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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13
    안샘
  2. 2008/08/11
    안샘
  3. 2008/08/10
    5
    안샘

<우리생애최고의순간> 을 봤어요.

기억에 남는 말은 안승필이(엄태웅)가 "놀이방에 맡겨요." 하는데 한미숙이(문소리)가 "놀이방엔 누가 맡기고 누가 데려오는데" 하는 장면, 나도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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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진다고 생각하니 안 무서워졌어."

그가 한 말.

내가 늘 했던 생각.

"책임진다고 생각하니 무서웠어."

 

그와 나의 차이다.

그는 책임을 향해 달려가고 있고,

나는 책임을 피해 달려가고 있다.

모임의 회계장부와 영수증을 잃어버리고 연락두절 중.

횡설수설 앞뒤없는 업무관리.

지저분한 책상. 없어진 서류. 물건들.

솔직해지고 복구하려고 생각하니 목 안에 묵직한 게 차오른다.

 

책임을 피해 달리고 있는 사람들. 속에 떨면서 달리는 나란 사람.

다시 방향을 틀어 책임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책임지며 계란맞으며 실망시키며 욕먹고 찌푸린 눈길 받으며,

다시 믿음을 주기까지 긴 시간, 큰 짐을 묵묵히 힘들어도 가야지.

변명도 책임 미룸도 없이 가야지.

가야지.

책임을 향해. 책임 꾹꾹 밟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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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학년 여자애들 넷 가운데 셋이 한 명에게 따진다. 할 말은 하고야 마는 이른바 화끈한 성격인 셋은 앞에선 말 못하고 뒤에서 말하는 그 아이에게 따진다. 그 아이는? 말없고 조용하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친해지면 본색을 드러낸다는데, 조금 편해졌다 싶으면 갑자기 큰 소리로 웃고 농담을 한다. 분위기에 맞지 않는 어설픈 행동. 그동안 꾹꾹 눌러왔던 걸 푸는 건데, 연습도 경험도 없던 터라 왠지 쌩뚱맞고 어색하다. 주로 어린 동생들과 놀고 또래에서도 사회성이 약한 친구에게 접근한다. 자존감이 낮고 사람 사귀는 데 취약한 그 아이. 선생님이 시키는 일에선 조용히 손을 들고 먼저 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몰래 지켜보면 청소 등 생활에 야무지지 못하다. 아이들 다 그렇지. 다만 앞에서 참고 나중에 한꺼번에 쏟거나 쏟지 못해 참는 성격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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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지 않으면 얼굴에 확 나타나고 잘못되었다 싶으면 말해야 하는 셋은 그 아이에게 따진다. "처음엔 착한 줄 알았는데," 하며 시작하는 이야기. 그 아이들이 착하다고 생각하는 건 무엇일까? 그냥 조용히 부탁하면 다 들어주는 것? 입 다물고 가만히 있는 것?  일관되게 처음처럼? 그 아이가 동생들을 데리고 뒤에서 욕을 했다는 걸 안 셋은 화가 나서 따진다. 아이는 내가 들어오자 참았던 울음을 터뜨린다. 셋은 더 기막혀 한다.  나도 우는 아이가 못나 보인다. 따지는 아이들이 밉다.

흔한 이야기. 하지만 잘 풀기 어려운 이야기. 악역과 선역이 나뉘어진 드라마에서 자주 보게 되는 구도. 그런 드라마 장면 수도 없이 보고 자란 나, 드라마에선 진실이 공개적으로 폭로되며 누군가 쫄딱 망하거나 비참한 결말을 맞게 된다. 실제에서는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 아이들보다 겨우 십삼년 그것도 학생으로 살아온, 이제 막 학생시절을 벗어난 선생님.어떤 논리로 풀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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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이야기 나눌 시간이 촉박해서 나 혼자 이렇게 말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 지금까지 살아온 역사가 오늘의 성격을 만들고 그 역사를 다 바꿔서 지금 당장 성격을 바꿀 순 없다는 사실. 버릇이라 어쩔 수 없이 불쑥불쑥 튀어나올 수 밖에 없다는 사실.  자연스럽게 자꾸 그렇게 행동하게 된다는사실. 인정해야 한다. 나와 다르다. 살아온 역사가 다른데. 당연히 다르지. 하지만 다르다고 해서 잘못된 것까지 잘했다고 할 수는 없다. 이렇게 서로 함께 살면서 고쳐가야 한다. 말로. 그러나 진정 상대가 고쳐서 이렇게 상대가 또 실수하고 속상한 일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상대방의 인생을 응원해주는 마음으로 말해주며 고쳐가는 것. 진심으로 잘되라고 충고하는 것. 이것으로 고쳐 가야 한다. 그래서 서로의 잘못을 사과하고 자신의 성격에서 '함께 살기 어려운 점' 을 늘 반성하고 되돌아 봐야 한다. 한 사람이 가진 성격의 단점은 장점과 동전의 양면 같아서 단점이 있기 때문에 장점이 있고 장점이 있기 때문에 단점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이 단점이 다른 상황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하니 때와 곳에 알맞게 쓸 수 있도록 상황을 곰곰히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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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이야기하는 말들.  내 머릿속으로 혼자 생각하고 판단한, 그래서 불로그에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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