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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낭비.
사랑하거나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어쩌면 조금 낭비를 해도 좋을지 모르겠다.
싫어하거나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제는 그냥 그저 그렇게 아는 사람들, 잘 모르는 사람들, 아예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난 이제 다시 자신 위주로 삶을 살아가는 유아적 삶으로 되돌아가는 걸까?)
그런데, 조절이 안된다.
아까운데, 그 아까운 내 감정이 조절이 안되서 자꾸 낭비가 된다. 그 낭비가 비수가 되어 내 가슴을 찌른다. 그것도 마구. 아픈거 싫다. 그런데 자꾸 아프다. 예전에 아프면 눈물이 나고 화가 났는데, 이젠 화만 나고 눈물은 안난다. 결국 난 유아적 삶을 선택해야만 아프지 않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모르겠다. 어쨌건 난 스스로 방어하고 싶다. 아프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 감정낭비를 줄여야한다. 감정낭비를 줄이기 위해 난 유아적 삶의 형태로 돌아가야할 것 같다.
어차피. 혼자 살아가는 세상인 거다. 그리고 세상은 내 뜻과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런 세상을 위해 굳이 날 희생하면서 내가 아파해야할 이유는 이제 없다. 세상을 무시하기로 하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이제는 신경쓰지 않을꺼다. 난 그냥 나의 유아적 삶에 충실하기로 한다.
조절이 안되겠지. 하지만 그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어설프게 이타적인 척 하다 난 상처받고 있다. 난 결코 이타적이지 않다. 난 이기적일 따름이다. 그걸 인정하고 살자. 그냥 나 자신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만을 위해 살자. 나중에 욕 먹을지라도.
솔직해지자.
오늘 만난 어느 분이 그렇게 말씀하셨다.
'머리로 솔직해지자' 결국 자신 스스로의 생각을 바램이나 마음이 아닌 머리로 냉철하게 판단해보자는 말이 아닐까 싶다.
문뜩, 나에게 베트남 사람은 어떤 존재인가가 궁금해졌다. 나의 바램, 나의 마음이 아니라 나의 머리에게. 그리고 나만 아니라 다른 한국 사람들의 머리에게 베트남 사람들은 어떤 존재인지 궁금해졌다.
나의 머리에게 베트남 사람은 냉정하게 말해서, 아직은 도움의 대상일지도 모르겠다.(누군가 욕할지도 모르지만) 난 그 머리의 생각이 싫다. 그런데 현재는 그렇다. 나의 마음, 바램에서는 친구가 되고 싶다. 일부러 그렇게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베트남 사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으면서 화가나는 경우가 생긴다. 냉정하게 말해 내가 싫어하는 나의 생각과 거의 같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헷갈린다. 사실.
내가 베트남 사람을 진정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들로 보고 있는 건지, 도와주어야할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지. 나의 바램과 마음은 확실하다 진정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들이라고. 그런데 머리는 솔직히 모르겠다. 그런거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가끔 그런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상황이 발생하면 화가 나는지도 모르겠다.
그럼 다른 한국 사람들은 어떨까? 베트남에 관심이 있다고 하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왔다. 그런데 대부분은 아직 베트남 사람을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내가 만나왔던 사람들 중 딱 한분만은 머리와 가슴으로 베트남 사람을 진정 친구가 될 수 있는 존재로 판단하고 있다. 바램으로 마음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 역시 많지 않다. 대부분은 동정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문제가 있는가? 아직 정확하게 무엇이 문제라고 지적할 수는 없다.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웬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얼마 안되는 베트남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됐다.
그냥. 한국 사람이든 베트남 사람이든 그냥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 마음으로 바램으로 머리로 행동으로.
가슴이 찟어지는 고통이다.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누구나 그 당시 만큼은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힘들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나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사실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부정하고 싶다. 단지, 힘든게 아니고 가슴이 찟어질 듯 고통스러울 뿐.
내가 주변인들에게 '나 아프다'라고 말하면, 대부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세상엔 너보다 더 힘들고 더 아픈 사람 많다. 너는 행복한거다.' 인정한다. 분명. 그런데, 한가지 궁금한게 있다. 그들의 상황과 나의 상황은 다르지 않은가? 그리고 그들과 나는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고 다른 상황속에서 살아왔다. 그래서 그들과 나는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법도, 성격도 다르다. 내가 아픈게 그들보다 덜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난 없다고 본다. 그들보다는 아니겠지만, 그들이 느끼는 아픔만큼은 나도 아프다.
그 다음으로 많이 듣는 이야기가 지금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한 나름의 분석들이다. 그러면서 지금 나의 상황은 별 문제 아니고 곧 해결될 것이다라는 말이다. 이것도 인정한다. 단지 머리로. 찟어지는 가슴의 고통은 머리로 이해한다고 인정될 성질의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리고 가끔 묵묵히 듣다가 한 마디 건네는 경우가 있다. 힘내라.
사실 난 아마 단지 이 한마디를 듣고 싶어하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의 아픔과 비교하거나, 나의 상황을 분석해주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난 그냥 힘내라라는 한마디가 더 좋다.
지금 누군가 나에게 딱 한마디만 해줬으면 좋겠다. '힘내라' 난 지금 그 이야기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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