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국에 평화협정이냐 전쟁이냐 양자택일하라 | |||||||||
기사입력: 2017/06/20 [06:4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
19일 미국의소리방송((VOA) 보도에 따르면 최근 스위스에서 열린 반관반민 회의에 참석한 북 측 대표들이 미국 측 대표들에게 평화협정을 체결할 것인지 아니면 싸울 것인지 둘 중 한 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강조하였다.
스웨덴 안보개발정책연구소가 지난 31일부터 이틀 간 개최한 반관반민 대화에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 측 전문가와 정부 인사들이 참석했는데 미국 측 대표로 참석한 부르스 클링너 연구원은 북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 인사들로 이루어진 대표들이 오직 평화협정을 의제로 한 대화에만 관심이 있다고 밝히면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거나, 싸우거나 둘 중 한 가지 선택 밖에 없다고 말했다며 미국의소리방송은 북이 핵과 미사일 시험을 성공시킨 데 대한 자신감, 혹은 자만심까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대표로 자리를 함께 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지티재단 선임연구원도 “북 대표들로부터 핵무기 관련 협상에 대한 융통성이나 바람을 보여주는 어떤 신호도 전혀 보지 못했다”고 밝혔는데 “과거 반관반민 대화에 참석했던 미국인들의 말과 달리 비핵화는 완전히 테이블에서 치워졌고, 미국이나 한국이 북의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해 제안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는 게 북의 메시지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클링너 연구원은 “이런 저런 제안을 해 봤지만 북 대표들은 이를 모두 일축했다”면서 “비핵화는 완전히 물 건너 갔고, 6자회담으로 돌아가기 위해 여러 의견을 내며 시간을 끌지 말라”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평화협정이냐 전쟁이냐 둘 중 한 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테리 전 보좌관 역시 북 측이 평화협정, 혹은 평화체제 만을 유일한 의제로 주장하면서 비핵화는 얘기조차 꺼내지 말라는 완강한 태도를 굽히지 않았다며, 심지어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비핵화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신호조차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테리 전 보좌관은 또 북 대표들이 미국의 어떤 군사 행동에도 맞설 준비가 돼 있다는 것과 북을 잘못 판단하지 말라는 것, 또 경제 제재와 미-한 연합군사훈련은 긴장만 고조시킬 뿐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미국 측 참가자들은 북 대표들에게 압박과 군사력 강화, 미사일 방어망 확충 등을 담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설명하고, 북의 지속적인 핵 개발은 미국의 추가 압박과 제재에 직면할 뿐이란 점을 강조했다고 테리 전 보좌관은 밝혔다.
이로서 사실상 북은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대화가 아닌 북과의 대결을 선택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앞으로 더욱 무서운 물리적 조치로 미국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것이 우려된다.
이는 본지에서 그간 일관되게 강조해왔던 내용이다. 북은 미국에게 아쉬울 것이 전혀 없고 오히려 급한 쪽은 미국이라며 미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북은 더욱 더 강해질 것이며 미국의 입지만 좁아지지 않을 수 없고 종당에는 미국의 패권이 더욱 처참하게 붕괴될 것이라고 본지에서는 지속적으로 지적해왔다.
19일 본지 한호석 소장의 개벽예감 기고글과 연합뉴스 등에서 소개한 월스트리트저널의 ‘북미가 1년 넘게 비밀 외교채널을 가동’했다는 내용도 이런 맥락에서 분석해야 그 본질을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
1년 넘은 비밀 막후 회동을 통해 미국이 북이 비핵화에만 동의해주면 뭐든 다 해주겠다면서 무슨 선물인들 제안 안 해본 것이 있겠는가. 비핵화에만 동의해 주면 신의주, 나진선봉지구를 싱가포르나 홍콩보다 더한 세계 금융과 무역의 중심지로 키워주고 막대한 재정지원도 해주겠다는 약속 등 입안의 침이 마르고 닳도록 말했을 것이다.
북이 공회전일 것이란 점을 익히 알면서도 끝까지 미국과 막후접촉과 반관반민 공개적인 대화를 끊지 않고 유지하는 것은 미국과 어떻게든지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 북의 입장에서는 이런 노력이 이후 대륙간탄도미사일과 같은 강력한 물리적 조치를 단행할 수 있는 명분으로도 작용할 수 있으리라고 여겼을 것이다.
여기에 북이 좀 더 미국과의 대결전을 완벽하게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자는 의도도 없지 않았던 것 같다. 북은 1년을 경제선진국의 10년 맞잡이로 지금 주민생활의 수준을 높여내고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올 4월 태양절 기념식에 갔다가 온 해외동포들이 인터넷에 올린 소식들을 보면 북의 평양은 이제 완전히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섰고 지방 곳곳도 동시에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북이 꿈꾸는 이상사회건설이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만약 북은 미국과 군사적 대결을 벌이게 된다면 가장 빠르고 간단하게 북미대결전을 끝내고 조국통일이란 민족사적 과업을 달성하게 될 것이며 북일관계 정상화 문제 등도 일거에 해결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그간 북은 그래서 급할 것이 없었다고 여겼을 가능성이 있다. 북은 오래 전 군사적인 준비는 이미 끝났다고 선언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도 발사 시점만 보고 있는 것이지 준비가 덜 되어 그런 것은 아님이 확실하다. 미국이 당장 대화에 나와도 좋고 안 나와도 그만이다. 북은 그저 총력을 다해 더 높은 이상사회 건설을 다그쳐갈 뿐이다.
하지만 최근 북의 행보를 보면 이것도 이제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이번 소년단 대회 당시 소년단원들을 가장 참혹했던 미군 양민학살지 신천박물관 견학을 시켰다는 북의 방송 보도가 처음 나왔다. 전에도 그런 견학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방송에서 소개한 것은 보지 못했다. 전쟁 준비도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반도는 정전상태 즉, 전쟁을 잠시 쉬고 있는 휴전상태이다. 전쟁이 끝난 것이 아니다. 사소한 충돌도 언제든지 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이 위험천만한 정전협정을 완전한 평화협정으로 바꾸지 않는 한, 한 시도 전쟁걱정 없이 마음 편히 살 수 없는 땅이 한반도이다.
실제 트럼프 정부는 최근 북이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를 절대로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는 사실상 쏘기 전에 북과 대화로 일괄타결에 전격 합의하거나 쏘자마자 전쟁을 하거나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과 같다.
그 시점이 이제는 임박해오고 있는 것 같아 우려를 금할 수 없는 상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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