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 독어선생님이 독일인이였는데, 그 분이 자기는 한국에 와서 불교를 상징하는 문양卍을 자주 보게 되는데 卍자만 봐도 괜히 불안해진다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네오나치주의자들이 공공장소에 모여들면 전쟁을 겪은 세대들이 가서 반대피켓을 들고 야유를 보낸다는 얘기도 해줬어요. 그런데 이 나라에서는 어째... 그것도 민주노조안에서 움직이는 인간들이.. 아침부터 토쏠려
삼족오 문제 자체에 대해서는 위에서 다른 분들이 말씀을 해주셨구요, 금속노조 선거에 나선 정갑득 선본에 대해서도 말하지요. 정갑득 선본이 삼족오를 쓴 것도 그렇지만, 자신이 현대자동차 출신임을 강조하는 것에도 저는 반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는 사실 현대차의 산별전환은 불가능하다고 했었고, 그 연장선상에서, 산별노조운동은 불가능하니까 정치판에 기웃거렸던 인물입니다. 울산북구의 보궐선거에 출마했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그러던 그가 현대차 4만 3천명의 표심을 좌우하려는 선거전술을 채택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봐야할지...
사람은 누구나 자기 이해관계를 생각한다. 아무리 명분 있는 투쟁이라도 실속 없는 투쟁도 한 두번이다. 이제 더이상 현자노조가 마냥 전국투쟁 들러리 역할을 해서는 조합원 대중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이는 조합이기주의가 아니다. 투쟁의 핵심전위부대인 현자노조 조합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조직운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핵심을 바로 세우는 사업이다. 현자노조를 굳건히 할 때 외형의 내실 있는 발전이 가능하다.
금속노조가 강해지려면 앞으로 절대적으로 현자노조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새로 시작하는 금속노조! 현자노조 조합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합원과 함께 강력한 산별을 조직화해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현대자동차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 금속노조위원장이 되어야 한다. 전국투쟁의 중심인 현자노조에 금속노조위원장 후보로써 정갑득후보가 출마했다. 현자노조 조합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 전국적인 투쟁을 조직화할 수 있는 현자노조 사람이 금속노조 위원장이 되어야만 한다. ('현자노조 후보가 위원장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 중에서)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현자노조에서 후보를 내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자신이 당선되기를 피력하는 것에서는 정갑득 후보가 산별노조의 의미를 파악하고 있다고 절대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가 금속노조 위원장으로 당선되는 것을 우려합니다. 삼족오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지요.
덧붙여 전진에서 금속노조 위원장 후보로 박유기 현자노조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고 할 때, 이해는 되면서도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금속연맹이 산별전환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이 사실이지만, 금속노조가 제대로 서게 하려면 나서서는 안되었지요. 금속노조를 장악하는 게 분명히 향후 사업을 풀어나가는 데 중요하지만, 박유기 위원장을 후보로 내세우려 했던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못나오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해야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