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학교에 왔더니 웃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울지도 못할 일이 떡 하니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학교 중앙 도서관에 있는 교수 개인 열람실을 한 달씩 끊어서 이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한 달 동안은 그 열람실이 나의 개인 연구실쯤 되는 셈이다.
그런데 열람실에 들어왔더니, 열람실 책상을 누가 자기 멋대로 정리(?)해 두었다.
그리고 책상 머리 앞에 정말로 아무렇게나 휘갈겨 쓴 메모 한 장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내용인즉슨 다음과 같다.
"퇴실 시에는 자리를 항상 깨끗하게 정돈하여 주십시요.
윗분에게 지적 받았읍니다.
0층 담당
11/11(수) 000 차장"
참으로 예의 없는 글 하며...
글고 차장씩이나 되는 사람이 나한테 지적 받았다고 하는 소리나...
그리고 그 잘나신 높은 양반이 강사의 개인 열람실을 보구서 자기 맘에 안 들게 정리되었다고
와서 한마디 하신 거 보면, 참으로 할 일 없으신 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처음엔 하도 어이가 없고 열도 받아서 그 메모 들고 내려가서 한마디 하고 싶더라만...
괜히 열 받을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관뒀다.
치우는 건 내가 치우는 것도 아니고, 윗분에게 한소리 듣는 것도 내가 아니니까...
그런데 발상이 너무나 어이없다...
책상 정리가 지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장씩이나 되는 사람을 불러서 한소리를 하는 것도 그렇고,
책상정리까지 간섭한다는 것도 그렇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옛날 박통 시절에 머리 길다고 경찰이 가위 들고 서서 머리를 싹둑 자르는 등의
그 무식한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하여간 골때리는 일이다, 한마디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