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노동해방 (The Ballad of Janek Wisniewski)

2009/06/14 05:33

예전에 네이버블로그에 썼던 글을 약간 보완하여 다시 썼습니다. 
 
노동자문예창작단의 [바리케이트] 앨범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의 그 전율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그리고 후에 이 노래가 번안곡임을 알고 원곡을 찾아 인터넷의 바다를 헤맸지요. 그러기를 2년. 드디어 2004년에 P2P사이트인 프루나에서 원곡을 발견했습니다. 
 

The Ballad of Janek Wisniewski [or Janek Wisniewski Fell]
   
이 노래는 폴란드의 영화감독 안제이 바이다(Andrzej Wajda)의 1981년 영화 <철의 사나이>(Czlowiek z Zelaza)의 O.S.T 9번 트랙으로 삽입되어 알려졌습니다. 이 노래를 작곡한 사람은 안제이 코르진스키(Andrzej Korzynski)인데, 안제이 바이다의 영화 두편 <철의 사나이>(1981)와 <대리석의 사나이>(1976)에 나온 노래를 모아 음반을 내기도 하였습니다. 두 영화의 노래를 코르진스키가 만들었다고 합니다.
 
<철의 사나이>는 안제이 바이다가 1976년작 <대리석의 사나의>의 연장선에서 속편 격으로 만든, 연대노조의 투쟁에 바쳐진 영화입니다. 1980년 그다니스크 조선소에서의 파업을 배경으로 노동자들의 투쟁을 그린 것인데, 주인공 중의 한명이 라디오 PD라서 매스컴 검열과 구조적 부패에 대한 비판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칸느 영화제에서 1981년에 상을 받았습니다.
 
Director: Andrzej Wajda
Screenplay: Aleksander Scibor-Rylski
Director of Photography: Edward Klosinski
Music: Andrzej Korzynski
Cast: Jerzy Radziwillowicz, Krystyna Janda, Marian Opania, Andrzej Seweryn, Irena Byrska and others "Gold Palm" at the IFF in Cannes (1981) 
 
1970년대의 자유화운동에서 1981년 폴란드 자유 노조의 승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대리석의 사나이 Man of Mar-ble>(1977)와 그 속편 격인 <철의 사나이 Man of Iron>(1981)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작품들에서 역사를 되짚어내기 위해 바이다가 사용한 기법은 다큐드라마의 형식이다. <대리석의 사나이>에는 1950년대의 기록필름과 증언들이 삽입되어 있고, 스탈린 치하의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한 영화학도의 모습이 사실적으로 담겨 있다. 당시의 정치체제의 허구, 여론과 매스미디어 조작 등의 사실을 폭로하는 급진적인 내용으로 인해 2년 동안 상영금지 되었다가, 70년대 후반의 자유화운동의 결과로 해금되었다. 구성에서는 여러 인물의 각기 다른 시점으로 실마리를 찾아간다는 점에서 웰스의 <시민케인 Citizen Kane>(1941)을 연상시키는 작품이다. <철의 사나이>는 이 영화학도 아그네츠카와 <대리석의 사나이>의 노동자 아들 톰치크의 성숙과 함께 폴란드 자유화운동의 성공을 다루고 있다.
 
역사를 바라보는 바이다의 독특한 시각과 민감한 소재들로 인해 그의 작품들은 종종 비평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논란의 대상이 된다. 1981년 겨울, 군사 계엄령이 내린 폴란드를 떠나 프랑스에서 만든 영화 <당통 Danton> (1982)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 영화로 인해 바이다는 프랑스 지식인들로부터 그들이 숭배하는 로베스피에르와 프랑스혁명 자체에 대해 그릇된 해석을 내렸다는 비난을 받게 된다. 이에 대해 그는 당통이라는 인물에 대해 공감하는 것은 사실이나, 영화 자체는 객관적이고, 로베스피에르와 프랑스 대혁명의 정신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답했다. 고정된 역사인식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바이다 특유의 비판정신이 문제가 된 경우이다. <당통>은 폴란드의 역사를 직접 다루고 있지는 않으나, 어느 인터뷰에서 그가 직접 밝혔듯이 바이다가 폴란드 민족운동의 뿌리를 프랑스 대혁명의 정신에서 찾고 있음을 고려할 때, 여전히 조국의 운명에 대한 그의 일관된 관심과 고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씨네21 영화감독사전] 
 
안제이 바이다는 우리나라에도 꽤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이자벨 아자니의 포제션(Possession)>(1981), <당통(Danton)>(1982) 등이 바이다의 영화라고 합니다. 저도 포제션과 당통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그 영화 감독이 바이다인줄은 몰랐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원곡 찾아 삼만리'를 하면서 발견한 바이다 감독의 홈페이지(http://www.wajda.pl/)와 [조성룡의 세기말영상도시방황 22: 아! 바르샤바 - 바이다의 폴란드 영화들]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원곡인 은 안제이 바이다의 영화로부터 기억하게 되었지만, 찾아보니 폴란드 연대노조(Solidarity)의 노래로서, 1970년 12월 18세 청년 Zbigniew Godlewski가 실제로 총에 맞아 죽은 사건을 기념하여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한국식으로 하면 노동열사인 셈이죠. 그의 시체는 시위중인 수많은 군중 앞으로 운반되었는데, 영화에 잡힌 자연발생적인 장례행진은 현대 폴란드 역사의 기념비적인 상징 중의 하나가 되었고, 10년 후 연대노조로 나타났습니다. 영화 속의 사진 몇 장면은 꼭 5. 18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게 합니다. (참고: http://users.erols.com/mietek/test/show_news.php?id=news110102.html )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들어보면 알겠지만, 9번 트랙에 있는 이 노래만 유일하게 기타반주로 여가수의 음성이 나옵니다. <철의 사나이>의 여주인공 크리스티나 얀다(Krystyna Janda)가 부른 것이죠. 영화에서는 마지막 부분에 자막이 올라가면서 노래가 흘러나옵니다. 노래의 마지막에 얀다가 절규하듯이 부르는 대목은 전율이 느껴집니다.
  
Ballad of Janek Wiśniewski in Man of Iron

  
영화 속에서말고 연대노조설립 25주년(25th Anniversary of Solidarity) 기념으로 바르샤바에서 2005년 8월 29일 열린 콘서트에서 크리스티나 얀다가 라이브로 부르는 버전은 유투브가 있어서 알게 되었는데, 색다른 맛이 납니다.
 
From Solidarity to Freedom - Part1 - Janek Wisniewski
    
우리나라에서는 노동자문예창작단의 앨범 <바리케이트>에 <가자! 노동해방>이라는 이름으로 두 가지 버전이 번안되어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노래 앞에 선동하는 멘트가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버전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꽃다지가 이를 다시 편곡해서 노동가요 공식음반에 실었습니다. 이건 공연용이지, 현장에서 부를 수 있는 노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운동이 침체기라서 그러한지 이 노래를 듣는 것 자체가 힘드네요. <바리케이트> 노래는 문화공연을 하면 가끔 나오는데, <가자! 노동해방>은 문선에서도 잘 나오지 않습니다. 아흔아홉번 패배하고 난 후에 단 한번 승리한 것으로 노동해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노동자문예창작단 - 가자! 노동해방 2
 

꽃다지 - 가자! 노동해방 (노동가요 공식음반)
 

노동자문예창작단 - 가자! 노동해방 1

 
현장사수조는 모두 연행되었다.
그러나 강제적이고 굴욕적인 투항은 결코 있을 수 없다.
그래 저들의 총부리는 분명 우리를 겨누고 있다.
무조건 싸우지 않고서 우리가 지금 이 시간 이렇게 공허할 수 있는가
도대체 우리 싸움의 시작은 무엇이며 끝은 어디인가
세상이 확 뒤집어져야 한다.
그런데 누가 어떻게
저들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이대로 깨질 순 없다.
막아라
동틀때까지는 버텨야 한다.
사수하라 동지들 동틀때까지.

아흔아홉번 패배할지라도 단한번 승리 단한번 승리
바리케이트 넘어서 넘어 마침내 노동해방

멈출수 없는 우리의 투쟁 아무도 우릴 막을수 없어
노동자 자본가 사이에 결코 평화란 없다

위대한 노동 그억센 주먹 기계를 멈춰 열어라 역사를
피묻은 깃발 노동자 군대 가자! 노동 해방
 
위대한 노동 그억센 주먹 기계를 멈춰 열어라 역사를
피묻은 깃발 노동자 군대 가자! 노동 해방

 


아래 노래들은 맛배기용으로 아마존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링크된 사이트에 가면 에 삽입된 음악까지 포함하여 23곡의 맛배기 노래가 실려 있습니다.
  
17 songs from movies by Andrzej Wajda.

Czlowiek z Zelaza (Man of Iron)
01. Nadzieja Hope - 4:53
02. Los czlowieka Man's Destiny - 3:45
03. Janek Wisniewski Janek Wisniewski - 2:23
04. Gdansk 80 Gdansk 80 - 3:09
05. Wiersz Milosza Poem by Milosz - 0:57
06. Palkarz Truncheon Man - 3:04
07. Jestes moja nadzieja You Are My Hope - 2:32
08. Polskie zaduszki Polish All Souls' Day - 4:03
09. Ballada o Janku Wisniewskim Ballad of Janek Wisniewski - 2:04
 
Czlowiek z Marmuru (Man of Marble)
10. Czolowka (temat przewodni) Leading Motif - 4:35
11. Port Port - 1:29
12. Wydobyty z zapomnienia Saved from Oblivion - 3:30
13. Ludzie z marmuru Figures of Marble - 2:16
14. Swiadek Witness - 3:12
15. W stoczni In the Shipyard - 2:55
16. Huta Katowice Katowice Ironworks - 3:10
17. Streaptease (Kung-Fu) Striptease (from Kung Fu) - 3:44 
 
원곡의 노래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번역하기는 귀찮으니까 알아서들... Michael Szporer에 의해 영어로 번안되었습니다.
 
The Ballad of Janek Wisniewski  [or Janek Wisniewski Fell]
 
    Boys from Grabowek, boys from Chylonia
    Today the cops fired on us
    The brave stood their ground, aimed their stones well
    Janek Wisniewski fell...
 
    Laid out on a door carried down Swietojanska
    Against the pigs, against the tanks
    Boys of the shipyards, revenge your brother!
    Janek Wisniewski fell...
 
    Gas blankets swell, torpedoes blow
    workers are taking a heavy toll
    children are falling, old men and women
    Janek Wisniewski fell...
   
    One of them wounded, the other dead
    December dawn comes drenched in blood
    The regime¹s firing on the workers
    Janek Wisniewski fell...
 
    Boys from the shipyards of Gdansk and Gdynia
    You can go home now, the battle¹s over
    The world heard and not a word
    Janek Wisniewski fell...
 
    Don¹t cry oh, mothers, it¹s not for nothing
    Above the shipyard a flag of black ribbons
    For bread, for freedom, for a new Poland
    Janek Wisniewski fell.
 
martial law verses added after December 13, 1981:
 
    Boys from Grabowek, boys from Chylonia
    The cops again fired on us
    Again to remember in somber December
    Janek Wisniewski fell...
 
    The earth blood-stained by the hand of Cane
    shaming the memory of monuments of pain
    for the holy crosses pinned with an anchor
    Janek Wisniewski fell...
 
    Mother in mourning, gaping wound¹s stare
    Frozen Niobe her heart¹s open bare
    Her frozen gaze is because in vein
    Janek Wisniewski fell...
 
    Don¹t cry oh mothers, when you hear
    That as yesterday, the third strike nears
    For a  free union, for the last time
    Janek Wisniewski fell...
 
    Let the bells ring in horror
    for that final struggle, for that final hour
    for hunger, war, and  a dead Poland
    we¹ll weave a rope of he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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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lad of Janek Wiśniewski, 가자! 노동해방, 철의 사나이, 크리스티나 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