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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10
    노무현추모 비판과 반비판들
    겨울철쭉

노무현추모 비판과 반비판들

 
<노무현 추모 비판에 대한 최원씨의 반비판에 대한 답변
>


참세상에 기고한 <사회운동, 노무현의 그림자에 안녕을>이라는 글에 대해서 최원씨가 논쟁을 제기하셨군요. 글들의 순서는 이렇습니다.

(1) 참세상에 기고한 글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renewal_col&id=1629&page=1
 
(2) 최원씨의 비판 (및 댓글에 저의 답변, 이에 대한 최원씨의 반비판-질의)
http://www.newscham.net/news/view.php?board=newsers_news&nid=53282
 
(3) 최원씨의 저의 댓글에 대한 반비판-질의
http://blog.aladdin.co.kr/trackback/droitdecite/2888296

답변을 요청하시지만, 제가 깊이 논쟁할 사정은 되지 못해서 몇가지만 간단히 적겠습니다. (3) 글에 트랙백을 겁니다.

첫째.

최원씨가 저에게 묻기 전에 먼저 답해야할 것이 있을 겁니다.

제가 (2)에 대한 댓글 답변에서 제기한 문제에 대해서 말이죠. 저는 노무현 추모동참이 정신분석학적 의미에서 "애도"라고 등치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 둘을 혼재해서 쓰시는 것으로 보이는데, 제가 보기에는 다른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김진숙 지도위원은 노무현을 "애도"하고 있지만 "추모"에 동참하는 정치적 실천을 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 둘을 어떤 근거로 연결할 수 있는지 오히려 궁금하군요.

둘째,

제가 쓴 글중에 가장 문제제기하시는 부분이 "정세에 대해서 정치철학적 혹은 정신분석학적 비판과 정치적 분석은 하나의 실체에 대해서이지만, 사실상 다른 대상을 다루는 작업일 겁니다"라는 대목입니다.

"정치철학적 혹은 정신분석학적 비판"에서 <혹은>이라는 표현을 굳이 사용한 이유는 최원씨의 논평이 양자의 경계에 있거나 혹은 그 경계를 흐리는 방식의 작업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데리다의 "유령론"이 과연 학제상 정치철학에 속하는지 정신분석학에 속하는지 모르겠지만, 최원씨가 사용하는 논거의 하나가 아닌가요?) 첫번째 이야기와 연결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마치 "프로이트-마르크스주의"처럼 가능하지 않은 시도라고 생각합니다.

최원씨는 글에서 "노선 차이이지, 정치철학 대 정치의 대상 차이라고 보이지는 않습니다"라고 말했는데요, 문제는 노선상의 차이를 드러내는 최원씨의 논거가 정세분석보다는 주로 정신분석학이나 정치철학에 근거해있다는 점입니다.

세째,

이에 대해서 "노무현 사망이라는 사건 이후 어떻게 변했길래, '하던 거 계속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주장하시는지" 물으셨습니다.

제 글 중에 "노무현을 상대화하고 다른 쟁점들을 부각한다고 해서, 그것이 민주주의의 문제와 분리되어있다거나 혹은 하던것 계속하자는 식에 불과한 것(따라서 기존의 실천과 다른 효과를 만들 수 없을 것이라는 뉘앙스가 깔려있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죠"라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던 거 계속하자는 거 맞습니다. 하지만, 대중의 분노가 노무현 사망이라는 사건을 "계기"로 "가시화"되는 이상, 오히려 하던 거 잘 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그 분노를 노무현 사망을 "매개"로 자신들에 대한 정치적 지지로 조직하려는 또다른 신자유주의자들이 있기 때문이죠. 그런 점에서 경합한다는 것입니다.

네째,

질의하신 "3번"은 말 그대로 노선상의 입장차이이겠죠. 그에 대해서는 별도로 글을 쓸 생각이니 간단하게만 언급하자면,

6.10 집회(저는 2부 노무현 추모문화제 시작될 때에는 자리를 떳습니다만)에서 주된 구호는 (오마이뉴스의 헤드라인을 인용하자면)
"민주개혁 세력 하나됐다, 2012년 정권을 바꾸자"
라는 겁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6.10준비위를 상설연대체로 전환하자는 것은 확정되어 있고, 이후 내년 6월 지자체선거, 2012년 총선, 대선을 공동대응하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결국 87년 "국본"처럼 보수야당의 주도아래 전선이 형성되고, 민중운동이 여기에 복무하는 판인 셈입니다. 오마이뉴스의 저 헤드라인, 그리고 집회 현장에서 사회자와 연사들의 발언의 의미가 무엇이겠습니까?

지난 10여년간 사회운동이 제기해온, 보수야당으로부터 정치적으로 독립하고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사회운동의 형성과정이, 한순간에 22년 전으로 후퇴하는 것이죠. 이명박이 20년전으로 후퇴했으니 우리 대응도 그러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어쩔 수 없겠습니다. 이런 정세에서 민주주의 제기를 중심으로 실천하자는 주장의 정세적 의미도 명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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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답변은 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노선 상"의 입장차이에 대해서라면 몇번의 트랙백 토론으로 생산적인 무엇이 있을까도 싶군요. 당장 운동판에서 "실용주의"를 빙자한(이명박 당선후에 운동판에도 "실용주의"가 유행이죠.ㅋ) 기회주의와 싸우기에도 정신없는 상황이기도 하니까요.

최원씨의 주장이 그런 정치적 기회주의와 같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현실의 정세에 개입하는 순간 같은 효과를 낳는 것으로, 심지어 "같은 것"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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