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되는 북미 대화, 치닫는 전쟁위기 | ||||||
기사입력: 2016/10/19 [11:0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한성렬 북 외무성 미국 국장이 미국 민간 인사들과의 접촉을 위해 경유지인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며 베이징 국제공항 입국장에 나타난 그의 사진을 일본 교도통신이 18일 보도했다.
한 국장은 앞서 올해 5월 세미나를 위해 스웨덴을 방문했을 때도 전직 미국 외교관과 접촉한 바 있지만 특별한 성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연합뉴스는 주목할 또 하나의 소식을 전했는데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한성렬 국장이 지난 9월 민간 차원의 미국 사절을 평양에서 만난 적이 있다고 이달 초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미국 사절의 북 방문은 전직 뉴멕시코 주지사이자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서 수년간 북 문제를 다룬 경험이 있는 빌 리처드슨이 이끄는 '리처드슨 센터 포 인게이지먼트'(Richardson Center for Global Engagement)가 주관했다.
NYT는 이 회동이 2년 만에 이뤄진 북과 미국 대표단의 만남이라며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홍수피해 지원 방안, 미국인 석방 문제 등이 논의됐다고 전하면서 북의 핵실험을 둘러싼 북과 미국의 긴장 상황임에도 양측이 모두 더 많은 접촉을 원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이 접촉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성렬 미국국장은 2002∼2006년, 2009∼2013년 '주미 북한대사관' 기능을 하는 주 유엔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를 각각 역임하면서 미국과의 풍부한 인맥과 협상 경험을 쌓아놓고 있는 인물이다.
18일 연합뉴스는 이번 한성렬의 행보는 우선 '선제타격'까지 거론되는 미국 조야의 분위기를 파악하려는 시도로 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 한성렬의 행보가 11월 8일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양 후보 진영의 대북 정책 기류 등을 파악하고 북한의 '메시지'를 전하는 '탐색적 대화'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북이 탐색적 대화를 원한다면 미국을 찾아가야 맞다. 그런데 9월 대화파를 상징하는 빌 리처드슨이 이끄는 '리처드슨 센터 포 인게이지먼트'(Richardson Center for Global Engagement)의 주관으로 미국의 협상단이 평양에 먼저 들어갔다. 이는 급한 쪽은 미국이라는 말이다.
미국은 북핵문제 관련하여 어떻게든 북의 추가적인 핵억제력 구축을 최소한 동결시키기라도 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유엔을 동원하연 유례없는 초강경 대북 제재를 가하면서 동시에 또한 사상 최강의 대북 타격 전략 수단을 총동원 한반도 주변으로 끌고 와서 쉴 틈 없는 대북 압박 군사훈련을 가하고 있는데 그럴수록 북은 더욱 강력한 핵억제력을 과시하는 길에 나서고 있어 미국 내 권위 있는 전문가들 대부분은 이제는 북과 대화를 통해 더 이상 북의 핵무장강화만이라도 막아야 한다는 의견들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 이런 북의 핵위력강화에 위기의식을 느낀 한국, 일본, 유럽 등의 전통 친미국들의 이탈 움직임이다. 더는 미국의 핵우산을 믿지 못하겠다며 ‘공포의 균형’을 거론하며 자체 핵무장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도 미국으로서는 용납할 수가 없다. 그 자체가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항공모함과 전략핵폭격기 자산을 총동원여 한반도 동, 서, 남해에서 연이어 진행 중인 대북압박군사훈련이나 대북강경파의 상징인 대니엘 러셀의 대북 강경발언 등은 이런 동맹국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려는 의도도 반영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물론 미국의 궁극적인 목적은 훈련을 통해 북의 반응을 떠보고 자신들의 능력을 검토하여 승산이 있다고 판단되면 실전 선제타격을 통해 북의 핵기지를 파괴하려는 것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어떻든 명백한 사실은 그 어떤 제재와 압박으로도 북의 핵억제력 강화 행보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진행되어 온 북미 물밑 접촉이 점전 가시화되고 있다.
북의 입장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함이 없다. 북미평화협정을 체결하여 주한민군 철수를 포함한 완전한 대북 핵위협을 미국이 근본적으로 제거하면 더 이상의 핵억제력 구축만은 동결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먼저 북이 모든 핵무장을 폐기하고 비핵국이라는 국제적 검증사찰을 받으면 제재도 풀고 경제지원도 하겠다는 것이다.
그 결과 5월부터 북미대화가 물밑에서 진행되다가 이제는 평양까지 드나들며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의도는 명백하다. 대화를 통해 더 이상의 북핵강화를 막으려면 북의 어떤 요구조건을 들어주어야 하는지 그 내용을 어디까지 조절할 수 있는 지, 만약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면 선제타격을 통해 제거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지 그 시점은 언제로 잡을 것인지 일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미국의 양극단을 오가는 행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대화를 진행하면서도 대니얼 러셀과 같은 초지일관 대북강경파들의 자극적인 대북 폭언과 함께 강력한 군사적 압박 연합훈련을 진행하면서도 북과 막후접촉을 꽤 높은 급 간부들을 동원하여 추진할 것으로 예견된다.
어떻든 미국의 그간 행보를 보면 대화를 선택하기 직전엔 대화의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또 주변국을 안심시키기 위해 과격한 발언과 군사적 총공세를 행한 적이 많았다.
북은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는 더 강력한 핵억제력으로 과격한 발언에는 더 과격한 발언으로 대화에는 원칙적인 입장으로 대응해 오고 있다. 앞으로도 그러리라 예상된다.
문제는 미국의 과격한 발언과 군사적 압박 과정에 언제든 북미 무력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대선 직전과 신임대통령 당선 직후에 한반도 심각한 한반도 전쟁위기 상황이 조성된 적이 많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