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세력 청산을 위한 언론의 역할

2025/06/05 09:42

민의 이해와 요구 반영하는 언론사와 방송사를 세워야 한다
 
정호일  | 등록:2025-06-04 12:40:21 | 최종:2025-06-04 12:55:14  
 
 


 

내란세력 청산을 위한 언론의 역할
민의 이해와 요구 반영하는 언론사와 방송사를 세워야 한다

 


내란 세력 청산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압도적으로 형성하자면 민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전국적인 언론사와 방송사를 세워야 한다

이번 대선은 윤석열의 내란 범죄 행위 때문에 치러지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다른 것 다 떠나 내란 세력을 청산하는 것만큼은 기본적인 요구로 될 수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내란 범죄의 원인을 무엇으로 보느냐에 따라 그 대처 방법은 다를 수 있기에 사회 대개혁의 내용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내란 세력을 청산한다는 목표만큼은 민주 사회의 근간을 유지하는 최소공배수가 되므로 이 부분에서는 압도적인 지지로 나타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인지 내란 청산의 요구가 압도적인 표로 나타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의 여론 조사의 추이를 볼 때 내란 청산을 내걸고 있는 이재명의 지지율이 다른 상대 후보보다 훨씬 많은 여론 지지를 받고 있지만 60~70% 이상을 받지 못하고 있는 데에서 드러납니다. 도리어 내란 범죄의 공범 역할을 했던 국민의힘 후보는 원칙적으로 후보 등록 자체가 불가능해야 할 것이건만 출마해 지지율이 30%가 넘는 기이한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런 현상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한마디로 대선 진행 과정에서 내란 세력 청산에 대한 당연한 요구가 압도적 지지로 연결되지 않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여기에는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기득권 세력이 국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힘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사법 체계가 얼마나 공정하게 이뤄지며 검찰과 경찰의 법 집행이 얼마나 공명정대하게 행사되고 있는지, 그리고 한국 사회의 정치 지형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으며 그 속에서 이번 대선에 출마한 후보의 면면이 어떠한지, 그런 가운데 내란 세력을 청산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와 함께 그에 따른 후보 단일화가 얼마나 공고하게 이뤄졌는지 등 실로 수많은 원인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란 청산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누구도 감히 부정하지 못하도록 압도적으로 형성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내란 세력을 철저히 청산할 수 있는 가장 공고한 근거가 마련되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합의가 도출되지 못하면 아무리 사회가 잘못 돌아가고 있더라도 고칠 수 없습니다. 기득권 세력의 전횡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도, 법 집행이 편파적으로 부당하게 행사되어 고통을 받아도, 정치 지형이 사회를 개혁할 수 없는 형태로 고착되어 있어도 그 잘못된 부분을 고칠 수 있는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회가 나아가는 기본 향방은 결국 사회를 구성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요구에 의해 결정된다는 당연한 이치에서 비롯됩니다. 그 때문에 진정 잘못된 사회를 바꾸려고 한다면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문제를 가장 핵심적이고 기본적인 요구 사항으로 놓고 풀어가야 합니다.

그런데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데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언론사와 방송사입니다. 언론과 방송이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는 언론과 방송이 사회적 합의를 이룩하는 데에서 수행하는 역할 때문입니다.

사회적 합의를 이루자면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민주적 사회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것을 매우 중시해서 언론과 사상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하고, 이를 기본적 권리로 인정합니다. 그런데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면 그것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왜곡 전달되어 버리면 그로 인해서 오해와 불신이 형성되어 서로 합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언론에서의 왜곡 보도 행위를 철저히 규제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사회적 합의를 이룩하자면 그 기본 전제가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표명할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을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전달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기본적인 요구만으로는 사회적 합의를 원만하게 이룩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데에 있어서 사회적 의제 설정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사회적 문제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수많은 요구들이 제기됩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다 반영해 보도할 수는 없습니다. 사회적으로 중시해서 풀어야 할 우선순위와 중요도에 따라 그 요구들을 다룰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여기서 언론과 방송이 수행하는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자신들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부분을 우선해서 보도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 때문에 언론과 방송은 아무리 자신이 공정하게 보도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보도의 중요도를 판단할 수밖에 없게 되고, 그로 인해 사회적 합의의 의제는 물론이고 그 내용도 결정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사회가 얼마나 공정하게 돌아가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척도는 언론사와 방송사가 얼마나 사회 제반의 계급, 계층의 이해와 요구를 공정하게 반영하여 보도할 수 있는 형태로 짜여 있는가에서 드러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론사와 방송사가 기득권층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여 보도할 수밖에 없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면 그런 불공평성으로 인해 사회적 합의도 왜곡되어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선 한국 사회에서 전국적인 언론, 방송망을 가지고 있는 언론사와 방송사를 누가 장악하고 있는가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한국의 언론사는 거의 대부분 재벌과 기득권층의 소유이고, 정치적 문제를 주로 다루는 방송사 또한 공영방송사가 있기는 하지만 거의 대부분 재벌과 기득권층의 소유로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이런 불평등한 구조로 인해 보도 형태 또한 주되게 기득권층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소수를 뺀 대부분의 전국적인 언론사와 방송사가 이번 윤석열의 내란 범죄 사건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를 보면 여실히 드러납니다. 내란 범죄는 반헌법적, 반국가적 범죄이기에 당연히 응징되어야 한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이치일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보도하는 데 내란 청산을 찬성하는 쪽이 60~70%가 되고, 반대하는 쪽이 20~30%가 된다는 식의 여론 조사의 결과를 보도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내란 청산을 반대하는 여론이 그 정도 나오니 그만큼 내란 범죄를 용인해야 한다는 것으로 봐야 한단 말입니까?

자유를 지키자면 남의 자유를 억압할 자유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론 조사를 해서 남의 자유를 억압할 자유를 허용해야 된다는 여론이 얼마 나왔다고 보도하는 경우, 그것을 어떻게 봐야 하겠습니까? 남의 권리를 짓밟은 자유를 허용하는 여론 조사 결과가 어느 정도 나왔으니 그만큼 사회적으로 용인해야 한다는 것으로 되어야 하느냐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사회에서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리고 살아야 할 자유는 유린, 파괴될 것이고, 그러면 민주적 사회 자체가 유지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다면 왜 남의 권리를 억압할 자유를 허용해서는 안 되는지 그 이유와 근거를 명확하게 보도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찬가지 이치로 민주적 사회를 유지하자면 왜 내란 범죄에 대해 철저히 청산해야만 하는지를 명확히 보도하는 것으로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를 외면하고 계속 사회의 일부 의견인 양 치장하면서 내란 범죄를 옹호하는 세력의 주장을 계속 보도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뿐 아니라 내란 범죄는 반헌법적, 반국가적 대역죄이기에 나라의 근간을 유지하느냐, 무너지느냐의 문제인데도 내란 범죄 일당이 그 범죄적 행위를 회피하기 위해 여야나 진보, 보수 간의 대결인 것처럼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런 방식의 여론 조사를 계속 보도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런 방식의 여론 형성을 계속 보도하는 상황에서 내란 범죄를 청산하자는 사회적 합의가 공고하게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이것은 결국 한국 사회에서 나라의 근간을 허무는 내란 범죄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내란 세력 청산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대선 정국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연결되지 못하는 데에 언론과 방송사의 책임이 매우 크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언론과 방송이 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기에 지금껏 한국 사회에서는 언론개혁에 대한 요구가 줄기차게 제기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국 사회의 제반 문제를 풀자면 언론개혁이 철저히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론개혁이 이뤄질 때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지금 당장 사회적 합의를 압도적으로 형성해서 내란 세력을 철저히 청산해야 하는데, 그 합의의 도출을 계속 가로막는 방해 행위가 언론과 방송을 통해 이뤄지는 것을 방치하면서 그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압도적인 사회적 합의가 형성되지 못할 것이고, 그러면 내란 범죄의 청산도 왜곡될 것이며, 그에 따라 사회 대개혁도 실패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피하자면 민의 이해와 요구를 제대로 보도하는 자체의 전국적인 언론사와 방송사를 하루빨리 만들어내야 합니다. 언론개혁을 하든, 사회 대개혁을 하든, 내란 청산을 하든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하는데, 이의 해결은 그런 요구를 지향하고 추동하는 자체의 전국적인 언론사와 방송사가 필연코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민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전국적인 언론사와 방송사가 만들지 않고서는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는 근거 지점이 형성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민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자체의 전국적인 언론사와 방송사 하나를 만드는 것으로 지금 사회에서 형성되어 있는 언론과 방송의 불공평성을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근거 지점을 우선 세워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근거지가 마련되어야 이를 기초로 사회적 여론의 형성을 추동하고, 그 힘으로 내란 청산은 물론이고 언론개혁과 사회 대개혁을 이뤄갈 수 있습니다. 나아가 앞으로 민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전국적인 언론사와 방송사도 더 많이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사회 역사의 주체이자 나라의 주인인 민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전국적인 언론사와 방송사를 구축하는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것입니다. 이를 미루게 되면 어떤 문제를 풀기 위한 사회적 합의 자체를 공고하게 형성하기도 힘들고, 그러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이를 피하자면 옳고 그름과 사회 정의의 기초를 공고히 세워내면서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하고, 이런 기초 위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뤄가도록 추동해야 하는데, 그 길은 결국 민의 이해와 요구를 철저히 대변하는 자체의 전국적인 언론사와 방송사를 만들어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물론 민의 이해와 요구를 철저히 대변하는 자체의 전국적인 언론사와 방송사를 만들어가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껏 민이 직접 나서서 광장의 촛불을 밝히며 박근혜를 탄핵하고 윤석열의 내란 범죄도 막아왔듯이 이 또한 그 목표를 분명히 내걸고 추진한다면 해결되고 말 것입니다. 그러면 지금까지와는 달리 자체의 전국적인 언론사와 방송사의 활동 내용을 근거로 내란 범죄의 청산을 비롯해 언론개혁과 사회 대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확고히 추동해 나감으로써 그것을 실질적으로 추진해 갈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2025. 6. 2
우리겨레연구소(준) 소장 정호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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