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  : 꽌딴 사원 - 호치민 묘 - 호치민 박물관 - 미술박물관

 

 

호 아저씨가 관 속에 그대로 뉘인 채로 안치되어 있다는 호치민 묘를 어쨌거나 보지 않고

하노이 여행을 마칠 수 없었기에 평소와 달리 아침 일찍 서둘러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호치민 묘는 11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호치민 묘로 가는 길에 꽌딴 사원에 들렀다.

이런 것을 무어라 부르는지 모르겠다. 일종의 종?

어쨌거나 두드려서 소리를 내는 것인듯...

여기에 쓰여있는 말이 운치가 있어 사진을 찍어두었는데, 정작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안타까운 나의 기억력...이라기 보다는 적어두지 않은 게으름의 소치.

꽌딴 사원 내부에서 바라본 바깥 모습..

비가 오고 있었다. 하롱베이에서 돌아온 날부터 계속 비가 내려 비옷을 입고 다녔다.

타이뻬이에서 신고로부터 우산을 빌려왔었는데, 하룽베이에 가던 날 호텔에 일하는 사람에게 버려달라고 줘 버렸더니 그 다음날 비가 오기 시작하였다.

우산을 들고타는 것이 금지되어 있는 비행기까지 무사히 타고 온 녀석들이었는데..

내내 들고다니다가 버리고 나면 필요해 지는 것은 그런 것만이 기억에 남기 때문이라지만,

어쨌거나 억울하다.

비가 조금 오고 말겠지 하고 제일 싼 싸구려 비닐 비옷을 사 입었는데,

이후 닌빈, 훼, 호이안, 나짱까지 주욱 비가 내린다......ㅠ.ㅠ

 

사원에서 잠깐 시간을 보내고 나서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듯 보였던 언니,

뒷뜰에서 막 딴 듯 이파리까지 붙이고 있는 귤 비스무리한 과일을 주셨다. ^0^

 

꽌딴 사원을 나서서 도착한 호치민 묘지.

우리가 도착한 곳은 호치민 묘의 오른편이었는데, 그곳을 가로질러 가려다 공안에게 혼났다.

바딘 광장(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잔디밭이 바딘광장) 을 돌아서 입구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이런 곳에서 다소 경직된 베트남 특유의 분위기를 느끼게 되는데, 정해진 입구가 아닌 길로는 갈 수가 없다는, 걸어다니는 여행자에게 너무 긴 발걸음을 요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가로질러 갈수 만 있다면 1-2분이면 갈 수 있을 것을... 돌고 돌고 돌고 돌아

검색대와 가방보관소까지 거쳐 30분이 넘게 걸려야 들어가야 하는 곳이라니...


빗속에서 우산을 들고, 혹은 비옷을 입고 호치민 묘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

 

호치민 묘 내에는 호 아저씨가 누워있다.

씁쓸함.. 그가 원치 않았을 시신보관이 한편 씁쓸하면서도

그는 죽어서도 체제유지에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이 이중적 의미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

 

호치민 묘는 호치민 관저(생가였나?)와 호치민 박물관 3종 셋트로 관람이 가능하다.

호치민 묘를 나와서 호치민 관저로 들어가는 길로 가야했는데, 어찌나 다른 사람들과 늘

다른 루트로 다니는지 호치민 박물관으로 직행해버렸다. 다시 돌아서 호치민 관저로 들어가려는데 또 제재를 당했다. 왔던 길을 거슬러 갈 수 없는 이곳의 법칙이다.

이곳의 법칙 1. 정해진 길로 가라. 2. 왔던 길은 거슬러 갈 수 없다.

 

<호치민 박물관>

호치민 박물관은 베트남 여행중 기억에 남는 3대 박물관 중 하나.

베트남이 자랑으로 내세울 만한 것이 무엇이겠냐고 내게 묻는다면 그중 하나가

박물관이라고 답할 수 있을만큼 베트남의 박물관들은 인상적이었다.

하노이의 호치민 박물관은 베트남의 호치민 박물관 중 가장 좋은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내가 감탄했던 것은 호치민 박물관에 호치민 관련 전시물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는

각종 예술품들이었다. 역사 자체로도 느낄 수 있는 것이 많겠지만, 이곳에 전시되어 있는

예술품들이 그 느낌을 배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점심을 먹은 노천 식당.

늘 우리가 식사를 해결하곤 했던 곳은 이렇게 길에서 국수 등을 말아주는

노천식당이다. (먹고 싶다... 쌀국수......ㅠ.ㅠ)

 

미술박물관

베트남은 미술이 매우 발달한 곳임은...

거리마다 즐비한 갤러리만 보아도 알 수 있다.

하노이 미술박물관도 꽤 인상적인 작품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전쟁 동안의 작품들도 그렇지만,

오히려 기억에 남는 작품들은 옛날 옛적의 조소 작품들에서 보여지던

그들 특유의 해학성. 술잔을 부딪히는 모습,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

아이를 지고 가는 어머니.. 이런 모습이 그 땅에 살아온 조상들이 즐겨 만들던

예술품의 소재이다.

오래 전부터 사실적인 인간 중심적 문화가 발달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런 작품들을 높이 사서 전시의 주가 된 것일까.

humanism, realism, wit.. 그런 단어를 떠올리게 되는 장소였다.

 

 

하노이 여행은 여기서 일단락.

다음 편은 <닌빈에서의 이틀>

닌빈에서는 하루만 머무를 생각이었지만,

버스 예약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 + 하루 더 머물고 싶었기 때문에 +

Khong co gi(No problem) 정신 등으로 이틀을 머무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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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1 01:13 2006/02/21 01:13

[책을 읽다가....]

 

사실 철밥통과 밥그릇은 약간의 뉘양스 차이가 있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엔..

철밥통은 이러나 저러나 절대 깨지지 않는 그릇의 이미지가 있지만,

밥그릇은 그저 밥그릇일 뿐이다. 지켜야할 밥그릇..

약간의 뉘양스 차이는 일단 무시하고,

적어도 공격당하는 맥락 상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두 가지를 동일시할 수도 있을 듯하다.

 

최근에 '밥그릇 지키기'로 두들겨 맞은 것은

영화인들의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이었다.

어쩌면 그들의 이데올로기는 늘 한치의 차이도 없는지

돈 좀 번다 싶으면 철밥통, 밥그릇이 욕을 먹는다. 

 

우리나라 사람들 어쩐다 이런 얘기는 정말 하기 싫지만,

싸잡아서 욕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어째 자기 밥줄 달린 일은 생존권이고,

남의 밥줄 달린 일은 철밥통일까.

 

이럴 때 늘 등장하는 이데올로기가 "그 죽일 놈의 국익"님이시다.

자기 밥줄 지키면서 국익도 지키면 좋은거고,

자기 밥줄 지키는게 국익에 반하는 거면 죽일 놈이 되는 것인가.

 

어쨌거나 ...

옆길로 새기 전에 원래 하려던 얘기로 넘어오면

 

작년에 한창 교원 평가제 얘기가 이슈가 되었을 때

나도 참 정리가 안 되었더랬다.

오늘 관련 책을 읽으며 ( "교육부의 대국민 사기극")

어이쿠야 했다.

 

제 4장 교원 평가 중...................

IMF 사태 이후 사회 전반적인 노동시장의 불안정은 상대적 안정성을 가진 집단을

기득권 집단으로 몰고 가는 풍조를 만들어냈다. 일명 " 철밥통론"이 등장한 것이다.

너도 나도 '남의 밥그릇 깨기'가 하나의 유행이 되어 버렸다. 노동하는 사람의 관점에서

노동은 안정되어야 사명감도 가질 수 있고, 인간다운 삶을 최소한 보장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자본의 관점에서 신분보장은 이윤창출의 걸림돌로 여겨질 수 있다.

안정된 직장=철밥통=나태함의 등식은 철저히 자본이 유포한 이데올로기다. 철밥통은

모든 노동자가 생존의 조건으로 싸워야할 목표이지 깨어져야할 대상이 아니다. 어느새

교직을 철밥통의 상징물로 인식시키며, 깨어져야할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간제 교사와

시간강사가 담임교사가 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철밥통을 깨야한다는 이중적 사고는 노동의 안정성을 중시하면서도 노동시장의 불안정으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병수

 

노동시장의 유연화...  새내기 시절 처음 들었던 그 생소한 단어가

이렇게 익숙한 단어가 되리라고 그 시절엔 알았을까. 학습하면서 열심히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그 어렵던 신자유주의가 이렇게 내면화되리라고 누가 알았을까.

 

대학에서도 매 학기가 끝나면 수업에 대한 평가를 한다.

가만 생각해보면 그 수업 평가라는 것이 누구의 편의를 위한 것인지 ..

결코 학생들을 위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업 평가는 아니다.

현재와 같은 교수-학생, 혹은 선생-학생의 위계질서 하에서 이루어지기 힘든,

평등한 관계의 상호 비판이 가능하다면 현재와 같은 어이 없는 평가는 도입할 필요도,

그런 평가를 도입하려는 이들의 이데올로기에 현혹될 필요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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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21 00:33 2006/02/21 00: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