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에서 일제고사를 3월 31일 이후로 연기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동시에 교육과학기술부는 0.5% 학교만 시험을 보고 나머지는 시도교육청 자율적으로 날짜를 정하라며 일제고사를 포기한 것처럼 발표했고, 한겨레 같은 언론들도 일제고사 포기를 환영한다는 사설을 썼으나, 이는 아무리 봐도 ‘훼이크’일 뿐이다. 곧장 서울시교육청 등 다른 교육청들에서 다른 날짜에 시험을 볼 수는 없다며 모든 학교가 전부 같은 날짜 같은 문제로 시험을 보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한쪽에서는 일제고사 안 본다고 하더니, 다른 쪽에서는 일제고사로 그냥 보겠다고 한 셈이다. 경기도 등 일부 교육청에서는 일제고사를 볼지 말지를 학교장의 선택에 맡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번에 전북교육청에서 일제고사에 참여할지 말지 선택권을 주겠다고 했을 때도 3개 학교를 빼면 모든 학교들이 일제고사를 봤던 걸로 미루어 볼 때, 이는 별 의미 없는 생색내기일 뿐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정부가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완전 막장 시험임이 드러나고 있는 일제고사를 10일에 강행하지 않고 연기라도 한 것은 일단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제고사가 연기된 만큼 지금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는 전교조 위원장이 몸 상할 가능성이 더 높아져서 걱정스럽고, 이미 다 찍어놓은 일제고사 반대 홍보물들을 죄다 고쳐야 하는 난관에 직면해서 난감하고, 그리고 일제고사를 포기한 것처럼 ‘훼이크’를 날리며 사람들을 속이려 들어서 열받는 것만 빼면 말이다. 학생들의 삶과 인권의 숨통을 조여 오는 막장 시험 일제고사를 연기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일 뿐이다. 3월 10일에 시험을 봐서 줄을 세우나, 31일에 시험을 봐서 줄을 세우나 달라질 것은 없고, 막장 시험 일제고사의 폐해도 개선되지 않는다. 10일에는 나쁘던 시험이 “비비디바비디부”하면서 31일로 연기해서 보면 갑자기 덜 나빠지나? 우리는 전국구 줄 세우기 시험인 일제고사를 완전히 폐지하라는 것이 우리의 요구사항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한다. 우리는 시험과 경쟁을 위한 교육이 아닌 다양한 우리의 삶과 꿈들을 존중해주는 교육을 원한다. 일제고사가 폐지되고 입시경쟁교육이 사라지고, 일제고사 등으로 인해 부당하게 해직된 교사들이 학교로 돌아갈 때까지,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교육을 만들 때까지 청소년들은 계속 행동할 것이다. 일제고사 반대 청소년모임 Say 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