까닭이다. 판결문을 오후 다섯 시가 아닌 저녁 여덟 시에 낭독했다는 점이나, 완전히 다른 내용의 판결일 수 있었다는 점이나, 내의를 갈아입어야 하는 사람들이 판단했다는 점이나, 프랑스 인민(아니면 독일 인민, 중국 인민)이라는 모호한 관념에 기대어 판결을 내렸다는 점을 모두 감안하면, 그토록 중요한 결정인데도 진지함이 많이 날아가는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럼에도 일단 내려지고 나면, 그 순간부터 판결은 내가 온몸을 짓눌러대는 이 벽의 존재만큼이나 명백하고 진지한 효력을 지녔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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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러다 엄마가 해주시던 아버지 이야기가 하나 생각났다. 아버지와는 안면부지였다. 내가 아는 거라곤 엄마가 들려주신 이야기밖에 없었다. 그는 살인자 사형 집행을 보러 갔다. 갈 생각을 하니 속이 메스꺼웠단다. 그래도 보러 갔었고, 돌아오는 길에 토했다. 아침이었는데 한참 토한 모양이었다. 아버지가 조금 역겨웠다. 이제는 이해가 갔다. 그게 참 당연했다. 사형 집행만큼 중요한 건 없고, 결국 사람이 진정 관심을 가질 만한 일이라곤 사형 집행밖에 없다는 걸 왜 여태 깨닫지 못했을까! 만에 하나 교도소에서 나가게 된다면, 사형 집행은 모조리 보러 다니리라. 나갈 가능성을 고려하다니, 실수였다. 어느 이른 아침 경찰 경계선을 넘어서게 된다고, 그러니까 반대편으로 나가게 된다고 생각만 해도, 내가 사형 집행을 구경하러 왔다가 나중에 토할 수 있게 된다고 생각만 해도 독을 탄 기쁨의 물결이 마음에 차올랐으니까. 그런데 이건 이성적이지 않았다. 이런 가설을 세우도록 나 자신을 가만 놔둔 건 실수였다. 곧이어 지독할 만큼 추웠으니. 담요 밑으로 움츠러들어야 했다. 덜덜 떨리는 이를 멈출 수 없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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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당연하지만 언제나 이성적일 수는 없다. 예컨대 나는 가끔 법안을 만들어보곤 했다. 형벌 제도를 수정했다. 사형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핵심이었다. 천 분의 일 확률이면 문제를 개선하는 데 충분했다. 환자(나는 사형수가 ‘환자’<sup><a href="http://blog.jinbo.net/kimpoo88/108#footnote_108_1" title="뫼르소는 사형수를 ‘patient’으로 지칭한다. 오늘날 ‘환자’라는 의미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지만, 간혹 ‘수형자’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patient’이 ‘고통받는 자’, ‘감내하는 자’라는 라틴어인 ‘patiens’에서 파생된 데서 기인한다. 따라서 뫼르소가 사형수더러 ‘patient’이라고 할 때는, 사형수가 마치 환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수형자로서 성질도 드러내고, 사형수가 고통받고, 감내하는 자라는 점 또한 은연중에 드러낸다." id="identifier_108_1"class="identifier">1</a></sup>라고 생각했다)를 열에 아홉 죽일 수 있는 화학 약품을 만들면 될 것처럼 보였다. 환자도 그걸 안다는 게 조건이었다. 한 번 꼼꼼하고 차분하게 검토해보자. 날을 떨어뜨리는 방식은 어떠한 기회도, 그 어떠한 기회도 주지 않는다는 결함을 지니고 있지 않았던가. 재고의 여지조차 남기지 않고 환자의 죽음을 결정했다. 종결된 사건, 확고한 결합, 돌이킬 수 없는 합의였다. 만약 놀랍게도 날이 빗나가면, 다시 시작할 뿐이었다. 그러면 상황이 조금 난처해지겠지. 사형수는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길 바라게 될 테니까. 이게 바로 단두대의 결함이었다. 어떤 관점에선 맞는 말이었다.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게 바로 좋은 조직의 비결이라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사형수도 결국 정신적으로 협력해야 했다. 그도 모든 일이 사고 없이 진행되길 바라게 됐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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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게다가 나는 이 문제들에 관해 여태 부정확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 역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단두대 앞에 서기 위해서는 단으로 된 사형대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계단을 딛어야 한다고 오랫동안 생각해왔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 1789년 혁명 때문인 것 같다. 그러니까, 내가 이 문제에 관해 지금껏 배우거나 본 모든 것들 때문에. 그런데 어느 날 아침, 크게 화제가 됐던 어떤 사형 집행 당시 신문에 실렸던 사진 한 장이 기억났다. 사실 기계는 땅바닥에 그대로 놓였다. 그보다 간단할 순 없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좁았다. 더 일찍 머리에 떠오르지 않아 이상할 정도였다. 사진에 실린 기계는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깔끔하고, 번쩍거렸다. 인상적이었다. 우린 언제나 모르는 걸 과장해서 생각한다. 모든 것은 오히려 간단했다. 기계는 다가오는 사람과 같은 높이에 있다. 사형수는 마치 다른 사람을 만나러 가듯 기계에 다가선다. 역시 난처한 상황이었다. 사형대를 오르고, 광활한 하늘을 향해 상승한다면 상상력이 매달릴 수라도 있었다. 한편, 여기선 기계장치가 또다시 모든 걸 짓눌렀다. 조심스럽게, 약간 수치스럽게, 무척 정교하게 죽임을 당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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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늘 두 가지 문제를 생각하며 지냈다. 새벽과 상고. 그래도 더 이상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마음을 가라앉히려 노력했다. 누워서 하늘을 바라보며 거기에 정신을 쏟고자 애썼다. 하늘이 초록색으로 변했다. 저녁이었다. 다시 생각의 흐름을 돌려보려고 했다. 내 심장에 귀를 기울였다. 그토록 오랫동안 함께 해온 이 소리가 언젠간 멈출 수 있다는 게 상상이 되지 않았다. 나는 무언가를 제대로 상상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심장 박동이 머리에까지 미치지 않을 찰나를 떠올려보려고 시도했다. 헛수고였다. 새벽이나 상고가 여전히 머리에 맴돌았다. 일부러 다른 생각을 하지 않는 게 오히려 가장 이성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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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나는 알고 있었다. 그들은 새벽에 온다. 결국 그 새벽을 기다리며 밤을 보냈다. 갑작스레 놀라는 건 질색이었다. 무언가가 닥칠 때 맨정신인 게 낫다. 그러다 보니 낮에만 잠깐 눈을 붙였고, 밤은 지새웠다. 하늘에 난 창으로 빛이 태동하기만을 끈기 있게 기다렸다. 그들이 으레 작업을 치르는 시간 즈음이 가장 힘들었다. 자정이 지나면, 나는 기다렸고, 동정을 살폈다. 내 귀가 이토록 많은 소리를 감지한 적은 없었다. 그토록 작은 소리를 분간한 적도. 게다가 어떤 면에선 나는 그 기간 내내 운이 좋았던 셈이다. 발걸음 소리를 들은 적은 없으니. 엄마는 우리가 전적으로 불행해지지는 않는다고 종종 말씀하셨다. 다채롭게 물들기 시작하는 하늘과 감방으로 스며드는 햇살을 보며, 감방에 앉은 채, 엄마 말씀에 수긍했다. 얼마든 발걸음 소리가 들려올 수도 있었다. 내 심장이 터져버렸을지도 모른다. 비록 자그만 기척에도 문가로 달려갔지만, 비록 귀를 나무에 갖다 댄 채 내 숨소리가 들리기를 실성한 듯이 기다렸지만, 숨소리가 흡사 개 헐떡이듯 쉬어버려 놀랐지만, 심장은 결국 터지지 않았다. 또 스물네 시간을 벌게 됐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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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낮에는 종일 상고를 생각했다. 이끌어낼 수 있는 최대한의 생각을 뽑아낸 것 같다. 제각각 어떤 효과가 있는지 따졌고, 가장 좋은 결과를 얻어냈다. 항상 최악을 가정했다. 상고 기각. “그럼 죽는 거지, 뭐.” 다른 사람들보단 먼저 죽겠지. 분명했다. 하지만 다들 알다시피 삶은 살 만한 가치가 없다. 사실 서른에 죽든 일흔에 죽든 중요하지 않다는 걸 모르진 않았다. 당연하다. 어찌 됐든 다른 남성이나 여성이 살아갈 테니까. 수천 년 동안 그런 식일 것이다. 결국 이보다 명백한 건 없었다. 지금 죽든 20년 후에 죽든, 죽는 건 여전히 나였다. 그 순간, 20년을 더 살아간다는 생각에서 끔찍한 비약을 느껴 사유가 조금 방해됐다. 20년 뒤 내가 이 상황에 봉착하게 됐을 때 무슨 생각을 할지 상상해보며 비약을 메꿨다. 일단 죽는다 치면, 언제 어떻게 죽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확실했다. 그러므로(이 ‘그러므로’가 사유에서 표상하는 모든 걸 놓치지 않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므로 상고 기각을 받아들여야 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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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그 순간, 오로지 그 순간, 나한테 일종의 권리가 주어졌다. 두 번째 가설을 다뤄도 된다고 스스로 허락한 셈이었다. 감면. 피와 몸이 솟구치며 터질 듯한 기쁨으로 눈을 따갑게 했다. 가라앉히느라 귀찮았다. 이 외침을 진정시키고 누그러뜨려야 했다. 태연하게 두 번째 가설을 다뤄야 했다. 그래야 어차피 첫 번째 가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사실을 보다 잘 수긍할 수 있었다. 마음이 진정되면 한 시간 정도 안정을 취할 수 있었다. 그거라도 어딘가 싶었다.</p>
<div style="color: rgb(96, 96, 96);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text-align: justify; line-height: 21px;">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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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span style="font-family: arial, helvetica, sans-serif;">Deuxième partie</span></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span style="font-family: arial, helvetica, sans-serif;">V</span></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p>
<p><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Pour la troisième fois, j'ai refusé de recevoir l'aumônier. Je n'ai rien à lui dire, je n'ai pas envie de parler, je le verrai bien assez tôt. Ce qui m'intéresse en ce moment, c'est d'échapper à la mécanique, de savoir si l'inévitable peut avoir une issue. On m'a changé de cellule. De celle-ci, lorsque je suis allongé, je vois le ciel et je ne vois que lui. Toutes mes journées se passent à regarder sur son visage le déclin des couleurs qui conduit le jour à la nuit. Couché, je passe les mains sous ma tête et j'attends. Je ne sais combien de fois je me suis demandé s'il y avait des exemples de condamnés à mort qui eussent échappé au mécanisme implacable, disparu avant l'exécution, rompu les cordons d'agents. Je me reprochais alors de n'avoir pas prêté assez d'attention aux récits d'exécution. On devrait toujours s'intéresser à ces questions. On ne sait jamais ce qui peut arriver. Comme tout le monde, j'avais lu des comptes rendus dans les journaux. Mais il y avait certainement des ouvrages spéciaux que le n'avais jamais eu la curiosité de consulter. Là, peut-être, j'aurais trouvé des récits d'évasion. J'aurais appris que dans un cas au moins la roue s'était arrêtée, que dans cette préméditation irrésistible, le hasard et la chance, une fois seulement, avaient changé quelque chose. Une fois ! Dans un sens, je crois que cela m'aurait suffi. Mon cœur aurait fait le reste. Les journaux parlaient souvent d'une dette qui était due à la société. Il fallait, selon eux, la payer. Mais cela ne parle pas à l'imagination. Ce qui comptait, c'était une possibilité d'évasion, un saut hors du rite implacable, une course à la folie qui offrit toutes les chances de l'espoir. Naturellement, l'espoir, c'était d'être abattu au coin d'une rue, en pleine course, et d'une balle à la volée. Mais, tout bien considéré, rien ne me permettait ce luxe, tout me l'interdisait, la mécanique me reprenait.</span></p>
<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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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Malgré ma bonne volonté, je ne pouvais pas accepter cette certitude insolente. Car enfin, il y avait une disproportion ridicule entre le jugement qui l'avait fondée et son déroulement imperturbable à partir du moment où ce jugement avait été prononcé. Le fait que la sentence avait été lue à vingt heures plutôt qu'à dix-sept, le fait qu'elle aurait pu être tout autre, qu'elle avait été prise par des hommes qui changent de linge, qu'elle avait été portée au crédit d'une notion aussi imprécise que le peuple français (ou allemand, ou chinois), il me semblait bien que tout cela enlevait beaucoup de sérieux à une telle décision. Pourtant, j'étais obligé de reconnaître que dès la seconde où elle avait été prise, ses effets devenaient aussi certains, aussi sérieux, que la présence de ce mur tout le long duquel j'écrasais mon corps.</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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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Je me suis souvenu dans ces moments d'une histoire que maman me racontait à propos de mon père. Je ne l'avais pas connu. Tout ce que je connaissais de précis sur cet homme, c'était peut-être ce que m'en disait alors maman : il était allé voir exécuter un assassin. Il était malade à l'idée d'y aller. Il l'avait fait cependant et au retour il avait vomi une partie de la matinée. Mon père me dégoûtait un peu alors. Maintenant, je comprenais, c'était si naturel. Comment n'avais-je pas vu que rien n'était plus important qu'une exécution capitale et que, en somme, c'était la seule chose vraiment intéressante pour un homme ! Si jamais je sortais de cette prison, j'irais voir toutes les exécutions capitales. J'avais tort, je crois, de penser à cette possibilité. Car à l'idée de me voir libre par un petit matin derrière un cordon d'agents, de l'autre côté en quelque sorte, à l'idée d'être le spectateur qui vient voir et qui pourra vomir après, un flot de joie empoisonnée me montait au cœur. Mais ce n'était pas raisonnable. J'avais tort de me laisser aller à ces suppositions parce que, l'instant d'après, j'avais si affreusement froid que je me recroquevillais sous ma couverture. le claquais des dents sans pouvoir me retenir.</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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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p>
<p><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Mais, naturellement, on ne peut pas être toujours raisonnable. D'autres fois, par exemple, je faisais des projets de loi. Je réformais les pénalités. J'avais remarqué que l'essentiel était de donner une chance au condamné. Une seule sur mille, cela suffisait pour arranger bien des choses. Ainsi, il me semblait qu'on pouvait trouver une combinaison chimique dont l'absorption tuerait le patient (je pensais : le patient) neuf fois sur dix. Lui le saurait, c'était la condition. Car en réfléchissant bien, en considérant les choses avec calme, je constatais que ce qui était défectueux avec le couperet, c'est qu'il n'y avait aucune chance, absolument aucune. Une fois pour toutes, en somme, la mort du patient avait été décidée. C'était une affaire classée, une combinaison bien arrêtée, un accord entendu et sur lequel il n'était pas question de revenir. Si le coup ratait, par extraordinaire, on recommençait. Par suite, ce qu'il y avait d'ennuyeux, c'est qu'il fallait que le condamné souhaitât le bon fonctionnement de la machine. Je dis que c'est le côté défectueux. Cela est vrai, dans un sens. Mais, dans un autre sens, j'étais obligé de reconnaître que tout le secret d'une bonne organisation était là. En somme, le condamné était obligé de collaborer moralement. C'était son intérêt que tout marchât sans accroc.</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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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J'étais obligé de constater aussi que jusqu'ici j'avais eu sur ces questions des idées qui n'étaient pas justes. J'ai cru longtemps - et je ne sais pas pourquoi - que pour aller à la guillotine, il fallait monter sur un échafaud, gravir des marches. Je crois que c'était à cause de la Révolution de 1789, je veux dire à cause de tout ce qu'on m'avait appris ou fait voir sur ces questions. Mais un matin, je me suis souvenu d'une photographie publiée par les journaux à l'occasion d'une exécution retentissante. En réalité, la machine était posée à même le sol, le plus simplement du monde. Elle était beaucoup plus étroite que je ne le pensais. C'était assez drôle que je ne m'en fusse pas avisé plus tôt. Cette machine sur le cliché m'avait frappé par son aspect d'ouvrage de précision, fini et étincelant. On se fait toujours des idées exagérées de ce qu'on ne connaît pas. Je devais constater au contraire que tout était simple : la machine est au même niveau que l'homme qui marche vers elle. Il la rejoint comme on marche à la rencontre d'une personne. Cela aussi était ennuyeux. La montée vers l'échafaud, l'ascension en plein ciel, l'imagination pouvait s'y raccrocher. Tandis que, la encore, la mécanique écrasait tout : on était tué discrètement, avec un peu de honte et beaucoup de précision.</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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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Il y avait aussi deux choses à quoi je réfléchissais tout le temps : l'aube et mon pourvoi. Je me raisonnais cependant et j'essayais de n'y plus penser. Je m'étendais, je regardais le ciel, je m'efforçais de m'y intéresser. Il devenait vert, c'était le soir. Je faisais encore un effort pour détourner le cours de mes pensées. J'écoutais mon cœur. Je ne pouvais imaginer que ce bruit qui m'accompagnait depuis si longtemps put jamais cesser. Je n'ai jamais eu de véritable imagination. J'essayais pourtant de me représenter une certaine seconde où le battement de ce cœur ne se prolongerait plus dans ma tête. Mais en vain. L'aube ou mon pourvoi étaient là. Je finissais par me dire que le plus raisonnable était de ne pas me contraindre.</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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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C'est à l'aube qu'ils venaient, je le savais. En somme, j'ai occupé mes nuits à attendre cette aube. Je n'ai jamais aimé être surpris. Quand il m'arrive quelque chose, je préfère être là. C'est pourquoi j'ai fini par ne plus dormir qu'un peu dans mes journées et, tout le long de mes nuits, j'ai attendu patiemment que la lumière naisse sur la vitre du ciel. Le plus difficile, c'était l'heure douteuse où je savais qu'ils opéraient d'habitude. Passé minuit, j'attendais et je guettais. Jamais mon oreille n'avait perçu tant de bruits, distingué de sons si tenus. Je peux dire, d'ailleurs, que d'une certaine façon j'ai eu de la chance pendant toute cette période, puisque je n'ai jamais entendu de pas. Maman disait souvent qu'on n'est jamais tout à fait malheureux. Je l'approuvais dans ma prison, quand le ciel se colorait et qu'un nouveau jour glissait dans ma cellule. Parce qu'aussi bien, j'aurais pu entendre des pas et mon cœur aurait pu éclater. Même si le moindre glissement me jetait à la porte, même si, l'oreille collée au bois, j'attendais éperdument jusqu'à ce que j'entende ma propre respiration, effrayé de la trouver rauque et si pareille au râle d'un chien, au bout du compte mon cœur n'éclatait pas et j'avais encore gagné vingt-quatre heures.</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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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Pendant tout le jour, il y avait mon pourvoi. Je crois que j'ai tiré le meilleur parti de cette idée. Je calculais mes effets et j'obtenais de mes réflexions le meilleur rendement. Je prenais toujours la plus mauvaise supposition : mon pourvoi était rejeté. « Eh bien, je mourrai donc. » Plus tôt que d'autres, c'était évident. Mais tout le monde sait que la vie ne vaut pas la peine d'être vécue. Dans le fond, je n'ignorais pas que mourir à trente ans ou à soixante-dix ans importe peu puisque, naturellement, dans les deux cas, d'autres hommes et d'autres femmes vivront, et cela pendant des milliers d'années. Rien n'était plus clair, en somme. C'était toujours moi qui mourrais, que ce soit maintenant ou dans vingt ans. À ce moment, ce qui me gênait un peu dans mon raisonnement, c'était ce bond terrible que je sentais en moi à la pensée de vingt ans de vie à venir. Mais je n'avais qu'à l'étouffer en imaginant ce que seraient mes pensées dans vingt ans quand il me faudrait quand même en venir là. Du moment qu'on meurt, comment et quand, cela n'importe pas, c'était évident. Donc (et le difficile c'était de ne pas perdre de vue tout ce que ce « donc » représentait de raisonnements), donc, je devais accepter le rejet de mon pourvoi.</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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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arial,helvetica,sans-serif;">À ce moment, à ce moment seulement, j'avais pour ainsi dire le droit, je me donnais en quelque sorte la permission d'aborder la deuxième hypothèse : j'étais gracié. L'ennuyeux, c'est qu'il fallait rendre moins fougueux cet élan du sang et du corps qui me piquait les yeux d'une joie insensée. Il fallait que je m'applique à réduire ce cri, à le raisonner. Il fallait que je sois naturel même dans cette hypothèse, pour rendre plus plausible ma résignation dans la première. Quand j'avais réussi, j'avais gagné une heure de calme. Cela, tout de même, était à considérer.</span></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font face="arial, helvetica, sans-serif">* * *</font></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간단한 노트. 거의 끝나간다! 'patient'을 일단 '환자'라고 옮겨놓긴 했는데 아마 각주가 필요한 번역일 것 같다.</p>
</div>
<div class="footnotes"><ol><li id="footnote_108_1">뫼르소는 사형수를 ‘patient’으로 지칭한다. 오늘날 ‘환자’라는 의미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지만, 간혹 ‘수형자’라는 뜻으로도 쓰인다. ‘patient’이 ‘고통받는 자’, ‘감내하는 자’라는 라틴어인 ‘patiens’에서 파생된 데서 기인한다. 따라서 뫼르소가 사형수더러 ‘patient’이라고 할 때는, 사형수가 마치 환자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점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수형자로서 성질도 드러내고, 사형수가 고통받고, 감내하는 자라는 점 또한 은연중에 드러낸다.<a href="#identifier_108_1" class="backToTextAnchor"><img src="/plugins/../jplugins/CKEditor/images/icon_footnote_backtotext.gif" alt="텍스트로 돌아가기" /></a></li></ol></div><div class="buttons-bottom center jinboblog-i-like-this-buttons"><a class="button-jinboblog" href="javascript:void(0);" title="스크랩으로 글 링크를 저장하세요" onclick="recommend('4252',108,'/kimpoo88','');"><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mini_chuchon.png" alt="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a><a class="button-twitter" href="http://twitter.com/home?status=http%3A%2F%2Fblog.jinbo.net%2Fkimpoo88%2F108+%22%EC%9D%B4%EB%B0%A9%EC%9D%B8%20%EB%B2%88%EC%97%AD%202-5%20%281%29%22" target="_blank" title="트위터로 리트윗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twitter.png" alt="트위터로 리트윗하기" /></a><a class="button-facebook" href="http://www.facebook.com/sharer.php?u=http%3A%2F%2Fblog.jinbo.net%2Fkimpoo88%2F108&t=%EC%9D%B4%EB%B0%A9%EC%9D%B8%20%EB%B2%88%EC%97%AD%202-5%20%281%29" target="_blank" title="페이스북에 공유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facebook.png" alt="페이스북에 공유하기" /></a><a class="button-delicious" href="http://delicious.com/save" onclick="window.open('http://delicious.com/save?v=5&noui&jump=close&url=http%3A%2F%2Fblog.jinbo.net%2Fkimpoo88%2F108&title=%EC%9D%B4%EB%B0%A9%EC%9D%B8%20%EB%B2%88%EC%97%AD%202-5%20%281%29','delicious','toolbar=no,width=550,height=550'); return false;" title="딜리셔스에 북마크합니다"><img src="/plugins/../jplugins/ILikeThis/images/delicious.png" alt="딜리셔스에 북마크" /></a></div><p><strong><a href="http://blog.jinbo.net/kimpoo88/108?commentInput=true#entry108WriteComment">댓글 쓰기</a></strong></p>이방인 번역 2-4푸우http://blog.jinbo.net/kimpoo88/1072014-07-23T23:59:06+09:002014-07-13T23:01:59+09:00<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이 번역은 1942년 갈리마르에서 출간된 <em><span style="font-family: arial, helvetica, sans-serif;">L'étranger</span></em>를 원본으로 삼으며, 때로 이휘영, 김화영, 이기언, 김예령, 이정서 번역을 참고한다.</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한국에서 L'étranger 원본의 저작권은 소멸했다. 이 번역본은 무료로 배포 가능하다. 단, 영리 목적 사용은 불가능하며, 일부나 전부를 어떠한 형태로도 가공 내지 수정할 수 없다. 어차피 카뮈의 간결함을 한국어로 살려본답시고 내 멋대로 의역한 부분이 많아서 그렇게까지 신뢰할 만하진 않다.</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제2부</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IV</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p>
<p style="text-align: justify;">피고인석에 앉아 있더라도, 남들이 자기 이야기하는 걸 듣는 건 언제나 흥미롭다. 검사와 변호인은 의견을 진술하며 내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어쩌면 범죄 자체보다도. 그나저나 변호인과 검사의 논변이 서로 그렇게 달랐던가? 변호인은 두 팔을 든 채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감경사유를 주장했다. 검사는 두 손을 뻗고 감경사유가 없는 유죄라고 규탄했다. 그럼에도 다소 거슬리는 점이 있었다. 조심하긴 했지만, 나도 이따금 끼어들려고 시도했다. 그럴 때면 변호인이 “가만 계세요. 그편이 더 유리할 겁니다.”라고 말했다. 어떤 면에선 나를 빼놓고 이 사건을 다루는 셈이었다. 모든 게 나를 배제한 채 이루어졌다. 내 의견을 묻지도 않고 내 운명을 결정지었다. 가끔은 모두의 말을 가로막고 외치고 싶었다. “세상에, 대체 누가 피고인입니까? 피고인도 중요합니다. 저도 할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따져보면 할 말이 전혀 없었다. 더구나 사람들의 관심을 사로잡을 때 느끼는 흥미는 오래가지 않는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예컨대 검사의 말은 금방 지겨워졌다. 전체 맥락과 동떨어진 몇 가지 장광설, 단편, 몸짓만이 내 흥미나 관심을 끌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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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justify;">내가 제대로 이해했다면, 검사는 내가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다고 생각했다. 어쨌든 그걸 증명하려 했다. 검사는 일렀다. “제가 여러분께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이중으로 말입니다. 우선 사실이 내보내는 선명한 빛 아래에서, 다음으로 이 범죄자가 지닌 영혼의 심성이 자아내는 음침한 조명 안에서 증명해 드리겠습니다.” 검사는 엄마가 돌아가신 뒤의 사실관계를 요약했다. 내 냉담함, 엄마 나이에 대한 무지, 다음 날 여성과 함께 한 해수욕, 영화, 페르낭델, 마침내 마리와의 귀가. 검사가 ‘피고인의 정부’라는 표현을 쓰는 바람에 검사의 말들을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나한텐 그저 마리였다. 그리고 검사는 레몽 이야기를 꺼냈다. 검사가 사건을 바라보는 방식은 꽤 명료해 보였다. 그럴듯하게 들렸다. 나는 레몽 정부를 불러들여 ‘품행이 불량한’ 남성의 잔인한 손아귀에 넘기려고 레몽과 합의해 편지를 작성했다. 그리고 해변에서 레몽의 상대들을 도발했다. 레몽은 상처를 입었다. 나는 레몽한테 권총을 달라고 했다. 권총을 사용하려고 혼자 해변으로 돌아갔다. 계획대로 아랍인을 쓰러뜨렸다. 기다렸다. 그리고 ‘임무를 확실히 처리하기 위해’ 침착하게, 분명하게, 이를테면 의도한 대로 네 발을 더 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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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justify;">차장 검사는 말했다. “이상입니다. 저는 여러분께 피고인이 명확한 인식 하에 살인을 저지르기까지의 경위를 보여 드렸습니다. 바로 여기가 핵심입니다. 이건 평범한 살인이 아닙니다. 정상참작을 해줄 수 있는 무모한 행위가 아닙니다. 여러분, 피고인은 영리한 사람입니다. 피고인이 말하는 걸 들으셨지요? 대답하는 요령을 알고 있습니다. 말을 골라서 할 줄 알지요. 자기가 뭘 하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행동했을 리가 없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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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justify;">귀 기울이고 있었다. 나를 영리하다고 평하는 게 들렸다. 그런데 평범한 사람에겐 장점으로 작용할 요소가 어째서 범죄자한텐 결정적으로 불리한 증거로 활용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여하간 이 점이 내 관심을 끌었고, 그 뒤론 귀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다 검사가 하는 말이 또 들려왔다. “피고인이 자기 행위를 뉘우쳤던가요? 전혀 뉘우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예심이 진행되는 동안 단 한 번도 자기가 저지른 끔찍한 중죄를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검사는 나를 향해 몸을 돌리더니,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계속 비난을 퍼부었다. 사실 왜 그러는지 잘 이해가 안 됐다. 검사가 옳다는 건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내 행위를 그다지 뉘우치지 않았다. 그런데 그걸 이렇게까지 지독하게 물고 늘어질 줄은 몰랐다. 내가 진정으로 무언가를 뉘우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고 진심으로, 호의를 담아서까지 설명해주고 싶었다. 나는 항상 앞으로 벌어질 일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오늘 벌어질 일이든, 내일 벌어질 일이든. 물론, 내가 처한 상황을 보건대 누구에게도 그런 식으로 말할 수 없었다. 나는 감히 호의를 보이거나 선의를 가져선 안 됐다. 그러고 나서 검사가 내 영혼 이야기를 하길래 귀 기울이려고 노력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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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justify;">검사는, 배심원 여러분, 피고인의 영혼을 들여다봤으나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라고 말했다. 검사는 사실 나한텐 영혼이랄 게 전혀 없다며, 나는 인간의 양심을 지키는 도덕관념이나 인간다움을 전부 내팽개쳤다고 말했다. “어쩌면 피고인을 함부로 비난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피고인이 스스로 얻을 수 없는 걸 갖지 못했다고 피고인 탓을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여긴 법정입니다. 관용이라는 지극히 소극적인 덕목은, 쉽진 않겠지만 더 고결한 덕목으로, 정의라는 덕목으로 탈바꿈해야 합니다. 피고인이 보여준 양심의 공백이, 사회를 궤멸시킬지도 모르는 나락에 불과할 땐 더욱 그래야 합니다.” 그러고는 내가 엄마를 대한 태도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심리 때 했던 말을 반복했다. 하지만 내 범죄를 말할 때보다 훨씬 길었다. 어찌나 길었는지 마침내 아침나절의 열기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차장 검사가 잠시 말을 멈추고 나서 매우 낮고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을 잇기 전까진. “여러분, 내일 바로 이 법정에서 가장 끔찍한 중죄가 다뤄집니다. 존속살해 사건입니다.” 검사 말에 따르면 상상력마저 뒷걸음치게 할 잔혹한 폭력 범죄였다. 인간의 정의가 가차없는 처벌을 내리리라 감히 바란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단다. 그 범행이 불러일으키는 전율조차 내 냉담함 앞에서 느끼게 되는 전율을 당해낼 수 없을 지경이라고. 검사는 계속해서 어머니를 도덕적으로 살해하는 자는 자기를 낳아준 분에게 살의를 품은 손을 갖다 댄 자만큼이나 사회와 척을 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좌우간 전자는 후자의 행위를 예비하는 거고, 어떤 면에서는 예고하고 승인한다고. 검사는 목소리를 높이며 덧붙였다. “여러분. 피고인석에 앉은 저 사람이 내일 이 법정에서 심리할 살인에 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해도 제 말이 지나치다고 생각하지 않으시리라 확신합니다. 피고인은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합니다.” 검사는 이 말을 하며 땀으로 번들거리는 얼굴을 닦았다. 마침내 자기 임무가 괴롭긴 하지만 단호히 해내겠다고 말했다. 사회의 가장 본질적인 규범조차 무시했으니 나와 이 사회는 남남이란다. 인간 마음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전혀 모르면서 거기에 기대려고 해선 안 된단다. “피고인의 목을 쳐야 합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요청합니다. 제 긴 검사 생활 동안 사형을 구형한 적이 더러 있었지만, 오늘만큼 절대적이고 신성한 명령의 의식과, 극악무도한 기운밖에 느껴지지 않는 한 인간의 얼굴 앞에서 느낀 전율이 제 고된 의무를 보상해주고, 균형 잡아주고, 환하게 비춰준 적은 없었던 까닭입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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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justify;">검사가 다시 자리에 앉자 꽤 긴 침묵이 감돌았다. 나는 덥기도 했고, 놀라기도 해서 정신이 멍했다. 재판장은 조금 기침하더니 나한테 매우 낮은 목소리로 덧붙일 말이 없는지 물었다. 나는 일어섰다. 말을 하고 싶어서, 떠오르는 대로, 아랍인을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재판장은 내 주장은 잘 알겠지만, 지금까지는 내 변론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변호인의 의견을 듣기 전에 내가 살인에 이르게 된 동기를 밝혀주면 좋겠다고 대답했다. 나는 빠르게, 버벅거리며, 우스꽝스럽게 들릴 거라 생각하면서, 태양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방청석에서 웃음이 들렸다. 변호인은 어깨를 으쓱했다. 곧바로 변호인에게 발언권을 줬다. 하지만 변호인은 시간이 많이 지났다며, 자기가 말하는 데 꽤 오래 걸릴 거라며 오후에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재판장이 승낙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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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justify;">오후, 커다란 선풍기는 여전히 법정의 짙은 공기를 휘저었고, 배심원들은 다색의 작은 부채를 모두 같은 방향으로 흔들었다. 변호인의 변론은 끝없이 이어졌다. 그러던 와중에 변호인이 “제가 살인을 저지른 건 맞습니다.”라고 말하는 게 들려서 주의를 기울였다. 변호인은 나를 언급할 때마다 ‘저는’이라고 하며 계속했다. 나는 무척 놀랐다. 경관 쪽으로 몸을 기울여 변호인이 왜 저러는지 물었다. 경관은 조용히 하라더니 곧이어 덧붙였다. “변호인들은 다 저래요.” 내가 보기에는 나를 사건에서 더 멀어지게 하고, 내 존재감을 0으로 줄여버리고, 어떤 의미에선 나를 대체해버리는 행위였다. 그런데 어차피 나는 이미 이 공판정과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게다가 변호인은 우스꽝스러워 보였다. 도발에 의한 살인이었다고 다급히 주장하고는 그 역시 내 영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검사에 비한다면 솜씨가 현저히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저 역시 이 영혼을 들여다봤습니다. 하지만 검찰청의 저 탁월하신 대리인과는 달리 저는 무언가를 발견했습니다. 책을 줄줄 읽는 기분이었습니다.” 내가 정직한 사람이고, 성실하며, 근면하며, 고용주에 충실한 일꾼이고, 모두에게 호감을 사고, 타인의 불행을 동정한다는 걸 읽어냈다고 말했다. 자기가 보기에 나는 어머니를 가능한 한 오래 부양한 모범적인 아들이었다. 결국 내 벌이로는 나이 든 어머니를 보살필 수 없어서 양로원이 대신 보살펴 주리라 희망한 셈이었다. 변호인은 덧붙였다. “여러분, 저는 그저 의아합니다. 양로원 일로 길게 갑론을박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양로원이 유용하고 중요한 시설이라는 증거가 필요하다면, 국가가 직접 양로원들을 지원해주지 않느냐고 대답하겠습니다.” 변호인은 장례식만큼은 언급하지 않았다. 변론에서 그 부분이 빠져 있는 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 모든 장광설과, 내 영혼을 이야기한 모든 날과 끝없는 시간 탓에 모든 것이 현기증 나는 무색의 물이 되어버렸다는 인상을 받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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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justify;">결국, 변호인이 말하는 도중 길거리 아이스크림 장수의 나팔소리가 법원의 모든 방과 법정을 가로질러 나한테까지 들려왔다는 것만 기억난다. 더 이상 향유할 수 없는 삶의 추억이 엄습해왔다. 거기엔 가장 초라하면서도 가장 끈질긴 기쁨이 있었다. 여름 내음, 내가 사랑한 동네, 어느 저녁 하늘, 마리의 웃음과 원피스. 문득 내가 여기서 쓸데없는 짓거리나 하고 있다는 생각이 목으로 치밀어 올라왔고, 안달이 났다. 재판은 이만 끝내버리고 감방으로 돌아가 잠자고 싶었다. 변호인이 하는 말은 흘려들었다. 변호인은 마지막으로 배심원들에게, 잠시 일탈했다는 이유로 정직한 일꾼을 사형대로 보내선 안 된다고 소리쳤고, 내가 이미 영원한 양심의 가책이라는 가장 확실한 형벌을 받고 있는 만큼 정상참작을 요청했다. 휴식시간이 주어졌고, 변호인은 지쳤다는 듯이 앉았다. 동료들이 변호인에게 악수를 청하러 왔다. “자네, 정말 훌륭했어.” 같은 말이 들려왔다. 심지어 나더러 그 훌륭함을 증언해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그죠?”라고 내게 물었다. 동의하긴 했지만, 진심을 담은 칭찬은 아니었다. 너무 피곤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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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justify;">그럼에도 날은 저물어 갔고, 더위는 누그러졌다. 길거리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며 저녁의 부드러운 손길을 짐작했다. 우리는 모두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 같이 기다리긴 했지만 관련된 사람은 나뿐이었다. 다시 법정을 훑어보았다. 모든 게 첫째 날과 같은 상태였다. 나는 회색 재킷을 입은 기자와 자동인형 같은 여성하고 눈길이 마주쳤다. 그러고 보니 재판 내내 마리를 찾아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잊은 건 아니었지만 할 일이 너무 많았다. 마리는 셀레스트와 레몽 사이에 있었다. 내게 작은 손짓을 했다. 마치 ‘이제 끝났어.’라고 말하는 듯했다. 마리는 약간 근심 어린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내 마음이 굳어 있어 미처 미소에 답하지 못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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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justify;">판사들이 돌아왔다. 배심원들에게 빠르게 일련의 질문을 읽어줬다. “살인에 대하여 유죄” … “계획적 범행” … “정상참작” 등등. 배심원들은 밖으로 나갔고, 나는 작은 방에 들어가야 했다. 지난번에도 거기서 기다렸다. 변호인이 합류했다. 변호인은 몹시 수다스러웠다.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 있게, 호의적으로 말했다. 모든 게 잘 될 거라며, 금고나 징역 몇 년 정도 선고되고 끝날 거리며. 만약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파기될 가능성이 있는지 물었다. 변호인은 없다고 했다. 배심원단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도록 법률적 쟁점은 제기하지 않는 전략을 구사했단다. 아무 까닭도 없이 그냥 판결을 파기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는 게 확실히 타당해 보였다. 변호인의 논리에 수긍했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당연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쓸데없는 서류가 넘쳐날 테다. 변호인이 말했다. “정 안 되면 상고할 수도 있고요. 그런데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겁니다. 확실합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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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text-align: justify;">우리는 아주 오래 기다렸다. 45분 가까이 흐른 것 같다. 마침내 종이 울렸다. 변호인이 나가며 말했다. “배심원 대표가 평결 결과를 읽을 겁니다. 뫼르소 씨는 판결문을 낭독할 때 들여보내 줄 거예요.” 문이 닫혔다. 사람들이 계단을 뛰어다녔다. 가까이 있는 계단인지, 멀리 있는 계단인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법정에서 무언가를 읽는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종이 다시 울리자, 문이 열렸고, 법정의 침묵이 내게 몰려왔다. 침묵과, 젊은 기자가 내게서 눈길을 돌렸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의 묘한 느낌이. 마리 쪽은 바라보지 않았다. 그럴 겨를이 없었다. 재판장이 프랑스 인민의 이름으로 공공 광장에서 내 목이 잘리게 되리라는 말을 이상한 방식으로 하는 바람에. 그때야 사람들 얼굴에 서린 감정의 정체를 깨달았다. 분명 나름의 존중을 담고 있었다. 경관들은 나를 무척 친절하게 대했다. 변호인은 손으로 내 손목을 잡았다. 나는 더 이상 아무 생각도 안 들었다. 재판장이 덧붙일 말은 없는지 물었다. 곰곰이 생각했다. 나는 “없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고 나자 나를 데리고 갔다.</p>
<div style="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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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style="text-align: justify; color: rgb(96, 96, 96); line-height: 21px; font-family: "맑은 고딕", "Malgun Gothic", 애플고딕, AppleGothic, 나눔고딕, NanumGothic, 돋움, Dotum, 굴림, Gulim, sans-serif; font-size: 12px;">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span style="font-family: arial, helvetica, sans-serif;">Deuxième partie</span></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span style="font-family: arial, helvetica, sans-serif;">IV</span></p>
<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 </p>
<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Même sur un banc d'accusé, il est toujours intéressant d'entendre parler de soi. Pendant les plaidoiries du procureur et de mon avocat, je peux dire qu'on a beaucoup parlé de moi et peut-être plus de moi que de mon crime. Étaient-elles si différentes, d'ailleurs, ces plaidoiries ? L'avocat levait les bras et plaidait coupable, mais avec excuses. Le procureur tendait ses mains et dénonçait la culpabilité, mais sans excuses. Une chose pourtant me gênait vaguement. Malgré mes préoccupations, j'étais parfois tenté d'intervenir et mon avocat me disait alors : « Taisez-vous, cela vaut mieux pour votre affaire. » En quelque sorte, on avait l'air de traiter cette affaire en dehors de moi. Tout se déroulait sans mon intervention. Mon sort se réglait sans qu'on prenne mon avis. De temps en temps, j'avais envie d'interrompre tout le monde et de dire : « Mais tout de même, qui est l'accusé ? C'est important d'être l'accusé. Et j'ai quelque chose à dire ! » Mais réflexion faite, je n'avais rien à dire. D'ailleurs, je dois reconnaître que l'intérêt qu'on trouve à occuper les gens ne dure pas longtemps. Par exemple, la plaidoirie du procureur m'a très vite lassé. Ce sont seulement des fragments, des gestes ou des tirades entières, mais détachées de l'ensemble, qui m'ont frappé ou ont éveillé mon intérêt.</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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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Le fond de sa pensée, si j'ai bien compris, c'est que j'avais prémédité mon crime. Du moins, il a essayé de le démontrer. Comme il le disait lui-même : « J'en ferai la preuve, Messieurs, et je la ferai doublement. Sous l'aveuglante clarté des faits d'abord et ensuite dans l'éclairage sombre que me fournira la psychologie de cette âme criminelle. » Il a résumé les faits à partir de la mort de maman. Il a rappelé mon insensibilité, l'ignorance où j'étais de l'âge de maman, mon bain du lendemain, avec une femme, le cinéma, Fernandel et enfin la rentrée avec Marie. J'ai mis du temps à le comprendre, à ce moment, parce qu'il disait « sa maîtresse » et pour moi, elle était Marie. Ensuite, il en est venu à l'histoire de Raymond. J'ai trouvé que sa façon de voir les événements ne manquait pas de clarté. Ce qu'il disait était plausible. J'avais écrit la lettre d'accord avec Raymond pour attirer sa maîtresse et la livrer aux mauvais traitements d'un homme « de moralité douteuse ». J'avais provoqué sur la plage les adversaires de Raymond. Celui-ci avait été blessé. Je lui avais demandé son revolver. J'étais revenu seul pour m'en servir. J'avais abattu l'Arabe comme je le projetais. J'avais attendu. Et « pour être sûr que la besogne était bien faite », j'avais tiré encore quatre balles, posément, à coup sûr, d'une façon réfléchie en quelque sorte.</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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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 Et voilà, Messieurs, a dit l'avocat général. J'ai retracé devant vous le fil d'événements qui a conduit cet homme à tuer en pleine connaissance de cause. J'insiste là-dessus, a-t-il dit. Car il ne s'agit pas d'un assassinat ordinaire, d'un acte irréfléchi que vous pourriez estimer atténué par les circonstances. Cet homme, Messieurs, cet homme est intelligent. Vous l'avez entendu, n'est-ce pas ? Il sait répondre. Il connaît la valeur des mots. Et l'on ne peut pas dire qu'il a agi sans se rendre compte de ce qu'il faisait. »</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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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Moi j'écoutais et j'entendais qu'on me jugeait intelligent. Mais je ne comprenais pas bien comment les qualités d'un homme ordinaire pouvaient devenir des charges écrasantes contre un coupable. Du moins, c'était cela qui me frappait et je n'ai plus écouté le procureur jusqu'au moment ou je l'ai entendu dire : « A-t-il seulement exprimé des regrets ? Jamais, Messieurs. Pas une seule fois au cours de l'instruction cet homme n'a paru ému de son abominable forfait. » À ce moment, il s'est tourné vers moi et m'a désigné du doigt en continuant à m'accabler sans qu'en réalité je comprenne bien pourquoi. Sans doute, je ne pouvais pas m'empêcher de reconnaître qu'il avait raison. Je ne regrettais pas beaucoup mon acte. Mais tant d'acharnement m'étonnait. J'aurais voulu essayer de lui expliquer cordialement, presque avec affection, que je n'avais jamais pu regretter vraiment quelque chose. J'étais toujours pris par ce qui allait arriver, par aujourd'hui ou par demain. Mais naturellement, dans l'état où l'on m'avait mis, je ne pouvais parler à personne sur ce ton. Je n'avais pas le droit de me montrer affectueux, d'avoir de la bonne volonté. Et j'ai essayé d'écouter encore parce que le procureur s'est mis à parler de mon âme.</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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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Il disait qu'il s'était penché sur elle et qu'il n'avait rien trouvé, Messieurs les jurés. Il disait qu'à la vérité, je n'en avais point, d'âme, et que rien d'humain, et pas un des principes moraux qui gardent le cœur des hommes ne m'était accessible. « Sans doute, ajoutait-il, nous ne saurions le lui reprocher. Ce qu'il ne saurait acquérir, nous ne pouvons nous plaindre qu'il en manqué. Mais quand il s'agit de cette cour, la vertu toute négative de la tolérance doit se muer en celle, moins facile, mais plus élevée, de la justice. Surtout lorsque le vide du cœur tel qu'on le découvre chez cet homme devient un gouffre où la société peut succomber. » C'est alors qu'il a parlé de mon attitude envers maman. Il a répété ce qu'il avait dit pendant les débats. Mais il a été beaucoup plus long que lorsqu'il parlait de mon crime, si long même que, finalement, je n'ai plus senti que la chaleur de cette matinée. Jusqu'au moment, du moins, où l'avocat général s'est arrêté et après un moment de silence, a repris d'une voix très basse et très pénétrée : « Cette même cour, Messieurs, va juger demain le plus abominable des forfaits : le meurtre d'un père. » Selon lui, l'imagination reculait devant cet atroce attentat. Il osait espérer que la justice des hommes punirait sans faiblesse. Mais, il ne craignait pas de le dire, l'horreur que lui inspirait ce crime le cédait presque à celle qu'il ressentait devant mon insensibilité. Toujours selon lui, un homme qui tuait moralement sa mère se retranchait de la société des hommes au même titre que celui qui portait une main meurtrière sur l'auteur de ses jours. Dans tous les cas, le premier préparait les actes du second, il les annonçait en quelque sorte et il les légitimait. « J'en suis persuadé, Messieurs, a-t-il ajouté en élevant la voix, vous ne trouverez pas ma pensée trop audacieuse, si je dis que l'homme qui est assis sur ce banc est coupable aussi du meurtre que cette cour devra juger demain. Il doit être puni en conséquence. » Ici, le procureur a essuyé son visage brillant de sueur. Il a dit enfin que son devoir était douloureux, mais qu'il l'accomplirait fermement. Il a déclaré que je n'avais rien à faire avec une société dont je méconnaissais les règles les plus essentielles et que je ne pouvais pas en appeler à ce cœur humain dont j'ignorais les réactions élémentaires. « Je vous demande la tête de cet homme, a-t-il dit, et c'est le cœur léger que je vous la demande. Car s'il m'est arrivé au cours de ma déjà longue carrière de réclamer des peines capitales, jamais autant qu'aujourd'hui, je n'ai senti ce pénible devoir compensé, balancé, éclairé par la conscience d'un commandement impérieux et sacré et par l'horreur que je ressens devant un visage d'homme où je ne lis rien que de monstrueux. »</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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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Quand le procureur s'est rassis, il y a eu un moment de silence assez long. Moi, j'étais étourdi de chaleur et d'étonnement. Le président a toussé un peu et sur un ton très bas, il m'a demandé si je n'avais rien à ajouter. Je me suis levé et comme j'avais envie de parler, j'ai dit, un peu au hasard d'ailleurs, que je n'avais pas eu l'intention de tuer l'Arabe. Le président a répondu que c'était une affirmation, que jusqu'ici il saisissait mal mon système de défense et qu'il serait heureux, avant d'entendre mon avocat, de me faire préciser les motifs qui avaient inspiré mon acte. J'ai dit rapidement, en mêlant un peu les mots et en me rendant compte de mon ridicule, que c'était à cause du soleil. Il y a eu des rires dans la salle. Mon avocat a haussé les épaules et tout de suite après, on lui a donné la parole. Mais il a déclaré qu'il était tard, qu'il en avait pour plusieurs heures et qu'il demandait le renvoi à l'après-midi. La cour y a consenti.</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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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L'après-midi, les grands ventilateurs brassaient toujours l'air épais de la salle et les petits éventails multicolores des jurés s'agitaient tous dans le même sens. La plaidoirie de mon avocat me semblait ne devoir jamais finir. À un moment donné, cependant, je l'ai écouté parce qu'il disait : « Il est vrai que j'ai tué. » Puis il a continué sur ce ton, disant « je » chaque fois qu'il parlait de moi. J'étais très étonné. Je me suis penché vers un gendarme et je lui ai demandé pourquoi. Il m'a dit de me taire et, après un moment, il a ajouté : « Tous les avocats font ça. » Moi, j'ai pensé que c'était m'écarter encore de l'affaire, me réduire à zéro et, en un certain sens, se substituer à moi. Mais je crois que j'étais déjà très loin de cette salle d'audience. D'ailleurs, mon avocat m'a semble ridicule. Il a plaidé la provocation très rapidement et puis lui aussi a parlé de mon âme. Mais il m'a paru qu'il avait beaucoup moins de talent que le procureur. « Moi aussi, a-t-il dit, je me suis penché sur cette âme, mais, contrairement à l'éminent représentant du ministère public, j'ai trouvé quelque chose et je puis dire que j'y ai lu a livre ouvert. » Il y avait lu que j'étais un honnête homme, un travailleur régulier, infatigable, fidèle à la maison qui l'employait, aimé de tous et compatissant aux misères d'autrui. Pour lui, j'étais un fils modèle qui avait soutenu sa mère aussi longtemps qu'il l'avait pu. Finalement j'avais espéré qu'une maison de retraite donnerait à la vieille femme le confort que mes moyens ne me permettaient pas de lui procurer. « Je m'étonne, Messieurs, a-t-il ajouté, qu'on ait mené si grand bruit autour de cet asile. Car enfin, s'il fallait donner une preuve de l'utilité et de la grandeur de ces institutions, il faudrait bien dire que c'est l'État lui-même qui les subventionne. » Seulement, il n'a pas parlé de l'enterrement et j'ai senti que cela manquait dans sa plaidoirie. Mais à cause de toutes ces longues phrases, de toutes ces journées et ces heures interminables pendant lesquelles on avait parlé de mon âme, j'ai eu l'impression que tout devenait comme une eau incolore où je trouvais le vertige.</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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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À la fin, je me souviens seulement que, de la rue et à travers tout l'espace des salles et des prétoires, pendant que mon avocat continuait à parler, la trompette d'un marchand de glace a résonné jusqu'à moi. J'ai été assailli des souvenirs d'une vie qui ne m'appartenait plus, mais où j'avais trouvé les plus pauvres et les plus tenaces de mes joies : des odeurs d'été, le quartier que j'aimais, un certain ciel du soir, le rire et les robes de Marie. Tout ce que je faisais d'inutile en ce lieu m'est alors remonté à la gorge et je n'ai eu qu'une hâte, c'est qu'on en finisse et que je retrouve ma cellule avec le sommeil. C'est à peine si j'ai entendu mon avocat s'écrier, pour finir, que les jurés ne voudraient pas envoyer à la mort un travailleur honnête perdu par une minute d'égarement et demander les circonstances atténuantes pour un crime dont je traînais déjà, comme le plus sûr de mes châtiments, le remords éternel. La cour a suspendu l'audience et l'avocat s'est assis d'un air épuisé. Mais ses collègues sont venus vers lui pour lui serrer la main. J'ai entendu : « Magnifique, mon cher. » L'un d'eux m'a même pris à témoin : « Hein ? » m'a-t-il dit. J'ai acquiescé, mais mon compliment n'était pas sincère, parce que j'étais trop fatigué.</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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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Pourtant, l'heure déclinait au-dehors et la chaleur était moins forte. Aux quelques bruits de rue que j'entendais, je devinais la douceur du soir. Nous étions là, tous, à attendre. Et ce qu'ensemble nous attendions ne concernait que moi. J'ai encore regardé la salle. Tout était dans le même état que le premier jour. J'ai rencontré le regard du journaliste à la veste grise et de la femme automate. Cela m'a donné à penser que je n'avais pas cherché Marie du regard pendant tout le procès. Je ne l'avais pas oubliée, mais j'avais trop à faire. Je l'ai vue entre Céleste et Raymond. Elle m'a fait un petit signe comme si elle disait : « Enfin », et j'ai vu son visage un peu anxieux qui souriait. Mais je sentais mon cœur ferme et je n'ai même pas pu répondre à son sourire.</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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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La cour est revenue. Très vite, on a lu aux jurés une série de questions. J'ai entendu « coupable de meurtre »... « préméditation »... « circonstances atténuantes ». Les jurés sont sortis et l'on m'a emmené dans la petite pièce où j'avais déjà attendu. Mon avocat est venu me rejoindre : il était très volubile et m'a parlé avec plus de confiance et de cordialité qu'il ne l'avait jamais fait. Il pensait que tout irait bien et que je m'en tirerais avec quelques années de prison ou de bagne. Je lui ai demandé s'il y avait des chances de cassation en cas de jugement défavorable. Il m'a dit que non. Sa tactique avait été de ne pas déposer de conclusions pour ne pas indisposer le jury. Il m'a expliqué qu'on ne cassait pas un jugement, comme cela, pour rien. Cela m'a paru évident et je me suis rendu à ses raisons. À considérer froidement la chose, c'était tout à fait naturel. Dans le cas contraire, il y aurait trop de paperasses inutiles. « De toute façon, m'a dit mon avocat, il y a le pourvoi. Mais je suis persuadé que l'issue sera favorable. »</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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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pan style="font-family: arial,helvetica,sans-serif;">Nous avons attendu très longtemps, près de trois quarts d'heure, je crois. Au bout de ce temps, une sonnerie a retenti. Mon avocat m'a quitté en disant : « Le président du jury va lire les réponses. On ne vous fera entrer que pour l'énoncé du jugement. » Des portes ont claqué. Des gens couraient dans des escaliers dont je ne savais pas s'ils étaient proches ou éloignés. Puis j'ai entendu une voix sourde lire quelque chose dans la salle. Quand la sonnerie a encore retenti, que la porte du box s'est ouverte, c'est le silence de la salle qui est monté vers moi, le silence, et cette singulière sensation que j'ai eue lorsque j'ai constaté que le jeune journaliste avait détourné ses yeux. Je n'ai pas regardé du côté de Marie. Je n'en ai pas eu le temps parce que le président m'a dit dans une forme bizarre que j'aurais la tête tranchée sur une place publique au nom du peuple français. Il m'a semblé alors reconnaître le sentiment que je lisais sur tous les visages. Je crois bien que c'était de la considération. Les gendarmes étaient très doux avec moi. L'avocat a posé sa main sur mon poignet. Je ne pensais plus à rien. Mais le président m'a demandé si je n'avais rien à ajouter. J'ai réfléchi. J'ai dit : « Non. » C'est alors qu'on m'a emmené.</span></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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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font face="arial, helvetica, sans-serif">* * *</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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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간단한 노트. 지금까지 번역했던 부분 중에 제일 힘들었다. 법정 용어가 다수 등장하는데, 주로 내 무지에서 비롯된 어려움이겠지만 어떤 부분은 카뮈가 용어를 잘못 사용하거나 다소 애매하게 처리해 어려움을 가져다주는 게 아닌가 싶기도 했다. 예를 들어 변호인이 '유죄를 인정(plaidait coupable)'한다는 표현은 1940년대 프랑스 형사절차와는 어울리지 않고, 변호인이 '파기(cassation)'는 불가능하다고 하면서도 '상고(pourvoi)'가 가능하다고 하는 건 얼핏 봐서는 모순이다. 내가 알기로 '상고'가 가능하다는 건 곧 '파기'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상고심의 존재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원심의 파기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니까.</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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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style="margin: 1.5em 0px; padding: 0px !important;">이외에도 원문 자체가 그다지 깔끔하지 않거나, 한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무척 지저분해지는 문장이 몇 개 있어서, 여하간 번역하기에 그렇게 유쾌하진 않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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