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을 보면 20-40년에 걸친 지독한 독재국가입니다. 일제시대와 거의 비슷하지요. 오랜 억압 속에서 내면화된 두려움과 굴종을 벗어나는 것은 투쟁의 출발이지요. 지금까지 4,000여명의 비무장 시위대가 권력의 개들에게 학살당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중들의 단결과 연대도 중요하지만 굴종과 두려움을 버리고 싸우자라는 슬로건이 자연스레 나오는 것입니다. 이번 아랍항쟁에서 유행한 구호가 ‘고개를 들라!’ 였습니다. 민중의 투쟁을 고무하는 것이 왜 맑스주의자들의 구호가 되면 안될까요? 당면한 반독재 투쟁에서 소유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더 쌩뚱맞고 민중의 바람과 먼 얘기 아닐까요? 님의 주장은 대중노선의 기초에서 벗어난 듯합니다.
제가 알기로 십년전에도 뱅가지에서 쿠테타 시도가 있었는데 잔인하게 진압당했어요. 왜 이번엔 성공했을까요. 리비아 민중이 거리로 나오기 이전부터 이미 무기가 밀반입되었다는 여러가지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가다피세력의 불만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산유국 중에서 생활수준이 낮다는 것입니다. 보통 산유국들의 노동인구를 보면 이주노동자들의 비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리비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된 불만은 석유로 벌어들인 돈을 아프리카 연방을 위해 쏟아붇고 있다는데 있습니다. 그들은 아랍인의 정체성을 되찾으려고 하는겁니다. 같은 나라에 살고 있는 흑인들이나 아프리카 노동자들에 대한 우월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리비아는 가다피 집권시절보다 더욱 이슬람 율법에 기초한 국가가 될 것입니다. 그것은 상층의 노선이 아니라 하층민중의 요구를 받은 것입니다. 반가다피세력이 주장하는 아프리카 용병설이라는 말을 잘 생각해보세요. 리비아는 아프리카에 있고 리비아인들은 아프리카인들입니다. 그런데 왜 용병을 아프리카 용병이라고 부르면서 구분하는 것일까요.
서른즈음에님은 아랍인들이나 아프리카인들에 대해서 아세요? 저는 그들을 만나본 경험이 있습니다. 어떤 아프리카 노동자가 제게 말했죠. 아프리카에서는 나라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왜 너희 한국인들은 (우리에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국적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고 (심지어 우리 눈에는 다 똑같아보이는) 조선족이나 중국인, 일본인도 다르다고 생각하느냐. 아프리카는 그런 대륙이에요. 유독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이 사람들만 아랍인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어요. 리비아인들은 아프리카의 다른 나라들보다는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에 더 친근감을 느껴요. 가다피는 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인데 리비아 남자는 흑인 여자와 결혼하고 리비아 여자는 흑인 남자와 결혼해서 다 섞어버리자고 했어요.
"지금까지 4,000여명의 비무장 시위대가 권력의 개들에게 학살당했습니다"라고 하시는데 서른즈음에님이 작성하신 글을 보니까 이해가 잘 안되는되요. 2월 15일에 시위가 폭력적으로 분쇄되었는데 바로 그 다음날 "벵가지와 진탄과 데르나에서는 무장시위가 계속되었고, 보안대는 치명적인 폭력으로 대응했다고 전해졌다. 벵가지의 중심지에 수백 명이 모였고, 경찰은 물대포로 시위대를 해산하려고 하였다. ‘분노의 날’인 2월 17일 벵가지와 아즈다비야 데르나, 진탄, 바이다에서 시위가 일어났고, 보안대는 무장한 시위대에 실탄을 쏘았다. 시위대는 정부 건물과 경찰서를 방화하였다. 트리폴리에서는 시위대가 보안기관 건물과 ‘인민의 전당’을 불태웠다. 2월 18일 경찰과 군대는 벵가지가 시위대에게 압도되자 (카티바 단지Katiba compound13)로-인용자 삽입) 철수하였다. 군인들 일부는 시위대에 가담했고 그들은 지역방송국을 장악했다.”14)"고요? 이게 말이 되냐구요? 비무장시위대가 어떻게 정부 건물과 경찰서를 방화할 수 있죠? 잘 이해가 안되는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