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고강도 ‘부동산 SNS’에 조선일보 “감정적 말 아닌 정책과 결과로”

2026/02/02 09:19

[아침신문 솎아보기] 이 대통령, SNS에 연일 강력 메시지

중앙일보 “대통령의 SNS, 정제된 메시지 내야 오해도 없다”

한겨레 “대통령 ‘부동산 정상화’ 의지 뒷받침할 세제개편 필요”

기자명윤유경 기자

  • 입력 2026.02.02 07:34

▲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주말 사이 SNS를 통해 부동산 관련 4건에 이르는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놨다. 2일 주요 신문은 1면에서 주택시장 안정화를 향한 이 대통령의 메시지를 다루면서 이 대통령이 ‘부동산 전면전’을 선포했다고 했다. 최근 대통령의 잇따른 SNS 메시지 행보에 대해선 더 정교하고 정제된 방향의 메시지가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대통령, SNS에 연일 강력 메시지

이 대통령은 지난 1일 엑스(X·옛 트위터)에 ‘10억 벌면 8억 토해내라 날벼락…혼돈의 시장, 다주택자 규제 10가지 부작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며 “언론이라면서 왜 이렇게까지 망국적 투기를 편드는 것이냐”면서 “날벼락 운운하며 정부를 부당하게 이기려 하지 마시고, 그나마 우리 사회가 준 중과세 감면 기회를 잘 활용하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오는 5월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앞두고 일각에서 부동산 거래가 침체될 것이라고 우려하자 이를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전날에도 엑스에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는 불가능할 것 같은가요?”라며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을 감수만 하면 될 일이다. 기회가 있을 때 잡으시기 바란다”고 썼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에 매물을 정리하라는 메시지다.

▲ 2일 한겨레 1면.

한겨레는 이 대통령이 부동산 이슈로 강도 높은 메시지를 내놓는 배경으로 “임기 초반 시장에 분명한 신호를 줘 가격을 안정시키지 못하면 집권 기간 내내 시장에 끌려다니다 정치적 위기를 맞고 결국엔 정권마저 내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3면 기사에서 “청와대 안팎에선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가 굳어지기 전에 강한 메시지를 던져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자산 투자가 부동산이 아닌 주식 시장으로 흐르도록 유도하는 ‘머니 무브’ 효과까지 염두에 둔 전략이라고 설명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이 대통령이 ‘집값 잡기’ 전면에 나선 이유로 “코스피 최고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는 지금이 집값 안정의 분수령이라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동아일보는 3면 기사 <집값 잡기 이번엔 다르다는 李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다”>에서 “시중 자금을 부동산에서 주식으로 옮기는 ‘머니 무브’가 일어나도록 유도해야 집값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일각에서 과열 우려가 나오는 주식 시장을 떠받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주식 시장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문재인 정부 때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 2일 조선일보 1면.

중앙일보도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면교사라는 해석도 있다”며 “결국 예상을 깨고 단기간에 코스피 5000을 돌파한 경험이 이 대통령에게 강력한 부동산 규제 드라이브의 원천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들어 연일 SNS를 통해 정책과 관련한 의견을 직접 피력하고 있다. 경향신문 3면 기사 <이 대통령 “어려운 문제일수록 토론해야”…‘SNS 정치’ 강화>에 따르면, 언론 기사를 제외하고 관련 의견을 적은 엑스 게시글은 지난해 12월 6건에서 지난 1월 36건으로 증가했다.

관련해 한겨레는 3면 기사 <이 대통령, 논쟁적 현안 ‘직접 등판’…주말 이틀새 7건 ‘SNS 폭풍’>에서 “참모·정치인·언론의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직접 의제를 던져 집권 2년차 국정을 주도하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며 “국무회의, 수석보좌관회의, 생중계 행사 등 대통령이 주재하는 주요 일정이 없는 날이나 언론 주목도가 떨어지는 심야, 업무가 느슨해지는 휴일에 집중적으로 글을 쓰며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정책 텐션’을 유지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에 대해 “빠른 의견 수렴과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이 가능하다는 긍정 평가와 함께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로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평가했다.

중앙일보 “대통령의 SNS, 정제된 메시지 내야 오해도 없다”

화제의 중심에 선 이 대통령의 SNS 메시지에 반응은 엇갈린다. 중앙일보는 대통령의 SNS는 일반인의 메시지보다 훨씬 더 신중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갖는 영향력과 무게가 큰 만큼, 예기치 않은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일보는 언론을 겨냥한 이 대통령 발언이 언론 자유 침해 논란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2일 사설에서 “어떤 정책이든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다. 역기능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은 언론 본연의 기능”이라며 “양도세 유예 종료의 경우, 중과 대상이 되는 조정대상지역이 강남 3구 및 용산구에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로 확대되면서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사람도 있어 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두고 ‘저급한 사익 추구 집단이나 할 생각 아니겠습니까’라고 비난하면 자유로운 논의를 막고 언론 자유 침해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2일 중앙일보 사설.

최현준 한겨레 정치팀장 역시 SNS 메시지가 더 정교해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칼럼 ‘한겨레 프리즘’ <달변가 대통령과 SNS>에서 “국정 최고 책임자가 다양한 채널로 자기 생각을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소통의 속도와 범위를 넓힐 경우 메시지는 더욱 정교해져야 한다. 특히 소셜미디어에 맥락 설명 없이 짧은 메시지를 낼 경우 ‘언론이 이를 어떻게 옮길지’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혼란이 증폭되기 쉽다”고 했다.

최 팀장은 그 사례로 설탕 부담금 논란을 들었다. 최근 이 대통령이 엑스에 설탕 부담금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는 글을 올렸고, 일부 매체가 대통령의 글을 ‘정부가 설탕세 도입을 검토한다’식의 제목으로 보도해 대통령이 비판한 일이다. 한겨레는 “대통령은 이런 보도를 두고 ‘조작’, ‘가짜뉴스’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해 비판했다. 단어 개념을 분명히 하고, 과도한 해석을 경계해야 하지만, 이런 보도를 곧바로 ‘조작뉴스’, ‘가짜뉴스’ 범주에 넣어버리면 토론의 장은 좁아진다”며 “이 대통령은 ‘증세 프레임에 가두려는 조작·왜곡 주장은 사양한다’며 언론 보도의 의도를 의심하지만, 그의 애초 메시지에 오해의 소지가 담긴 점은 부인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 팀장은 “이 대통령보다 소셜미디어를 더 오래, 더 활발하게 활용해온 국가 정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정책 발표는 물론 상대 진영 공격, 언론 공격 등 전방위 도구로 활용한다”며 “지지층 결집 효과가 확실하지만 사회 분열과 정치 불신의 부작용이 심각하다. 이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겠다면 반드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사례”라고 했다.

▲ 2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이 대통령을 향해 “감정적 말 아닌 정책과 결과로 집값 안정을” 이뤄내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2일 사설에서 “대통령이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거나 ‘계곡 정비보다 쉽다’ 등의 감정섞인 언사로 맞서는 순간 시장은 대통령에게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신호로 받아들인다”며 “보유세 인상 카드나 양도세 중과 종료를 무기로 시장을 협박하는 방식은 일시적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결국 더 큰 시장 왜곡과 거센 조세 저항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대통령이 야당과 언론을 적대시할수록 시장의 불확실성은 가중될 뿐이다.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등 두 차례 진보 정부에서 반복됐던 현상”이라며 “국민들은 ‘표 계산 않고 국민을 믿고 부동산 안정화를 이루어 내겠다’는 대통령 다짐이 이번 만은 실현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려면 대통령이 말보다 실천 가능한 정책 수단을 제시하며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자세부터 보여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 “대통령 ‘부동산 정상화’ 의지 뒷받침할 세제개편 필요”

이 대통령의 ‘부동산 정상화’를 향한 의지에 대해 한겨레는 이를 뒷받침할 종합적 부동산 세제 개편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겨레는 같은 날 사설에서 “이재명 정부는 네번의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지만, 수요 억제의 중요한 축인 세제 강화 방안은 내놓지 않았다”며 “물론 세금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세제 강화가 빠진 부동산 대책 역시 한계가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부동산 세제는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 여러 세목에 걸쳐 있고, 모든 국민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교하고 꼼꼼하게 개편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 역시 중요한 과제다. 최종 개편안을 마련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면, 그 이전에 ‘보유세 강화’ ‘1주택자 과도한 세제 혜택 축소’ 등 큰 원칙이라도 천명해 시장에 확실한 신호를 주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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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는 같은 날 사설에서 “오랜 시간 난마처럼 얽힌 부동산 시장은 ‘투기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 원칙을 지키며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안정시킬 수 있다”고 했다. “부동산 시장은 주식 시장이나 계곡 정비 사업보다 이해관계자가 훨씬 많고 다양하다. 관련 법·제도도 복잡하다”며 “군사작전 하듯이 밀어붙이다간 매물 잠김과 임대차 시장 불안, 매매 가격 상승을 불러온 과거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아일보는 “당장은 투기 수요가 가세하지 않도록 부동산 시장을 관리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 주택 6만 채를 공급하겠다는 ‘1·29 대책’이 실행 가능하다는 믿음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너무 복잡해 ‘양포세(양도세를 포기한 세무사)’라는 말이 나올 만큼 누더기가 된 부동산 세제도 원칙을 제시하고 납세자가 쉽게 이해하도록 정상화해야 한다. 이런 믿음이 커질수록 집값은 안정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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