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제국의 기상, 삼족오여 영원하라?

2007/02/06 18:50

작년 11월 민주노총의 총파업에서는 주작의 이미지가 깃발, 만장, 현수막으로 사용되었습니다. '민중적 내용을 민족적 형식에 담는다'는 원칙에 입각해서 그렇게 만들었다지요. 소위 '주몽의 삼족오+붉은 악마' 컨셉이었습니다. 
   
그러더니 드디어 삼족오를 당당하게 자신들의 이미지로 써먹는 이들이 금속노조 선거에 출현했습니다. 고구려 국조로 알려진, 실제로는 드라마 주몽과 연개소문이 유행시킨 삼족오를 포스터 바탕그림으로 사용한 것입니다. 그들의 설명에 따르면 '웅장한 기상이 펄펄 살아 넘쳤던 고구려의 고분벽화에 그려진 붉은 태양과 그 속의 삼족오는 대우주(천지)의 광명정신과 천리대로 나라를 다스리고 태양처럼 밝고 순수한 생명정신으로 살고자 했던 하늘백성인 우리 선조들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기사와 동영상은 어떻습니까? 일부만 발췌합니다.
 
  
삼족오 소년소녀대 출범식 - 헉! 이건 아니자나~!  

 2006년 11월 19일 구리한강시민공원에서는 2006 고구려 삼족오 대축제가 열렸다.  
    
  고구려 역사 기념관 건립 추진 발기인 대회를 겸한 이날 행사에는 "삼족오가 미래강국 COREA를 건설한다!" 라는 취지의 삼족오 소년소녀대 (Corea Scout) 발대식을 가졌다.  
    
  약 5백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시작된 발대식에서 무대앞으로 등장한 삼족오 소년소녀대의 복장은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눈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흡사 옛 영화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독일 병사(히틀러 소년단)의 복장과 너무나 흡사했기 때문이다.  
   
 
주최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삼족오 소년 소녀대는 옛 고구려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었던 "조의선인" 제도를 계승하는 의미를 띠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날 행사장에 나타난 남녀 중학생 50여명이 착용하고 있는 복장은 주최측이 말하는 고구려 계승과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행사장을 찾았던 한 관람객은 행사의 취지 및 삼족오 소년소녀대의 발대 취지에 너무나 훌륭한 생각이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마치 독일군을 연상케 하는 복장과 완장은 조금 이해하기 어렵다면서 차라리 고구려 복장을 현대화 하여 우리것을 지키는 모습을 갖추었다면 더욱 행사의 취지가 빛났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백의민족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드디어 삼족오 민족이 되어가는 듯 합니다. 광활한 만주벌판을 호령하던 제국의 기상!! 어떤가요? 가슴이 뭉클하지 않습니까?
저는 무섭습니다. ㅡ.ㅡ;;
   
적어도 진보를 표방하는 이라면 삼족오가 가지는 의미를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 극우적 광기에 호소하여 표를 얻어보려는 발상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누구 말마따나 반제투쟁보다 반파시즘투쟁이 필요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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