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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만에 불질인가

 아~~~ 얼마만에 불질인가,

 

 지난 3월,

 

 난 한달간의 안식월을 통해 가득 채웠던 에너지(정확하게는 에네르기)를 불과 석달만에 모두 소진시켜버리고 만다.

 

 그래서 결국 다시 여름동안 긴 칩거에 들어가게 된다. 어떤 순간이 있었던 것 같다. 맥이 빠지면서 모든 것이 멈춰버렸던 순간. 그 순간이 정확이 언제 어떻게 다가왔는지 잘 모르겠다. 밴드도, 라디오도...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다. 낑낑대며 질질질 책방에 나가는 것이 전부였고 활자를 읽을 수도 이해할 수도 없을 만큼 난독증에 걸렸고, 가만 보면 쌓여있는 책들이 황토색 벽돌 같이 보이기도 했다. 그때 이후로 지금도 그렇게 보인다.그나마 숫자는 읽을 수 있어 장사는 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나와 살던 집도 정리했다. 가족과 같이 살게 된 것이다. 거의 10년만이다. 불편할 것도 같았는데 그런 것 보다는 생각보다 몸과 마음이 엉망이어서 요양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는 동안에도 빠지지 않고 챙겼던 것은 '야구'다. 그렇게 '쉬고 싶다'하면서도 쉬지 않고서 한 유일한 것은 일요일마다 하는 사회인야구였고  또 프로야구 관람 및 중계 시청이었다.

 

 그러다보니... 좀 편해졌나 보다. 살이 좀 쪘다. 그 살에 에너지는 포함이 된 것 같진 않다. 어느새 디룩디룩 찌던 살, 뿔룩 튀어나온 배. 가끔씩 내 배를 바라보고 있으면 어릴 적에 두들겨보던 아버지의 배가 생각난다. 여기저기 소리가 다 달리 나왔던 신기한 배의 공명...

 

 이제 슬슬 다시 기어나오고 있다. 왔다. 기어 들어갈 때는 그처럼 순간적이었으나 기어 나오는 순간은 딱히 없는 듯 하다. 쏜살 같이 도망갔다가 슬금슬금 나오는 그런 모양새구나.

 

 요즘, 내 곁에서 일어나는 몇 가지들이 있다.

 

 먼저 사회인야구팀에서 주전 1루수에 중심타자가 된 것! 그러다보니 진보신당에 가입하게 된 것이다. 본래 그 야구팀이 진보신당 당원모임에서 시작된 것이고, 또 소개해준 선배가 팀의 주장인데다가 당의 대의원이기도 해서 언젠간 가입 해야 겠구나 했었다. 그래도 이왕 가입할 거면 좀 폼나게 하고 싶어 차일피일 미루었었는데, 다만 스스로 조건을 하나 달아두었었다. "정식 시합 때, 홈런치면 가입하겠다"는 것! 그런데 생각보다 빨리 홈런을 쳐버렸다. 

 

 물론 진보신당에의 가입은 '홈런' 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저 갈아타는 배가 아니라 무엇인가라도 동기를 갖고 싶어서였을 것인데, 그렇게 치자면 어떤 동기도 없다라는 말과 같아서 사실은 좀 씁쓸할 뿐이다.

 

 그리곤, 느그적 느그적 녹음작업을 하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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