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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 분류
    독서
  • 등록일
    2014/07/16 19:25
  • 수정일
    2014/07/16 19:26
  • 글쓴이
    할로윈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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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네의 일기 - 완전판
안네의 일기 - 완전판
안네 프랑크
문학사상사, 1995

반전소설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간혹 매체에서 이야기될 때마다 한번 읽어봐야겠다 생각만하다 드디어 읽었다.

 

반전소설의 대표작이라고 하지만, 이전에 읽었던 [무기를 내려놓으라, 베르타 폰 주트너]와 비교해볼 때

 

전쟁의 참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한 점이나 전쟁에 대한 생각을 표현하지 못한 부분 때문에 글을 읽는 중반까지도 이 책이 반전소설인가? (정확히는 반전수필? 반전일기인가?일듯)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이런 의문은 무삭제판이 갖는 특징 같다.

 

하나는 안네의 아버지가 원본에서 안네의 사생활, 가족간의 마찰 등을 생략한채 최초 안네의 일기를 편집, 출간했기 때문이다. 이점에서 안네의 일기는 반전의 내용을 집중적으로 부각된 일기였을 것으로 보인다 (삭제판은 안 읽어봤으니.)

 

또하나는 비슷한 이유지만, 무삭제판은 역자가 밝히듯이 안네의 사생활, 가족간 마찰이 포함되어 있다. 즉, 반전, 페미니즘, 안네의 성장일기, 가족이야기가 함께 쓰여 있기 때문에 소설을 읽으면서 '반전'이라는 키워드에만 집중할 수 없었던 것 같다.

 

한편 안네의 일기를 편집해서 낼 수 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마음도 돌이켜 볼 수 있는 것 같다.

 

1940년대, 2차세계대전 후 아직 페미니즘에 대한 인식도 적었던 시절이었다. 사춘기 소녀의 성장일기를 다른 사람들이 읽었을 때 어떻게 생각할까에 대한 고민도 많았을 것 같다.  반전 일기로 볼 수도 있지만 다른 면을 부각시켜 볼 수도 있다는 점은 아버지로서 원치않았던 부분이었을 것 같다.

 

안네의 아버지는 1980년에 사망했다. 그가 죽은 후에서야 무삭제판이 안네 프랑크 재단의 결정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아버지로서 사랑하는 자식들의 이야기가 다르게 읽히는 것을 원치않았다는 점은 한편의 사랑인 듯 싶기도 하다.

 

 


 

숨어지내야만 했던 가족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모든 이들에게 종전이라는 희망이 있었다. 하지만, 그게 언제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큰 고통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그점에서 안네의 일기를 읽는 내내 연도, 날짜를 확인하면서, 부질없기는 하지만

 

' 몇 달만 잘 숨어 지냈다면. 잡혀간 이후에 몇 달만 더 버텨냈다면.' 

 

이란 생각이 계속 들었다.

 

전쟁이라는 참사 속에서 세 가족은 2년 넘게 숨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하고 주변의 풍경조차 자유롭게, 편안하게 누리지 못했다. 이들이 몇달만 더 버티고 살아남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아쉬움과 혼자 살아남은 아버지의 쓸쓸함 안타까움이 교차했다.

 

한편, 힘든 생활이지만 은신처 안에서 안네와 페터의 사랑이 싹트고, 사랑을 키워가고 서로 의지해가는 모습은 사춘기소녀의 아름다운 성장일기이다. 

 

안네가 아버지에게 페터와의 관계를 이야기하면서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아버지로서 당연히 가질 수 밖에 없는 걱정. 좁은 공간에 젊은이들이 같이 있다는 것은 많은 오해를 가져다 주었던 것 같다. 더욱이 이 전쟁 속에 제대로 된 성교육 같은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언니 마르고와의 대화를 통해서,  아버지와 대화를 통해 헤쳐가는 모습은 안네가 스스로 생각하듯 주체적으로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버지와의 다툼도 부녀간에 마주치게 되는 성장통처럼 보이기도 하다. 

 

안네에게 사랑은 힘든 은신처 생활에 큰 힘이자 버팀목이었고, 후대에 돌이켜보는 이들에게 안네의 사랑은  사춘기 소녀가 성인이 되어가면서 의젓하고 당당하게 사랑을 만들어가는 모습으로 남는 것 같다.

 

'나의 희망은 죽어서도 계속 살아있는 것!'

 

13, 14살 사춘기 소녀의 일기가 전쟁을 겪고 난 후대 사람들에게 전쟁의 비극을 얘기해주는 이야기가 되어 그 희망을 이루었다는 점이 한편 씁쓸하다.

 


 

생각나는 책들

  • 무기를 내려놓으라, 베르타 폰 주트너, 뿌리와이파리
  • 쥐, 아트 슈피겔만, 아름드리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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