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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짱의 후기2

욘사마의 글을 보니 마음이 무겁네요...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야겠어요... 어느덧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네요...정신줄 놓기 전에 빨리 후기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7월 5일 밤부터 6일 아침 일찍까지 캠프 준비로 매우 분주했다...밤에 들어와보니...에**상은 내가 잠깐 빌려쓰던 미싱으로 아이누아나키스트 깃발을 만들고 있었다...잘 굴러가는 미싱을 보니 흐뭇하기도 하고...(이 미싱은 삿포로상이 길에서 득템한 것인데 아마도 개시를 내가 한 듯. 5일 아침에 완장 만든답시고 미싱을 밟아봤는데 꽤나 잘굴러가는 부라더 미싱이라 완전 감동을 받기도...굉장히 오래된 사양이라고 삿포로상이 알려줬지만 역시 부라더의 힘은 굉장했다) 드디어 캠프로 출발하는 날. 마지막으로 힘차게 자전거를 밟아 대여소에 반납한 다음... 카데루 니나나에서 있는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걸었다. 드디어 도착. 이 집회에는 아이누 민족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AWC, 그리고 전빈련에서 오신 아저씨 한분, 독일친구들(다테에서 숙박하기로 되어 있는), 일본 각지에서 온 활동가들이 함께 했다. 사실 뭐 일본어, 영어, 중국어, 한국어 섞인 상태에서 발언들이 지속되었고...(이건 뭐...발언하다 끝나겠네...라고 늘 생각했다...) 실내에서 기자회견 형식(실내 풍경이)의 집회는 처음이라 당황하기도 했다... 거기서 만난 AWC 친구들은 대개 대학생들인데...아시아민족의 연대를 주창하며...(내가 이해하기에) 불타오르는 열혈청년들인듯 했다...자체적으로 한국어 스터디도 하고 있는지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니까 신이나서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물론 일어와 영어로...) 켄짱 바로 도주... 독일 친구들 꽤나 힘들겠다고 생각했는데 통역기를 가지고 있었다...한대로 여러명이 돌려듣고 있긴 했지만... 기나긴 발언이 끝나고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거리행진을 마치고 다시 카데루 니나나 앞으로 모이는데 우익들이 등장!!! 이녀석들은 정말이지 끈질기구나... 이미 전날 일본 친구들의 설명으로 돈을 받고 동원된 3류 야쿠자 녀석들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실컷 비웃어줬다... 토요라로 갈까 다테로 갈까 고민하는 나고야에서 온 사**상을 꼬드겨서 같이 다테로 가기로 했다. 다테캠프로 향하는 버스. 아마도 네다섯시간 걸릴 것이라는 이야기에 급좌절... 기절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바로 옆에 앉아있는 사**상과의 수다로 절반은 보낸 것 같다... 어찌나 재밌던지...나의 짧디 짧은 일본어를 이해해주고 또 5살 수준의 질문을 마구마구 쏟아내어도 쉽게 설명해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버스 안에서 슬슬 에**상과도 친해지기 시작했다... 잠시 화장실을 위해 멈췄던 곳에서...J8을 홍보하는 포스터를 보았다... 이건 뭥미...혼자서 잔뜩 흥분해서 난리... 중간에 도착한 휴게소...지만 우리나라 국도변에 있는 휴게소와 흡사한 느낌??이랄까...이곳에서 이럴수가...내가 너무너무 좋아하는 감자와 버섯이 잔뜩!!! 고로케와 버섯시루를 사서 점심 해결. 곧 출발하려는데...맙소사... 고기에 굶주렸던 우리 독일친구들이 그 와중에 고기를 구워드시고 계셨다... 출발이 30분 정도 지연되었다...그래도...힘들었겠지...자기들도... 먹을 수 있는게 거의 없었으니... 다테캠프에 도착해보니 웬걸...완전 허허벌판 풀밭... 아디다스 모기...뱀...벌레...갑자기 확 무서워지는 느낌... 공동주방은? 공동샤워장은? 토요라하고 소베츠에만 있는겨??? 도착해서 각자의 구역에 텐트를 치고 바로 시작한 것이 아이누민족의식. (우리의 텐트는 에스페란티스토 그룹인 E구역에...쳐졌다) 약간 민족주의의 어둠의 그림자가 느껴졌다...이거 위험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의식의 첫줄이 모두 남자들...이어서 그냥 자리를 비켜서 서있었다... 신에게 바친 술을 모두가 나누어 마시는 형태의 의식... 긴 의식이 끝나고 준비해간 초로 촛불을 켜 들었다... 이어진 전빈련 아저씨의(이분은 이름도 생각이 안나...) 말도 안되는 발언. "촛불은 2002년 효순이 미선이...중략...이 촛불은 자신의 몸을 태워 희생...중략...촛불은 반미의 상징..." !?!!!!?!!??! 헐...언제 촛불이 반미의 상징이 되었지? 나 분명히 2002년 의정부에 있었는데...언제 그런 얘기를 했더라...말도 안되는 민족주의적인 발언들, 반외세, 침략주의반대 발언들이 아저씨의 입에서 계속해서 이어지고 이내 나와 톰, 코기토는 자리를 떴다... 셋이서 심각하게 텐트로 돌아와서...상의를 시작했다... 저쪽 지역 몽땅 다 민족주의 진영인거 아냐??? 우리 삿포로상의 부탁도 있고 하니까 낼까지만 참고 낼 소베츠나 토요라로 갈까??? 사**상 내일 소베츠간다는데...거기 묻어가면...어쩌고 저쩌고... 사**상과 에**상은 우리 구역에 텐트가 있었기 때문에 의식이 끝나고 돌아온 두친구에게 아저씨의 이야기가 사실은 문제가 있다며 붙잡고 해명을 시작(일본어로 아저씨의 발언이 다 통역이 되었기 때문에...) 그런데 막상 설명을 시작하니까...국가주의와 민족주의 두 가지 개념을 내가 혼동하고 있는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아까 발언했던 아저씨는Nationalist...라는 설명을 하기 시작은 했는데...사**상이 가르쳐준 구호도 그렇고...암만 생각해도 여기서는 Nationalism이 국가주의로 쓰이고 있는 듯한 느낌...그래서 다시 정리 시작...민족주의자라고 애써 설명했더니 운동하는 사람들도 Nationalist가 있냐는 질문을 받고 그부분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 NL, PD까지 설명이 들어가야 되는겨? 그래서 쉽게 아주 간단한 도식으로(이러면 안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한국의 민족주의자들은 크게 보면 두 그룹이 있는데 하나는 일본의 우익 같은, 그리고 하나는 운동을 하는 그룹으로 나눠볼 수 있다고...말해주었다...그렇지만 둘다 말하는 것은, 나라와 민족을 위해, 그리고 민족통일, 조국통일 이런 식이라고...(힘들었어...ㅠ ㅠ) 말도 짧은데...이건 뭐 제대로 설명한 건지 오해를 낳은 건지... 저녁은 채소스프...(먹고 봤더니 생선비린내가...) 각자 해먹어야된다고 들었는데...배급이었다...나야 뭐 생선만 빼면 내가 좋아하는 거니까 잘먹었지만...다들 입에 잘 안맞는 느낌... 씻으러 가려고 했는데(바로 옆에 동네 목욕탕) 목욕탕은 9시까지밖에 입장이 안돼서 들어갈 수 없다고...샤워만 하겠다는 우리랑 실랑이가 붙었다...내일은 게다가 정기휴일인데... 텐트에서는 셋이 자기로 하고 욘사마는 다른 텐트로...(욘사마 정말 고마워요!) 7월 7일... 일어나서 행진장소로 향했다...소베츠의 친구들과 만나 함께 행진한단다...다테와 소베츠는 토야코에서 6km떨어져있고...토요라는 20km. 애초에 다테와 소베츠만 허가가 나서 토요라는 불법이나 다름없는 상태라는 것까지 설명을 듣고 팔랑팔랑과 거기 있는 다른 고양이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그리고 거긴 20km를 걷는다는...이야기도 들리고...아예 원봉이라는 얘기도 들리고... 도착한 장소에 생각보다 소베츠의 사람들이 많이 보이진 않았다... 어제 저녁 의식 후 떠나간 아이누 사람들도 버스를 타고 도착했다... 이건 뭐 기자들의 카메라, 채증카메라...온통 카메라 투성이... 얼른 두건으로 얼굴을 가리고...에스페란토 헬멧 장착. 헬멧에 반해버렸다...나는 검은 두건 위로 빨간 수건을... 길고 긴 발언이 시작되고...행진을 시작했다... 어디선가 커다란 확성기가 왔다...에**상이 그걸 메고 경찰들을 약올리기 시작했다...거의 혼자하는 만담형식이었는데 알아듣는 것도 있고 못알아듣는 것도 있고...거의 못알아들었지만 그 자체로 너무 재밌어서... 그리고 중간 중간 사**상의 퍼포먼스...랩인듯, 노래인듯 신나는 구호들과 오금질 비슷한 걸음새...거기에 손동작까지... 7월 5일 행진에서 과자를 들고 경찰들에게 나눠주더니...역시...사**상... 이때 배운 구호가... "항~아항~아항 시혼슈기~항~아항~아항~코카슈기~" 사**상이 하면 어쩐지 에로틱해서...느낌이 확!!!!! 살았다... 원래는 'An-Anti Anti Capitalistas An-Anti Anti Nationalistas'인가 뭔가 하는 건데...(이거 맞나? 들리는대로 적은 건데) 사**상이 그 구호가 그냥 들으면 잘 들리지도 않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니까 자기가 쉽게 바꾼거라고 가르쳐줬다... '에자나이까 에자나이까 에자나이까! 서미또 훈사이 에자니이까! 에자나이까 에자나이까 에자나이까! 나카마 카에세 에자나이까!'(좋지 아니한가 서미트 분쇄 좋지 아니한가 좋지 아니한가 동지를 풀어주는게 좋지 아니한가) '나이 나이 나이 이미가 나이 G8 서미토 이미가 나이 나이 나이 나이 카치가 나이 ....'(없어 의미가 없어 G8 서미트 의미가 없어 없어 가치가 없어...' 이런 패턴들의 구호를 랩처럼 쏟아놓았다...그리고 그 마른 몸에서 솟아나는 체력...일단 시작하면 따라하기 힘들정도로 오래... 어쨌거나 사**상과 에**상 덕분에 신나게 행진할 수 있었다... 가는 중간중간 에**상은 현지 주민들을 향한 안내방송까지 소화해냈다...어찌나 감칠맛나는 말투이던지... 드디어 도착한 토야코... 윈저는 구름에 가려서 보이지도 않고...(이건 뭐니...) 분하고 분해서 화가 났다... 돌아와서보니 목욕탕이 문을 열었다... 목욕탕은 온천탕이라...물이 무지하게 좋았다... 씻고 났더니 매끈매끈...감동적인...온천탕... 나오는데 보니...목욕탕이 휴일인데 문을 연 이유는 바로 우리 때문. 아이누 사람들과 AWC가 교류회를 준비한 듯 했다. 그 준비로 목욕탕은 시끌벅적...그 자리에 있기가 영불편해서 나와서 신문과 뉴스롤 보면서 오니기리 하나값인 아이스크림까지...질러주고...캠프장 분위기를 살피자며 텐트로 돌아갔다... 사**상은 저녁에 소베츠로 떠났다...내일 토요라로 간다고... 우리는 내일 토요라로 가자는 중론을 모으고 일단 다시 다테에서 잠이 들었다...밤에 모두 함께 가볍게 맥주를 마시는데...우리가 싸온 김을 내놨다...삿포로상이 김을 굉장히 좋아해서 뭐랄까 기뻤달까...게다가 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사방이 새까만데...구름 속에 가려져있던 별이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흑융단에 박힌 보석이라는 표현이 확 실감날만큼 태어나서 처음보는 아름다운 하늘이었다...매일 이 하늘을 보면서 잠이 들 수 있다면 행복할거라고 생각하면서 누워서 하늘을 보다 깜빡 잠이...(잠에서 깨서 어찌나 후덜덜하던지...뭐라도 물리면 어쩌려고...아무튼 무방비...) 사**상이 없음 행진이 재미가 없을텐데... 오늘은 헬멧을 쓰지 않는단다... 난 쓰고 싶은데...라고 말했더니 에**상이 슬쩍 자기가 몰래 챙겨둔 헬멧을 쓰라고 줬다...모두에겐 비밀이라면서...(이거 굉장히 역사적인 헬멧이라 아마 몰래 챙겨가려고 했던 듯 하다...) 내가 헬멧을 쓰고 나타났더니 삿포로상이 허허허 웃었다... 그렇게 둘째날 집회가 시작됐다... 오늘은 소베츠에서 사람들이 많이 왔다...모**상도...페*상도... 요와 토모도... 소베츠에서 온 사람들이 북을 가지고 와서 엄청 신나는 행진이 됐다... 이 행진에서 켄짱 데뷔... 우리가 개사한 노래...이명박은 물러가라를 '케사츠와 카에레 카에레' '서미또 훈사이 훈사이' '나카마오 카에세 카에세'를 불렀다... 에**상의 꼬드김으로 내친김에 사**상의 주제가 아항시혼슈기까지 달려주었다...해버렸어...ㅠ ㅠ 중간 중간 캠코더를 든 한사람과 모자를 쓴 한사람이 경찰의 틈을 노리고 대오에서 이탈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었고...중간에 한두번인가 마찰도 있었다...경찰들이 '좃또 마에 구다사이' '마에 마에'라고 하길래... 화가 확 치밀어올라서 같이 '케사츠와 마에 구다사이' '오니짱 마에 마에'로 응수해줬다...우리가 너무 세게 나가면 다 채증된다고 해서 일단 경찰이 치면 연행되는 사람이 없게해야한다는 생각에 몸으로 막자는 각오로... 나중에 북을 하나 얻어서 두드리기 시작했는데 어찌나 재밌던지... 칠줄아는 리듬이 하나밖에 없어서...계속 그것만 쳤지만 진짜 재밌었다...어쩌다보니 나중에 북잡이들이 다 여자들이 되어버려서 완전히 신나는 판이었다...혼자 들떠가지고...후훗...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덜 걸었다... 에**상과 에**상의 친구분(일본 목사님이신데 이름을...)의 차를 빌려타고 잠깐 토요라를 방문하기로 했다... 토요라로 가는 길에 잠이든 켄짱...꽤 멀었다... 토요라에 갔더니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도 않고... 물어봤더니 다들 행진하러 나가서 4, 5시쯤 들어온단다... 이런...오늘 다테에서 독일친구들의 마지막 공연이 있어서 다테로 다시 돌아가야 되는데... 반가운 도영을 만났다... 토요라에서 유일하게 수영복을 입고 노천샤워를 하는 도영... 미디어센터는 냄새로 들어가 있기가 괴로웠다... 뺏지랑 티셔츠를 사고 싶었는데 비싸서 사지도 못하고...크흑... 도영이 준 차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어제 토요라와 관련된 우와사들을 확인하고 안심하면서... 아쉬움을 달래고 다시 다테로 향했다... 도착하니... 장비들을 실은 차가 와서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아직 시작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코기토의 다이지나 다**상도 와있었고 소베츠에서 많은 친구들이 왔다...우리 텐트 옆에 귀여운 일인용 텐트에 어디서 많이 보던 포스터가 걸려있었다 '아레...아나르코퀴아' 토*상의 텐트였는데 삿포로의 유**상이 일이 많아서 캠프에 합류하지 못한 것을 대신해 유**상의 포스터를 가져왔단다... 허허벌판에서 독일친구들의 공연이 시작되었다... 나와 톰은 또 달리기 시작했다...솔직히 무지하게 피곤했지만... 고별공연이기도 하고...이런 척박한 상황일수록 더 뛰어야한다는 생각이 들어서...근데 뛰면서 슬쩍 슬쩍 보이는 뒤의 사람들... 허허벌판에 앞에서 밴드가 공연하고 밴드 코앞에 한줄로 서서 미친듯이 뛰고 환호하는 예닐곱명의 사람들...그 뒤로 띄엄띄엄 앉아 있는 사람들... 영상으로 찍으면 대박 웃길 것 같다는 생각이... 코기토가 뒤에서 찍어주고 있었다... 독일 밴드는 스스로 앵콜을 두곡 날려주고 공항으로 떠났고 해프닝이 공연을 이었다... 짧은 즉석 합주도 있었고... 그런데...두둥...어제 교류회에서 노래를 부르던 오키나와의 할아버지가 기타를 메고 나오셔서 공연을 시작하셨다... 처음에는...좀 그랬지만 이윽고 공연이 즐거워지기 시작했다...나름 운치가 있었달까...가사도 괜찮은 것 같고...문제는 영감님께서 같이하자면서 혼자 끊어먹고 나가시는 것 정도?? 정리하고 저녁을 먹고 목욕을(사실 오늘은 안하고 버틸 생각이었는데 공연 때 너무 흥분해버려서...) 하고 제**상이 자신의 디너파티에 초대해줘서 합류했다...뭔가 즐거운...디너파티...제**상과 나누는 대화는 무언가 100%이해할 순 없지만...어딘가 모르게 다정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저녁 내내 삿포로상이 보이질 않아서 걱정했는데 독일 친구들을 치토세까지 데려다주고 오셨단다...진짜 진짜 힘들텐데... 내일은 토요라와 소베츠, 다테 세 캠프가 함께 행진하는 마지막날... 어느덧 마지막날...이라니 아쉽기도 하고...분하기도 하고...슬프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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