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후보의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두고 당에서는 잡음이 끊이지를 않고 있다. 당장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윤리위 결정이 한심하다"라며 "그 사람(차명진 후보)을 통합당 후보로 인정하지 않는다, 지역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주실 것이라 믿는다"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반면 같은 날 황교안 대표는 서울 종로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리위는 윤리위대로 독자적인 권한이 있어 그러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라며 "좀 더 숙의하고 관계 등을 살펴 상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여러 의견이 있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같이 협의해보도록 하겠다"라며 사실상 차 후보가 선거를 뛸 수 있는 시간을 준 셈이다.
통합당 내 주요 스피커의 메시지가 엇갈린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걸까? 일각에서는 당의 이번 결정을 강성 보수 지지자들의 비례 투표를 의식한 결과로 해석한다. 우리공화당, 친박신당, 기독자유통일당, 한국경제당 등 군소 우파 정당이 난립하는 가운데, 자칫 차명진 후보에 대한 중징계가 강경보수의 표심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당장 기독자유통일당은 9일 기자회견을 통해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선대위원장을 비판하며 '제명 철회'를 요구했다. 기독자유통일당에서 활동 중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차명진 후보의 발언을 옹호했다. 통합당 탈당 후 한국경제당으로 당적을 옮긴 이은재 의원도 해당 이슈에 숟가락을 얹었다. 심지어 통합당 내 일부 당직자도 공개적으로 차 후보의 제명 결정에 반발하는 의견을 SNS 등을 통해 표출했다.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에 다른 수도권 후보 캠프의 관계자는 "결국 '아스팔트 우파'에게 중앙당이 굴복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마저 나온다"면서 "유권자들을 뵐 면목이 없다, 비례 투표 몇 표 얻겠다고 수도권 지역구 후보를 버리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대로는 (여당 우세인) 여론조사 결과 그대로 투표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식으로 당에서 메시지가 나가는데 어떻게 숨은 보수표가 투표장에 나오겠나"라고 하소연했다.
"통합당에 투표할 동력 떨어트리는 행위"
▲ 종로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후보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로구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
ⓒ 이희훈 |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연구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윤리위의 이번 결정을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장 소장은 이어 "합리적이고 중도적인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은 투표를 주저하게 될 것"이라면서 "문재인 정권에 비판적인 이들조차도, 통합당에 투표할 동력을 떨어트리는 행위"라고 짚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 역시 "일련의 막말 사태가 미래한국당 비례대표 득표에 오히려 1~2%p가량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라며 "'더불어민주당 우세'라는 대세를 강화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당사자인 차명진 후보는 "윤리위원회의 현명한 결정에 감사드린다"라며 "통합당 후보로 선거 완주할 수 있게 되었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차 후보는 "제가 선거에서 이기면 당도 저를 못 쫓아낼 것"이라며 "자유우파 국민, 부천소사 유권자께서 차명진을 살려 주시라"라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