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몽상가들

 

68혁명을 배경으로한 영화, 공산주의를 논하고 영화를 음악을 논하는 영화, 그 혁명의 시기에 몽상가들이 몽상을 벗어나는 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이후 30년만에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가 돌아왔다.

무삭제로 통과됐다고 여기저기서 떠들어댄 영화. 발가벗은 몸을 아무렇지도 않게 카메라에 담고, 성기를 클로즈업해서 담고.... 처음엔 화들짝 놀랐으나 그 놀람은 1초 만에 사라졌다. 전혀 야하게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목욕할때 옷을입고 하지 않으며 섹스를 할때 궂이 이불로 덮어가며 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영화속의 장면이 우리에게는 더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개인적인것이 아니게 될때 사람들은 외설이라느니, 민망하다느니의 말을 쏟아붓는다. 그러나 영화는 너무나 건조하게 모습을 담아낸다.

 

파시즘, 국가의 폭력 - 우리에게 내제되어있는 파시즘

68년 프랑스에는 미국에서 온 유학생 매튜가 있다. 그는 시네마테크의 관장이 해임되면서 우연히 시위에 동참하게 되었다가 쌍둥이 남매 이자벨과 테오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한달동안 같이 살게 되면서 영화같은 삶을 보낸다. 고다르의 영화 '네멋대로 해라' '이방인'등의 장면을 재연하고, 버스터키튼과 찰리채플린중 누가 더 위대한가를 논한다.

테오의 방에는 마오의 사진이 붙어있고 그는 사회주의자였던 찰리채플린이 더 위대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책을 읽으며 혁명을 논하고 혁명을 '숭배'한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파시즘은 존재한다.

매튜, 이자벨, 테오는 영화 맞추기 게임을 하며 논다. 그러나 정답을 맞추지 못하면 벌칙으로 자위를 하게 한다거나 강제로 섹스를 하게 한다. 국가의 폭력을 그토록 증오하는 매튜와 이자벨 조차도 벌칙을 강요하고 벌칙을 행한다. 그리고는 자신을 합리화한다.

"내가 시켜서 한줄 알어? 내가 하고싶어서 한거야!"

 

 

몽상가를 벗어나다

6.8혁명이 고조되던 시기에 그들은 집에 쳐박혀 영화놀이를 하고 있다. 자살을 시도할때 조차도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릴 정도로....

샴쌍둥이와도 같다는 테오와 이자벨은 미국에서 건너온 매튜의 영향을 받는다.

데이트를 한번도 해보지 못한 이자벨은 매튜와 처음으로 데이트를 하고, 투쟁소식을 전하는 TV옆에서 키스를 나누고, 투쟁의 거대한 흔적을 무덤덤하게 지나간다.

또한 매튜는 테오에게 말한다. "온통 방에는 마오의 사진을 붙여놓고 투쟁을 말하는 자가 지금 집에서 뭐하는 거냐?"

 

잠시후 밖에서 들려오는 집회 행진의 외침. 셋은 밖으로 뛰어나간다.

테오는 화염병을 집어든다. 그러나 매튜는 둘을 말린다. 테오가 설득이 안되자, 사랑하는 이자벨을 설득한다. 그러나 이자벨은 테오의 손을 잡고 전선으로 나선다.

몽상가였던 테오와 이자벨은 혁명의 주체로 나서지만 매튜는 결국 그렇게 남는다.

 

 

"시가 곧 탄원이고, 탄원이 곧 시”

한때 정부에 맞섰던 시인인 아버지의 시 에는 "시가 곧 탄원이고, 탄원이 곧 시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현재는 투쟁이 세상을 바꿀수 없다고 생각이 바뀐 아버지에게 테오는 맞선다. 그러나 테오 역시 일상은 몽상가로 살고 있다. 이는 베르톨루치가 영화 전반에 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맑시스트였던 그는 이제 정치를 거부한다. 그저 6.8혁명을 향수에 젖어 그리고 있다는 느낌은 나만 그런것일까?

전선에 나서기를 거부하는 매튜의 클로즈업된 얼굴이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느낌.

그러나 말로는 혁명을 논하지만 혁명적 삶을 살고 있지 않는 방에 덕지덕지 붙여놓은 마오의 사진에서 위안을 삼고있는 테오의 모습에서 나를 발견한다.

영화에 대한 해석은 관객의 몫이니까. 그리고 자신이 처한 위치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이 다르니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지하조직

  • 제목
    지하조직
  • 이미지
    블로그 이미지
  • 설명
    겨우 쓰레기장에서 나와서 세상좀 보니까, 더 큰 쓰레기장이 나오네....
  • 소유자
    지하조직

최근 글 목록

  1. 필름포럼 전시회
    지하조직
    2014
  2. 철도 민영화와 전혀 상관없는 기차 사진
    지하조직
    2013
  3. 이것은 70년대 사진이 아니무니다(3)
    지하조직
    2013
  4. 지하조직
    2013
  5. 구 세대(2)
    지하조직
    2013

찾아보기

방문객 통계

  • 전체
    313500
  • 오늘
    41
  • 어제
    77