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전 회장의 측근인사는 13일 “여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국면에서 성 전 회장이 서울 여의도의 엠호텔에서 홍 지사를 만났다”며 “그 다음날엔가 성 전 회장 지시로 ㅇ씨가 의원회관으로 홍 후보를 찾아가 쇼핑백에 든 현금 1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호텔에 만나러 갈 때 성 전 회장의 수행비서도 동행했다”며 “돈이 전달된 직후 성 전 회장이 직접 홍 지사에게 확인 전화를 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그러나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2011년 당대표 선거 때 전국을 순회하면서 서산 태안 지역 당원을 상대로 간담회를 할 때 성 전 회장을 본 일이 있다”면서도 “그 외에는 본 일이 없다”고 말했다. 홍 지사는 또 13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다른 분들은 대선 관련 자금인데 유독 저만 당내 경선 자금이고 또 저만 직접 주지 않고 한사람 건너서 전달했다고 합니다. 당도 다른 고인이 한나라당 경선에 다른 경선후보도 많은데 잘 알지도 못하는 저에게만 자금을 전달했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라고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홍 지사의 반론을 듣고자 13일 저녁 전화를 여러 차례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성 전 회장이 남긴 메모에 등장하는 8명 가운데 유일하게 홍 지사의 경우에는 자금 전달자로 거명되는 제3의 인물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홍 지사 사건은 성 전 회장의 메모에 등장하는 다른 금품 수수 내용의 신빙성을 판단하는 데도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훈 최혜정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