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씨
19일 <한겨레> 취재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인 최순실(60·최서원으로 개명)씨가 재단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케이스포츠재단 이사장 자리에 자신이 단골로 드나들던 스포츠마사지센터 원장을 앉힌 것이다.
지난 5월13일 새로 취임한 정동춘(55) 케이스포츠 재단 이사장은 그 직전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운동기능회복센터(CRC)’라는 이름으로 스포츠마사지 센터를 운영했다. 정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사범대 체육교육과 출신으로 <머리 마사지> <발을 자극하라, 허리가 좋아진다> 등 외국인이 쓴 스포츠마사지 책자를 번역한 이 분야 전문가다. 이 센터는 최순실씨가 지난해까지 살았던 신사동 자택과는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50m 남짓 떨어져 있다. 이 센터 관계자들은 “최순실씨는 5년이 넘는 단골손님인데다 집도 가까워 자주 찾아오는 편이었다”고 말했다. 최씨의 치료와 상담은 정동춘 원장이 직접 맡았다고 전했다.
19일 설립과 운영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케이스포츠 출입구에 재단 간판이 걸려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이에 대해 정동춘 이사장은 “최순실씨는 우리 고객의 한 사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재단 이사장 제안은 전경련에서 어떤 사람하고 연결이 되어가지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경련의 어떤 사람’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제계가 뜻을 모아 설립했다는 설명과 달리 대통령의 최측근이 이사장 선임에까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만큼, 재단의 실제 기획자와 배후가 누구인지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겸 김창금 방준호 기자 kyu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