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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의 G8 반대 행진

오늘은 6월 29일 일요일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쿄 중심가에 모여서 집회와 행진을 했습니다. 지금은 일본에서 장마철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하루종일 비가 내렸습니다. 비가 내려도 우리 데모는 예정대로 진행했습니다. 오후 3시에 도쿄 신쥬쿠 중심가에 있는 한 공원에서 약 500명 정도의 활동가들이 모여서 집회를 하고 이후 약 2시간 가량 시내를 돌며 행진을 했습니다. 8개국 정상회담의 문제점을 널리 알리는 여러 선전물들을 들고 행진을 했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했습니다. 길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냉담한 편이었습니다. 정치적인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어보였습니다. 저희 쥐에잇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간간히 한국어로 된 피켓 등을 들고 가니까 일본에 있던 한국인 또는 재일한국인 또는 재일조선인들이 한국어 구호를 알아보고 관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쥐에잇이 뭔지 몰라서 제게 물어보기도 했고요, 제가 친절히 답했습니다. 일본 경찰은 한국 경찰과는 매우 다른 방식으로 집회에 개입하고 대응합니다. 이번에도 보이는 곳에서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은 하지 않았지만 계속 언어로 괴롭힙니다. 행진 내내 시종일관 시위참여자들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이곳을 벗어나지 마라, 여기로 오지 마라고 하면서 괴롭힙니다. 매우 짜증이 납니다. 또한 불법채증을 대놓고 합니다. 정보과 형사인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굉장이 많은데, 모두들 사진기나 캠코더를 들고 시위대의 행진을 처음부터 따라다니면서 대놓고 얼굴을 계속 찍어댑니다. 저는 일본 시민들과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있도록 당당하게 배너와 피켓을 들고 다녔지만 일본 정부에 고스란히 우리 활동 정보를 넘겨준 것 같아서 기분이 좀 나쁩니다. 아마, 일본에서는 경찰의 채증이 그냥 용인되는 것 같은 분위기인데, 나중에 기회가 닿으면 문제제기를 할 생각입니다. 또한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는 한국 정부의 탄압과 폭력에 항의하는 연대촛불집회를 오늘 저녁 일본 중심가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경시청의 정보과 형사들이 우리들의 신상정보를 파악해서 홋카이도 진입을 막을 것이라는 일본 활동가들의 조언에 따라 공개적인 장소에서 촛불을 들고 연대집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일본 경찰은 직접적인 물리적 폭력은 드물게 사용하지만, 매우 은밀하고 지능적인 방식으로 반정부 활동가들을 항상 괴롭히고, 힘들게 합니다. 홋카이도에 가야 하는 우리들은 일단 겉으로 드러난 행동은 최대한 발각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우리의 행동을 이어가기로 다짐합니다. 아울러 아래 일본 정부의 인권침해와 정치적 탄압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작성해서 올렸습니다. 각자 아는 홈페이지에 그리고 메일링 리스트 등을 활용해서 널리널리 뿌려주세요. 월요일과 화요일은 G8 국제포럼이 열립니다. 저희들은 여기에 참가하고 수요일부터 각자 홋카이도로 이동해서 활동을 이어갈 생각입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활동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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