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민주당 지자체장엔 "이러면 곤란" 국힘 지자체장엔 "잘한다"

2025/06/28 10:26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2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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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2조 원을 내놓으라' 이런 식은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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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광주광역시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은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를 향해 날을 세웠다.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땅만 만들면 기업들이 들어온다는 전제를 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준비 부족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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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을 향한 질타가 아니었다. 눈 앞에 앉은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를 직격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끝내, 이 대통령은 두 사람으로부터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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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구체적으로 얘기해달라" 수차례 얘기했지만 돌아오는 쳇바퀴 대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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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도지사가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6.25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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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0만 광주·전남 시민을 대표하는 두 지자체장은 중앙정부와의 협력을 요청하며 지역 발전의 그림을 펼쳤지만, 색채도, 방향도 흐릿했다. 강 시장은 AI(인공지능)와 모빌리티 산업이 융합된 '직주락' 신산업단지를 소개했다. 해당 산단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2조 원의 인프라 개발비를 중앙정부가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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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이 대통령은 "어떻게 지원해 달라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며 사업의 당위성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지금 당장 가능한 실효적인 방안을 요구했다. "장밋빛 그림을 그려 시민들에게 보여주는 건 좋은데, 실현 가능한 대안이 되어야 한다", "산단 부지만 만들면 기업이 입주한다는 전제를 하는 것 같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강 시장은 결국 산단에 입주할 기업이 있다고만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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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지사는 태양광 발전 규제의 근거가 되는 전력 계통 포화 문제에 대해 전문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지사님은 조사 안 해보셨나"라고 묻자, "우리 능력이 안 돼서..."라며 말을 흐렸다. 전력 계통 연결 문제, 송전망 투자, 계통 계획 변경과 같은 핵심 의제를 앞에 두고도 제대로 된 기초자료 하나 마련하지 못한 채 대통령을 만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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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김 지사는 외국 기업이 전력확보가 안 돼서 전남에 입주를 철회했다며 한전이 기존의 전력 계통 계획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그건 돈 문제예요? 규제 문제예요?"라고 묻자 "한전 측은 기존 계획을 바꾸기 어렵다고 한다"라며 한전의 방침만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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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전력 계통 계획을 바꾸기 힘든 이유로 재차 재정과 규제 중 어느 쪽 문제냐고 물으며 "계획을 바꾸면 되지 않나, (한전은) 왜 안 바꿔줍니까"라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건 "계획 변경이 굉장이 어렵다고 하더라"는 같은 대답의 반복이었다. 결국 이 대통령은 본인 질문에 대한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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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산단이 폼 난다'는 수준이면 도와주고 싶다가도 마음 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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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이 25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광주시민·전남도민 타운홀미팅'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25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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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의 지원 없이는 지역 발전이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구체적인 전략과 설계 없이 손 내미는 행태를 정당화하지 않는다. 대통령의 지적처럼 "어떻게 지원해달라는지, 무엇이 급한지"를 정리해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무능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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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광주와 전남은 지난 수년간 산업단지 조성과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을 외쳤지만, 그 성과에 대해서는 평이 갈린다. "산단 개발만 해 놓으면 기업들이 입주하나, 제 생각에는 아니다"라는 이 대통령에 김 지사는 "전남의 산단 분양률이 98%"라고만 답했다. 이 대통령이 듣고 싶었던 건 단순히 분양률을 넘어 그 산단들이 실제 지역 경제에 미친 파급 효과, 고용 창출력, 지속가능성 등에 대한 자체 평가 결과였을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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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정도의 준비도 없이 이 대통령이 "산단 만드는 건 도시공사나 전남도에서 승인해도 되지 않나"라고 지적하자 "지방산단으로 만들 수도 있다. 그런데 국가산단으로 만들어야 폼이 난다고들 한다"라고 답하는 수준으로는 대통령이 도움을 주고 싶다가도 마음을 접게 만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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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뭐 기대가 너무 컸는지 모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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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뼈아픈 말은 대통령의 이 한마디였다. 지역을 살릴 해법을 기대하며 간담회를 연 대통령은 실망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당위성만 설파하고 대안은 없는 자리, 중앙정부에 두루뭉술한 내용만 요구하며 명확한 수치는 말하지 않는 태도에 대통령은 거듭 "뭘 하면 광주나 전남이 먹고 살 수 있는지 그 얘기를 해보시라"고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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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는 "우리는 이러저러한 계획을 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구체적인 재정 추계, 민간 투자 유치 전략, 중앙정부 협의 계획, 지역 주민 동의 확보 방식 등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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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광주·전남 7대 공약을 말하며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특히 광주의 경우 이 대통령은 'AI 국가 시범도시 조성'과 '대한민국 대표 모빌리티 도시 조성'을 공약한 바 있다. 'AI·모빌리티 신산단'을 만들겠다는 강 시장의 계획과 정확히 일치함에도 강 시장은 이런 부분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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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김에 뽕을 뽑으시려고" 김두겸 울산시장과 비교돼... '장밋빛 그림'에 멈추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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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서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6.20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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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20일 이 대통령을 만난 김두겸 울산광역시장은 "AI를 산업에 가장 많이 활용하는 곳이 울산"이라며 AI 산업 관련해 중앙정부가 울산에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이 "지금 광주에서 AI 특화도시한다고 연구하던데..."라고 광주를 언급하자 "그래봤자 사용하는 건 울산"이라며 "판매 수용처가 있는 울산에 (AI)산업의 밸류체인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제조AI는 확실히 울산이 강점이 있다"며 수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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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김 시장이 '수중 데이터센터 단지구축 연구지원'과 '산림청을 산림부로 승격' 그리고 '2028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지원' 등을 건의하자 이 대통령은 "만난 김에 아주 뽕을 뽑으시려고... 잘하십니다"라고 웃음을 보였다. 이 대통령이 국제정원박람회의 예산 규모를 물으며 관심을 보이자, 김 시장이 곧바로 "7천억 원 정도 소요되는데 이중 국비는 현재 8백억 원밖에 책정이 안 됐다"고 답하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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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야당 소속 김 시장에는 웃음을 보이고 칭찬까지 건넨 반면, 같은 당 소속인 강 시장과 김 지사에게는 야박하게 군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지역에 대해 명확하고 구체적인 요구안을 제시한 지차제장과 그렇지 못한 지자체장 중 전자에게 호의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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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건 누구나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보다 더 빨라야 한다. 현실을 가장 먼저 감지하고, 주민과 가장 자주 만나며, 가장 구체적인 대안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지역민의 여론, 기업 유치 프로세스, 법적 규제 및 제약, 예산 구조 등을 면밀히 분석해 제시하는 것, 그것이 준비된 지자체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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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지방정부는, 이제라도 구체적인 전략과 대안을 갖고 중앙정부와 다시 마주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이 대통령의 말대로 장밋빛 그림은 또다시 허공에 흩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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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강기정#김영록#김두겸#광주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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