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훈 [칼의 노래]' 를 보고 쓰다가,
엊그제 비가 많이 내린 밤에, 먹다 남은 막걸리를 꺼내 마신다.
시간을 보니 컬투쇼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쓰기를 멈추고 듣는다.
날짜를 보니 '노동자의 날'이다.
나는 서울시청 앞에서 열리는 노동자대회를, 부끄러워서 가질 못한다.
나의 부끄러움은 막걸리를 먹고 달아오른 나의 얼굴이 대신한다.
나의 반성과 성숙은 아직 어설프다.
진심은 나에게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것은 오직 내가 혼자서 끈질기게 감당해야 할 외로운 몫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