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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셋 원로 역사학자는 검은색 패딩에 작은 배낭을 메고 들어섰다. 25일 오전 11시, 약속 시각 정각이었다.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작심한 듯, 대법원의 '백년전쟁' 판결을 비판했다. 대법원은 며칠 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이 영상을 제재한 방송통신위원회 결정이 위법이라며 원심 파기 결정을 내렸다.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조작이나 선동에 휘둘리지 않도록 지성을 키우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대법원 판결이 왜 문제인가.
"대법원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는 기관이다. 그런 대법원이 대한민국을 세우고 발전시킨 두 지도자를 민족 반역자로 낙인찍은 방송에 손을 들어줬다. 독이 들었어도 음식은 음식이니 국민에게 선전해도 좋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폄훼하는 사관(史觀)을 대법원이 앞장서 인정해준 것이다."
―대법관들은 '백년전쟁'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추고 있다고 봤다.
"그 시대를 산 시민이자 역사학자로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룬 백년전쟁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 거짓과 날조로 악의적으로 구성됐다. 그 시대를 살아본 사람이나 역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은 안다."
―이승만·박정희를 비판할 수도 있지 않나.
"비판의 권리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새 자료에 입각한 다큐라고 주장하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말하는 게 문제다. 나도 박정희 쿠데타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이승만도 결함이 있고, 정적이 많은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이승만을 하와이 깡패라고 부르며 범법자로 구속됐다고 사진까지 꾸며서 올리는 것 같은 악의적 날조는 용납할 수 없다. 사료에 기초한 듯하면서 내용을 왜곡해 더 악랄하다."
이인호 교수는 러시아사를 전공한 학자다.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고려대·서울대 교수를 지냈다. 한국서양사학회 회장을 지낸 원로 역사학자다. 김영삼·김대중 정부에서 주핀란드·주러시아 대사를 역임한 첫 여성 대사이기도 하다. 국제교류재단과 KBS 이사장을 지냈다.
―2013년 청와대 오찬에서 '백년전쟁' 문제를 제기했다가 친여(親與) 지식인으로 몰렸다. 이듬해 KBS 이사장으로 국정감사를 받으면서 역사관이 편협하다는 공격도 받았다.
"해방과 6·25를 겪은 국민 90%는 내 역사관에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태극기 앞에 설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동의하는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했다."
―어떤 역사관인가.
"이승만과 박정희를 친일파, 독재자, 미국의 꼭두각시로 못 박은 '백년전쟁'은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는 공산 진영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이승만은 1919년 임시정부 대통령으로, 1948년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으로 뽑힌 인물이다. 그가 친일파였다면 당시 독립운동 세력과 해방 이후 선거에서 이승만을 찍은 국민은 바보였을까. 당시를 살았던 앞 세대의 선택에 대한 존경심이 너무 없다. 박정희도 쿠데타로 집권해 절차적 정당성을 어긴 점은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혁명 공약으로 내건 안보·경제성장을 거의 다 이뤘다. 2차 대전 독립국 중에 우리처럼 발전한 나라가 어디 있나. 대한민국은 두 지도자를 빼곤 얘기할 수 없다."
―대법관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었는데, 김명수 대법원장이 손을 들어줘 7대6으로 원심 파기 판결이 내려졌다고 한다.
"이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 2명이 '백년전쟁'에 반대하는 의견을 낸 걸 주목하고 싶다. 어떤 제도든 그 속에 몸담은 사람의 판단과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일깨워줬다."
―'백년전쟁'은 왜 위험한가.
"대한민국을 세운 지도자들을 친일파로 몰아붙이고 반(反)이승만 세력은 애국자로 간주하는 의도가 문제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될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든 영상 아닌가."
―KBS는 지난 3월 "이승만은 미국의 괴뢰"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는 김용옥 강의를 방송했다.
"공영방송이 독이 든 유해 식품을 선전하고 광고해준 꼴이다."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586세대'가 이 정부의 주축이다. 이 세대는 이승만·박정희에 대해 비판적이고, '반미(反美)' '반일(反日)'에 친숙하다.
"이들은 어떤 의미에선 피해자다. 군사정권과 정치 투쟁 하느라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다. 스탈린 사망 후 소련 공산당조차 심각하게 날조됐다며 스스로 폐기한 당사나 혁명 이론을 축약한 교재로 공부했다. 대학 4년은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시기다. 자기를 뛰어넘어 객관화시켜 보는 공부를 해야 할 때인데 그렇지 못했다."
―80년대 학생들이 가장 관심 있었을 러시아 혁명사를 강의했다.
"난 혁명은 개혁이 실패했을 때 일어나는 내란이라고 본다. 피를 흘릴 수밖에 없는 비극이다. 볼셰비키(공산당)는 혁명파 중 가장 극단적 세력이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마르크스주의 이론에 따라서도 이룩할 수 없는 목표를 내세웠기 때문에 거짓과 선동으로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혁명을 부정적으로 말하면 수강생 절반이 초반에 취소했다."
―역사학자·교육자로서 책임을 느끼나.
"해방 이전부터 살아온 앞 세대로서 책임을 크게 느낀다. 그 시대를 산 증인으로서 젊은 층에 우리가 겪은 경험을 제대로 전달했어야 하는데, 못했다. 독립국가를 세우고 지키고 발전시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려주는 데 실패했다. 난 역사의 죄인이다."
―이 정부는 출범 초부터 '적폐 청산'과 친일 잔재 청산을 내걸었다.
"역사를 정치 도구화하는 것이다. 스탈린이나 김일성은 역사를 조작해 정적(政敵)을 처단하는 데 도사였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그런 조작이나 선동에 끌려 다니지 않도록 지성을 키우기 위해서다. 지성인이라면 구호에 현혹되지 않고 그걸 어떻게 달성할 건지 방법을 캐물어야 한다. 개인의 자유와 진리에 대한 존중 없이는 정의나 평등은 달성할 수 없다."
☞백년전쟁
이승만을 'A급 민족반역자[1]'라고 비방한 '백년전쟁' 영상.
'백년전쟁'은 '친일인명사전'을 만든 민족문제연구소가 2012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영상이다. 유튜브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이후 200만명 넘는 사람이 봤다고 한다.
이 영상은 이 전 대통령을 '악질 친일파' 'A급 민족 반역자', 박 전 대통령은 미국의 꼭두각시이자 '스네이크 박(Snake Park)'이라고 비난했다. 시청자 제작 전문 채널인 '시민방송'이 수십 차례 이 영상을 내보내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3년 7월 방송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징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6/2019112600074.html
[1] "A Class Collabor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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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를 뛰어넘어 객관화 시켜보는 공부.별로 어렵지 않다.
자신의 관찰과 경험을 서로 다른 '진영'의 언론을 보면서 대조해보면 된다.
나는 국가보안법 관련 활동을 하면서 조선일보를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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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긴, 몰라서들 그러는 건 아니다.
그래야 할 동기가 없을 뿐.
'진영'의 안락한 품을 떠나야 할 동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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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 교육감)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5/2019112501624.html
(...)
중학교는 작년부터 초등학교는 올해부터 의무교육이 시작됐지만 교육 시간은 각각 34시간, 17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다른 과목의 교육시간이 줄어드는 데 대한 반발을 넘지 못했다. 교육부는 컴퓨터 전문가를 교사로 채용하자는 제안을 거부하고 대신 기존 교사들이 30시간 연수를 받고 코딩(coding) 교육을 하도록 했다. 겉핥기 교육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인공지능 인재를 키워내야 하나. 최기영 장관의 말에 해답이 있다. 어릴 때부터 인공지능과 친근해질 수 있도록 교과 과정을 개편하고, 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전문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인공지능에 대한 이해와 관심의 저변을 넓히고, 수리적·논리적 사고의 기초를 다지는 게 중요하다.
일본이 그렇게 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3월 인공지능·빅데이터 산업 육성과 관련한 교육 개혁 계획을 발표했다. 초등, 고등, 대학, 사회인 등 단계별로 나누어 응용기초교육과 전문교육, 평생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했다. 우선 내년부터 모든 초등학교에서 프로그래밍 교육을 실시하고, 수리분야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2022년도부터는 고등학교에서 정보 I 과목을 필수로 채택한다. 인공지능의 기초실습과 함께 확률·통계·선형대수 등의 기초를 배우도록 할 계획이다. 대학에서는 문·이과 구분 없이 매년 50만명에게 인공지능과 수리, 데이터 과학 교육을 실시하는 등 원론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을 추진하고 있다.
최 장관이 시사했듯이 정부가 올해 안에 내놓을 인공지능 국가 전략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일본의 교육 개혁이 참고가 될 것이다. 그런데 부처간 협의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서울시교육청이 바늘 허리에 실 매어 쓰는 것같은 엉성한 계획을 들고 나와 선수를 쳤다. 관심을 끌기 위해 ‘새치기’를 한 모양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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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형대수.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01/2019120101593.html
교육부는 2018년부터 고교 1학년에게 적용한 10차 개정 수학교육 과정에서 선형대수(행렬·벡터)를 뺐다. 명분은 학습 부담 경감. 물론 고교생 모두가 수학자가 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행렬과 벡터가 4차 산업시대 교육의 핵심이라는 데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수학자 중 한 명일 길버트 스트랭 MIT 수학과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AI의 두뇌인 알고리즘 작성과 빅데이터 처리의 필수 과목은 선형대수라고 단언했다. 그가 온라인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선형대수 강의를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300만명이 수강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역주행 중이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에 따르면, 행렬 이수 고교생은
- 2015년 54만8132명에서
- 2019년 1만179명으로 급감했다.
바뀐 과정으로 처음 공부하는 학생들이 고3이 되는 내년에는 없다. 말 그대로 0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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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시민 만드는데 수학이 무슨 필요가 있어,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만 하면 되지. 촛불 시민이 수학을 배워야 할 이유가 뭐냐고! 민주주의는 수학으로 피는 꽃이 아니야…."
지들 자식들은 외국에 유학 보내면서
어디 한 번 개돼지들 잘 만들어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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