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꿇어야 미래가 있다’는 대통령실 실세 김태효의 친일·굴종적 망언

2024/08/20 10:35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캠프 데이비드 1주년 한미일 협력 주요 성과 등 관련 현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8.18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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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실세로 꼽히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말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6일 KBS 뉴스에 출연해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내놓은 말이다. 김 차장은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이 고개를 돌리고 필요한 말을 하지 않으면 엄중히 따지고 변화를 시도해야겠지만 중요한 것은 일본의 마음”이라며 “마음 없는 사람을 억지로 다그쳐 사과를 받아낼 때 그것이 과연 진정한가, 한일 관계에 도움 되는가를 생각하면 지금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신뢰는 상당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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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에는 여러 함의를 담고 있다. 일본 정부는 현재 한국에 ‘사과할 마음이 없다’는 것이고, 한국 정부는 그런 일본 정부에 ‘사과를 받아낼 마음이 없다’는 것이다. ‘사과할 마음이 없는 상대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건 진정하지 않다’는 기적의 논리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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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사과할 마음이 없는 일본 정상과 윤 대통령 사이 신뢰가 상당하다는 김 차장의 말은 놀라움의 정점을 찍는다. 윤 대통령은 사과할 마음이 없는 기시다 총리를 신뢰하고, 기시다 총리는 사과할 마음이 없는 자신을 신뢰하는 윤 대통령을 신뢰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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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말이지만, 보통 이런 말은 힘의 우위가 확실한 관계에서 때때로 성립하기도 한다. 힘이 약한 쪽에서 자신이 당한 명백한 피해에 대해 따지지 않고 접고 들어가는 굴종적 태도를 취할 때 그렇다. 한 예로 미국은 일본에 2차대전 당시 핵폭탄 투하로 인한 대규모 민간인 희생에 대한 공식적 사과를 하지 않지만, 두 나라는 국제사회에서 가장 끈끈한 동맹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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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계는 상식적이지 않지만, 의외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학원가에서는 가해자 ‘일진’과 피해자가 과거를 잊은 척 ‘우정’을 운운하고, 재계에서는 작은 회사들이 대기업의 패권에 굴복해 온갖 착취를 당하지만 ‘협력 관계’로 포장된다. 우리 역사에서도 중국과의 관계에서 종종 있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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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효 차장의 말이 딱 그렇다. ‘사과할 마음이 없는’ 일본을 대변한다는 문제도 있지만, 그런 일본에게 더 이상 ‘과거를 묻지 말아야 잘 지낼 수 있고, 우리의 미래가 있다’는 굴종적 태도를 노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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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차장은 저 말을 하기 전에 “우리 청년세대, 기성세대들도 이제 자신감을 갖고 일본을 대하는 것이 더 윈윈 게임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한다”고 했다. 정부는 일본에 굴종적인데, 국민들에게는 “자신감을 가지라”는 모순적인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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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추가로 내놓은 설명은 이러한 굴종적 태도를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 준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의 마음을 잘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언급은 앞뒤 맥락을 이해하면 될 것”이라며 “새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한일 관계, 한미일 관계가 우리 대한민국 기업과 국민에게 안겨다 주고 있는 여러 가지 혜택, 그리고 기회 요인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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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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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가해자가 사과를 거부하면 죄를 묻지 않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정의관이냐. 윤 정부는 국민을 어디까지 절망시키려고 하느냐”며 “이런 망언이 어떻게 대한민국 외교ㆍ안보 정책을 컨트롤하는 국가안보실 1차장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느냐”고 발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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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혁신당 김보협 대변인도 “윤 대통령이 일본에 간이고 쓸개고 다 내어주고, 받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기시다 총리 입장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상당한 믿음과 신뢰를 갖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 그러니 일본 집권당 의원이 일본 사도광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대해 ‘친일 정권’ 덕에 일이 순조롭게 풀렸다고 평가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 말을 듣고도 용산 대통령실은 물론, 정부 인사 누구 하나 항의도 못하는 걸 보면, 윤 정권은 정말 ‘극우 친일 밀정 뉴라이트’ 정권이 맞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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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경훈 기자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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