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원인 진단에 대해서도 ‘의문’…“원인 파악 확실히 안 됐거나 문제 축소한 건 아닌지”
- 남소연 기자 nsy@vop.co.kr
- 발행 2023-11-20 09:21:18
국가 지방자치단체 행정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한 지난 17일 서울시의 한 구청 종합민원실 전산기에 네트워크 전산망 장애 안내문이 붙어있다. 2023.11.17. ⓒ뉴시스
정부가 초유의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의 원인을 ‘네트워크 장비 이상’이라고 진단했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김승주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2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네트워크 장비(L4 스위치)에 이상이 있다는 걸 파악하는 데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 수가 없다”며 “그리고 문제가 생겼던 초기부터 장비에 이상이 있을 것 같다고 해서 여러 가지 조치를 했는데, 그래도 (이상 현상이) 잡히지 않아 원인을 규명하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린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처음에 L4 장비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했는데 문제가 생기니까 업데이트한 것을 취소하고 다시 원래대로 원복을 시켰다. 그런데도 문제가 잡히질 않으니까 이 장비를 아예 다른 것으로 교체를 했다”며 “그래도 문제가 안 잡혀서 도대체 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떠돌고 있었는데, 어제 나온 결론은 L4 장비 업데이트 문제라고 발표가 된 것이다. L4 장비 이상은 처음부터 진단했던 거고, 조치를 다 해도 안 잡혔는데 왜 결과 발표가 이렇게 난 건지, 좀 이상하다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가) 아직 원인 파악이 확실히 안 됐거나 문제를 축소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이렇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총체적인 관리·감독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많은 분들은 L4 네트워크 장비 업데이트를 한 게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많이 알고 계시는데, 그 시간대에 그 네트워크 장비 말고도 굉장히 많은 시스템이 동시에 업데이트된 것으로 나와 있다”며 “전자정보시스템이라고 하는 것이 워낙 많은 회사들과 기관들이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이 업데이트에 대한 관리·감독이 부실하면 시스템끼리 서로 충돌을 일으킬 수도 있어서 굉장히 관리·감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