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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7/27  이슬람사 과제 완료

이슬람사 과제 완료

2010/07/27 11:36 분류없음

 # 1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해결방안. 리포트를 드디어 다 썼다. (아직도 써야 할 리포트가 몇 개 더 남았지만...) 지난주부터 써야지 써야지 했지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싫어서 제목만 써놓고 미루고 미루다 결국 제출일에 임박해서 벼락치기로 써버렸다. 허접스러워도 어쨌든 썼다는 게 중요한 거지.
 
# 2
올 봄, 팔레스타인 구호 선박에 대한 테러 사건이 난 뒤 학교에서 아이들하고 이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 아이들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교사의 능력 부족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관심도, 내가 준비한 자료도 부족했다. 소심한 선생은 나름 정치적 중립을 지키겠다는 의지로(!) 팔레스타인 지역의 분쟁사에 대해서만 간단히 이야기 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적어보라 했는데(적기 싫다고 하는 거 수행평가에 넣겠다며 ‘강제로’ 시켰다. 물론 내 발언에서 ‘객관성’을 지켜졌는지도 의문이다. 쩝..) 팔레스타인의 무장 투쟁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 <쌤들이 우리 때리는 거랑 똑같아요. 자꾸 때리면 맞기 싫어서 조심하는 척하지만 실제로는 뒤에서 욕해요. 참다 참다 순간 욱! 하면 성질내며 반항하게 되구요. 아마 팔레스타인 사람들도 그럴 거예요.> 그래. 폭력과 살인, 그게 무서워서 조심하는 척은 하겠지. 하지만 계속 죽을 힘을 다해 누르면 결국은 죽을 힘을 다해 튀어나오게 되는 건 모르나보지.
 
# 3
정말 우리 아이들 똑똑하다. 그래, 평화라는 것을 뭐 멀리서 생각할 거 있나. 우리 주변에도 평화롭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은데. 시험, 성적, 숙제, 벌칙... 우리 교육 자체가 아이들을 ‘위협’하고 ‘겁을 주어’ 공부를 하게 만드는 시스템 아닌가.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가르치고. 학교의 권력 구조 제일 하층에 위치하여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말없이 따르는 것이 좋은 것이라는 ‘굴종’을 배우고. 이기려면 다른 사람을 짓밟아야 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그러다보니 학생과 학생, 학생과 교사 간의 갈등이 발생하고. 또 그것을 억압하고. 어쩌면 학교에서 이탈하는 아이들도 많은 것도 당연한 거다. 이런 사회 속에서 시험과 성적이 더 이상의 위협이 되지 못하게 될 때, 그 순간 공부도 끝나고 말게 되니까.
 
# 4
한때는 나도 학생부 선생이었다. 학생부는 말 그대로 학생과 관련한 잡다한 업무를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업무는 아무래도 ‘단속’이다. 그 당시 내가 한 말의 반 이상은
“야! 너 이리와 봐. 머리 자르고 내일 학생부로 검사 받으러 와.”
“넌 옷차림이 그게 뭐니. 단추 안 잠궈!”
이런 금지어와 윽박지름이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소위 걸린(?) 학생들을 재차 검사해야 하며 검사를 해도 안 되면 체벌, 벌점 부과 등 끝까지 물고 늘어져 행동을 수정(?) 해주어야 한다. 정말 불굴의 의지를 발휘해야 하는 일이다. 집요하지 않으면 아이들은 절대 ‘안한다!’라는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해 이해하고 이해시키려고 해봤니?
 
# 5
예의 없는 것들! 요즘 아이들을 부르는 말이다. 또는 요즘 벌어지는 교사와 학생 간의 갈등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아이들에게 ‘예의’를 지켰을까? 그저 ‘예의’를 강요하기만 한 것은 아닐까? 사실 예의 없이 대드는 놈들의 이야기는 듣지도 정신 나간 놈이라 치부하고 무시하고 탄압하지 않았나? 혹시 아이들에게 ‘시키는 대로 하라’는 ‘노예’로서의 예의를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예의’라는 미명 아래 강한 통제를 하는 이유가 학생들이 발산해 내는 엄청난 에너지와 목소리가 두려워서 그런 것은 아닐까? 이런 상황에서 창의와 개성 존중, 인간 존중이 될까? 이런 교육 속에서 아이들이 ‘문제 제기’ 자체에 둔감해 지는 것은 아닐까?
 
# 6
과연 남이 맞을 때, 남의 아픔을 안타까워하기 보다 ‘내가 아니어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에게... 평화를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평화를 가르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 7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않을 때 갈등이 생긴다. 크던 작던 갈등은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는 굳은 믿음 때문에 생긴다. 그럼 해결은 간단하다. ‘너도 옳을 수 있다’라는 마음을 가지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믿음을 쉽게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갈등을 폭력적인 방법으로 해결하게 되고, 진 사람은 ‘다시 한판 붙기’ 위해 이긴 사람은 다음 번에도 이기기 위해 더더욱 폭력적인 방법을 준비하게 되는 것 아닌가.
 
# 8
아이들이 남들과 달라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누군가 어리석은 행동을 하라고 강요할 때 당당히 ‘아니오’라고 말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그 어떤 경우에도 폭력적인 방법을 통한 평화는 없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한다.
 
# 9
하지만 이야기 끝에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어쩌면 폭력적인 방법을 이용하는 선생님들 덕분에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큰 문제 없이 학교 생활을 하고 있으니. 그리고 나 조차도 결국은 아이들에게 굴종을 요구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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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27 11:36 2010/07/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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