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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 story *

[ 나 커서도 이러면 흉볼거야 ]

초가을 어느 날 상제님께서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공주에 가실 때
상제님께서 호연을 업고 가시다가 “오줌 눌래?” 하고 물으시니 호연이 “안 내리고 여기다 그냥 쌀 참이야.” 하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그럼 나 척척해서 어쩌라고 내게다 싸려고 그래?” 하시니
호연이 등에 더 바싹 붙으며 “싫어, 나 그냥 여기에 싸.” 하거늘

상제님께서 웃으시며 “아이고, 거머리가 생겼다∼! 에이, 너 그럴래?
그럼 물속에 처넣는다?” 하시며 몸을 마구 흔드시는지라
호연이 재미있다고 깔깔대고 웃으며 “어디 들어가 봐요.
아무리 물속으로 들어간들 내가 떨어지간디? 나를 뿌리쳐야 내가 빠지지.” 하며 더욱 꼭 붙드니
상제님께서 “아이, 요것 봐라∼.” 하시며 마냥 웃으시니라.

잠시 후 끼니 때가 되어 주막에서 진지를 드시는데 상제님께서 반찬을 입으로 빨아 호연의 밥 위에 놓아 주시니 먹지 않는지라 상제님께서 “안 먹을라냐?” 하시니 뽀로통한 얼굴로 “안 먹을래. 나 커서도 이러면 어디 가서 흉볼거야.” 하거늘
상제님께서 주막집이 흔들리도록 박장대소하시매 사랑에서 밥을 먹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 밖으로 뛰어나오니라.(5편 13장)

 

 [ 제주도 바다 개벽 대공사 ]

제주에 당도하니 문도들이 ‘어른이 오셨다.’며 매달아 두었던 쌀을 내어 서숙과 함께 밥을 하고 생선으로 찬을 올리거늘
호연이 “비린내 나서 못 먹어.” 하고 투정을 부리매 형렬과 함께 한림 바닷가로 데리고 나가시니라.
바다에서는 해녀들이 허리에 정게호미를 차고 뒤웅박을 띄워 놓은 채 물속을 분주히 드나들며 해물을 따는데

상제님께서 바닷가 둑 위에 올라서시어 오른팔을 왼쪽 어깨까지 굽혔다가 바닷물을 밀어내듯 팔을 펴시면서 무어라 말씀하시니 갑자기 ‘홱’ 소리가 나며 바닷물이 순식간에 없어져 벌판이 되거늘
물속에서 해물을 따던 해녀들은 영문을 몰라 두리번거리며 서로 얼굴만 쳐다보고

사방에서 사람들이 바구니를 들고 몰려와 고기와 미역 등을 주워 담느라 야단이더라.
상제님께서 한동안 이 광경을 바라보시더니 이번에는 바닷물을 왈칵 들어오게 하시거늘
호연은 사람들이 물살에 휘말려 아우성치는 모습을 구경하느라 배고픈 것도 잊으니라.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바로 천지조화니라.” 하시고 이로부터 열흘 동안 한수리, 수원리, 귀덕리 일대에서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씩 바닷물을 없애시니라.(5편 27장)

 

 [ 바다 속 용궁에 들어가심 ]

상제님께서 형렬을 보내신 뒤에 호연을 옆구리에 끼고 어느 굴 속으로 들어가시니라.
호연이 보매 분명 굴속이었으나 상제님께서 “내 팔뚝을 못 놀리니 앞으로 더 들어와라. 요쪽으로, 요쪽!” 하며 잡아당기시거늘 말씀하시는 대로 몸을 옮기느라 한눈을 파는 사이에 어느새 바다 한가운데에 떠 있더라.

상제님께서 “이제 용궁(龍宮)으로 들어간다.” 하시니 호연이 “거기에 집이 있대요?” 하고 여쭈거늘
말씀하시기를 “응, 그려. 거기 가서는 아무 소리도 말아라.
나 하는 것만 보고 내가 앉혀 놓으면 앉혀 놓은 대로 가만히 있지, 나를 부르지도 말아라, 잉?” 하시고 바다 속으로 들어가시니라.

잠시 후 용궁에 이르니 문 앞에 거대한 물방아가 있거늘
상제님께서 그 위에 올라서시어 방아타령을 하며 쩔거덩쩔거덩 방아를 찧으시니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나와 쫑긋쫑긋하며 구경하다가 이윽고 한 사람이 다가와 “어째 빈 방아를 찧소?” 하고 말을 건네니라.

상제님께서 아무 대꾸없이 계속 방아만 찧으시니 이번에는 호연에게 “얘, 저 사람이 누구냐?” 하고 묻거늘
호연 역시 아무 말 하지 않으니 “아니, 이것도 아무 말 않네. 벙어리인가?” 하며 호연을 떠미니라.
호연이 애써 참으며 상제님을 바라보니 상제님께서 눈을 딱 감으시거늘

호연도 따라서 눈을 감으니 그들이 더욱 약이 올라 “이게 사람인가 뭔가 모르겠다.” 하며 호연을 이리 둥글리고 저리 둥글리고 하더라. 호연이 이리저리 구르면서도 ‘말이 곧 나오게 생겼어도 하지 말라.’ 하신 말씀을 떠올리며 한참을 당하는데
이내 상제님께서 방아에서 내려오시어 “네 이놈들! 어찌 그 어린것을 그렇게 자빠뜨리느냐?” 하며 뺨을 힘껏 치시고 발로 한번 차시니 모두 뚝뚝 나가떨어지더라. (5편 70장)

 

[ 야이∼ 늙은 놈아! ]

이 때 한 늙은이가 나와서 “어떤 놈이기에 여기 와서 이렇게 장을 치냐?” 하고 소리치니
상제님께서 “야이∼ 늙은 놈아, 나는 육지에서 왔거늘 너는 용궁에서 무엇 처먹고 사는 놈이냐?” 하시며 가운뎃손가락으로 톡 튕기시매 저 멀리 가서 떨어지거늘
그제야 호연이 의기양양하게 나서며 “거봐라 이놈들∼. 나보고 어리다고 요리 둥글리고 저리 둥글리고 그랬지? 너도 한번 둥글려 보자!” 하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가 둥글려라.” 하고 역성을 들어주시니 호연이 “내가 어떻게….” 하며 머뭇거리거늘
상제님께서 눈짓을 하시매 알아차리고 “야이∼!” 하고 차는 시늉을 하니 그 사람이 벌떡 뒤집히더라.
호연이 멀리서 살짝 차기만 해도 뒤집히는 것이 재미있어서 다시 한 사람을 차니 또 뒤집히거늘
뒤집힌 사람이 기가 막힌 듯 “얼레, 요것 봐라잉!” 하며 대드니

호연이 “요것 보라고 했으니 너 당해 봐라.” 하며 그 사람의 머리를 차매 이번에는 빳빳하게 서더라.
호연이 분풀이하듯 이 사람 저 사람을 계속해서 차고 다니니
상제님께서 마냥 웃으며 바라보시다가 “너하고 나하고 우리 그러고 다니자, 응!” 하시거늘 호연도 따라 웃으며 “그래요.” 하고 좋아하니라.(5편 71장)

 

[ 용궁의 쌍다리 ]

상제님께서 공사를 마치시고 다시 여러 개의 문을 지나니 쌍다리가 나타나거늘
한쪽은 산 사람들이 통래하는 다리요, 다른 한쪽은 신명들이 왕래하는 다리더라.
상제님께서 호연을 데리고 다리 위를 걸어가시니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다 한가운데로 나와 있거늘 육지를 걷듯이 물위를 걸어나와 뭍에 앉아서 바라보매 잔잔하던 바다에 바람이 일어 출렁출렁 물결을 이루더라.
이에 호연이 신기한 듯 “우리가 저 속에 들어갔다가 나왔네∼!” 하니 “그랬다.” 하시며 살며시 웃어 보이시니라.(5편 73장)

 

 [ 네가 나중에 나를 못 쳐다본다 ]

상제님께서는 아무 음식이나 가리지 않고 잘 드시니
하루는 호연이 “나는 선생님이 못 먹는 음식 하나도 못 봤네. 개 똥구멍도 베어다 주면 먹을랑가 몰라!” 하거늘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는 나보다 더 그렇게 먹어야 해.”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내가 어떻게 그렇게 먹어?” 하니 말씀하시기를 “나는 갈수록 좋은 것을 차려 주지만 너는 갈수록 찌끄래기만 먹어.” 하시거늘 호연이 뾰로통해서 “보기도 싫어요.” 하니 “흥, 네가 인제 나를 보려면 눈뚜껑이 무거워서 못 쳐다봐!
시방이나 맘대로 해라. 맘대로 혀!”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그 때는 선생님이 늙고 나는 젊으니까 더 잘 보지! 나는 크면 젊어가고 선생님은 늙어지니 내 주먹도 셀려면 세요.” 하니 상제님께서 “흥, 만날 그런다고 한다마는 내가 어떻게 생각하면 너를…, 그렇다.” 하시며 말씀을 하려다 그만두시니라.

호연이 손가락질하며 “똑부러지게 말해야지 왜 그렇게 말해?” 하는지라
상제님께서 “어허, 손짓하면 못쓰지.” 하고 나무라시니 호연이 “히히히, 내 똥꼬를 다 닦아 줘서 내가 똥구멍이랑 내 자지랑 다 보였는데 뭐 부끄러워?” 하거늘

상제님께서 “아이고∼!” 하시며 수건으로 입을 가리고 웃으시니라. 호연이 “웃는 것 안 보이려고 가리고 웃는고만요.” 하니 말씀하시기를 “이제 철 알면 나를 부끄러워서도 못 봐.” 하시거늘 호연이 “철 안다고 못 봐? 이렇게 알았는데 뭘 못 봐?” 하고 여쭈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아직은 모르니 그러지 이제 한 살, 두 살 더 먹으면 부끄러운 줄 알고 그려.” 하시니 호연이 “그런가.” 하며 멋쩍게 웃거늘 상제님께서도 웃으시며 “내가 너 코 닦아 준 수건 다 모아 놓으련다. 너 크면 몇 자나 되는지 보라고!” 하시니라.(5편 103장)

 

 [ 말이 들어야 성사되느니라 ]

호연이 수도 공부를 시작하매 상제님께서 손바닥 두 개 너비의 하얀 종이를 책처럼 묶어다 주시며 닭과 말, 그리고 뱀 모양의 것을 그리게 하시는데
종이 하나에 한 마리씩 그리게 하시고, 그림을 다 그리고 나서 그것에 점을 찍게 하시니라.

호연이 명하신 대로 밤낮으로 먹을 갈아 그림을 그려 두면 상제님께서 그것을 모아 불사르시는데 호연은 특히 말을 많이 그리니라. 하루는 호연이 지루하고 싫증이 나서 “아이고, 하기 싫어!” 하고 투정을 부리니
타일러 말씀하시기를 “닭이 울어야 날이 샌다. 암탉이 울면 죽기가 쉽고, 장닭이 울어야 날이 새느니라.”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말은 어째서 그려요?”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난리 치나 안 치나 말이 들어야 성사하느니라. 말에게 이기고 지는 것이 있다.” 하시거늘
다시 “그럼 뱀은 뭐예요?” 하니 “그것은 뱀이 아니라 용마(龍馬)니라. 큰 자로 들어간다.” 하시니라.(5편 108장)

 

 [ 호연을 뒷바라지한 은주 ]

이 때 송은주가 수도 공부하는 호연의 뒷바라지를 도맡아 하니
매일 새벽이면 와서 씻겨 주고 움막을 청소하고 빨래도 해 주며, 매 끼니마다 밥을 해다 주고, 간혹 호연과 함께 밥을 먹기도 하니라.
하루는 호연을 씻겨 주다 말고 “아이고, 어린것이…, 무슨 꼴을 본다고 이러냐.” 하며 눈물을 보이더라.

또 하루는 상제님께서 출타하고 안 계실 때 누룽지를 몰래 움막 안에 넣어 주거늘
상제님께서 돌아오시어 “다시는 그러지 말라.” 하고 엄하게 꾸짖으시니라. (5편 109장)

 

[ 겉눈은 감고 속눈은 떠라 ]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칠성경(七星經)과 개벽주(開闢呪)를 읽히며 수도 공부를 시키실 때 “겉눈은 감고, 속눈은 뜨고 보라.” 하시거늘 호연이 “어떤 게 속눈이고, 어떤 게 겉눈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아, 어떻게? 난 속눈 몰라, 어떡하면 속눈인지.” 하고 투덜대니

“아이고, 이것 데리고 뭔 일을 할 거라고. 실금이 떠!” 하고 면박을 주시니라.
이에 “실금이 떠!” 하고 본떠 말하며 장난을 치니 상제님께서 “흉내내지 말아라, 눈구녕을 잡아 뺄란다. 실직이 감아 봐, 실직이!” 하시거늘 호연이 눈을 살며시 감으며 실눈을 뜨니 “그게 속눈을 뜬 것이다.” 하시고

다시 “꽉 감아 봐!” 하시므로 눈을 꼭 감으니 “그게 겉눈을 감은 것이다.” 하고 자세히 일러 주시니라.
호연이 공부하다가 눈을 조금 떠 보니 자배기에 잉어며 메기며 가물치가 떠서 벌떡벌떡 물을 마시는 것이 보이는데
공부가 깊어짐에 따라 눈을 조금씩 더 떠도 보이고 나중에는 눈을 완전히 떠도 보이더라.


[ 마차, 마차, 마차 ]

이 때 자배기에 잉어가 뜨면 하늘에서 선녀들이 내려오고
가물치가 뜨면 투명한 선관(仙冠)을 쓴 일곱칠성이 내려오는데 호연의 눈에는 선녀처럼 보이나 남자이더라.

하루는 메기가 뜨매 기치창검으로 무장한 말 탄 장수신장들이 마치 어느 골짜기에서 몰려나오는 듯 마당으로 달려들어와 하나 가득 모이더니 모두 두 줄로 서서 호연이 공부하는 움막을 쳐다보며 호위하거늘 호연이 놀라 까무러치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호연이 깨어나지 못하면 죽으리니 살려야 된다.” 하시고
대나무로 호연의 등을 두드리시며 “마차, 마차, 마차!” 하시니
호연이 깨어나며 “마차는 무슨 마차? 내가 말이간디?” 하거늘
상제님께서 “그러는 것이라 그런다.” 하시며 청수를 마시게 하시니라.(5편 110장)

 

 [ 너의 증언이 온 천하에 퍼진다 ]

호연이 청수를 마시고 이내 정신을 차리니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이 천하신명 속에서 살려면 맘을 독하게 송죽같이 먹어라. 굳은 맘 송죽 같아야 혀.”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네가 조선에서 한 사람에게 말을 하면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말을 하고 해서 온 천하에 퍼지느니라.” 하시니라.


[ 총기가 있어야 한다 ]

하루는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말씀하시기를 “어려도 총기(聰氣)가 있어야 한다. 총기가 없으면 못쓴다.” 하시고
또 이르시기를 “너, 총기가 있어야 다 듣고 옮긴다.” 하시니라. (5편 111장)

 

[ 호연을 데리고 다니실 때 ]

상제님께서는 아침나절에 서울에 계시다가도 잠시 후 대구에 계시고, 또 저녁에는 다른 나라에 가 계시니 그 행보를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더라.
상제님께서 호연을 데려가기 곤란한 곳이나 사람이 많은 곳에 가실 때는

호연을 거미로 만들어 “꽉 붙어 있어라.” 하시며 겨드랑이 밑이나, 턱밑, 귓속, 옷 속 등에 딱 붙이고 다니시는데
이 때 상제님께서 공사 보시며 하시는 말씀과 다른 사람들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고
다만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하시는 말씀과 곁에서 성도들이 “거미야, 거미야, 왕거미야!” 하고 부르는 소리만 들리더라.

상제님께서 거미가 된 호연에게 붓으로 눈과 입을 그려 주시면 눈이 떠지고 입이 벌어져서 말도 하고 음식도 먹을 수 있는데 호연이 길을 가다가 뒤가 마렵다고 하면 옆구리로 똥이 나오게 하시고 나온 똥과 오줌은 저절로 없어지게 하시니라.
또 때에 따라 호연을 강아지로 만들어 안고 다니시고, 방아깨비로도 만들어 붙이고 다니시며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동물로 만들어 온갖 동물 나라에 데려가시니라.
하루는 호연이 “재주가 이렇게 많은데 무엇 때문에 자주 굶고 다녀요?” 하고 여쭈거늘
“열두 가지 재주 있는 놈이 하루아침에 굶는단다.” 하며 웃으시니라.(5편 145장)

 

[ 몸이 약한 흥수를 고쳐 주시며 보신 공사 ]

본래 몸이 약한 흥수가 하루는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있거늘
호연이 놀라 “어머나, 저 사람 왜 저래요? 피가 너무 많이 나면 못쓴다던데, 왜 저렇게 피를 흘린대?” 하니
상제님께서 흥수에게 다가가시어 “밥은 먹었느냐?” 하고 물으시니라.

이에 흥수가 “예, 먹었습니다.” 하고 대답하니 다시 “웬 피가 그렇게 나오냐?” 하고 물으시거늘
흥수가 “코에서 나오는지 입에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하매 상제님께서 “이놈아, 그것도 몰라?” 하고 나무라시는지라
흥수가 얼떨결에 “왼쪽 코에서 나오는가 봐요.” 하고 대답하니라.

상제님께서 피지를 주시며 “닦아 봐라.” 하시므로 콧구멍을 닦아 보았으나 피가 묻지 않거늘
고개를 갸웃거리며 “아무것도 안 묻었는데 피는 나왔어요.” 하고 아뢰니
상제님께서 “네 코빼기에서 나오는 것도 몰라?” 하시며 흥수의 코를 위로 잡아 올리시매 살집이 들어올려져 그 안의 뼈가 환히 보이더라.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코가 요렇게 뚫어져 있으니 코에서 나오는 것이 입으로 나오는 것이다.” 하며 이치를 설명해 주시고 “제 콧구멍도 모르는 놈이 밥 먹고 사느냐?” 하시며 흥수의 눈을 콕 찌르시니 이번에는 눈알이 빠져 대롱거리거늘
상제님께서 “흥수야, 너 나 좀 쳐다보아라.” 하시매 “아이고, 아무것도 안 보여요∼!” 하고 우는 소리를 하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이놈아! 눈구녕으로 바로 봐!” 하시매 흥수가 “눈구녕이 빠졌는가 아무것도 안 보여요.
아이고, 선생님! 다른 것은 장난하실망정 눈구녕일랑은 그냥 두셔요!” 하고 사정하거늘
상제님께서 “흥, 이놈 봐. 눈구녕이 바로 박혀야 살어. 눈구녕을 어만 곳에 두면 죽기가 쉬우니 바로 떠야 하는 것이다.” 하시니

“아, 눈구녕 좀 박아 주셔요. 캄캄해서 죽겠습니다.” 하며 울며 애원하는지라
상제님께서 뺨을 한 번 툭 치시자 눈이 쏙 들어가더라.


[ 내 손이 약손이다 ]

상제님께서 기뻐하는 흥수에게 “네가 뺨 한번 때려 봐라.” 하시니
흥수가 “제 뺨을 제가 친들 안 들어가요. 선생님 손이나 닿아야 들어가지요.” 하거늘
상제님께서 웃으시며 “그러니 내 손이 약손이다. 누구든지 내가 만지면 미운 것도 고와지고 아픈 것도 다 낫는다.” 하시니라.

흥수가 “그러면 도용이 애기씨 좀 예뻐지게 만져 주시지요.” 하니
“이쁘면 누가 가져가라고. 안 이뻐야 안 가져가지.” 하시거늘 머리를 긁적이며 “그런가요?” 하매
상제님께서 크게 웃으시며 “병을 고쳐 줬더니 네가 나하고 재담을 하는구나.” 하시니라.(5편 316장)

 

 [ 선천우주를 문 닫고 신천지 조화선경을 여는 칠성 도수 ]

상제님께서 형렬과 호연에게 신안을 열어 주시어 신명의 모이고 흩어짐과 공사 과정을 참관케 하시니라.
하루는 상제님께서 백로지 한 장에 무엇을 쓰시어 불사르시고 그 재를 물에 풀어 밖으로 뿌리시며 “계룡산 금옥아!” 하고 소리치시니 이는 신명을 부르심이라.

상제님의 명이 떨어지자 곧 새가 지저귀는 듯한 소리가 나며 상제님께서 문 쪽으로 내미신 손 위에 무엇이 내려와 앉거늘
말씀하시기를 “내려서거라.” 하시고 명하시기를 “너 가서 너희 어른을 불러 박적 몇 개 가져오너라.” 하시니라.
이에 금옥 신명이 아뢰기를 “칠성에서 아니 심어서 박이 없답니다.” 하니 “아니 요런 놈이 있나!” 하고 추상같이 호통을 치시며

금옥의 뺨을 냅다 때리시니 사람들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데 허공에서 ‘짝’ 소리가 나더라.
이어 말씀하시기를 “네 이년! 몇 대 더 맞으려느냐? 어서 가거라.” 하시니라.
이어 상제님께서 붓으로 종이에 점을 찍으시고 형렬은 말을 그리며 앉아 있으니 호연이 옆에서 “나도 한번 해 볼게요.” 하거늘

말씀하시기를 “내가 천지신명에게 오라 가라 얘기를 하는데, 네가 알 수가 있냐? 그러니 넌 천천히 가르쳐 주마, 응.” 하시며 달래시니라.


[ 신장들의 힘을 겨루어 볼 터이니 ]

얼마가 지난 후 금옥이 바가지를 큰 것, 작은 것으로 세 개를 가지고 와서 상제님께 올리며 “가져오라고 하시어 가져왔지만 어떻게 하실 건가요?”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그냥 박적이 아니라 내가 씀으로 인하여 조화박적이 되는 것이니라.” 하시니라.

상제님께서 잠시 후에 방문을 여시더니 공중에 대고 한 신명을 불러 말씀하시기를
“내가 날을 잡아 신장들의 기운을 보기 위하여 힘을 겨루어 볼 터이니 준비해라. 시원찮게 하면 못쓰느니라. 새겨들어라.” 하시니라.

이에 그 신명이 여쭈기를 “그리하소서. 날은 삼월 삼짇날로 받을까요?” 하니 “그래라.”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장소는 여기까지 올 것 없이 옥거리 사정으로 오너라.” 하시니 그 신명이 그곳을 알지 못함을 아뢰거늘
상제님께서 꾸짖어 말씀하시기를 “너는 신명이 되어서 그것도 모르느냐. 그래 가지고 어떻게 천지 일을 할 것이냐, 이놈아! 신명이라도 똘똘해야 된다. 바삐 가서 서둘러라.” 하시매 절을 하고 물러가더라.(5편 366장)

 

 [ 수십 개의 깃대를 준비하심 ]

상제님께서 성도들에게 삼월 삼짇날에 쓰실 깃발을 준비하게 하시되 그 크기를 세 가지로 만들게 하시니
큰 깃발 하나와 그보다 조금 작은 것 네 개를 만들고, 그보다 더 작은 크기로 삼십여 개의 깃발을 만들게 하시니라.


[ 육임도꾼 조직 공사 ]

이윽고 삼월 삼짇날이 되매 상제님께서 박적과 활을 준비하시어 성도들에게는 깃발을, 복남에게는 화살통을 지우시고
비루먹은 말 네 필을 준비하여 형렬과 복남 등이 각기 한 필씩 타고 상제님께서는 흰말에 술이 달린 붉은 천을 두르고 나가시는데
호연이 “나는 어쩌고, 나는 어쩌고∼.” 하고 보채므로 한 성도로 하여금 업고 따르게 하시니라.
옥거리 사정에 이르시니 이미 수많은 신장들이 말을 타고 기다리고 있거늘

그 신명들이 상제님 일행을 보니 자기들보다 숫자도 적거니와 모두들 비루먹은 말을 타고 박 하나씩만 덜렁덜렁 차고 오는지라 ‘한 손으로도 이기겠다.’고 쉽게 생각하니라.
상제님께서 성도들에게 명하시어 활터의 한가운데 지점에 제일 큰 깃발을 꽂으라 하시고, 동서남북 사방에 중간 깃발을 하나씩 꽂게 하신 뒤에

그 바깥쪽으로 나머지 깃발들을 빙 둘러서 꽂게 하시니라. 이어 상제님께서 박을 가운데에 놓고 주문을 외우시니
한 박에서는 투구를 쓰고 기치창검을 한 아주 작은 사람들이 헤아릴 수 없이 나오고
또 다른 박에서는 무장된 말들이 고자리처럼 꼬작꼬작 나오더라.

이에 상제님께서 그 작은 사람과 말들을 현무지(玄武池)의 물속에 넣으시니
실제의 사람과 말 크기가 되어 검은 옷을 입고 말을 타고 기치창검을 한 채 줄지어 늘어서매 그 숫자가 저쪽의 세 배도 넘더라.


[ 나와 똑같이 입어야 한다. ]

상제님께서 붉고 푸른 색이 섞인 옷으로 갈아입으시더니 형렬은 검은 옷으로, 복남은 상제님과 같은 옷으로 입게 하시거늘 형렬이 “복남은 왜 그렇게 입히십니까?”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이 아이는 나와 똑같이 입어야 한다.” 하시니라.
이 때 저쪽 신장들의 우두머리가 상제님께 와서 “언제나 왕림을 하시겠습니까?”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곧 가리라. 가는 날이 되어야 가지. 너 뱃속에 애기 나오라고 하면 나오더냐?
그것도 시간이 되어야 한다.” 하시니라.
이에 그 신명이 “알겠사옵니다. 그럼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하고 대답하거늘
상제님께서 “아니 씨름도 안 하고 물러가냐, 이놈아?” 하시니 “그러면 하겠습니다.” 하니라.(5편 367장)

 

 [ 세운과 도운의 상씨름 공사 ]

이어 상제님께서 형렬에게 “오른쪽으로 서라.” 하시고 상제님은 왼쪽에 서시어 양쪽으로 대열을 정리하시니
청수정(淸水亭)에서 쳐다보고 있던 호연이 “이겨라, 이겨라!” 하고 소리치거늘 말 위에서 손을 흔들며 웃어 보이시니라.
상제님께서 형렬에게 “먼저 나서 보아라.” 하시니 형렬이 말을 몰아 나서서 저쪽 장수와 맞붙어 겨루다가 말에서 떨어지거늘

어느 틈에 신명들이 형렬을 공중에서 받아 진북정(鎭北亭)에 내려놓으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나서시며 손을 한 번 내두르시니 저쪽 편의 장수가 말과 함께 쓰러져 땅에 뒹굴거늘
좌우로 정렬한 신병들이 상제님의 명을 받아 일제히 나서매 저쪽 신장들은 모두 삼대 쓰러지듯 하는지라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기운 좋∼다!” 하시니라.


[ 모든 일꾼 장수에게 기운을 돋우려고 ]

또 말씀하시기를 “다리 아프다고 꼭 오그리고 앉아 있으면 못쓰고 자꾸 걸어봐야 하며, 일은 해 봐야 하고, 무서워서 못 하는 것은 장부가 작아서 그러느니라.
내 목숨을 생각지 않아야 큰일을 하는 것이며 큰일을 하는 사람이 작은 일을 생각하면 뜻을 이루지 못하느니라.” 하시니라. 이윽고 신명들이 모두 물러가거늘 상제님께서 형렬에게 말씀하시기를

“하늘에도 나라가 있고 나라마다 각 고을마다 다 장수가 있느니라.”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모든 장수에게 기운을 돋우려고 칡뿌리를 썼느니라. 약장을 그래서 만들었느니라.” 하시니라.


[ 이 같은 공사를 세 번 행하라 ]

공사를 마치시고 상제님께서 복남에게 명하시기를 “나중에 이곳에 와서 깃발을 꽂고 이 같은 공사를 세 번 행하라.” 하시거늘 복남이 상제님께서 어천하신 이후 명하신 대로 옥거리 사정에서 500명이 넘는 제자들을 데리고 이와 같이 공사를 세 번 행하니라. (5편 368장)

 

[ 서양에 가서 보신 지구촌 세계화 공사 ]

상제님께서 기유년 봄에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국외의 여러 나라에 다니며 공사를 행하실 때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하나니 위에서부터 잡아야 하느니라.” 하시고
어느 나라에 가시든지 매양 그곳의 우두머리 격인 사람을 만나시지 소소한 사람은 잘 찾지 않으시니라.

하루는 형렬이 상제님을 따르며 여쭈기를 “아직 저희 나라의 공사도 다 마치지 못하였는데 어찌 남의 나라까지 다니시며 공사를 보십니까?” 하니
말씀하시기를 “이것이 한 나라의 일이라면 더딜 것이 있겠느냐?

내 나라 일만 같으면 천하에 쉬울 것이나 수수 나라가 다 같이 손을 잡아야만 한 나라가 되겠으므로 이렇게 다니는 것이거늘 네 어찌 내 나라만 생각하느냐?
그리 소견이 좁고 갑갑해서 어찌할꼬. 사람이란 많을수록 휘어잡기가 어려운 법이니라.” 하시며 나무라시니라.(5편 369장)

 

 [ 어찌 하느님을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

하루는 어느 나라의 큰 문 앞에 이르러 상제님께서 양팔을 벌리고 서 계시니
안에서 사람 둘이 나와 상제님은 왼쪽으로, 형렬은 오른쪽으로 인도하여 들어가는데
이 때 호연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게 거미가 되어 상제님의 등에 붙어 있었으므로 다만 구경만 하니라.

상제님께서 안으로 드시매 오색 옷에 빨간 관을 쓰고, 어깨에는 번쩍이는 금장띠를 두른 사람이 의자에 앉아 있다가 벌떡 일어나 거수례를 하거늘
상제님께서 눈살을 찌푸리시니 얼른 손을 내리고 차려 자세로 꼿꼿하게 서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그렇게 하는 것이냐?” 하고 물으시니 “어찌 하느님을 모를 리 있겠습니까?” 하거늘

“내가 하늘이냐? 사람이지!” 하시고 그 사람의 자리에 앉으시며 “앉거라.” 하시매 모두 무릎을 꿇고 앉으니라.


[ 일하는 기국을 보러 왔노라 ]

그 사람이 “무슨 일로 왕림을 하셨습니까?” 하고 여쭈니 “너희들 일하는 기국을 보러 왔노라.
우리가 늘 이렇게 하고 말 것이냐? 이래 가지고 세상을 뒤집겠느냐?” 하시거늘
답하여 아뢰기를 “그것도 좋지마는 점차로 할 일이지 금방이야 잡을 수 있습니까?” 하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대체 너희들 무엇을 하고 사느냐?” 하시니 “제 나라 사람들을 가르치며 삽니다.” 하거늘
꾸짖어 말씀하시기를 “너는 네 앞의 밥만 알지 저쪽에 있는 밥을 당겨서 먹을 줄은 모르는구나. 네 밥만 먹으면 제일이냐?
또 네 밥도 먹으려면 곡식을 심어서 몇 번을 손대야 먹지 않느냐. 그렇듯이 백성들이 어떻게 하면 잘사는지 알고 있느냐?” 하시니 “잘 모르옵니다.” 하고 대답하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네가 그것도 모르면서 무엇을 가르치며 백성의 어른 노릇을 한단 말이냐?
천지이치로 신하와 백성들을 데리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느냐?” 하시니
“제 나라나 쉬울까 남의 나라까지는 제가 해 볼 수가 없습니다.” 하거늘

다시 “그럼 너의 나라는 어떻게 하는 것이냐?” 하고 물으시니 “신하들이 뜻을 합하여 올리면 저는 ‘이리해라, 저리해라.’ 하고 판단만 해 주지 어쩌지는 못합니다.” 하니라.(5편 370장) 


[ 남방의 나라에 가심 ]

호연이 상제님을 따라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보니 붉은 옷을 입은 나라, 푸른 옷을 입은 나라, 소매 없는 살색 옷을 입은 나라 등 나라마다 그 모습이 각양각색이더라.
하루는 남방의 어느 나라에 가시니 사람들이 저마다 얼굴에 검은 줄로 대나무 잎 모양을 그렸거늘 눈동자의 색이 동양인과는 다르더라.

그들이 상제님을 뵙고 모두 두려워 떠는데 한쪽에서는 대접을 한다고 서둘러 음식을 차려 오거늘
호연이 뼈다귀같이 생긴 낯선 음식에 얼굴을 찌푸리며 “이것이 무엇이래요?” 하고 여쭈니 상제님께서는 그저 웃기만 하시니라.

잠시 후에 저녁을 대접한다고 염소를 잡아서 구워 올리거늘
상제님께서 슬며시 코를 막으시며 한 점도 들지 않으시는지라 형렬이 여쭈기를 “생각해서 해 왔는데 왜 안 드십니까?” 하니 상제님께서 “나는 안 먹네. 형렬이 먹으려는가?” 하시매 형렬이 “선생님께서 안 드시는데 제가 어떻게 먹겠습니까?” 하니라.

이에 “내가 안 먹는다고 어찌 안 먹는가.” 하시니 형렬이 “저도 안 먹던 것이라 생각이 없습니다.” 하거늘
상제님께서 “저 사람들이 만들어 준 정성은 생각지 않고 모두 안 먹어서야 쓰나….” 하시고
그 사람들에게 “음식을 다 차려다 줬거든 그만 나가서 밥들 먹어라.” 하시더니
그들이 모두 나가매 밥과 고기를 종이에 싸서 온 그릇을 비우시니라.

상제님께서 공사를 마치고 나오시는 길에 종이를 풀어 염소고기를 물에 띄우시며
“저희는 생각해서 해 준 것을 안 먹고 그냥 가면 기운 상할 테고, 먹은 체하느라고 음식을 싸 오기는 했으나 버릴 수도 없고 어찌할 수 없으니 고기 밥이나 주노라.” 하시니
호연이 “그럼 굶을 거예요?” 하고 볼멘소리를 하는지라

상제님께서 “나는 며칠쯤 굶어도 참을 수 있어. 너는 배고프지?” 하시고 밥에 소금을 쳐 주시거늘
호연이 “써서 못 먹겠어요.” 하며 먹지 않으니 장을 발라 주시어 먹게 하시니라. (5편 372장)

 

[ 여러 나라를 다니시며 세계일가 공사 보심 ]

○○나라에 가셨을 때 하루는 길을 가시다가 갑자기 어느 집으로 들어가시어 “먹을 가져오라.” 하고 명하시니라.
이에 먹을 올리매 종이에 말을 그려 불사르시거늘 종이가 타면서 한 필의 말로 변하니 형렬, 호연과 함께 그 말을 타고 길을 나서시니라.
이윽고 어느 나라에 도착해서 잠시 앉아 있는데 상제님께서 벌떡 일어나시며 “○○산 수문장수가 나를 부르니 나는 떠나련다.” 하시고 성큼성큼 걸어 나가시거늘

호연이 뒤따라 나가며 “어째 금방 가요?” 하니 “나는 간다. 형렬이는 호연을 데리고 두리봉으로 오거라.” 하시고 공중으로 훌쩍 날아가시니라.
순식간에 따로 남겨진 형렬과 호연이 힘없이 앉아 상제님께서 사라지신 쪽만 멍하게 바라보는데 어느 결에 이미 두리봉에 올라 있거늘

꼼짝 않고 앉아서 상제님이 오시기만을 기다려도 상제님은 오시지 않고 해질 무렵이 되니 갑자기 뇌성벽력이 일며 소나기가 쏟아지니라.
이에 주변을 둘러보는데 아무리 살펴도 마땅히 비를 피할 곳이 없는지라 그저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비를 맞으며 기다리니 빗줄기가 어찌나 굵고 강하던지 뺨이 아파 도저히 견딜 수가 없더라.

이 때 갑자기 등 뒤에서 누가 목덜미를 툭 치므로 호연이 깜짝 놀라 돌아다보니 상제님께서 웃고 계시거늘
호연이 “아이고, 어쩌면 그러세요? 나 깜짝 놀랐어요.” 하니
“어린것이 뭘 깜짝 놀랬냐! 너 주려고 내가 오다가 사탕 사 가지고 왔다.” 하며 사탕을 내미시니라.
호연이 별 반갑지 않은 기색으로 사탕을 받으니 “고맙다고 절하고 먹어야지!” 하시거늘

호연이 “미운데 절해요?” 하고 퉁명스럽게 말하매 상제님께서 “내가 무엇이 미워? 이런 것이랑 사다 주는데.” 하며 싱긋이 웃으시니라. (5편 373장)

 

[ 지구촌의 여러 나라를 다니며 공사 보실 때 ]

하루는 ○○나라에 가시어 어떤 사람과 무엇을 주고받으시는데 그 사람이 상제님께 한 줌을 드리니 그것을 일일이 세어 보시고 말씀하시기를
“너희는 너희 나라라고 이러지만 이는 내 마음의 반의반 쪽에도 미치지 못하니 이것을 채우도록 하여라.” 하시매 “채우겠습니다.” 하고 대답하니라.

또 하루는 어느 나라의 성문 입구에 이르시니 문이 저절로 열리며 구레나룻이 덥수룩하게 난 문지기들이 손에 방망이를 들고 양쪽 입구로 나와 서거늘 위에는 불그스레한 옷을, 밑에는 푸르스름한 옷을 입고, 머리에는 패랭이 같은 모자를 썼더라. 상제님께서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으시고 곧장 안으로 드시니

안에 있던 사람들이 서둘러 나와 양쪽으로 서며 “어서 왕림하옵소서.” 하고 인사를 올리니라.
상제님께서 사람들을 향하여 “들어가자.” 하시고 안으로 들어가 의자에 앉으시니 온갖 진귀한 안주로 술상을 소담스럽게 차려 오거늘

형렬과 호연에게 술을 따라 주시매 평소에는 술 냄새조차 못 맡던 형렬도 한 잔을 마시고, 호연도 맛있다고 다 마시니라.
이 때 상제님께서 “나는 어설피 이런 것 가지고는 안 되느니라.” 하시니
사람들이 곧 커다란 나무독에 찰랑찰랑하게 술을 한가득 담아 오거늘
곁에 있는 사람에게 “갖다 대라.” 하고 명하시어 단숨에 모두 마시시니라.(5편 374장)

 

[ 하느님께서 오시려고 산이 울었다 ]

또 하루는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공중으로 떠다니며 여러 산을 다니시니
이 산에서 저 산으로 푹 들어갔다가 쑥 나오시고, 또 다른 산으로 푹 들어갔다 나오시고 하더라.
이렇게 깊은 산도 지나고, 둠벙도 지나고, 얕은 산도 지나고, 한참을 가시다가 산림이 울창한 어느 산꼭대기에서 멈추시거늘

호연이 밑을 내려다보니 강과 마주 닿은 산기슭에 원두막처럼 생긴 집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있더라.
상제님께서 산마루에 올라앉으시어 ○○을 하시니 산밑에서부터 코끼리, 사슴, 기린, 메뚜기, 방아깨비 등 갖가지 크고 작은 짐승들이 수없이 몰려와 줄을 서듯 상제님 주변을 에워싸거늘

상제님께서 돌아다니시며 그것들의 머리 수를 일일이 세어 보시니라.
이 때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호연이 바라보니 피부는 붉고, 옷은 배자 비슷한 짙푸른 색 상의에 짧은 바지를 입었는데

얼굴에는 검은 무늬를 그렸으며 머리 가운데는 민머리를 하였고 양쪽 귀 뒷부분에는 깃털 같은 것을 꽂은 사람들이 모두 집 밖으로 나와 상제님께 연거푸 절을 하며 무어라 중얼거리거늘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기운을 열어 주시어 호연이 들어보니 그들이 서로 말하기를 “며칠 전부터 산이 울더니 하느님께서 오시려고 그랬는가 보다.

산이 하느님을 받아들이려고 ‘윙∼윙∼’ 쇳소리를 내며 울었다.” 하더라.
이 공사를 마치시고 평양을 거쳐 전주로 돌아오시니라. (5편 376장)

 

[ 천하사인 고로 더디노라 ]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내가 보는 일이 한 나라의 일에 그칠진대 어렵지 않지마는 천하사(天下事)인 고로 이렇듯 더디노라.” 하시니라.


[ 유치한 종말 신앙을 경계하심 ]

하루는 호연에게 말씀하시기를 “일이 아무리 금방 된다 된다 해도 그렇게 쉽게 되는 것이냐.
인간이 나 사는 하루 일도 제대로 모르는데 이 세상 이치가 그렇게 쉬운 줄 아냐? 좁은 소견이지.
지금 한쪽에서는 신명들이 싸움을 하여 이기고 죽고 야단인데, 철모르는 것들은 날마다 기다리고 앉아서 ‘언제나 나를 살리려고, 언제나 나를 살리려고.’ 하며 신세타령만 하는구나.” 하시고

다시 이르시기를 “남자도 많은데 너를 데리고 다니는 것은 천지도수를 맞춘 것으로
어린것을 데려다 쓴 내정(內情)을 생각해서 내 너를 잊지 않는다.
그러니 어린것이라도 밤낮 나만 쳐다보며 ‘언제나 돼?’ 하고 조르면서 그렇게 어두운 생각을 먹지 말고
너 고생한 것만큼은 다 돌아갈 터이니 가만있거라.
우리 일은 절로 된다.” 하시니라. (5편 418장)

 

[ 천지에서 호연을 보호하게 하심 ]

하루는 상제님께서 호연을 안쓰럽게 바라보시며 말씀하시기를
“내가 너를 그냥 두고 가면 어느 사람이 주워 가도 주워 갈 터이니 네가 살는지 죽을는지도 몰라.
그러나 천지에 네 피를 뿌렸는데 어찌 죽을 수가 있냐?  내가 누구라도 너를 못 건드리게 할 것이니 내게서 배운 재주만 싹 걷어 가면 괜찮아.” 하시거늘 호연이 “또 어떻게 해서 싹 걷어 간대?” 하고 여쭈니 “너 금방 밥 먹은 것도 내가 없애려면 없애.” 하시니라.(5편 419장)

 

 [ 공사 보러 다니실 때 주무시려면 ]

상제님께서 각지를 다니며 공사 보실 때 미처 주무실 곳을 정하지 못한 채 날이 저물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데서나 주무시니 추운 겨울날에는 남의 집 헛청이나 방앗간에서 추위를 피하시고, 큰 바위 밑에서 바람을 피하기도 하시니라.

또 공동묘지에 가서 주무시는 때도 많으니 하루는 초빈을 해 놓은 나래 몇 장을 떠들어 호연을 눕히시고, 상제님께서는 널 반대쪽에 누우시거늘 호연이 “냄새나면….” 하고 막 말하려는데 “그런 소리 마라. 냄새난다고 하면 참말로 냄새난다. 아무 소리 마라.”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잠시 아무 말 못하다가 이내 “아이고, 나 무서워∼!” 하며 몸을 움츠리니
상제님께서 널 위로 호연의 손을 꼭 잡아 주시며 호연과 함께 널 쪽으로 고개를 둔 채 잠을 청하시니라.(5편 422장)

 

 [ 일이 되면 내가 관을 쓴다 ]

임인(壬寅 : 道紀 32, 1902)년 여름에 상제님께서 호연을 데리고 무주(茂朱)에 행차하시어 “일이 되고 보면 내가 관(冠)을 쓴다.” 하시니
호연은 그것이 죽어서 쓰는 관인 줄 알고 “뭣하게 관을 짜?” 하고 여쭙는지라 상제님께서 웃으시며 말씀하시기를 “머리에 쓰는 관이다. 이제 일이 되면 그것을 얻는다. 세상이 다 화목이 되면 각 사람들의 혼이 하나가 되어 나를 옹위하여 모든 백성들에게 덕을 베푸느니라.” 하시니라.(6편 4장)

 

 [ 천지가 다 내 자식 ]

하루는 호연이 “왜 우리 선생님은 아들이 없어요?”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네가 몰라서 그렇지 아들이 왜 없어? 천지가 내 아들딸이요, 다 나를 받드는데.
아래로 살피면 아랫자식이요 위로 뜨면 큰자식들이 빙빙 도는데, 내가 자식을 둘 필요가 있겠느냐?” 하시니라.


[ 나의 마음은 한 가지 ]

하루는 형렬에게 말씀하시기를 “큰일을 할 사람은 아내와 멀어져야지 가깝게 해서는 못쓰느니라.
가지가 여럿이면 마음도 여러 가지로 갈라지나니 부모를 위해 장가는 갔을지언정 나는 애초에 가지를 벌리지 않노라.
나는 독불이다. 그러므로 나의 마음은 한 가지니라.” 하시니라. (6편 6장)

 

[ 대두목이 새판을 열어 매듭짓는다 ]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낳기는 제 어미가 낳았어도 맥을 전해 주는 사람이 있어야 산다.
사람이 아프면 맥을 먼저 짚어 보지 않느냐? 맥 떨어지면 죽느니라.
사람이 다 죽고 나면 어떻게 해서 나간 곧이를 알 것이냐?
가만히 있어도 세상의 이치가 일을 성사시키는 우두머리를 불러낸다. 내 이름은 죽으나 사나 떠 있느니라.” 하시니라.

성도들이 ‘일을 이루는 사람은 뒤에 나온다.’는 말씀에 속으로 애만 태우거늘
하루는 호연이 상제님께 “여기 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애터지게 하지 말아요.” 하니
말씀하시기를 “저것들 다 하루살이다, 하루살이! 문을 열면 불을 보고 깔따구와 하루살이가 막 달려드는 것과 같은 이치니라.”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내 일은 고목에서 움이 돋고, 움 속에서 새끼를 낳아 꽃이 피고(枯木生花) 열매가 되어 세상에 풀어지느니라.” 하시니라.


[ 큰스승은 따로 있다 ]

하루는 상제님께서 성도들에게 이르시기를 “너희들이 아무리 별스러워도 나를 따르는 자들의 선생밖에는 못 되느니라.
나의 일은 판밖에 있나니 뒤에 큰스승이 나와 천하창생을 가르치리라.” 하시니라.
이어 말씀하시기를 “내 일은 꼭 된다. 물샐틈없이 꼭 된다.” 하시니라. (6편 65장)

 

[ 젊은 일꾼이 나와서 일한다 ]

상제님께서는 매양 ‘일이 곧 된다.’, ‘좋은 세상을 본다.’ 하실 뿐 그 때가 언제라고 분명하게 가르쳐 주지 않으시니라.
하루는 말씀하시기를 “고목에 움이 나서 그놈이 또 고목이 되어 다시 움이 돋아 거기서 새끼를 친다.” 하시니라.
또 호연에게 종종 이르시기를 “고목에서 움이 나서 난데없는 도인이 나선다.

그 도인이 너를 만나러 와. 앞으로 네 목숨 살려 낼 사람이 다시 생기니 넌 안 죽느니라. 이제 네 생활이 나온다.” 하시니라.(6편 119장)

 

 [ 후천선경 세계 건설 ]

상제님께서 9년 천지공사를 행하시며 항상 이르시기를 “천하의 백성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살 수 있는 후천 오만년 선경세계를 건설하리라.” 하시니라.
호연이 때때로 “언제나 개벽이 될까요?” 하고 여쭈면 매양 “곧 된다.”고만 하시니 호연이 늘 궁금해하거늘

하루는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여러 나라를 한목에 잡으려면 핑계 없는 나라 없다고 쉬운 일은 아니니라.
한 나라의 나라님이 편하고 아니 편하고는 신하들이 하기에 달렸느니라.
신하가 잘해야 나라님도 편한 것이지 나라님 혼자 잘한다고 편한 것은 아니니라. 그 뜻을 알겄냐?
내가 이렇게 앉아 있다고 편한 줄 알아도, 여러 나라를 서로 손잡게 하려니 힘이 드는구나!

한집안 식구간의 대수롭지 않은 언약이라도 틀어지는 수가 있는데
어찌 이 천지에서 한마음이 그렇게 쉽게 되겠느냐? 그러니 마음을 급하게 먹지 말라. 이 구멍, 저 구멍 중에 한 구멍이 제일 크니 천하에 입구멍이 제일로 큰 것이니라. 나중에 너희가 해석을 하고 살아보면 알 것이다. 말을 해서 아는 것이 아니라 때가 너희를 가르쳐 주느니라.” 하시니라.(7편 2장)

 

 [ 하늘을 오르내리며 보신 선경의 진주 황극 공사 ]

갑진(甲辰 : 道紀 34, 1904)년에 상제님께서 종종 구릿골 장탯날앞 언덕에 가시어 하늘을 뱅뱅 돌며 오르내리시는데
호연이 상제님께서 담 위에 올라가 장난치시는 것으로 알고 “담 헐어져, 담 헐어져!” 하고 외치니
상제님께서 긴 탱자 가시를 가지고 오시어 “이놈으로 입을 꼬매 놓는다.” 하시거늘

호연이 무서워 옷으로 입을 가린 채 죽는다고 소리를 지르는지라
이 소리에 놀라 사람들이 몰려오거늘 상제님께서 “요놈의 자식들, 뭣 하러 오느냐? 어린애 우는 것도 흉이냐?” 하고 꾸짖으시니라.
상제님께서 하늘을 오르내리실 때 매번 옷 색깔이 달라지는데

올라가실 때는 흰옷으로 보이다가 내려오실 때는 빨간색으로, 아주 내려오시면 또 다른 색으로 보이더라.
하루는 상제님께서 하늘 높이 오르시거늘 호연이 겁이 나서 “아이고, 떨어져요. 이리 와, 이리 와!” 하고 소리치니
오히려 상제님께서 호연을 향해 ‘이리 오라’는 손짓을 하시는지라
호연이 “아이고, 나는 못 올라가~. 잡어 가, 잡어 가~!” 하며 소리를 지르거늘

다른 성도들도 이 소리를 듣고 하늘에 오르신 상제님을 보고 싶어 안달이더라.
호연이 고개를 뒤로 젖히고 오르내리시는 광경을 지켜보다가 “아이고, 어지러워. 어지러워~!” 하고 소리치니
상제님께서 “누워라. 누워서 보아라.” 하시므로 호연이 누워서 쳐다보는데
푸르고 붉은 빛깔의 한복 같은 옷을 입고, 오색 구슬 끈이 달린 방갓 모양의 곱게 짠 관을 쓴 선녀들이 줄을 내려 주고 있더라.

그 줄은 마치 주머니 끈처럼 붉고 가늘며, 줄 끝에 말안장처럼 생긴 황금빛 발판이 달려 있는데
상제님께서 줄을 잡고 발판에 올라서시면 선녀들이 줄을 끌어올리고 잠시 후에 다시 내리고 하더라.
호연이 이를 보고 “그 끄나풀 좀 나 주머니 끈 하게 끊어 갖고 오지.” 하고 청을 하니 “그것이 끊는 줄이간디?” 하시며 웃으시니라. (7편 14장)

 

[ 인류의 운명을 생각하며 통곡하심 ]

하루는 어디를 가시다가 흐르는 도랑물에 호연을 씻겨 주시고 나서 감발을 풀고 발을 씻으시던 중에
문득 “아차차! 아차차!” 하시며 큰 소리로 목 놓아 슬피 우시거늘
호연이 상제님의 발을 닦아 드리며 “누가 도망가는데 못 잡아서 ‘아차차’ 해요? 누가 어쩌간디 발 씻다 말고 울어요?” 하고 여쭈니 “저 물을 들여다봐라.” 하시는지라

호연이 보니 맑은 도랑물에 송사리들이 먹이를 먹으려고 사방에서 모여들거늘
호연이 “고기 새끼구먼!” 하니 말씀하시기를 “아서라, 너는 뒤로 가 있거라.
천하창생이 모두 저 송사리떼와 같이 먹고살려고 껄떡거리다가 허망하게 다 죽을 일을 생각하니 안타깝고 불쌍해서 그런다.” 하시고
 “허망한 세상! 허망하다, 허망하다!” 하시며 혀를 차시니라.
이에 호연이 “아이고, 노래나 하나 하세요. 나 노래 듣고 배울라요.” 하니

상제님께서 “세상만사 덧없이 넘어간다. 세상만사 헛되고 허망하다!” 하고 구슬피 읊조리시니라. (7편 48장)

 

[ 장래 일을 구슬로 수 놓아 보심 ]

이 해 봄에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세상을 떠서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한다.” 하시며 끈에 꿴 구슬들을 보여 주시니라.
호연이 보니 마치 밀화(蜜花)와 같은 노란 구슬, 파란 구슬, 빨간 구슬들인데, 그 구슬은 맑으면서도 속에 아른아른한 무엇이 들어 있거늘

상제님께서 구슬을 흔드시니 그 안에 아른거리던 것이 온갖 나비와 짐승 모양으로 변하더라.
상제님께서 그 구슬들을 만지며 이르시기를 “이제 가서 몇십 년간의 일을 꾸미는데, 이 구슬의 끝에 와야 내 일이 된다.” 하시니라.(7편 70장)

 

[ 후천선경의 선매숭자 공사 ]

하루는 호연에게 말씀하시기를 “천하 사람이 제 어미가 낳아서 생겨났지만 맥은 네가 붙인다. 맥 떨어지면 죽느니라.” 하시고 천지신명이 다 모인 자리에서 너를 천지에다 제(祭)지냈는데, 어린 사람으로 선매숭자 쓴 것을 우리들이나 알지 그 누가 알 것이냐?” 하시니라.
또 말씀하시기를 “귀신은 먹어서가 아니라 기운으로 응감한다.” 하시니라.(7편 71장)

 

[ 이제 세상이 다 됐다 ]

하루는 상제님께서 돌멩이로 짚을 빻고 계시니 호연이 “왜 그렇게 빻아요? 손 안 아파요?” 하거늘
말씀하시기를 “이제 천백 개벽을 하리라.”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천백 개벽이라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하고 여쭈니
“거, 덥적거리지 말고 가만히 생각을 좀 해 보아라.

이제 천이 천 말 하고, 만이 만 말 하는 세상이 오느니라. 그렇다 해도 네 마음 하나만 꿋꿋이 지키면 괜찮으니라.
이 뒤로는 누워서 밥 먹는 세상이 오리니 나는 그런 세상을 못 보고 가지만 너는 본다.”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세상이 어떻게 그럴까?” 하고 의아한 듯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앞으로 밖에 나가지 않고도 방에 앉아서 바위 같은 기구로 밥해 먹고 사는 이치가 돌아온다. 이제 세상이 다 됐다. 다 됐어!” 하시니라.

호연이 더욱 궁금하여 “어떻게, 어떻게?” 하며 보채니 말씀하시기를 “이제 이 세상 이치가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니라.
세상이 아침저녁으로 두 번 가르치리니 무슨 말이 소용 있겠느냐? 날로 다르고 참으로 편할 것이다.
복 없는 놈은 고생하고 배고플 테지만, 눈이 바로 박힌 놈은 제가 먹고도 남으리니
좋은 세상이 돌아와 좋은 꼴을 볼 것이다.” 하시니라.(7편90장)

 

 [ 모든 일은 정도(正道)대로 ]

하루는 성도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너희들은 어디를 가든지 누구를 해코지하지 말고, 남의 험담을 하지 말고, 매사에 원형이정(元亨利貞)으로 나아가거라.
모든 일을 천도이성(天道理性)으로 해야지 남의 것을 탐내면 못쓰나니 마음을 잘 먹어야 하느니라.”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새끼줄도 거칠게 꼬는 놈, 곱게 꼬는 놈이 있듯이 마음도 다 좋은 것이 아니니 한결같이 고른 놈도 있고 그른 놈도 있느니라.

그 이치를 생각하면 다 다르게 타고나는 것이니라.” 하시니라.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말씀하시기를 “나무도 잘 자란 놈은 서까래도 하고 기둥도 하지만
조그만해서 더덕더덕 자란 놈은 연재(椽材)로도 못 쓰이고 불로 들어가느니라.

그렇듯이 내 마음대로 쪽 뻗어나가야 하나니, 너는 아직 어리니 지금부터라도 마음을 궂게 먹지 말고 곧게 먹어라.”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어떻게 하면 곧게 먹는 거여?”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네가 지금도 ‘이럴까 저럴까, 저놈을 어떻게 할꼬.’ 하는 고민이 있어.” 하시거늘
호연이 “응, 나 그려. 누가 와서 좋게 말하면 ‘그런가 보다.’ 하고 좋게 들어도

누가 ‘강증산 따라다닌 지가 몇 해인데 아직도 좋은 꼴을 못 본다.’고 나쁜 소리 하면 듣기가 싫어.” 하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이르시기를 “네 마음이나 내 마음이나, 너 그렇다고 하면 내가 좋으냐, 나 못났다고 하면 네가 좋으냐? 그렇듯이 그 이치가 같어.

그러나 죽을 데로 가는 놈을 좋은 데로 보내 줘야지, 죽으러 간다고 아주 죽여서는 못쓰느니라.” 하시고
또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옳고 그름을 알아야 하나니 경위(涇渭) 밖에 나면 못쓰고, 귀신도 경문(經文) 밖에 나면 못 사느니라.” 하시니라. (8편 31장)

 

[ 잣을 올리려고 왔다가 입이 돌아간 판동 ]

을사(乙巳 : 道紀 35, 1905)년 봄에 함열(咸悅)에 사는 조판동이 상제님의 신성하심을 듣고 잣 두 되를 까 백지로 세 겹을 싸서 가져오거늘
상제님께서 판동에게 “네 부친은 있느냐?” 하고 물으시니 판동이 ‘부친? 부친이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다가
대답이 궁색하여 말하기를 “뒷간에 가면 똥 치우는 것은 있어요.” 하니라.

상제님께서 “야, 이놈아! 뒷간의 부추리가 네 아버지냐? 내가 네 아비를 물었지. 어디 뒷간에 가서 네 아비 좀 데려오니라. 어디 있느냐?

에이, 이놈. 네가 나이를 먹었어도 헛나이를 먹었으니 나를 섬기겠느냐!” 하고 호통치시며 뺨을 한 대 때리시니 판동의 입이 돌아가서 귀에 가 붙는지라
판동이 당황하여 수건으로 입을 가리며 “아이고, 집을 어찌 갈까! 나를 보고 내가 아니라고 하면 어쩔꼬?” 하고 울먹이거늘 호연이 안쓰러워 “저 사람 입 좀 바로잡아 주세요.” 하니 “돌아간 걸 어떻게 바로잡느냐?” 하시며 들어주지 않으시니라.


[ 이 배워 먹지 못한 놈아 ]

이에 호연이 판동에게 다가가 “가져온 잣을 내드리세요.” 하고 넌지시 일러 주니
판동이 손을 여러 번 씻은 후에 양손을 조롱박 모양으로 벌리고 잣을 가져다가 올리며 “이놈 좀 잡수어 보십시오.” 하거늘
상제님께서 “네 손을 베어 먹으랴, 이 배워 먹지 못한 놈아!” 하고 꾸중하시니라.
판동이 계속되는 상제님의 꾸중에 어찌할 바를 몰라 그저 우두커니 서 있는데

호연이 뒷춤에 종발을 숨기고 다가가 살며시 건네며 “어른께 드리는데 어떻게 손에다 갖다 드리는 수가 있어요?” 하고 속삭이니 판동이 정신을 가다듬고 잣을 종발에 담아서 올리거늘

상제님께서 이를 받으시며 “우리 호연이가 가르쳐 줘서 네가 그릇에 담아 왔지, 이 배우지 못한 놈아!” 하시니 순간 판동의 입이 감쪽같이 제자리로 돌아오니라.(9편56장)

 

 [ 판동에게 부를 그려 주심 ]

잠시 후 판동은 돌아가고 상제님께서 판동이 올린 잣을 잡숫고 계시니
호연이 옆에 와서 “그 사람 입은 비틀더니 먹기는 잘 먹네. 나도 좀 주세요.” 하거늘
상제님께서 “내 입에서 냄새나 맡어라. 하∼” 하며 호연을 향해 입김을 부시니라.
호연이 “아이고, 입내!” 하며 손으로 코를 막으니 상제님께서 “나 담배 안 먹어.” 하시거늘

“담배 먹는다고 그래요? 뭐 먹으면 잇새에서 냄새 나니까 그러지.” 하고 뾰로통하게 말하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와락 달려드시며 “아이고, 냄새 나냐?” 하시니
호연이 밀쳐 내며 “그 사람 돈도 없고만 노자나 좀 주세요.” 하거늘 “있는지 없는지 네가 어찌 아냐?” 하고 물으시니라.
호연이 “내가 보니까 하나도 없어. 얼마를 걸어가야 하는데 배고파서 쓰겠어요?

그렇지 않으면 가다가 밥 좀 생기게 해 주든지. 내가 가서 어찌하라고 시키게.” 하니 상제님께서 부(符)를 하나 그려 주시거늘 의아한 얼굴로 “이것이 어떻게 밥이 돼요?” 하매 “주기만 해라.” 하시니라.


[ 어떻게 하는지 보려고 그런다 ]

호연이 저만치 가고 있는 판동을 뒤쫓아가며 “여보시오!” 하고 이리 오라는 손짓을 하니 판동이 막 뛰어오거늘
상제님께서 그려 주신 부를 전하며 말하기를 “선생님이 이것을 주시면서 ‘판동이 가다가 밥도 먹을 수 없고 배고파서 못 가니, 가다가 밥 생기면 먹으라.’고 하셨어요.” 하니라.

판동이 부를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이것이 무슨 밥이 될까?” 하며 별 반가운 기색 없이 그냥 돌아서서 가거늘
상제님께서 종이를 대롱처럼 말아서 이 광경을 보시다가 호연이 방에 들어서매 “에이, 저놈 뺏어 버릴까나!
‘그 어른이 주더냐.’고 반갑게 안 여기고, 빌어먹을 놈! 그놈 없애 버릴까나, 어쩔까나!”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어찌 멍청한 것을 눈을 틔워 주지 못하고 그래요?” 하니

말씀하시기를 “그놈 말 본새가 못써. 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가리는 것인데 말을 정떨어지게 한다.” 하시거늘
호연이 “그것을 뭣하러 엿봐요? 줘 놓고서 뭐라고 하는가 엿보는 것도 큰 죄예요.” 하매
말씀하시기를 “내가 엿봤간디? 그놈이 어떻게 하는지 보니라고 그러지.” 하시니라.(9편 57장)

 

 [ 이것 참말로 잘 두어야겠다 ]

저녁이 되어 상제님께서 “저놈 봐라, 저놈!” 하시니 호연이 “왜? 뭣을 그래요? 나 좀 보여 줘!” 하고 조르거늘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종이말이의 맞은편을 들여다보게 하시며 “내 눈하고 네 눈하고 똑같이 보여라, 잉!” 하시니 눈앞에 판동이 길 가는 광경이 펼쳐지니라.
날이 저물어 길은 보이지 않고, 배가 고파 더 이상 갈 수도 없는데 집은 아직도 멀어 막막하기만 하므로
판동이 “밥 생긴다고 하더니 밥도 안 생기고 어쩔까?” 하고 탄식하며 울고 있거늘

상제님께서는 재미있다고 계속 웃기만 하시는지라 호연이 보다 못해 “아이고, 좀 살려 주세요!” 하고 부탁을 드리니 순간 초가집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밥이 생기더라.
이에 판동이 맨손으로 밥을 허겁지겁 먹으며 ‘어찌 된 영문인가?’ 하고 연신 두리번거리거늘
이 모습을 지켜보시던 상제님께서 “저놈, 난데없는 밥 생겨서 먹는 것 좀 봐라.” 하고 빙그레 웃으시니라.

판동이 밥을 다 먹으매 문득 길이 훤하게 밝아 오거늘 그제야 부를 꺼내어 보며
“이것 참말로 잘 두어야겠다. 가다가 밥도 생기고 한다더니, 아이고 좋아라! 감사합니다, 참말로 감사합니다.” 하며 여러 차례 절을 한 후에 소매에 넣어 보고 앞섶에도 넣어 보고, 또 골마리에도 넣어 보고, 연신 더듬어가며 즐거워 어쩔 줄을 모르더라. 상제님께서 이를 지켜보시다가 신명에게 명하시어 “그 부를 빼 오라.” 하시니 금세 가져오거늘 호연은 판동이 그토록 진귀하게 여기던 부가 없어져 얼마나 애타게 찾을까를 생각하니 자꾸만 웃음이 나더라(9편 58장)

 

[ 제를 지내실 때 ]

상제님께서 매양 제를 지내실 때는 방에 설단(設壇)을 하지 않으시고 마당에 설단하신 후에 제를 모시니라.
호연이 하루는 치성 제수 차리는 것을 보고 상제님께 여쭈기를 “치성에 장만할 것 다 갖다 놔야지 왜 머리만 갖다 놔요?” 하니

대답하시기를 “머리가 첫째니라. 머리를 쓰면 한 마리 통으로 쓰는 것과 같으니라. 귀신도 대가리라야 첫째로 삼느니라.” 하시니라.
상제님께서 천제를 지내실 때는 치성의 제수로 주로 머리와 술과 밥 그리고 청수를 쓰시는데
머리는 소머리, 돼지머리, 개머리 등을 쓰시며 술은 조롱박을 띄워 동이째 갖다 놓으시고 밥은 너러기에 퍼서 놓으시니라.


[ 금(禁)줄을 걸어 놓으심 ]

치성을 준비할 때는 주위에 줄을 쳐 솔가지를 꽂고 종이에 글을 써서 달아 놓으시어 부정한 사람들과 여인의 출입을 금하시거늘 제수를 준비할 때면 백지로 입을 봉하게 하시고 떡방아도 남자들이 찧게 하시니 그 모습이 매우 정성스러우니라.
이 때 치성 제수는 상을 차리지 않고 짚을 깔고 병풍을 둘러치신 후에 너러기에 담으시고 칼을 잘 갈아 머리에 꽂아 놓으시니라.

제수를 차리시면 상제님께서 그 앞에 앉으시어 술을 두 잔씩 떠서 동서남북 사방에 흩뿌리시고 친히 음복을 하시는데
먼저 소머리를 얼마간 썰어 드신 다음 그것을 동서남북으로 한 점씩 던지시니라.
이 때 몇몇 성도들이 병풍 뒤로 가 엎드려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신명들이 오는 소리며 고기 써는 소리와 ‘쪼로록쪼로록’ 하고 술 뜨는 소리가 들리면 모두 “드신다.” 하며 기뻐하니라.
치성이 끝난 후에는 온 마을 사람들을 불러서 함께 드시니라. (9편 61장)

 

[ 집 없는 상제님의 명절 차례 ]

상제님께서 추석과 설에 차례를 지내실 때는 마당에 설단을 하지 않으시고 형렬의 집 마루에서 지내시니라.
섣달 그믐날 저녁에는 항상 떡국제를 지내시고, 정월 초하루 아침에는 떡국과 식혜를 올리고 평제를 지내신 뒤에 과일과 밥을 올려놓고 다시 제를 지내시니
형렬의 집은 명절 때면 늘 방과 마루에서 각기 두 집 차례를 지내느라 몹시 바쁘더라.

하루는 호연이 이상히 여겨 상제님께 여쭈기를 “천지조화를 쓰시면서 왜 그렇게만 해요? 아, 내가 다 알았어.” 하니
상제님께서 이르시기를 “그래, 네가 알았거든 말을 해 봐라.” 하시거늘

호연이 “조상 제사를 자기 집에서 안 지내니까 남의 집 방 안에서 안 지내는 거지.” 하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럴 성도 싶다. 남의 귀신이 그 집 성조하고 인사도 안 하고 들어와 밥 먹겠냐. 네가 어린것이라도 이치가 있다.” 하고 칭찬하시며
또 이르시기를 “제 집에서는 방 안에서 지내지만 내가 천지를 떠돌며 일하는데 어찌 내 조상을 챙길 수 있겠느냐.” 하시니라. (9편 63장)

 

[ 아이구, 우리 호연이 ]

상제님께서 평소 밤참을 즐겨 드시고 형렬도 밤참을 매우 좋아하거늘
호연이 당신께서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려고 낮에 밥 한 그릇씩을 감춰 두었다가 밤에 안 주무시고 계실 때 무 비빔밥을 해서 내드리면
호연을 기특하게 바라보시며 “아이구, 우리 호연이, 우리 호연이!” 하고 토닥여 주시니라.

하루는 누가 박적에 밥을 비벼 밤참으로 올리매 상제님께서 형렬과 함께 드시거늘
호연이 보다가 “나도 먹게 쪼깨 줘요.” 하니 “너는 똥싸고 밑 닦았응게 안 준다.”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누구는 똥싸고 밑 안 닦간디? 다 똥싸고 밑 닦지. 나는 그래도 손 깨끗이 씻어서 괜찮아.” 하고 조르거늘
상제님께서 “요것한테 맥없이 밑지는 소리했네, 또.” 하시며 비빔밥을 나누어 주시니라.(9편 72장)

 

 [ 함께 사는 상생 정신을 일깨우심 ]

하루는 오랜 가뭄 끝에 비가 오거늘 윗논은 물이 없어 그대로 말라 있고 아랫논은 물이 넘쳐흐르는지라
호연이 이를 보고 이상히 여겨 “어째 위에서 내려오는 물이 아래에는 있고 위에는 없대?” 하고 여쭈니
상제님께서 고갯짓을 하시며 “네가 몰라∼, 네가 몰라!” 하고 호연을 놀리시다가
말씀하시기를 “나는 그렇다. 윗논 부치는 놈은 심보가 나빠서 아랫논 사람이 배고플수록 좋아라 하니

이 사람 잘되게 하느라고 여기만 물을 주었다. 내 심보도 못쓰냐?” 하시니라.
이어 말씀하시기를 “배고픈 놈은 물을 줘야 밥 먹고 살어. 밝은 대낮에 불을 쓰면 밝은 줄을 모르지만 캄캄한 밤에 불을 쓰면 밝고 좋은 줄을 알지?
그와 같이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줘야 감사하게 알지, 배부른 놈은 줘도 고마운 줄을 몰라.

가난한 사람이니 물을 줘서 살려야 안 하겠냐? 저놈은 줘도 그만 안 줘도 그만!” 하시고 손에 입을 대시며 아무 말 말라는 눈짓을 하시거늘
이 때 윗논 주인이 상제님께 찾아와 “아이고, 아무개 논에는 물이 있는데, 우리는 물이 없습니다!” 하고 하소연하니
상제님께서 “야, 이놈아! 물이 없는 것을 뉘 집에 와서 탄을 허냐!” 하고 꾸짖어 돌려보내시니라.(9편 92장)

 

 [ 작은 둠벙이 강이 되어 천지백성을 먹인다 ]

상제님께서 이어 말씀하시기를 “네 가슴의 둠벙을 퍼 줄 사람이 생겨.” 하시니 호연이 “아, 가슴에 무슨 둠벙이 있대요?” 하거늘 말씀하시기를 “물이 있으니까 살지, 물 없어 봐라, 죽지. 네가 가만히 있어도 시절이 저절로 가르친다.” 하시니라.
호연이 다시 “아이고, 내 둠벙을 누가 품어 내?”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논에 이끼가 끼면 그 이끼가 벗겨져야 곡식을 먹는 것이니, 자연히 너한테 베풀 사람이 생겨. 때가 있으니 서러워 마라, 잉!” 하시고

잠시 아무 말씀도 없으시다가 “이 산만 넘으면 평지가 나올 줄 알고 넘으나, 넘고 나면 또 악산이 나오니 어찌하면 좋을꼬….” 하시며 한숨을 지으시고
다시 한동안 바라보시더니 “네가 장차 형렬이하고 살 터인데 형렬이 때를 못 보고 가더라도 그것을 원통하게 생각하지 말고 살다 보면 천지에서 너를 돌아다보느니라. 너는 원이 없다.
작은 둠벙이 강이 되어 천지백성을 다 먹이느니라.” 하시니라.


[ 치자 떡을 해 놓고 나를 불러라 ]

상제님께서 하루는 치자나무를 캐어다가 약방 마당에 심으시며
호연에게 말씀하시기를 “치자가 열거든 치자 떡을 해 놓고 나를 불러라.” 하시니라.(9편 207장)

 

[ 천상으로 돌아가실 날을 기약하고 강세하심 ]

무신(戊申 : 道紀 38, 1908)년 어느 날 상제님께서 형렬과 호연을 데리고 계룡산에 오르시어 대공사를 행하시는데
하늘에서 옥동자가 내려와 상제님께 엎드려 인사를 드리며 “언제 왕림하시려는지요?” 하고 여쭈거늘
호연이 ‘왕림’을 먹는 것인 줄로 알고 “무얼 먹으라고 그런대요?” 하니
“너 못 볼 데로 간단다, 너 못 볼 데로.” 하시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니라.

호연이 대수롭지 않게 “어디로?”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저 천상으로 간다.” 하시는지라
호연이 “아이고, 그러면 나도 올라갈까?” 하니 “흥, 너는 올라가려면 아직 멀었어. 너는 끝끝내 있어야 해.
이제 날 만난 것이 웬수를 만났다고 그럴 것이다.” 하시고 옥동자를 돌아보시며 “수수가 서숙이 되겠느냐?

내가 애초에 이 세상에 내려올 적에 ‘내가 천지 일을 마치고 어느 때 돌아오리라.’ 하고 내려와 한 치의 빈틈없이 공사를 행하고 있으나
천지에 나라가 한 나라만 있는 것이 아니요, 몇천 나라인데 내가 손을 잡고 화목하게 만들어야 비로소 서로 잘 살 수 있는 세상이 오겠으므로 이제 하나하나 살리기 위해 사방천지를 다니며 조화를 부리고 있거늘

유독 너희들만이 천상에서 조급히 서두르며 딴 생각을 품느냐!” 하며 호되게 꾸짖으시고
다시 호령하시기를 “내가 천하에서 일을 마쳤으면 지금 여기에 있지 않고 오늘이라도 올라가느니라.
곧 너희들과 함께 천상에서 일을 행하리니 돌아가서 내 명을 기다리라. 날이 되어야 가지, 지금 내가 ‘아무 날 간다.’고 할 수가 있겠느냐.” 하시며 크게 호통치시니 하늘과 땅이 뒤흔들리더라. (10편 2장)

 

[ 태운장이 네 연분이다 ]

하루는 상제님께서 “호연아, 호연아!” 하고 부르시매 호연이 곁으로 가니 느닷없이 “호연아, 인제 태운장이 네 연분이다.” 하시거늘 호연이 쑥스러워 “연분이 뭐여, 염불?” 하고 여쭈니 상제님께서 “아니, 네 배필.” 하고 대답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배필은 또 무엇이래?” 하고 여쭈니 상제님께서 “네가 철이 없어서 그렇지, 시집가면 남자보고 ‘새서방’이라고 안 하더냐? 인제 그렇게 돼.” 하시거늘 호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렇게 늙었는데 새서방이라고 해요?” 하니 “인제 봐.” 하시며 웃음을 지으시니라.(10편 37장)

 

 [ 아침에 호연을 부르시니 ]

24일 아침 상제님께서 약방에 누워 계시니 형렬을 비롯한 성도 몇 사람은 상제님의 곁을 지키고 있고
나머지 성도들은 마루와 마당, 그리고 형렬의 집과 고샅에 흩어져 명을 기다리는데
한참 후에 형렬이 “선생님 정녕 돌아가십니까?” 하고 염려하며 여쭈니 상제님께서 형렬의 손을 잡고 빙긋이 웃으시며 “호연이 좀 부르소.” 하고 이르시니라.

이에 한 성도가 밥 먹으러 간 호연을 데리러 형렬의 집으로 가서 “호연 애기씨 찾아요.” 하고 부르니
호연이 “누가 오래요?” 하고 묻거늘 그가 벌써 경외하는 마음을 잃고 “아, 증산이 찾지 누가 찾어?” 하며 함부로 말하더라.
이 때 호연이 나오려고 신발을 찾아도 보이지 않으니 급한 마음에 형렬의 신을 질질 끌고 약방으로 들어서는데

상제님께서 별안간 호연을 데려온 성도에게 “시러베아들놈! 내가 무슨 증산이냐, 이놈아!” 하고 호통치시거늘
그 성도가 벌벌 떨며 상제님 앞으로 와서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조아리니라.
상제님께서 그의 머리를 처박으시니 머리가 바닥에 부딪혀 이마에 주먹만 한 혹이 생기거늘
그 성도가 호연이 일러바친 것으로 여겨 ‘또 그런 소리 했다.’며 눈치를 주더라. (10편 50장)

 

[ 네 버릇을 고치려 그런다 ]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이르시기를 “가까이 와 앉아라.” 하시니 호연이 다가와 앉거늘
말씀하시기를 “넘어지는데 커다란 신을 신고, 그 의젓잖은 짓 좀 말아라.” 하시는지라
호연이 “내가 뭘?” 하고 말대꾸를 하니 상제님께서 타일러 말씀하시기를 “어른의 신을 그렇게 신는 게 아니다.

이 다음에 시집을 가도 어른의 신을 신으면 ‘버릇없고 배운 것 없다.’고
네가 욕먹는 게 아니라 네 엄마, 아버지가 그렇게 가르쳤다고 욕먹어. 그러니 네 버릇을 고치려고 내 그런다. 알어?”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누가 봤다고 해요?” 하고 쏘아붙이듯 여쭈니 상제님께서 “너 또 맞아 볼래?” 하시거늘

호연이 “또 맞을 줄 알고? 내가 도망가지.” 하는지라 상제님께서 웃으시며 “도망은 어디로 도망을 가? 네가 나 없는 데 몇천 리를 가 봐라, 내가 모르는가.” 하시니라. (10편 51장)

 

[ 내가 아무리 먼 데 가 있어도 ]

상제님께서 호연에게 “너 나 없으면 찾을래, 어쩔래?” 하고 물으시니
호연이 “지금도 없으면 찾아지고 기다려지는데, 함께 안 가고 어디 갈라고 그래요?” 하니라.
상제님께서 눈을 지긋이 감으시며 “너하고 갈 데가 못 돼.” 하시니 호연이 의아한 눈빛으로 “그럼 나 어쩌고?” 하고 여쭈거늘

상제님께서 몸을 일으켜 호연을 덥석 안으시며 “아이고 세상에, 네가 나를 그렇게 생각하냐?” 하시니라.
호연이 다시 “나는 어쩌라고 혼자 어디 가? 함께 가야지. 나 혼자 이 집에 있는 거 싫어, 안 있을 거야.” 하고 떼를 쓰며 품안으로 파고들거늘

상제님께서 호연을 어루만져 주시며 “그러면 네 집에 가 있어라.” 하시니
호연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집에 가면 먹을 것도 없고, 싫어! 나보고 ‘또 거기 갈려냐.’고 때리기만 하고. 그러니 안 가.” 하니라. 이에 상제님께서 “그리 안 해. 그리 안 하게 내가 할게.” 하시니

호연이 뾰로통해져서 “멀리 가는 사람이 어떻게 그리 안 하게 해?” 하거늘
상제님께서 호연의 두 손을 꼭 잡으시며 “그리할 수가 있어. 내가 아무리 먼 데 가 있어도 지척에 있는 것이나 진배없어.” 하시니라.

호연이 고개를 갸웃하며 “별일이네. 어디를 가면 나를 꼭 챙기더니 어째 또 떼어 놓고 가려고 그럴까?” 하니
말씀하시기를 “나는 수천 리 먼 데로 올라가.” 하시거늘 “그러면 나도 따라가야지.” 하며 달라붙는지라
상제님께서 다시 자리에 누우시며 “너는 따라오려면 아직 멀었어.

그러나 저러나 형렬이 말 잘 듣고 있어. 그러면 내가 와서 인제 너 잡을게, 응?” 하며 달래 주시고
호연을 한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시더니 “어린것에다 내가 죄를 많이 졌네.” 하고 힘없이 말씀하시니라.
호연이 의아해하며 “무슨 죄? 무엇을 혼자 먹었길래 죄졌어?” 하고 대꾸하니 상제님께서 웃으시거늘 곁에 있던 성도들도 따라서 웃으니라. (10편 52장)

 

[ 어디 손 좀 잡아 보자꾸나 ]

상제님께서 다시 눈을 감고 아무 말씀 없이 누워 계시는데 누가 말씀을 여쭈면 눈을 조금 뜨고 보시다가 도로 감고 하시는지라 호연이 한참을 앉아서 기다리다가 “아, 나 부르더니 무엇 하려고 그래요?” 하고 보채거늘
상제님께서 숨을 길게 쉬시더니 “내가 가기는 가도 널 못 잊어서 불렀어.” 하시니라.

호연이 더욱 궁금하여 “대체 어디를 가려는데 나하고 함께 안 가?” 하고 여쭈니
상제님께서 고개를 저으시며 “함께 못 가. 내가 지금은 여기 이러고 앉아 있지만 구름같이 천리 만리를 댕겨.
하늘을 여기서 보면 간짓대로 쑤시것지? 하지만 이게 몇천 리가 되는지 몰라야.
너를 데리고 저리 올라가면 못써서 너를 두고 가려 하니 내가 죄졌다 그 말이여.
잘 있어, 잉? 악수하자.” 하시며 호연의 손을 꼭 잡으시더니 손을 끌어다가 손등에 입을 맞추시니라.


[ 참을성이 많아야 한다 ]

이어 큰 한숨을 쉬시더니 눈을 떠서 방을 한 번 둘러보시고 “호연이는 밖으로 나가거라.” 하시거늘
호연이 “어디로 가는가 봐야지. 가는 것 봐야 안 오면 내가 쫓아가지.” 하니
상제님께서 “그러는 거 아녀. 인제 모든 일을 형렬에게 물어. 그러면 내가 형렬에게서 다 들을게.” 하시고

다시 “그쯤만 알고 함봉(緘封)을 혀. 봉사가 되어야 하고 벙어리가 되어야 하니 어쨌든지 참을성이 많아야 한다.” 하고 당부하신 후에 호연을 내보내시니라.(10편 53장)

 

 [ 이것이 여의주다 ]

이 때 호연이 방으로 들어가려 하니 누군가 “들어가지 마라.” 하므로 머뭇거리고 있는데
상제님께서 “들어와, 들어오너라.” 하시매 그제야 안으로 들어가니라.
호연이 상제님 곁에 앉으며 “저 사람이 못 들어오게 했어.” 하니
“그 사람들은 그래도 나 다시 봐. 이 다음에 나 찾으려거든 여기를 봐라, 잉?
이것이 여의주다. 내 얼굴을 잊으면 여의주를 생각해라.” 하시며 아랫입술 속의 붉은 점을 보여 주시니라.


[ 송죽같이 마음을 굳게 먹어라 ]

상제님께서 호연을 이리 한 번 보고, 저리 한 번 보고 하시며 한숨만 지으시는데
이 때 형렬이 들어오니 상제님께서 당부하여 말씀하시기를 “잘못한다고 때리지 말고 일을 생각하라.
일을 생각해서라도 호연이 집을 잘 돌봐 주고, 무슨 말을 하더라도 흘리고 말지, 그걸 담지 말아라.”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그게 무슨 말이에요?” 하고 여쭈니 말씀하시기를 “우리가 일을 하다가 그만둬 버리면 네 가족들이 욕을 하고 우리보고 야단을 할 때 형렬이 뭐라고 할까 봐서 하는 소리다.
그런 것은 그냥 귀먹은 듯이 흘려야지 잘난 체할 필요가 없다.” 하시고

또 이르시기를 “어쩌든지 송죽같이 마음을 굳게 먹어라, 응.” 하시니라.
호연이 그 의중을 깨닫지 못해 “송죽 같은 것은 무엇이고, 굳은 마음은 뭐래요?
난 몰라. 어떻게 하면 그렇게 돼? 내가 소나무가 돼요?” 하고 여쭈니

상제님께서 “그런 것이 아니라, 너는 인제 허신이라도 살아 있으면 공중에서 네 혼을 빼 가.” 하시거늘
호연이 놀라서 “내 혼을 빼 가면 난 정신없으라고?” 하매 상제님께서 “내가 있으니 괜찮어.” 하시며 호연을 다독여 주시니라. 이에 호연이 눈물을 글썽이며 “죽는다면서 있으니 괜찮다고?” 하고 토라지거늘

호연의 손을 꼭 잡아 주시며 “호연아, 내가 너에게 큰 죄졌다.” 하고 달래 주시니라.
호연이 시무룩한 얼굴로 “왜 자꾸 큰 죄를 졌다고 해요?” 하니

말씀하시기를 “천지에 제를 지냈다마는 죄는 죄대로 짓고 간다. 아이구, 어디 보자! 손으로 찌른 눈 흉터를 보자. 눈 다쳤으면 어쩔 뻔했던고….” 하시며 눈물을 글썽이시거늘 호연이 왈칵 울음을 터뜨리며 “나는 선생님하고 떨어지면 누굴 믿고 댕길거나!” 하며 상제님을 부둥켜안으니라. (10편 55장)

 

[ 맥은 네가 붙인다 ]

상제님께서 눈물로 얼룩진 호연의 얼굴을 쓰다듬어 주시며 이르시기를 “호연아, 너는 천지에 제를 지내고 고축(告祝)을 해 놔서 버릴래야 버릴 수가 없을 것이다.
나를 믿는 사람들이 여러 대를 물러나야 하는데, 움이 피면 거기서 싹이 올라오고 움이 피면 또 싹이 올라오고 그러듯이, 자연히 너 구완할 사람이 생겨.” 하시니라.

이어 말씀하시기를 “낳기는 제 부모가 낳았지만 맥은 네가 붙인다.
맥 모르는 놈은 죽는 것이니 난데없는 도인이 나선다. 천지에서 너를 돌아다보느니라.
네 목숨 살려낼 사람이 생겨. 아무튼 잘 있고 잘해라, 잉?” 하고 다정스레 말씀하시니라.(10편 56장)

 

[ 나 금방 올라간다 ]

이 때 밖에는 통지를 받은 성도들과 소문을 들은 사람들이 연이어 도착하거늘
서기가 사랑으로 안내를 하면 형렬이 상제님께 아뢰어 몇몇 사람만 들게 하고
그 외의 사람들은 서기가 따로 받아서 일일이 거주성명을 물어 적으니라.


[ 상제님 말씀 왜곡자들을 경계하심 ]

상제님께서 문득 밖에 모인 여러 성도들에게 꾸짖듯이 말씀하시기를
“글 배우는 사람이 도둑놈이지 도둑놈이 따로 없나니 붓대 가진 놈이 제일 큰 도둑놈이니라. 잡부자작(雜敷自作)하지 말라. 나의 도가 씨가 되어 싹이 나고, 또 싹이 나서 연(連)하게 될 때 그놈들이 앉아서 요리조리 다 만드니
앞으로는 해를 돌아가면서 속고 사는 세상이니라.” 하시니라.

이에 형렬이 ‘나가자.’고 눈짓을 하니 호연이 밖으로 나가려고 막 일어서는데
갑자기 앞뒷문이 벌컥 열리면서 바람이 휘몰아 들어오고 장대비가 마구 쏟아지며 시퍼런 번갯불이 천둥소리와 함께 방안으로 들어오거늘 상제님께서 오른손으로 번갯불을 탁 잡으시며 크게 호령하시기를

“어떤 놈이냐? 내가 시간을 저울질하고 있는데 네가 잘난 체하여 마음대로 불칼을 내두르느냐! 나 금방 올라간다.” 하시니라. (10편 57장)

 

[ 형렬에게 기대어 태을주를 읽으심 ]

이 때 호연이 신안으로 보니 장수옷을 입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장들이 말을 타고 기치창검으로 무장한 채 문밖과 집 주위를 에워싸고 있더라.
신장들이 상제님께 각기 인사를 드리며 ‘저는 아무개입니다, 아무개입니다.’ 하고 일일이 보고를 드린 다음 한 신장이 앞으로 나서서 “모시러 왔습니다.” 하거늘

상제님께서 크게 호통 치시기를 “시간이 아직 안 되었는데 뭣 하러 그새 발동을 했느냐!
때가 되기도 전에 갈 수 없느니라.” 하시니 신장들이 일제히 양쪽으로 갈라서서 하명을 기다리더라.
형렬이 호연에게 나가 있으라는 눈짓을 보내니 호연이 “비가 저렇게 쏟아지는데 나가다가 넘어지면 어떻게 해?” 하며 가려 하지 않거늘

상제님께서 “안아다가 놓아 줘라.” 하고 명하시매 누가 뒤에서 덥석 보듬어다 찬문의 방에 내려놓고는 문을 닫고 가 버리는지라
호연이 홀로 방에 앉아서 보는데 양쪽으로 늘어선 신장들 가운데 한 신명이 손바닥에 무엇을 올려놓고 다른 손으로 탁 쳐 보더니
신장들을 향하여 “아직도 시간이 멀었구나.” 하고 이르더라.
이에 줄의 맨 앞에 선 신장 하나가 줄의 가운데로 걸어나오니 양쪽 신장들이 그 뒤를 줄줄이 따르거늘

그렇게 얼마를 걸어나와 다시 양쪽으로 갈라져서 되돌아가더니 이내 처음과 같이 정렬하니라.
신장들이 두 줄로 서서 명을 기다리는데 상제님께서 “나○○ 왔느냐?” 하고 물으시거늘
그 신장이 아직 당도하지 않았기로 다른 신장이 나서며 “오시(午時) 지났습니다.” 하고 아뢰니

상제님께서 “이놈아, 네가 시기를 아느냐?” 하고 꾸짖으시니라.
이어 형렬에게 “꿀물 한 그릇을 가져오라.” 하여 드시고 “날은 덥고 머나먼 길을 어찌 갈꺼나.” 하시며 형렬에게 몸을 기대신 채 작은 소리로 태을주(太乙呪)를 읽으시니
방안에는 김형렬과 최상문, 그 외 두 명의 성도가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더라.

이 때 경석이 방으로 들어오니 흘겨보며 말씀하시기를 “정가(鄭哥), 정가(鄭哥)! 글도 무식하고 똑똑하지도 못한 것이 무슨 정가냐!” 하시고 다시 누우시니라. (10편 58장)

 

[ 너는 올 곳이 못 된다 ]

사방에 잠시 흑암이 깃드는가 싶더니 갑자기 호연이 있는 방으로 번갯불이 쑥쑥 들어오며 문이 저절로 열리거늘
호연이 버선발로 뛰어나와 “올라가지 마요. 떨어지면 어째요? 나랑 가요!” 하고 동동거리며 울다가 그대로 주저앉아 버리니라.
상제님께서 이를 애처로이 여기시어 “너는 올 곳이 못 된다. 나도 이제 몇 번을 둔갑할지 모르고, 나라고 안 늙고 이렇게 생겼간디?” 하시니

호연이 천만 뜻밖에 상제님께서 대답해 주심에 반갑고 또 안심이 되어 “둔갑은? 또 호랑이 가죽 둘러써요?” 하고 대꾸하거늘 상제님께서 “아니, 내가 천하를 갖고 내두르니 너 같은 녀석은 후우 불면 날아가.” 하시니라.


[ 하늘길만 쳐다보며 울더라 ]

이에 호연이 아직도 상제님께서 곁에 살아 계신 것처럼 느껴지므로 “어디 해 봐, 내가 날아가는가. 안 날아가네!” 하며 장난을 치는데 상제님께서 “호연아, 잘 있거라. 이 다음에 또 만나자!” 하시며 마지막 인사말을 하시더니 더 이상 대답하지 않으시거늘
마당과 고샅에서 엎드린 채 비를 맞으며 흐느끼던 성도들이 모두 일어서서 오색 서기가 비치는 하늘길만 쳐다보며 울더라.

이 날은 환기(桓紀) 9108년, 신시개천(神市開天) 5807년, 단군기원(檀君紀元) 4242년, 조선 순종(純宗) 융희(隆熙) 3년, 기유(己酉 : 道紀 39, 1909)년 6월 24일(양력 8월 9일)이요
상제님의 성수(聖壽)는 39세이시더라.(10편 60장)

 

 안쓰러워 “영신(靈身)이 뜨셨다.” 하고 재차 이르거늘

상제님께서 조화로 하늘에 오르시고 몸만 계시는 줄로 믿었던 호연이 그제야 상제님께서 어천하셨음을 실감하니라.
이 때 공우가 크게 울며 말하기를 “허망한 일이로다. 대인(大人)의 죽음이 어찌 이렇게 아무 이상이 없이 잠자는 것과 같으리오.” 하고
덕찬, 준찬 형제는 “허망하다, 허망하다.” 하며 슬피 울부짖으니라.

상제님께서 어천하시고 나자 잠시 후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해가 뜨고 날이 청명하게 개며 오색 구름이 뜨더니
지붕으로부터 하늘까지 뻗친 영롱한 서기가 이레 동안 계속되니라.(10편 61장)[ 영신이 뜨셨다 ]

호연이 상제님을 뵈려고 바깥사랑으로 들어가니 형렬이 “벌써 떠나셨다.” 하고 이르거늘
그래도 가까이 가서 주물러 보며 ‘여기 있는데, 참말일까?’ 하고 용안에 얼굴을 가져다 대니 찬바람만 훌훌 나오더라.
이를 지켜보던 형렬이

 

 [ 이놈들 일어나거라 ]

다음날 아침, 어천하신 지 이레 만에 출상을 하려는데 형렬이 상여꾼을 얻지 못하게 하고 종도들로 하여금 상여를 메게 하거늘 종도들이 한 번이라도 더 상제님을 가까이 하고 싶어서 대여를 서로 메겠다고 나서니라.
대여 준비를 마치니 형렬이 한 종도에게 “호연이 불러오라.” 하여 호연을 천구(遷柩)하는 과정부터 참관토록 하고
종도 네 사람으로 하여금 상제님의 성체를 대여에 모시도록 지휘하니라.

이에 네 사람이 사랑방으로 가는데 문앞에 이르니 방문이 벌컥 열리며 상제님께서 수의(壽衣)를 입으신 채 걸어 나오시거늘 종도들이 모두 질겁하여 땅바닥에 그대로 엎어져 버리니 상제님께서 “야, 이놈들! 일어나거라.” 하시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시니라.
종도들이 의아해하며 살며시 안에 들어가 재궁(梓宮) 속을 들여다보니 상제님께서는 여전히 누워 계시거늘

가까스로 정신을 수습하여 재궁을 들고 밖으로 나서는데 돌연 재궁 속에서 “무겁다고 마라. 무겁다고 마라, 잉?” 하는 상제님의 음성이 들리는지라
종도들이 “야, 선생님이 안 돌아가셨다! 살아 계신데 이래서 어쩔거나. 태운장 어른, 나오시오∼!” 하며 재궁을 들고 우왕좌왕하매

형렬이 사랑방에서 급히 따라 나오며 “개의치 말고 어서 모셔라.” 하고 이르니라.
이에 어찌할 수 없이 성체를 대여에 모신 뒤에 종도 열여섯 사람이 대여를 메고 발인을 하려고 하니
느닷없이 “나 간다∼. 아이고, 내가 또 언제 여길 와서 이럴거나∼.” 하는 구슬픈 만가 소리가 울리거늘
처음에는 모두 요령잡이가 하는 소리로 알았더니 자세히 들어 본즉 상제님께서 부르시는 노랫소리더라.

종도들이 마음을 졸이며 ‘정작 안 돌아가신 것을 이러는가?’ 하여 그저 서서 머뭇거리다가
이내 재궁을 내려서 확인해 보니 고요하신 모습 그대로이거늘
마음을 다잡고 다시 대여를 메고 가려는데 또 “무겁다고 마라. 내가 무겁게 하려면 무겁고, 가볍게 하려면 가벼우니 무겁다고 마라.” 하는 노랫소리가 들리는지라

종도들이 다시 대여를 멈추고 확인을 해 보나 역시 그대로이더라.
이렇듯 대여를 메고 가려고만 하면 살아 계신 듯 조화를 부리시니
출상을 하려다가 멈추기가 수차례요, 아침에 시작한 것이 점심때가 지나서야 겨우 나가게 되니라.(10편 70장)

 

 [ 하늘도 변하냐 ]

마침내 형렬의 집에서 대여가 출발하여 그 뒤를 수많은 종도들이 따르는데
상여 안에서 상제님의 노랫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에 장단을 맞춰 한바탕씩 신명나게 놀며 가니
용화동을 지나 제비창골을 거쳐서 섭다리골을 돌아 구릿골로 오매 벌써 해가 뉘엿뉘엿하더라.
그러나 종도들이 마지막까지 상제님의 음성을 한 번이라도 더 듣고 싶어서 고샅을 뱅뱅 돌 뿐 대여를 내려놓지 않거늘

느닷없이 상제님께서 용안을 상여 밖으로 내보이시며 “이놈들아! 너희들 뭣 하러 헛상여를 메고 가느냐?” 하시니라.
이에 모두 어리둥절하고 의아한 마음에 상여를 메고 급히 형렬의 집으로 가 보니
방안에 재궁이 있기는 하나 어찌된 영문인지 네 쪽으로 쪼개어져 있거늘

형렬이 호연을 데리고 문밖에 서서 “제자들을 두고 떠나기가 안쓰러워 그러십니까? 가실 데로 가시옵소서.” 하며 마치 글을 읽듯이 말씀을 여쭈니라.
잠시 후 형렬이 방문을 조심스레 열어 보니 재궁이 저절로 오므라져서 들고 갈 수 있게끔 묶여 있거늘

형렬이 다른 종도들은 근접하지 못하게 하고 호연과 함께 방으로 들어가 아뢰기를
“서로 손잡고 언약할 적에는 뭐라고 하셨습니까. 선생님 마음이 제 마음이요, 제 마음이 선생님 마음이라 하지 않으셨습니까.

여기 일은 바라시는 대로 제가 알아서 다 할 테니 걱정하지 마시고 속히 오르소서.
일을 다 마치시면 후에 이와 같이 다시 내려오신다는 약조만 지켜 주십시오. 호연이를 생각하소서.” 하니
재궁 속에서 “하늘도 변하냐?” 하는 상제님의 말씀이 들려오더라.
이미 날은 저물고 하여 상제님의 성체를 사랑에 모신 채 다시 하룻밤을 보내게 되니라.(증산도 도전10편 71장)

 

 [ 형렬의 허탈한 심정과 호연의 그리움 ]

상제님께서 하늘 보좌로 떠나시매 가장 허전하고 쓸쓸해하는 사람은 형렬과 호연이더라.
형렬이 도무지 마음을 추스리지 못하고 넋이 나간 듯 멍하니 땅만 쳐다보며 앉아 있는 때가 잦거늘
호연이 보다못해 하루는 “땅을 천 번 쳐다본들 어째요, 뚫어져요? 왜 그러고만 앉았어요?” 하니

형렬이 “내 속의 돌을 보면 돌이 뵈느냐? 그렇지만 선생님께서 내게 별 인지(認知) 없이 가셨으니 그것을 알기 위해 골똘하느라고 그런다.” 하니라.
한편 호연 또한 상제님께서 살아 생전에 다니시던 길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사랑이 사람들로 수선스러우면 ‘행여 계실까.’ 하여 달려가기가 일쑤요

약방에서 상제님을 그리워하며 ‘어디를 갔길래 나를 안 데리고 혼자 가서 안 오는고…. 허송세월을 보내고 이제 나는 무엇이 될거나.’ 하며 울기도 수차례이거늘
그 때마다 방안에서 “우지 마라, 우지 마라.” 하는 소리가 뱅뱅 울리더라.

하루는 상제님의 음성이 들리매 호연이 “언제 봐, 언제 봐? 언제 와서 나를 안고 갈라는데, 언제 안고 가?” 하며 애타게 부르니 말씀하시기를 “인제 태운장이 안아 준다. 날 찾지 말고 태운장하고 인연을 맺어라.” 하시니라.
이후 호연이 마음을 의지할 곳 없어 서운하고 허전한 마음에 상제님을 원망하면서도 항상 다시 오시기만을 바라며 여러 해 동안 호주머니에 상제님의 머리카락을 넣고 다니고 또 상제님께서 생전에 “흰구름이 뜨거든 나인 줄 알라.” 하신 말씀을 떠올리며 밤낮 하늘만 쳐다보며 지내니라.(증산도 도전10편 80장)

 

 [ 첫 어천절 치성에 나타나신 상제님 ]

상제님께서 하늘 보좌로 떠나신 어천 1주기 치성절을 맞이하여 많은 종도들이 구릿골로 찾아오니라.
종도들이 모여 “아이고, 우리 제자들이 수십 날을 육로로 천 리, 물로 천 리 그렇게 왔는데 선생님은 가뭇없이 안 계시니….” 하며 탄식하더니

하늘을 우러러 큰 소리로 “저희들이 다 모였는데 어찌 모르십니까? 진정 모르십니까?” 하며 부르짖거늘
갑자기 벼락이 치고 하늘이 우그르르 울리며 오색 찬란한 구름이 수를 놓더니
하늘로부터 상제님께서 어천하실 때 누워 계셨던 자리로 오색 서기가 박히더라.

그제야 종도들이 기뻐하며 탄성을 지르거늘 호연이 그 모습을 보고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얘기 좀 하세요.” 하고 애원하니 상제님께서 “뭔 얘기를 하느냐? 시시하니 일부러는 얘기를 못 한다.
네가 하도 원을 하니까 너를 생각해서 이렇게라도 가다오다 해 주지, 내가 누구라고 나타나겠느냐.” 하시고

종도들에게 이르시기를 “신명이 안 들고는 일을 못하는 것이니 너희들이 제를 지내면 천지신명들도 먹고 좋다마는
내가 천하일을 하러 다니는데 그것 먹으려고 내려오겠느냐?
번거롭게 그러지 말고 마음을 진정으로 잘 먹어라.” 하시니라.(증산도 도전10편 94장)

 

[ 영안으로 아이를 찾아 준 호연 ]

호연이 17세 되는 계축(癸丑 : 道紀 43, 1913)년에 전주 새청금머리에 새 집을 사서 이사하니
형렬이 흑석골 오두막집을 아주 송은주에게 주니라.
이른 봄에 하루는 호연의 앞집에 사는 여인이 찾아와 “언니집에 다녀오겠다고 나간 우리 딸이 오늘 온다더니 아직 안 오네요.” 하며 걱정하거늘

호연이 영안(靈眼)으로 보니 문둥병자가 잡아간 것이더라.
이에 호연이 “문둥이가 아무 굴속에 데려다 놨으니 속히 인부를 데리고 쫓아가시오.” 하고 일러 주매 그 어머니가 서둘러 가서 딸아이를 찾아오니라.
또 한번은 이 동네의 젊은 새댁이 갓난아이를 시아버지에게 맡기고 들로 일을 나갔는데

시아버지가 잠깐 밖에 나갔다 온 사이에 아이가 없어진지라 호연을 찾아와 ‘살려 달라.’고 울며 애원하거늘
호연이 “지금 호랑이가 물어다 놨어도 죽지 않았으니 칼을 가지고 담박질해서 가시오.
호랑이가 바로 들어오지 않고 뒷걸음질로 들어올 테니, 굴속에 들어가 앉아 있다가 칼로 찌르고 데려오면 그만 아니오?” 하고 일러 주매 아이를 무사히 찾아오니라. (10편 109장)

 

[ 호연이 세상에 나서지 못하도록 엄히 경계하심 ]

이 때 하루는 상제님께서 오시어 문득 호연을 크게 꾸짖으시기를 “아는 체하면 네 신명이 없어진다고 했건만 그걸 못 참아서 나 하는 시늉을 해?
네가 그렇게 하면 살지도 못할 터인데 그것을 짐작 못 하느냐?” 하시고
이어 형렬에게 “너는 그걸 못 하게 잡아야지 가만 두느냐? 그렇게 만들면 나중에 후끝이 좋겠느냐?” 하시고는

형렬의 얼굴과 코를 무엇으로 동여매신 뒤 우물에 처넣으시니라.
이에 호연이 놀라서 형렬을 구하려고 달려드니 상제님께서 엄지와 검지를 벌려 그 사이에 호연의 턱을 거시거늘
호연이 가슴이 답답하고 말문이 막혀 더 이상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지라 그저 애타는 마음으로 지켜만 보니라.
상제님께서 이튿날이 되어도 형렬을 우물에서 꺼내 주지 않으시매

호연이 참다 못해 “밥 먹은 지가 며칠인데 그렇게 굶길 작정이에요? 사람을 죽일 적에도 먹여서 죽인다는구만.” 하니
상제님께서 “건방지게 밥을 먹이려고 그러냐?” 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아, 그렇지 않아요? 사전에 아무 말도 없이 저이랑 나랑 부부를 정해 놓고서는 그렇게 인정머리 없이 그래요?” 하고 따지니

말씀하시기를 “나는 근본이 독한 사람으로, 우리 집안도 모르고, 동기간도 없다.
너 아는 체하고 쏙쏙 나서는 것을 내가 그렇게 타일렀는데도 그걸 못 참아서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하니, 내 말이 실언(失言)이 되니 그런다.” 하시거늘
호연이 “그나저나 어서 밥이나 먹이게 꺼내 주세요. 대체 밥 먹은 지가 언제예요?” 하매
상제님께서 “흥, 그래도 안타까워서 그러냐? 안 죽어, 안 죽어!” 하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니라.(10편 110장)

 

 [ 호연의 기운을 거두심 ]

형렬이 우물에 갇힌 지 사흘째 되는 날에 상제님께서 호연의 앞에 무슨 글을 펴 보이시며 일러 말씀하시기를 “호연아, 생각을 해 봐라.
사람이란 크고 작고 간에 틀이 있는 것이니, 큰 틀이 되어야지 작으면 내두르기 쉽고 바람만 불어도 날아가기 쉬운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 큰 틀이 될 사람이 작은 사람처럼 자꾸 그러느냐!” 하시거늘
한참 후에야 호연이 “생각해 보니 그러네요. 잘못했어요.” 하고 뉘우치니
상제님께서 재차 확답을 받으신 뒤에 “아무개야, 어서 밥 차려라.” 하고 명하시니라.
이에 호연이 “이제 다시는 안 해요.” 하고 다짐하니 상제님께서 “누가 하게 하간디?” 하고 홀연히 사라지시거늘

호연의 목에 진 피멍이 한동안 지워지지 아니하더라.
이후로 호연의 신령한 지각문(知覺門)이 닫히어 전과 같이 만사(萬事)를 훤히 알지는 못하고 다만 신명이 오고가는 것만 보고 들을 정도가 되니라.
또 상제님의 말씀을 명간(銘肝)하여 누가 청탁을 해 와도 함부로 나서지 않으니라.(10편 111장)

 

 [ 태운 김형렬의 죽음 ]

임신(壬申 : 道紀 62, 1932)년 11월 중순에 형렬이 화병으로 몸져눕거늘
이 때 호연은 넷째 딸 복임(福任)을 해산하고 몸도 추스르지 못한 채 형렬을 간호하니
가세가 기울어 미음조차 끓여 주지 못할 지경인지라 이를 보다 못한 형렬이 11월 25일에 셋째 아들인 천리마의 집으로 가니라.

이후 사흘 만에 형렬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거늘 호연과 다섯 자식들이 출상을 마치고 닷새 만에 집으로 돌아오니
이미 김씨 일가에서 밥해 먹을 솥 하나 남기지 않고 살림을 전부 가져가 버렸더라.


[ 천지에서 호연의 수명을 관장함 ]

이에 호연이 어린 자식들을 언제까지나 굶길 수도 없는 터라 이날 저녁부터 치마 속에 그릇을 감춰서 밥을 얻어다가 먹이는데 이 해 섣달에 큰아들이 치질을 잘못 치료하여 연이어 세상을 떠나거늘
호연이 한량없는 괴로움과 허탈한 마음에 급기야 죽음을 결심하고 치마에 돌을 가득 끌어안은 채 물속으로 들어가니
마치 뒤에서 무엇이 끌어당기는 듯하여 물속 깊이 빠져지지 않더라.(10편 117장)

 

 [ 송광사에서 팔대장삼과 고깔을 구해옴 ]

계유(癸酉 : 道紀 63, 1933)년에 호연이 궁핍한 생활을 이기지 못하여 아홉살 된 둘째 아들 복수를 전주 송광사(松廣寺)로 보내니
이로부터 복수가 송광사의 행자로 있다가 2년이 지난 을해(乙亥 : 道紀 65, 1935)년 삼월삼짇날에 비로소 사미계(沙彌戒)를 받고 상좌가 되거늘

호연이 기별을 받고 송광사에 가서 예식에 참관하니라.
모든 예식이 끝난 뒤에 호연이 팔대장삼과 고깔을 구하여 집으로 돌아오니라. (10편 118장)

 

[ 팔대장삼을 입고 나서라 ]

하루는 호연이 방에 앉아 있는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며 난데없이 “고깔을 쓰고 팔대장삼을 입고 마당에 나서라.
뇌성벽력을 하고 번갯불이 나면은 올라올 줄 알아라.” 하시는 상제님의 음성이 들리거늘
호연이 서둘러 송광사에서 가져온 팔대장삼과 고깔을 챙겨 입고 마당에 서서 비를 맞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뇌성벽력이 일지 않는지라 힘없이 돌아와 옷을 벗어 두고 마루에서 비 내리는 것만 우두커니 바라보니라. 이윽고 저녁때가 되어 갑자기 천지가 진동하듯 뇌성벽력이 치거늘
호연이 정신없이 방으로 들어가 팔대장삼과 고깔을 입고 다시 마당으로 나오니라.


[ 이제 곧 날 받는다 ]

호연이 장대비를 맞으며 애타는 마음으로 상제님 오시기만을 기다리거늘
시간이 갈수록 ‘올라오라고 했는데 올라갈 기구가 없으니 어쩔까….’ 하는 생각에 점점 조급해지는데
하염없이 시간만 흐를 뿐이요, 아무런 기미도 보이지 않는지라 허탈한 심정으로 돌아서며 상제님을 원망하니
순간 상제님께서 무어라 대답하시는 듯 천둥소리가 연이어 울리더라.

이에 호연이 “아이고, 내둥 이렇게 팔대장삼을 입으면 내가 중이나 되지, 선녀가 되겠어요?” 하며 못마땅한 듯 여쭈니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놈을 써야 선녀가 된다고 안 했냐? 이제 곧 날 받는다.” 하시니라.
이 후 뇌성벽력이 일고 비가 크게 내리는 날이면 호연이 마당에 앉아 비를 맞으며 ‘선생님이 오시려나.’ 하고 하늘만 쳐다보니라. (10편 119장)

 

[ 네 둠벙 품는 사람이 생긴다 ]

호연이 지난한 외로움과 깊은 서러움으로 고된 하루하루를 보내면서도
상제님께서 생시에 “자연히 너 구완할 사람이 생긴다. 네 목숨 살려 낼 사람이 생겨.” 하신 말씀만을 되새기며 실낱 같은 희망으로 살아가더니
하루는 처량하고 서글픈 마음을 가누지 못하여 상제님을 부르며 “세상에, 어쩌면 어린것을 데려다가 이렇게 고생을 시켜요?

아무리 방죽에 물이 많은들 임자가 있어야 푸는 것인데, 임자가 없어서 못 품으니 내 둠벙을 누가 품을까….” 하며 애처롭게 하소연하거늘
상제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너를 버렸다고 그렇게 원을 해도 버린 것이 아니다.
자연히 생긴다. 네 둠벙 품는 사람이 자연히 생기니 걱정 말아라. 저 물이 제비산에 닿겠냐? 땅이 뒤집어질 적에는 물이 거기에 닿을지 누가 아느냐?” 하고 위로해 주시니라.(10편 151장) 

 

 

지금부터 97년 전 동방의 땅 한반도에 참하나님이신 증산 상제님께서 다녀가셨다. 『도전』은 기존의 불경이나 성경 등에서 장차 오신다고 전한 우주의 주재자 참하나님이신 증산 상제님과 상제님의 종통을 계승하신 태모 고수부님의 성언(聖言)과 성적(聖蹟)을 기록한 하나님의 책이다.

 

 

 

김호연

■ 성도의 생애1

1. 호적명 정숙(貞淑), 그외 양림이, 양덕이, 예쁜이, 큰애기, 도용이, 애기씨 등의 애칭으로 불림
2. 본관 김해(金海)
3. 부(父) 김택룡(金澤龍)과 모(母) 최씨의 2남 2녀 중 장녀로 출생.
4. 정유(丁酉 : 道紀 27, 1897)년 11월 14일 전주부 반석리(半石里, 현 전주시 완산구 흑석골)에서 출생.
5. 임신(壬申 : 道紀 122, 1992)년 10월에 96세를 일기로 작고.

■ 천지공사에서의 역할과 수종

김형렬 성도와 더불어 9년 천지공사 전체의 유일한 목격자로서 대경대법한 상제님 진리의 전 면모가 드러나도록 3변 성숙 도운의 지도자에게 말씀을 전하는 말씀의 증언자이며, 후천의 선경문명을 여는 선매숭자 도수의 주인공으로서, 상제님께서는 그가 아홉 살 되던 을사(乙巳, 1904)년에 125일 동안 수행을 시키셨습니다.

■ 성도의 생애 2

세 살에 상제님을 처음 뵈었다고 하며, 다섯 살 때부터 상제님께서 천지공사를 보심과 더불어 보듬어 안고 다니셨습니다. 일곱 살 때 아버지 김택룡이 40세의 나이로 운명하자, 이후로 남장차림을 하고 본격적으로 상제님을 따라다녔습니다.

정미년(1907)에 상제님을 따라 구릿골로 들어가 공사에 따라다니다가 상제님께서 어천하신 후에 전주 흑석골로 이주하였고 16세(1912) 때 김형렬 성도가 찾아와, 상제님께서 어천하시기 전 상제님께서 연을 맺어 주신 대로 김형렬 성도와 결혼했습니다. 

 

 

김형렬(金亨烈)

■ 성도의 생애 1
1. 본명(족보) 원회(元會), 호 태운(太雲)
2. 본관 안동(安東)
3. 부(父) 김석필(金石必)과 모(母) 이씨(李氏)의 1남 1녀 중 장남(長男)
4. 농업
5. 임술(壬戌 : 道紀前 9, 1862)년 5월 5일, 전라북도 김제군 금산면 내광리 내주평(金堤郡 鳳南面 內光里 內注坪)에서 출생.
6. 임신(壬申 : 道紀 62, 1932)년 11월 28일, 전라북도 김제군 금산면 청도리(金堤郡 金山面 淸道里) 자택에서 71세에 작고.
7. 이환구의 처가 김형렬 성도의 막내동생이며, 정춘심 성도와 사돈간이고 정성백 성도의 장인. 김갑칠, 김준상 형제와는 4촌간이며 김자현 성도와는 사종(四從)간임.

■ 입도
1. 임인(壬寅 : 道紀 32, 1902)년 4월 13일. 41세. 전라북도 김제군 금산면 청도리 하운동(金堤郡 金山面 淸道里 夏雲洞) 제비창골.

2. 갑신(甲申 : 道紀 14, 1884)년에 태인 매당(梅堂) 불출암(佛出庵)에서 당시 14세셨던 상제님을 처음으로 만난 김형렬은 (道典 1편 30장) 이후 갑오(甲午 : 道紀 24, 1894)년에 동학혁명이 일어났을 때 동학군에 편입되어 진군하던 중, 동학군의 행보를 지켜보시며 천지대세를 살피시던 상제님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道典 1편 57~61장) 그때 상제님의 은혜를 입어 당시의 동학군 청주 전투에서 목숨을 건진 그는 임인(壬寅 : 道紀 32, 1902)년 4월 4일 원평 장날에 상제님을 다시 상봉한 김형렬 성도는 그날로부터 9일이 지난 4월 13일, 당시 자신이 거주하던 전주 우림면 하운동(全州 雨林面 夏雲洞) 제비창골에 상제님을 모시게 되고, 상제님의 천지공사 사업에 일심으로 동참할 것을 천지에 세 번 서약하고 상제님을 따르는 성도가 됩니다. (道典 3편 8~1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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