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문1답] 미국 국가안보전략(2025NSS) 관련 김준형 의원 인터뷰
중국·북한 지운 자리, 실리만 챙기는 ‘불량 제국’
‘제1도련선’과 한국 운명, ‘첨병’으로 전락하나
자주권 잃으면 ‘소모품’ 될 뿐... 자주 외교 절실

김준형 의원은 미국의 ‘2025 국가안보전략(NSS)’을 한마디로 “짬뽕”이라 일갈했다. 군부 의견과 대통령 생각이 부딪히는 대목을 빼고 억지로 짜 맞추다 보니 앞뒤 논리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 문서를 패권 한계에 부딪힌 미국의 “강제된 철수”를 기록한 결과물로 분석했다.
중국·북한 지운 자리, 실리만 챙기는 ‘불량 제국’
이번 전략서에서 중국을 ‘중대한 위협’이라 부르던 표현과 ‘조선’(북한) 언급이 사라졌다. 김 의원은 내년 4월 타결을 목표 삼아 중국과 손잡으려는 트럼프의 실계산이 작용했다고 보았다. 트럼프는 적대국보다 “동맹국과 우방국”이 미국을 망쳤다고 본다. 김 의원의 진단이다.
김 의원은 미국이 세계 경찰 자리를 내려놓는 현상을 ‘천하삼분지계’라 칭했다. 유럽은 러시아가, 아시아는 중국이, 남미는 미국이 갖는 구도다. 김 의원은 이를 “자발적 축소”가 아닌 “강요된 철수”라며 미국의 패권 후퇴를 명확히 했다. 동시에 미국은 가치나 안보보다 돈벌이에만 매달리는 “약탈하는 제국주의, 불량 제국”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제1도련선’과 한국 운명, ‘첨병’으로 전락하나
김 의원은 ‘제1도련선’ 사수 전략이 한국에 위험하다고 보았다. 전략 무대를 국경으로 좁히려는 트럼프에 맞서 미국은 동맹 도움을 받아 이 선을 지키겠다는 타협안을 냈다. 김 의원은 “한국을 중국을 막는 첨병으로 만들겠다는 게 지금 미국의 생각”이라며 미국이 한국에 더 많은 희생을 요구하면서도 정작 작전권은 주지 않으려 한다고 폭로했다.
자주권 잃으면 ‘소모품’ 될 뿐... 자주 외교 절실
김 의원은 “중국은 한국이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가질까에 가장 관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자주권을 보여주지 못하면 결국 “미국 이익을 위해 앞장서는 소모품”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다. 김 의원은 트럼프 시대를 역이용해 미 군부의 강경책을 누르고 한반도 운신 폭을 넓히는 자주 외교에 당장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1문1답] 미국 국가안보전략(2025NSS) 관련 김준형 의원 인터뷰
Q1. 중국을 ‘가장 중대한 위협’이라 규정했던 문구가 왜 빠졌을까요?
트럼프 당선인의 의도가 강하게 반영되었습니다. 미국은 내년 4월을 중국과 협상을 마무리할 시점으로 잡고 있습니다. 베센트 재무장관 지명자 등이 협상을 앞두고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상황을 피하려 문구를 바꾼 것입니다. 트럼프는 미국을 망친 주범이 적대국보다 오히려 “무임승차하는 동맹국과 우방국”이라 믿으며, 이런 세계관이 전략서에 그대로 투영되었습니다.
Q2. ‘제1도련선’ 강조의 의미와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미국 군부는 전략 무대를 미국 국경으로 축소하려는 트럼프 구상에 반발하며, 동맹 도움을 받아 이 선을 사수하겠다는 타협안을 냈습니다. 이는 결국 한국과 일본 자산을 이용해 중국 부상을 막겠다는 속내입니다. 군부가 주장하는 ‘현대화’는 한국을 중국을 막는 “첨병(앞잡이)”으로 세우겠다는 의도이며, 우리에게 더 많은 비용과 희생을 요구하면서도 작전권은 넘겨주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Q3. 미국 전략 중심축이 아시아에서 남미로 이동했다고 보면 될까요? ‘천하 삼분지계’를 결심했다고 봐야 할까요?
트럼프 구상 속에는 유럽은 러시아, 아시아는 중국, 남미는 미국이 관리하는 분할 구도가 들어 있습니다. 특히 남미를 미국의 확실한 세력권으로 묶어 에너지를 확보하려는 “트럼프식 먼로주의”가 선명합니다. 하지만 이는 평화로운 공존이 아니라, 미국이 감당하지 못하는 지역에서 손을 떼는 “강요된 철수”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Q4. 세계 경찰 지위를 내려놓았는데, 미국이 패권을 포기하고 다극 질서를 수용했다고 해석할 수 있을까요?
트럼프는 이를 자존심 상하는 일로 여기지 않고 오히려 실리적인 거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는 평화로운 다극 체제로 편입이 아닙니다. 가치나 명분을 버리고 동맹 자산을 빨아먹으며 힘을 휘두르는 “약탈적 제국주의, 불량 제국”의 모습으로 변모하는 과정입니다. 미국 내부에서도 군부를 중심으로 이런 구상에 대한 불만이 매우 높습니다.
Q5. 트럼프 1기 전략서와 달리 ‘조선’(북한) 언급은 왜 빠졌을까요?
비핵화 딜레마를 피하려는 계산입니다. 북한을 언급하면 비핵화 원칙을 다시 세워야 하는데, 이는 향후 트럼프가 북한과 벌일 직접 협상에서 카드를 미리 버리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협상력을 온존하기 위해 일부러 지운 것으로 보입니다.
Q6.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 베네수엘라 대응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 돈이 계속 들어가는 상황을 끝내고 자기가 “피스메이커”라는 명성을 얻기 위해 조기 종료를 강하게 밀어붙일 것입니다. 중동은 에너지 자립과 이란 핵 억제를 명분 삼아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어냈습니다. 반면 베네수엘라는 남미 세력권 확보와 에너지 공급원 확보를 위해 “특수 작전” 같은 방식으로 정권 교체를 압박할 가능성이 큽니다.
Q7. 장사꾼 트럼프가 경제적 이익만 따지기에 세계 평화에 도움이 된다는 해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념이나 안보로 싸우지 않기에 미·중 간 고강도 전쟁 위기는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힘을 가지고 돈벌이를 하는 무대”로 세계를 봅니다. 평화주의자가 아니라 힘만큼 뜯어내겠다는 “불량 제국주의자”이기에, 저강도 충돌과 동맹에 대한 경제적 약탈은 더 심해질 것입니다.
Q8. 결론적으로 동아시아 전쟁 위기는 높아진 걸까요, 낮아진 걸까요?
남북 간이나 미·중 간 전면전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졌다고 봅니다. 트럼프는 고강도 갈등을 피하려 하며, 일본 재무장 등도 미국 돈이 안 드는 범위 내에서만 용인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국을 대중국 견제용 소모품으로 쓰려는 미 군부의 압박은 여전합니다.
Q9. 2025NSS가 대미 관세 협상과 안보 협상에 미칠 영향은?
NSS 자체가 구체적인 지침이 되기보다, 트럼프가 선호하는 “각개격파식 양자 협상” 기조를 확인해 줍니다. 관세는 안보 전략보다 법원 판결이나 이자율 등 경제 변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입니다. 안보는 한국이 북한을 막고 자기는 중국을 막겠다는 군부 구상 아래, 더 많은 무기 구매와 비용 분담을 요구하는 근거로 쓰일 것입니다.
Q10. 미국이 남미에 집중하면 한국은 주권 국가로서 입지가 넓어진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운신 폭을 넓힐 배경은 마련되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스스로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틀에 갇혀 자율성을 포기하고 있습니다. 중국조차 한국이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갖는지 의심하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자주적인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미국 실무진 요구만 따른다면, 주권 행사는커녕 미국 이익을 위해 앞장서는 소모품으로 전락할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